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이 일은, 진짜를 속이기 위한 기만 작전인 걸까?
DLA 녀석들의 함정이 아닌 함정? 그건 바로 설계도의 일부 내용에 대해 고의 누락이다.
A가 분명히 전선을 모두 잘랐는데도 폭탄이 멈추지 않고 계속 작동한다. 이것은 설계도에 나온 내용 이외에 이렇게 표시가 되어 있지를 않은 것이 숨어 있다는 것. 결론? 간단하다. 아무리 설계도에 나온 그대로 전선을 모두 자르는 데에 성공해도, ‘마지막 선’ 하나가 운명을 바꾼다는 소리. 그렇기에 이 녀석들을 결코 얕잡아보면 안 된다는 뜻이다. 어쨌든 A가 그 폭탄을 지금 현재 유심히 보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 가방에 들어 있었던 폭탄 설계도가 말인데 상당히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뭐랄까? 빨간색, 파란색 등의 형광펜으로 주요 선들마다 칠해져 있을 뿐만이 아니라, 번호 순서까지도 모두 다 적혀져 있다. 당연히 옆에 별도로 있는 조그마한 메모엔 그 번호 순서대로 절단하라는 내용도 있지. 보나마나 이건 달기가 했을 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속내를 알기는 힘든 게 사실이고 현실. 그냥 지금은 이 폭탄의 마지막 선을 어떻게 자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
“언니...?”
“.......”
“큰언니.......”
“.......”
“......?”
A는 어떻게든 이 마지막 선을 잘라야만 한다. 그러나, 설계도에도 나와 있지를 않으므로 어떤 것인지를 판별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 잘랐다가는 모두가 함께 다 날아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기에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만 한다. A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있는 그런 상황. 동생들은 그런 그녀를 계속 지켜보며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식은땀을 흘리는 정도도 심해지고 있지.
A는 DLA 녀석들이라면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겠지.
그러고 보니, ICFC. 정보연합군사령부에서 뭔가 재밌는 첩보를 입수하게 된다. DLA 녀석들의 수장인 암호명 데스 스트라이크. 그 자가 부산에 위치하고 있는 ‘쓰레기섬’ 이란 곳을 주목하고 있다는 거다. 어떻게 그런 첩보를 입수했는지에 대해선 여러 방향으로 추정할 수가 있지만, 그간 상황을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MSS 녀석들이 ICFC 측과 몰래 접촉해서 그런 것을 알려줬을 수도 있다. 적이 적에게 알려주는 거다.
“.......”
“저기... 언니.”
“......거기서 다가오지 마. 아무리 설계도에 나온 내용 그대로 전선을 모두 잘라냈어도, 여전히 수은레버는 유효할 지도 모르지.”
“......!?”
“그리고, 만약에 대비하기 위해 쥬이스에게도 연락을 해두도록 해. 메이디.”
“아아... 네!”
“.......”
그런 A가 갑자기 도청장치를 손으로 잡더니만, 입을 가까이에 대고서 뭐라 말한다.
문제는 그게 이 나라의 언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로 말이지. 도청장치에 입을 갖다 대고서 말하는 거라 저 동생들은 들리지도 않고, 알아들을 수도 없다. 다만 추정해볼 수가 있는 건, 노어 쪽이 아닐까 추정을 해볼 수는 있겠지.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A가 어느 나라의 언어로 그 도청장치에 입을 가까이 대고서 말하는 건지 그건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 다만 듣고 있는 이에게 뭐라 말하기 위함이지.
‘.......’
“저기... 언니...?”
“언니! 이... 이제 곧 폭탄이!?”
“알고 있어. 타이머는 지금도 계속 움직이고 있어.”
“......;;;;;;”
‘휴대전화가 무려 두 개나 있다니. 원격조종장치를 두 개로 한 것은, 하나는 가짜고, 하나가 진짜라는 거겠지. 당연히 틀리면 폭발이고. DLA 녀석들은 원격조종장치를 갖고도 이렇게 눈속임을 하다니.’
원격조종장치 두 개에는 모두 전선이 연결되어 있다. 진짜를 찾아서 잘라내야만 한다.
‘잠깐만. 이거 혹시... 열핵폭탄이 아닌 건 아닐까. 열핵폭탄이 이렇게 작을 리가 없거든.’
“저기... 언니...?”
‘어쩌면... 핵테러 계획이라는 것도, 진짜 목적을 감추기 위한 기만전술이 아닐까. 그리고 이 폭탄도 그냥 일반적인 폭탄일 수도 있고.’
“언니? 무슨 생각을 하세요?”
‘지금의 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녀석들이 원하는 것은 어쩌면 따로 있겠지. 그게 무엇이든지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A가 뭔가 낌새를 느낀다. 핵폭탄이 이렇게 작을 리가 없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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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다는 그 문제의 섬. 이른바 ‘쓰레기섬’이 있다고 한다.
고위급 차원종, 아바돈의 시체도 그 섬에 버려져 있다고 하는데, 그 섬은 말이다. 질병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그곳은 현재 DLA 녀석들이 매우 주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 특히 데스 스트라이크가. 아바돈의 시체를 포함하여 갖가지 쓰레기들을 죄다 수거하여 자신들의 고물장으로 옮겨 이런 저런을 실컷 해볼 수가 있을 테니까. 폐물을 이용하는 거 말이다.
DLA 수장을 가리키는 암호명이 바로 데스 스트라이크. 여기서는 지금 현재의 데스 스트라이크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자. 현 데스 스트라이크는 폐품 처리 관련에 아주 지대하게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폐품들도 결코 그냥 버리지 않고, ‘고물장’ 이라는 시설을 만들고서는 그곳에 죄다 쌓아놓고 있다. 차원종의 시체건 뭐건 가리지를 않지. 그래서 현 DLA 내에서는 폐품 처리 전문부대가 따로 존재한다.
“오오오... 아주 훌륭해... 부산이란 곳에 저렇게 아름다운 섬이 있었다니!?”
“데스 스트라이크. 부산의 인간들은 그곳을 ‘쓰레기섬’ 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오오오... 아바돈의 시체까지도 있다니.”
“당장 수거할까요?”
“당연히 해야지. 안 그래? 그 어떤 폐품도 결코 소홀히 하지 말아야지. 이건 상식이야.”
“알겠습니다. 데스 스트라이크.”
“무리하게 수거할 필요는 없다고?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면, 바로 철수하도록 해.”
“지금 현 상황을 보면, 사실상 진입하는 것도 위험하지 않을까요?”
“정 그렇다면 철저히 준비를 다 끝낸 이후에 시작해도 늦지 않으니까?”
DLA 첩보안보부, VEVAK 측에서 파악한 정보. 그리고 군사 정보기관인 ISI. 이쪽에서 쓰레기섬에 잠입해 여러 쓰레기들을 수거하지 않을까 추정을 해본다. 폐품 처리 전문부대가 DLA 군사 정보기관 ISI 직속 부대로 현재에는 편제가 되어 있으니까. DLA 측에서는 ISI를 ‘국가정보청’ 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군사 정보기관으로 보는 게 빠르다. DLA 녀석들은 그렇게 활용하고 있으니까.
데스 스트라이크는 아바돈의 시체가 있다는 그 쓰레기섬에 대해 아주 희열을 느낀다.
“아아... 아바돈의 시체... 그걸 이용하면 더욱 강력한 병사를 만들 수 있어!?”
“그리고, 중장갑 무기들에도 갖다 붙여서 ‘생체 장갑’ 비슷한 것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거야 당연하지! ‘재생성 생물 장갑’ 이란 것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우린 저 에벨스 제국을 상대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맞습니다.”
“그 쓰레기섬에 있다는 그 고위급 존재의 시체를 가져올 방안을 연구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데스 스트라이크.”
데스 스트라이크는 그 아바돈의 시체와 여러 쓰레기들을 어떻게든 가져오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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