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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66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0.24 11:30
조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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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비자금 배달(4)

DUMMY

몇몇 직원은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할까라며 의아했고 몇몇은 이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듯 긴장했다. 다니오스이 의도를 모를 리 없는 사장은 그대로 밝은 얼굴을 유지했다.


“굳이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 주셔도 되는데.”

“허허허 그럼 나중에 보세.”


나는 그렇게 다니오스의 마차에 올라탔다. 회사에서 그의 집까지 거리는 멀지 않았지만 그안에서 그 누구도 나에게 말 걸지 않았다.


큰 철문이 열리고 다니오스의 집에 들어가자 곳곳에 무장한 병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병사들의 행색을 보아하니 아토리 왕국의 병사가 아닌 것 같았다. 혹시 사병인가? 아니면 용병? 내가 탄 마차가 들어가자 모든 병사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려.”


집 입구로 마차가 멈춰서자 같이 타고 있던 다니오스의 부하 한 명이 반말한다. 갑자기 바뀐 대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예상 했던 일이었다.


“어?”


내리자마자 나를 맞이한 이는 농장에서 안내하던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역시도 투구만 제외하고 무장한 상태였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 봐요?”


나는 여기저기 상처 나고 부어있는 엉망징찬인 그의 얼굴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를 죽이기 위해 꼬드긴 놈이 당했을 걸 생각하자 속이 약간 시원해진다.


“이 자식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게젤! 지금 분위기 파악 못하는 건 너야! 저거 빨리 치워.”


뒤에서 오던 다니오스가 호통첬다. 근데 방금 저거라는 거 나 말하는 거 맞겠지?


“네가 제대로 저놈을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처리했다면 내가 직접 나설 일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잘해야 되지 않겠나?”

“죄, 죄송합니다 다니오스님.”


게젤은 바로 다니오스에게 허리 숙여 용서를 구했다. 역시 날 그때 제거하려고 했구나 고맙다 다니오스!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어줘서.


“다니오스님... 제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곧바로 웃음기 있는 얼굴을 지우고 약간 겁먹은 것처럼 물었다. 아니다 조금 더 무서워하며 물었어야 했나? 아직 얼떨떨한 척하는 나의 모습을 본 다니오스의 사람들은 살기를 숨기지 않았다.


“흠... 잘못이라... 넌 원래 잘못이 없었지. 이제까지 일도 아주 잘해줬고 솔직히 길드 마스터의 측근만 아니었다면 아주 탐나는 인재지.”


입으로 칭찬하지만 눈은 날 완전 벌레 보듯이 보고 있었다.


“그럼 이러시는 이유가...?”

“눈치 없는 자식이 진짜!”


참다 못한 게젤이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지만 난 고개를 살짝 돌려 타격감은 느끼되 나에게 큰 충격이 오지 않게 맞았다. 부하의 돌발 행동에 다니오스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너희들이 나의 일을 열심히 해준 만큼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너만 해도 국경 너머 있는 나의 비밀 금고 위치를 알고 있지 않느냐? 넌 그때 처리하려고 했는데 발이 아주 빠르다고 들었다.”


다니오스가 게젤을 처다보자 그가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퇴근을 빨리 해야 되서.”


장난치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난 진짜였다. 하지만 이들은 내가 장난으로 한 말로 착각했다.


“넌 지금 이 순간이 웃긴가 보군?”


처음으로 다니오스가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아주 불쾌해 보였다.


“그냥...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갈지 걱정 되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을 둘러댔는데 다니오스에겐 무언가 자극이 되는 말이었는지 험악했던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고 그의 부하들은 여차하면 금방이라도 무기를 휘두를 기세였다.


“네놈은 절대 죽이지 않겠다 죽여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고문하다 죽여주마!”


섬뜩한 미소와 함께 옆에 있던 부하의 칼을 뽑으며 다니오스가 다가왔다.


‘그래 조금만 더 가까이 오면 된다. 내키지 않지만 고통 없이 한방에 보내줄게.’


치사하게 자신의 영역으로 끌고 와 나를 처리하려는 다니오스의 행동에 윈돌이도 아주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말리지 않으면 이곳을 통째로 날려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괜찮아 조금만 더 기다려. 한꺼번에 힘의 차이를 보여줘야 해!]


최근에 윈돌이와 목소리로 말하지 않고 대화를 하는 법을 터득했다. 이게 이렇게 빨리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렇게 나와 윈돌이가 힘을 모아 다니오스 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그의 끄나풀까지 날려버리려고 할 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너희들은 뭐... 으악!”

“악!”

“뭐냐!!”


다니오스가 방안의 부하들에게 외첬을 때 이미 문이 열렸다.


“늦지 않았네.”


이 상황에서 나를 구하러 온 자의 음성이 들렸지만 사장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허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누구냐! 여기가 어딘지 알고... 헉!”


다니오스는 말하다 말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나도 엄청 놀랬다. 아니 네가 왜 여기 와있냐?


“다니오스 남작. 당신을 국가 반역죄로 체포합니다.”

“그, 그럴 수 없다! 내, 내가, 아니 우, 우리 가문이 반드시!”

“당신 형님이라는 자와 동생이라는 자는 이미 우리가 잡았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모든 걸 알고 찾아왔다는 걸 안 순간 얌전히 투항했는데 당신은 어쩌시겠습니까?”

“이...익....큭!”


다니오스는 엄금니를 깨물며 분노 했지만 부하들에게 뭐라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니오스님!”

“어떻게 합니까?”


부하들은 우왕좌왕하면서 다니오스에게 물었지만 그때 이들이 전의를 상실할 정도로 더 많은 병사들이 집으로 들어왔다.


“모두...무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분노에 치를 떨던 다니오스였지만 결국 순순히 자신을 잡으러 온 병사들에게 끌려갔다.


“너... 뭐냐?”


크로스를 보자마자 황당했다.


“그건 조금 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크로스가 아주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 난 뒤 곧바로 현장 정리하러 갔다.


“왕자님 이자는 어쩔까요?”


왕자? 크로스가 분명 범상치 않은 귀족 가문의 자제일 것이라는 추측은 했는데 왕자라고?? 내가 매우 놀래 처다보자 크로스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최대한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내가 처리하겠다.”


크로스는 나보고 길드로 돌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으로 묵묵히 보자 나중에 다 설명해 주겠다고 쩔쩔 매길래 알겠다고 했다. 넌 이 새끼야 회사 가서 보자.


무사히 길드에 돌아와 나를 보고 왜 이리 일찍 왔냐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사장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


“잠깐 둘만 얘기 좀 하시죠?”

“해~ 방에 너와 나 둘 밖에 없으니까.”

“언제부터 알고 계셨어요?”


나와 마주친 본 그의 눈에는 반가움과 함께 지금 상황을 예상 했다는 눈빛이 같이 있었다.


“같이 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럼 꽤 시간이 지났잖아요? 나한테 왜 얘기 안 해줬어요?”

“알면 뭐가 달리 지냐?”


달라 질 건 없지만 아니? 왕실의 자제잖아? 왕의 자식이잖아? 왕자잖아? 그 정도는 말해줘야지?


“이 길드를 창설하게 도와준 사람이 크로스인 건 저번에 말해줬지? 길드가 안정된 후 어느 날 나랑 잠시만 얘기하자더니 자신이 왕자인 걸 밝히더라. 아토리 왕국의 정보국이 있지만 대륙의 상황이 너무 급변할 때를 대비해 조금 더 활동이 유연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대. 그러다 내가 처음에 하던 운송업을 보고 이거면 대륙을 돌아다니며 의심없이 정보를 모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러면 우리 회사는 그냥 택배 회사가 아니고 아토리 왕국의 제2의 정보국이예요?”

“엄밀히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아니야.”

“애매하게 말하지 말고 확실히 말해주세요.”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난 크로스가 하는 일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아. 반대로 크로스도 내가 길드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것만 조달해주고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아.”

“하지만 이제까지 지켜봐 본 바로는 크로스가 길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자신의 일과 길드의 일이 겹치는 것도 있으니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지.”


크로스가 언제나 바뻤던 이유가 이제야 풀린다. 어쩐지 아무리 관리자라고 해도 이상하리 만치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다른 직원에 비해 2배는 많아 보였는데 그런 사정이 숨어 있었네.


“다니오스 집으로 인질로 가게 만든 건 미안하다. 너한테 알려주려고 했는데 네가 들어오기 몇 분 전에 그놈들이 들이 닥처 너한테 알릴 시간이 부족했어.”

“그럼 왜 얌전히 있으라고 했어요?”

“그건... 나도 모르겠다.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너무 정신이 없었거든 그때 나도.”

사장도 이럴 때가 있구나. 이번엔 정말 나에게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있다.


“후~ 나 거기가서 너무 쫄려서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심장 원상태로 복구 해야겠으니 휴가 길게 좀 주세요.”

“뭐?”


사장의 미안해하는 얼굴이 싹 사라졌다.


“죽을 뻔 한 건 맞잖아요?”

“정령왕의 가호까지 받고 정령까지 부리는 놈이 무슨 소리야? 그리고 솔직히 너 크로스가 조금만 늦었어도 네가 다 쓸어버리려고 했잖아?”


속으로 뜨금 했지만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다.


“얌전히 있으라면서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아 몰라요! 휴가랑 휴가비도 챙겨줘요! 아니면 나 내일부터 그냥 안 나올 거예요!!”

“뭐 이런...”


어이 없어하는 사장에게 계속 떼를 썼다. 결국 그는 나에게 일주일간의 휴가를 주었다. 하지만 휴가비는 줄 수 없다면 딱 잘라 말했지만 퇴근할 때 몸 보신 하라며 약간의 돈을 주었다.


룰루랄라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있는데 크로스가 비밀리에 자신의 집으로 그러니까 궁으로 나와 사장을 초대해 자신이 알아낸 것들을 알려주었다.


다니오스 가문은 완전 몰락에 가깝게 궤멸했다. 관직에 있던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물러났고 그들이 해외로 빼돌린 재산은 모두 몰수 조치 명령이 내려졌다.


다니오스 가문의 숨은 정체는 오래전부터 하켄 왕국에서 넘어온 간첩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아토리 왕국에 자리 잡으면서 아토리 왕국의 권력층에 침투했고 나라를 뒤집을 만한 권력이 생기고 때가 되자 본국과 함께 나라를 뒤엎으려 한 것이다.


“그전에 의심 가는 정황들이 있었는데 뚜렷한 증거가 없었어요. 왕실에서 추진하는 일에 반대를 했다가도 찬성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그들이 하는 말이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해서 하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거기다가 다니오스 가문의 힘을 믿고 있는 신하들도 그들에게 동조했겠지.”


사장의 덧 붙이는 말에 크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오스 가문 밑에서 붙어 먹던 귀족들은 어떻게 됐어?”

“지금 모두 조사 중인데 다 멍청한 놈들이에요. 이제까지 한 짓들이나 평소 행실을 보면 그냥 힘있는 자들 뒤에 숨어 목청만 큰놈들이 대부분이고요.”

“하지만 적국에 들어와 저렇게 엄청난 가문으로 대성하기 까진 홀로 쉽지 않았을 건데?”

“저희도 그 점을 알고 계속 조사해 보고 있습니다. 곧 그들을 도와준 세력을 알아낼 수 있을 거예요.”

“어지간히들 골치 아프겠네.”


내 질문에 답하는 크로스의 얼굴에는 근심이 아주 많이 있었다.


“지금 아바마마께서 아주 큰 충격을 받으셨어요. 자신과 가족의 등에 언제든지 칼을 꽂을 수 있는 자를 믿어왔으니까요.”

“그러시겠지. 하필 군권을 틀어쥔 자들이니까.”

“그런데 왜 다니오스와 그의 가문 사람들은 군권을 쥐자마자 나라를 뒤엎지 않았던 거지? 군사만 있으면 언제든지 나라를 뒤집어 엎을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의 반란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동부전선에 처들어 오는 하켄 왕국의 병사들과 우리 왕국에 있는 그들이 통제할 수 있는 군사를 이용해 아토리 왕국을 점령한다. 그것이 그들의 최종 계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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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미오아 왕국(3) 23.11.13 24 0 11쪽
22 22화-미오아 왕국(2) 23.11.10 24 0 12쪽
21 21화-미오아 왕국(1) 23.11.09 27 0 11쪽
20 20화-회상(끝) 23.11.08 26 1 12쪽
19 19화-회상(10) 23.11.07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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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회상(8) 23.11.04 24 0 12쪽
16 16화-회상(7) 23.11.03 27 0 12쪽
15 15화-회상(6) 23.11.02 28 0 11쪽
14 14화-회상(5) 23.11.01 30 0 12쪽
13 13화-회상(4) 23.10.31 32 0 12쪽
12 12화-회상(3) 23.10.30 34 0 12쪽
11 11화-회상(2) 23.10.27 37 0 12쪽
10 10화-회상(1) 23.10.26 45 0 11쪽
9 9화-비자금 배달(5) 23.10.25 4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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