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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76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1.23 11:30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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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1화-빛과 어둠(3)

DUMMY

“힘들지 않으세요? 계속 나셔도 되요?”

[어차피 난 곧 수면에 들어간다. 이 정도는 무리해도 상관없다.]


자기 전에 피로도를 확 끌어올린다라...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 꿀잠을 잘 것이다. 하지만 레오나르드님이 걱정되어 한 말이 아니라 내가 힘들어서 꺼낸 말이었다.


[날개짓을 한 건 나인데 어째서 네가 피곤하다고 하나?]

“처음 용 머리 위에 올라타서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네요. 오늘은 이만 하고 내일 일찍 시작하면 안 될까요?”


다행히 레오나르드님은 내 말을 들어주었고 인근 마을 주변에 조심히 내려와 레오나르드님이 인간형으로 변신 후 마을 여관에 방을 잡았다. 이렇게 어둠의 용 찾기 첫날을 마무리 지었다.


난 곧장 방으로 들어가 잘 준비했고 레오나르드님은 또 1층 주점에서 한잔하겠다고 했다.


“윈돌아 너 진짜 낮에 뭐 느낀 거 없었어?”


자기 전에 윈돌이에게 물어봤지만 아직까지 레오나르드님 외에 강력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듣고 곧바로 잠 들었다.


“으아아아아함~~~~”


신나게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간만에 꿀잠 잤는지 피로가 싹 가신 것 같았다.


“어? 윈돌아?”


밤에는 나가더라도 내가 아침에 눈뜰 때쯤에는 언제나 내 주위에 있던 윈돌이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지?”


방에서 나와 여관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윈돌아~”


이름을 부르며 찾다가 멈춘다.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정령을 이름 부르며 찾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낯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아침 산책을 즐기는 편인가?”


뒤에서 레오나르드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닙니다. 여긴 어떤 동네인지 궁금해서 잠깐 나와봤습니다.”


윈돌이가 보이지 않아 찾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간 어떤 화를 당할지 몰라 웃으며 둘러댔다.


“아침은 든든하게 먹게 오늘은 좀 오래 날아볼 계획이니까.”

“네 알겠습니다.”


레오나르드님은 1층 식당 바에 가서 앉았고 난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어? 너 어디 갔다 왔어!”


돌아오니 윈돌이가 내 침상에 있었다. 그런데 왜 얼굴이 울상이지?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윈돌이는 내가 잘 때 대체로 밖에 나간다. 원래 날아다니는 녀석인데 방안에만 놔두기에는 가혹한 것 같아. 일부러 창문을 열어두고 그가 마음껏 돌아다니게 했다. 그런 녀석이 어제도 밖으로 나가 놀고 있는데 새벽에 레오나르드님이 여관을 나서 어딘가로 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어딜 가는지 궁금해 몰래 그를 따라 갔는데 마을 외곽으로 나가 한동안 서 있었다고 했다. 누군가를 만나지도 무언가를 하지도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얼마 정도 있다. 곧바로 여관으로 들어왔고 윈돌이는 그가 있던 자리에 무언가 있나 싶어 그걸 확인하고 온다고 늦게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흠... 그래서 그 자리에 뭐가 있었는데?”


윈돌이는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냥 용들만의 특이한 습관 같은 거 아니었을까? 사람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정리할 때 가만히 있을 때가 있거든 레오나르드님은 용이니까 아마 용만의 방식으로 그런 걸 수도 있잖아.”


나의 말에 윈돌이도 어느 정도 인정했지만 완전히 납득하진 못한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나도 궁금증이 생겼다. 이건 나중에 한 번 따로 물어봐야지.


서둘러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어제 내렸던 곳에 도착해 레오나르드님의 성체를 타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오늘은 엉덩이와 허리 통증에 대한 단단한 대비를 하고 와서 그런지 어제보단 편안하게 비행을 즐겼다.


[정령에게서 아무런 말이 아직 없나?]

“네 아직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답니다.”


물어보는 레오나르드님의 음성이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해갔다. 가장 초조한 이가 그라는 걸 알고 있지만 문제는 그의 신경직적인 태도가 점점 무서워졌다.


“윈돌아 아직도 뭔가...”


레오나르드님이 묻기 전에 내가 먼저 물으려고 했는데 윈돌이가 말라에서 용의 기운을 느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뭔가 엄청 두려워하는 저 모습.


‘찾았구나!’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커 윈돌이를 품에 안고 말했다.


“이 근처예요! 이 근처에 카르자님이 계세요.”

“그래?”

“아악!!”


반가운 소식에 레오나르드님이 육성으로 말했고 무지막지하게 큰 성체 용의 목소리에 내 귀는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마치 벌 수백마리가 귀안에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고통 받고 있는 사이 지상으로 내려갔고 레오나르드님이 인간형으로 모습을 바꿨다.


“아직도 아프나?”

“네...”


귀 상태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고 서기도 힘든 난 발바닥 대신 무릎으로 바닥을 기었다.


“회복이 필요하면 여기서 쉬어라 나와 정령만 같이 가겠다.”

“네... 그렇게 하세...어?”


윈돌이가 아주 격하게 반대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용에게도 불만을 표시했다. 나와 같이 가지 않으면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막 태어난 정령이여 지금 그렇게 고집 부릴 시간이 없다.”


윈돌이는 정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나를 고치고 데려가라고 했다. 자신의 주인이 곤란에 처했는데 어떻게 놓고 가냐면서... 근데 나 윈돌이의 주인이었어? 그냥 제2의 인생 파트너나 친구 정도가 아니었나? 상하 수직 관계였나?


“죄,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앉아서 쉬면 좀 나아질 거예요.”

“알겠다.”


레오나르드님은 못 마땅해 했지만 그래도 기다려 주었다. 헌데 윈돌이의 모습이 다시 겁에 질린 모습으로 변했다.


“왜, 왜그래 윈돌아?”

“크흑...”

“레오나르드님 왜요? 큭!”


갑자기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강한 압박감이 가슴을 덥친다. 숨을 쉬기도 힘들 정도로 엄청났다.


“왜... 왜 이런...”

“내가 아니다 인간.”


이런 느낌 레오나르드님이 길드에 찾아오셨을 때 느꼈었는데 다시 느끼다니... 윈돌이의 태도와 약간 긴장하는 듯한 레오나르드님의 얼굴.


“카르자님이 주변에 계시군요.”

“우리가 찾은 게 아니었다. 그가 우리를 찾은 것이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나도 고개를 돌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색으로 치장한 한 남자가 우리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검은 색 오러도 함께 뿜고 있었다.


“저분이 카르자님이시군요.”


레오나르드님은 말없이 정면에서 다가오는 형제를 뚫어져라 처다 봤다. 그의 긴장한 모습에서 분명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오랜만이다 형제여.”


겉모습과 다르게 카르자님은 밝은 웃음을 보여주며 인사했다.


“그래 오랜만이다.”


여유있는 카르자님에 비해 레오나르드님의 얼굴은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레 레오나르드님께 물었다.


“어째서 저 분이 우리를 찾아온 거죠? 분명 잠들어 있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잠들어 있다고?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인간?”


분명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어떻게 알아 들은 거지?


“쓸데없는 소리를...”


레오나르드님이 나를 흘겨보았다. 내가 잘못한 일을 한 것 일수도 있는데... 이상하다. 그의 반응이 뭔가 이전보다 더 예민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의 형제여, 레오나르드~ 인간이 한 말에도 흥미가 있지만 내가 더 궁금한 게 있는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넌 알고 있겠지?”


조금 전의 살가움이 사라지고 적의가 담긴 말이 꽂힌다. 지금 무언가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윈돌이는 이젠 내 뒤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레오나르드님!”


그에게 이제 어떻게 할 거냐는 말을 담아 불렀지만 카르자님을 노려볼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네가 말 할 생각이 없으니 내가 물어보겠다. 어째서 넌 대륙을 활보하고 있지? 분명 나에게 깨어나라는 신호를 보냈으면서?”

“우왓!”


그 말과 함께 카르자님 주위에만 있던 검은색 오러가 그를 중심으로 넓게 퍼져나갔다. 마치 해가 사라지듯 주위가 어두컴컴 해져갔다.


“네가 대답할 생각 없다면, 옆에 있는 인간! 네가 말해라! 잠들어야 할 용과 함께 왜 네가 같이 다니고 있는지!”


질문만 받았을 뿐인데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조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난 다시 레오나르드님에게 어떻게 하냐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는 내쪽은 처다보지 않았다. 그러다 그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언제나 필멸자들을 우습게 보고 살아왔다.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들끼리 뭉처 덤벼봤자 한 번 휘두르는 날갯짓에 힘없이 날아가는 그런 존재들이기에. 하지만 난 깨어있는 동안 그들 틈에 섞여 살았다. 나약한 그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필멸자들의 삶에 호기심을 느끼다니...”

“그들의 방식대로 살면서 난 한가지 느꼈다. 그들은 자신들을 확실하게 지배하고 평화를 가져다 주는 이를 바라면서 또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어? 많이 들어본 말인데... 내 기억이 맞다면 평판이 그리 좋지 않은 사람들이 하던 말과 비슷한데...?


“레오나르드 지금 네가 어떤 위험한 말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나?”

“나는 세상의 왕이 되겠다.”


왕???


“그들을 지배하고 군림하면서 세상의 평화를 가져다 주겠다.”

“우리가 필멸자들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욕망을 가지지 않았다는 건데 어째서... 레오나르드...”


카르자님이 슬픈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에는 혼란이 찾아올 것이다. 더 큰 위험이 찾아오기 전에 정신 차려라 레오나르드!!”

“우리가 사리지 않아도 어차피 대륙엔 전쟁이 언제나 일어나고 있다. 카르자 너도 나와 함께 세상의 가장 위에 서지 않겠나?”

“말도 안 되는 소리!”


카르자님은 단호히 제안을 거절했다.


“레오나르드님...?


나의 두려움이 카르자님에게서 레오나르드님으로 옮겨간다. 그에게서 멀어지려 서서히 뒷걸음질첬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간. 너는 내가 아주 특별 대우를 해주겠다. 모든 것의 끝과 시작이 너였으니 흐흐흐.”


섬뜩한 입가의 웃음과 음흉한 눈빛.


“속았네... 하하...”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는 걸 알게 되니 헛웃음이 나온다. 그러다 어깨 위에 뜨거운 기운이 느껴 고개를 돌리니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의 윈돌이가 있었다. 화가 난 건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모습을 드러낸 건지 모르겠지만 하늘색과 녹색 사이의 색을 띠던 본래 모습에서 파란색으로 몸 색깔이 변했다. 마치 촛불의 가장 안쪽에 있는 불꽃처럼.


“윈돌아?”


지금의 윈돌이는 지금까지 내가 알던 윈돌이가 아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용을 아주 두려워했는데 레오나르드님의 태도가 바뀌는 걸 기다렸다는 듯이 전투적인 모습이었다.


“설마 너... 레오나르드님이 이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니?”


하지만 나의 물음에 윈돌이는 답을 주지 않았다. 레오나르드님이 섬뜩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크크크 그거 알고 있나 카르자? 우리는 원래 하나였다네. 원래 세상에 빛이라는 건 없었어. 오직 어둠만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지.”

“시덥지잖은 소리는 집어치워라!!!”

“나는 너, 너는 나 우리는 이렇게 갈라질 필요가 없다는 거야.”


레오나르드의 손이 카르자를 향하자 거기서 커다란 검은 원이 생겼다. 그리고 카르자님의 검은 오러들이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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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미오아 왕국(4) 23.11.14 21 0 11쪽
23 23화-미오아 왕국(3) 23.11.13 24 0 11쪽
22 22화-미오아 왕국(2) 23.11.10 24 0 12쪽
21 21화-미오아 왕국(1) 23.11.09 27 0 11쪽
20 20화-회상(끝) 23.11.08 26 1 12쪽
19 19화-회상(10) 23.11.07 25 0 12쪽
18 18화-회상(9) 23.11.06 24 0 11쪽
17 17화-회상(8) 23.11.04 25 0 12쪽
16 16화-회상(7) 23.11.03 28 0 12쪽
15 15화-회상(6) 23.11.02 29 0 11쪽
14 14화-회상(5) 23.11.01 30 0 12쪽
13 13화-회상(4) 23.10.31 33 0 12쪽
12 12화-회상(3) 23.10.30 34 0 12쪽
11 11화-회상(2) 23.10.27 37 0 12쪽
10 10화-회상(1) 23.10.26 4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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