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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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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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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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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 (12)

DUMMY

고삐를 쥔 채로 마르코는 수시로 뒤 편을 흘끔대고 있었다. 당연히 승마 시에 권장되는 행동은 아니었으므로 마르코의 말은 가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발이 꼬이는 듯했다. 그럼에도 마르코는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마침내 뒤 편에 있던 세 남자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마르코는 얼른 고삐를 틀어 말콤 옆에 바짝 붙었다. 마르코는 속삭이듯 말했다.


"그래서 결국 저 놈들은 뭐 하는 놈들이었을까요?"


말콤은 심드렁한 얼굴로 대답했다.


"고행 중이라잖냐. 우리가 모르는 어떤 원대하고 종교적인 이유가 있겠지."


"음 확실히 이 부근은 고행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긴 합니다만... 정말로 그럴까요? 그 눈이 희멀건 놈도 그렇고, 아돌프처럼 우락부락한 놈도 그렇고, 영 예사롭지 않은 조합이었는데요."


어차피 말 소리가 새어나갈 거리는 한참 전에 지났지만, 마르코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말콤은 결국 피식 웃어버렸다.


"너는 가끔 너무 순진하게 구는군. 저놈들의 자세한 목적이야 모르겠지만 일단 고행하러 왔다는 말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


"예? 뭘 보고 거짓말이라고 확신하는 겁니까?"


"물론 나는 디스토니아의 교리도 모르고, 사제들이 어떤 식으로 고행하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 의복 양식에 대해선 조금 알고 있지."


"저들이 입고 있던 사제복 말입니까?"


"그래. 어느 교단이든 사제복에는 출신을 나타내는 표식이 박혀 있지. 저 놈들은 북부의 머리에서 온 놈들이야. 그럼 고행을 하러 이곳까지 왔다는 건 이상해. 이곳이 척박한 환경이라면 북부의 머리는 끔찍한 환경이야. 고생을 사서 하고 싶다면 그냥 그곳에 눌러 앉아 있었으면 될 일이지. 그렇다고 순례자들도 아니야. 이 근방에는 역사는 커녕 인간이 산 적도 없으니까. 순례할 이유가 없지."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르코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진 상관의 추론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코는 결국 말콤이 놈들의 정체와 목적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마르코가 그 점을 지적하려 했을 때 말콤이 의아한 투로 먼저 말을 꺼냈다.


"녀석들이 타고 온 썰매인가?"


마르코는 고개를 돌렸다. 정면에 열댓 마리의 카니쿨라와 낙엽에 날이 파묻힌 커다란 썰매가 보였다. 말콤이 말의 속도를 늦추더니 이윽고 완전히 멈춰 섰다. 썰매를 바라보며 잠시 머뭇대던 말콤이 돌연 흥미 가득한 얼굴로 바뀌었다. 말콤은 신난 사람처럼 말했다.


"잠시 구경만 하고 가자고. 소지품을 보면 저 놈들의 정체를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너도 궁금하잖냐."


마르코가 말릴 새도 없이 말콤이 썰매 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마르코는 한숨을 쉬며 뒤를 따라 움직였다.

두 사람은 썰매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말에서 내렸다. 적당한 나무에 말을 묶어둔 후 두 사람은 썰매 쪽으로 이동했다.

썰매에 다가가자 카니쿨라들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콧잔등을 구기며 이빨을 드러낸 카니쿨라들은 상체를 낮추고 꼬리를 내린 채 두 사람에게 그르렁댔다. 말콤이 질겁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마르코는 침착하게 배낭에서 육포 몇 개를 꺼냈다. 육포를 흔들자 녀석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온순해졌다. 마르코는 카니쿨라를 한쪽으로 유인하며 말했다.


"이놈들은 제가 맡고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놈들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최대한 빨리 끝내십쇼."


부관의 유능함에 탄복하며 말콤은 썰매로 향했다.

썰매를 전부 뒤지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썰매에는 짐이 거의 없었다.

어떤 비밀스러운 것들이 있을 거라 기대했던 말콤은 김이 새버렸다. 썰매에는 북부인들이 여행에 지참하는 필수적인 도구들 정도가 전부였다.

짧은 탐색을 끝낸 말콤은 다시 마르코를 향해 걸었다. 그러나 몇 걸음 걷지 않아 말콤은 이상함을 느끼고 제자리에 멈춰 섰다. 말콤은 한 지점을 응시했다. 온통 낙엽이 쌓인 다른 곳들과 달리, 반경 2큐빗쯤 되는 원형의 맨바닥이 드러난 부분이 있었다. 말콤은 그 지역으로 이동했다.

마치 불쌍한 중년의 머리처럼 벗겨진 곳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콤은 바닥을 관찰했다. 흙바닥에는 인위적인 흔적들이 가득했다.

누가 그 흔적을 새겼는지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말콤은 이번에도 그들의 목적을 유추해 낼 수는 없었다. 말콤이 가만히 사고의 기저로 가라앉으려 했을 때 갑자기 바로 뒤에서 마르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


말콤의 어깨가 작게 움찔거렸다. 말콤은 전혀 놀란 기색 없이 뒤돌아 보았지만 이미 마르코는 씩 웃고 있었다. 말콤은 떨떠름한 투로 물었다.


"카니쿨라들은 어쩌고 여기 있냐."


"남은 육포를 다 뿌리고 왔습니다. 며칠 굶었는지 정신없이 코를 처박더군요. 하지만 뿌려 놓은 육포를 다 먹고 나면 저 놈들의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마스터야말로 썰매는 어쩌고 여기 있습니까?"


"썰매엔 별 것 없었어. 짐 자체가 별로 없더군. 그리고 아무리 봐도 썰매보다는 이곳이 더 수상하잖냐."


마르코는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관찰했다. 그러다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감자나 고구마라도 구워 먹으려 한 게 아닐까요? 낙엽이 많이 쌓이면 종종 그렇게 하잖습니까."


"썰매에 식량은 없었어. 게다가 여길 봐라."


말콤은 바닥의 붉은 부분을 가리켰다. 처음에 마르코는 그 부분이 황토 재질의 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치기엔 그 붉은 부분은 너무 깔끔하게 분리돼있었다. 마르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황토가 아니라 선이었군요. 자세히 보면 선 옆에 웬 괴상한 문양도 있고... 역시 이건 그 놈들이 그려 놓은 걸까요?"


"그렇겠지. 이걸 그리거나 혹은 확인하기 위해 낙엽을 파헤친 모양이군."


"음, 상당히 사치스러운 취미군요."


"무슨 소리지?"


"아무도 오지 않는 숲에서 이 귀한 염료를 마음껏 써가며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취미 말입니다."


말콤은 빙긋 웃었다.


"붉은 염료는 그리 귀한 것은 아니야. 진사(cinnabar) 같은 것을 사용했겠지. 하지만 궁금하기는 해. 왜 여기 이런 것을 그려 놓았을까. 땅바닥에 낙서를 하고 놀 나이는 지났을 텐데."


말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붉은 선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선을 따라가던 말콤의 시선이 원을 벗어났다. 원형 한 구석에 꼬불꼬불한 낙엽의 오솔길 같은 것이 보였다. 선은 그 안까지 쭉 이어져 있는 듯했다.

말콤이 그 방향으로 움직이려 했을 때 옆에서 불쑥 카니쿨라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주변의 낙엽이 거의 카니쿨라의 가슴까지 쌓여 있었던 탓에 말콤은 카니쿨라가 뛰어드는 바로 직전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말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다음 순간 카니쿨라들이 사방에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이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카니쿨라들에게 포위된 후였다. 카니쿨라들은 원형의 가장자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둘러앉아 두 사람을 응시했다.

아마 남부의 카니쿨라들이었다면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친숙함은 둘째 치더라도 일단 남부의 카니쿨라들은 대개 몸집이 작다. 하지만 가장 북쪽에서 온 그것들은 일반적인 카니쿨라보다 덩치가 배는 컸고, 더불어 풍성한 털 때문에 실제로 느끼기에 서너 배는 더 커 보였다.

말콤은 허겁지겁 허벅지에 있던 단검을 빼 들었다. 마르코와 등을 맞댄 말콤은 사방을 경계하며 말했다.


"마르코! 이 놈들이 왜 이러는 거지?"


조잡한 단검이라도 지니고 있던 말콤과 달리 마르코에겐 무기가 마땅치 않았다. 별 수 없이 마르코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승마용 채찍을 들었다. 마르코는 채찍이 위협적으로 보이길 빌며 소리쳤다.


"당연히 모릅니다! 제가 사육사는 아니잖습니까!"


거의 화내듯 소리친 마르코는 그러나 잠시 뒤에 뭔가 켕기는 듯한 목소리로 작게 덧붙였다.


"...생각해보니 육포가 좀 오래된 것이긴 했습니다."


말콤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노려보자 마르코는 휙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때 카니쿨라들이 바닥에서 엉덩이를 뗐다. 카니쿨라들은 원형의 포위망을 좁히며 두 사람에게 접근했다. 말콤이 기어코 단검을 휘두를 수 밖에 없다고 마음먹은 순간 카니쿨라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어리둥절해 하는 두 사람을 중심에 두고서 열 마리의 카니쿨라가 바닥에 엎드렸다. 인간으로 치면 절을 하는 것 같은 자세로 카니쿨라들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들을 관찰하던 마르코는 잠시 후 어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들은 울고 있었다.


"이것들이 갑자기 왜 우는 겁니까?"


"나야 모르지 이 자식아. 내가 사육사도 아니니까."


말콤은 노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열 마리의 카니쿨라들을 쭉 훑어본 다음 인상을 잔뜩 구겼다.


"우는 이유는 몰라도 썩 더러운 기분이군. 마르코, 이곳에서 볼장은 다 봤으니 무벤으로 가자. 이 빌어먹을 숲에 더 있다간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


도피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마르코는 상관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했다.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 마르코는 카니쿨라들을 건드리지 않도록 유의하며 그 위를 폴짝 뛰어넘었다. 마르코는 곧장 말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려 했다. 하지만 말콤이 따라오지 않고 있었다. 마르코는 뒤돌아보았다. 숭배 하듯 엎드린 카니쿨라들의 중심에서 말콤은 물끄러미 바닥을 주시하고 있었다. 마르코는 투덜거렸다.


"무서워서 다리가 풀렸다면 미리 말하지 그랬습니까. 그럼 진작 업고 나왔을 텐데요."


평소라면 곧장 험한 말로 되받아쳤을 말콤은 그러나 잠잠했다. 마르코가 그 반응에 의아함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말콤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말콤의 표정은 심각했다. 말콤은 미간을 있는 대로 찌푸리며 말했다.


"이런 질문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꼭 물어봐야겠다."


"예?"


"두더지가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었냐?"


"예에?"


마르코는 그것이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마르코는 짜증 섞인 얼굴로 말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콤은 여전히 심중한 얼굴로 그 자리에 멀거니 서 있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마르코는 아는 선에서 대답해 주기로 했다.


"제가 알기로 두더지는 단독 생활을 하는 짐승입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알고 있기는 해."


"헛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나오십쇼. 이 빌어먹을 숲을 벗어나자고 한 건 마스터잖습니까."


"물론 무벤으로 가야지. 하지만 마르코, 뭔가 이상하단 말이야. 네 말처럼 두더지가 단독 생활을 한다면 지금 이것들은 대체 뭐지?"


말콤은 마르코에게 보여주듯 서서히 고개를 내렸다. 마르코는 그 시선을 따라 말콤의 발치로 시선을 옮겼다. 곧 마르코는 어째서 방금 말콤이 가당찮은 질문을 했는지 깨닫게 됐다.

말콤 주위의 흙바닥이 미세하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말콤의 발치에서 시작된 그 두근거림은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고, 게다가 흙의 떨림으로 보아 그 진동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듯했다.

마르코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기 시작했을 무렵, 말콤의 발치에서 검고 길다란 것이 불쑥 솟아 올랐다.

한 뼘 정도 되는 길이의 그것은 얼핏 보기에 꼭 검은 나뭇가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것을 나뭇가지로 착각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나뭇가지란 바닥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며, 까만 광택이 나지도 않고, 무엇보다 한쪽 면에 톱 같은 돌기가 삐죽삐죽 돋아 있지도 않다.

최초의 검은 것 하나가 솟아 오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십 개의 비슷한 것들이 바닥에서 삐져나왔다.

말콤은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것들을 보며 멀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두더지의 앞발 치곤 너무 흉측한걸."


마르코가 소리쳤다.


"빨리 거기서 나오십쇼! 이런 빌어먹을... 그건 두더지가 아닙니다!"


마르코는 말을 끝 맺지 못했다. 마르코는 혼란과 분노와 함께 말콤이 서 있는 지점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앞발의 주인 중 한 녀석이 완전히 지상 위로 올라와 있었다. 그것은 비척거리는 베르미였다.


"마스터!"


마르코의 재촉에도 말콤은 여전히 원형의 가운데에 서 있었다. 어이없는 심정으로 말콤을 바라보던 마르코는 그러나 이내 상황을 완전히 이해했다.

현재 말콤은 흐릿한 눈을 한 채로 지독하게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르코는 종종 말콤의 그 바보 같은 표정을 본 일이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과부하 상태였다. 누구보다 정보 처리에 능숙한 말콤은 가끔 처리해야 할 정보가 지나치게 많을 때면 꼭 저런 얼굴이 되곤 했다.


"젠장할!"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마르코는 말콤에게 뛰어들었다. 말콤의 앞에 선 마르코는 오른손을 높게 들어 올렸다. 그리고 상관의 뺨을 있는 힘껏 후려갈겼다. 말콤이 어벙한 얼굴로 한쪽 뺨을 감쌌다. 마르코는 말콤의 팔목을 붙잡고 소리 질렀다.


"하극상에 대한 처벌은 나중에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말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말콤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두 사람은 말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그 사이에도 주변의 낙엽은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 마냥 쉼 없이 들썩이고 있었다.

정신없이 뛰던 마르코는 도대체 그 들썩임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궁금해졌다. 마르코는 빠르게 사방을 한번 둘러봤다. 그리고 황당함을 넘어 어떤 아득한 느낌을 받았다.

거의 시야의 끝자락에 있는 낙엽들마저 거세게 들썩이고 있었다. 그 낙엽들 밑에서 일어나고 있을 일을 상상한 마르코는 이내 머리가 쭈뼛서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말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두 사람은 거의 날듯이 안장 위로 올랐다. 마르코가 망설임 없이 박차를 가하려던 순간 갑자기 말콤이 마르코의 고삐를 잡았다. 마르코는 노호했다.


"이번에는 또 뭡니까!"


말콤은 마치 꺼내기 힘든 말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머리를 긁적였다. 마르코는 참지 않았다. 마르코는 비장한 얼굴로 왼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말콤이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상황이 영 별로인 것은 알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묻자고. 있잖냐, 만약 네 바로 앞에 우물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너는 어떻게 할 것 같냐."


"제발 카니쿨라 같은 소리는 그만하십쇼. 저는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마르코는 마음을 다잡았다. 마르코는 아직 말콤의 정신 상태가 혼미하다면 기절이라도 시킬 요량이었다. 하지만 말콤은 의외로 멀쩡한 얼굴이었다.

문득 말콤이 턱짓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마르코는 오랜 세월 명령에 따르던 타성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방금 전 상관이 어떤 심정으로 질문했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100큐빗쯤 떨어진 곳에서, 사제복을 입은 세 남자가 전속력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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