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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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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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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 (3)

DUMMY

"하긴, 정확하게 멸절한 것은 아니지. 아직 내가 살아있으니까."


루나는 태연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리버는 어떻게 그런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리버는 고개를 돌려 길버트와 토비를 바라보았다. 리버는 두 사람에게 공감을 바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두 남자는 이번에도 재차 리버를 외면했다. 그때 다시 루나가 이어 말했다.


"주인에게 버림 받은 카니쿨라 같은 얼굴을 하고 있군."


리버는 침착하게 말하려 애썼지만 그럼에도 모종의 배신감이 묻어나는 말투로 대꾸했다.


"왜 말해주지 않았어?"


"왜 말해야 하지?"


"당연하잖아. 우리는..."


리버는 뒷말을 삼켰다. 리버는 동료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버는 그 생각을 입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리버는 굳게 닫힌 루나의 입에서, 꼭 우리가 언제부터 동료였냐는 식의 대답이 나올 것 같은 미신적인 느낌을 받았다. 대답이 두려웠던 리버는 차라리 두 남자에게 원망 섞인 눈길을 보냈다.


"두 사람은요? 두 사람은 왜 말해주지 않았어요?"


토비는 여전히 길버트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기에 대답은 길버트에게서 나왔다. 길버트는 짙고 깊은 한숨을 내쉰 후에 대답했다.


"그야 타인의 과거사를 여기저기 폭로하고 다니는 악취미는 없기 때문입니다."


길버트는 이어 말했다.


"지금 리버군이 무슨 심정인지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리버군이 저희들에게 배신감이나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해두겠습니다.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예, 우리는 길동무지요. 길동무는 여정 도중에 서로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눌 수도 있을 테고, 같이 밥을 먹을 수도, 혹은 서로를 도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옆에 있는 길동무에게 자신의 과거사를 일일이 털어놓을 이유 같은 것은 없습니다. 물론 리버군이 묻는 것은 자유지요. 아마 물어 봤다면 루나양은 흔쾌히 대답해줬을 겁니다. 하지만 리버군은 묻지 않았잖습니까."


리버는 길버트의 나긋나긋한 말투와 인자한 태도에 순간 순순히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리버는 그것이 말도 안되는 궤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묻지 않아서 얘기하지 않았다는 건 뭔가 이상한데요. 어, 그러니까...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조언을 얻으려면 우선 빵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죠? 밀가루를 반죽하는 법이나, 발효 과정, 혹은 빵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맛있는 빵을 만드는 조언을 들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는 없어요. 그야 모르니까요. 최초의 지식이 어디서 왔건, 분명 뭔가 알고 있어야 그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거잖아요?"


인자하던 길버트의 얼굴이 갑자기 뭔가 뜨끔한 사람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길버트는 머쓱한 얼굴로 술잔을 매만졌다. 그러고선 이내 리버를 외면했다. 리버는 분노했다.


"알겠어요 알겠다구요! 길버트씨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어요. 꼭 먼저 나서서 과거사를 얘기할 필요는 없겠죠. 하지만 루나, 그런 거라면 왜 두 사람에겐 얘기한 거야?"


질문의 방향은 루나였지만 이번에도 대답은 다른 방향에서 나왔다. 토비는 달래는 투로 설명했다.


"너는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군. 루나는 우리에게 먼저 얘기한 적이 없다. 나와 길버트는 먼저 물어봤다. 그 전에는 순전히 추측에 지나지 않았지."


"추측이요? 무슨 수로 그런 일을 추측했다는 거예요?"


"지하수로나 산맥을 지나올 때, 그리고 듀라트 영지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루나에게 여러가지를 들었잖냐. 예를 들자면 공작이 루나를 추적하는 몹쓸 이유나, 루나의 부족에 관한 것들 말이다. 우리는 그 얘기를 종합해서 추측한 것이지."


"그 얘기들은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그 사실에서 그런 결론이 도출되는지 묻고 있는 거예요."


"끄응, 이봐 리버. 이건 간단한 얘기잖냐. 루나는 자신의 부족에서 매 세대마다 성물을 수탐할 수 있는 여자가 한 명 나온다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무녀가 출산하는 순간 더 이상 무녀가 아니게 된다는 말도. 이 얘기들은 너도 기억하고 있겠지."


"기억해요. 그래서 공작은 다음 세대의 무녀를 자신의 자식으로 만들고 싶은 거고, 또 루나를 추적하고 있는 거죠."


"거기까지 안다면 결론은 하나밖에 나오질 않는 것 아니냐. 나는 그 자드 공작이라는 놈을 직접 만나본 적이야 없다만, 여기저기서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는 결코 바보가 아니잖냐. 바보는 커녕 똑똑한 놈이겠지.

그렇다면 생각해 봐라. 공작과 루나 사이에서 아이가 나온다고 해서 그 아이가 꼭 그 세대의 무녀가 될 거라는 보장이 없잖냐. 루나의 말에 따르자면 출산한 후 누가 다음번 무녀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야. 그럼 아이를 낳아도 공작의 아이보다는 부족의 누군가가 무녀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겠지. 그곳에 여자가 더 많을 테니까. 그러니까 이런 말이다 리버, 만약 내가 공작이라면 그런 불확실한 방법은 쓰지 않았을 거야.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으니까."


토비는 거기까지 설명하고서 입을 다물었다. 리버는 토비의 말을 한참 동안 여러 방면으로 곱씹었다. 깨달음의 순간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왔다. 리버는 두 사람이 어떤 추측을 했는지 온전히 알아챘다. 리버는 떨리는 목소리로 토비의 설명을 이어 받았다.


"이 세상에 무녀 일족이 루나 단 한 명 밖에 없다면... 다음에 태어나는 일족의 아이는 무조건 무녀가 된다는 거군요."


"뭐... 그런 거지."


난로에서 투둑 투둑- 하는 삭정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리버는 멀거니 루나를 바라보았다. 루나는 이야기의 시작 부분부터 지금까지 어떤 표정 변화도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루나는 지겨워하는 쪽에 가까워 보였다. 이야기 도중에 라즈베리를 하나씩 집어 먹는 모습이 꼭 그래 보였다.

리버는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서, 또 그에 관한 얘기를 들으면서 그토록 초연할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리버는 루나에게 묻지 않았다.

아무 말도 없이 먹먹한 시간이 흘렀다. 어느 시점에 리버가 잔뜩 화난 얼굴로 길버트를 노려보았다.


"젠장할, 저도 마음대로 해야겠어요 길버트씨."


"무슨 소립니까 리버군?"


"여기 남아서 길버트씨를 도울래요. 승산이 있다면서요?"


"...리버군. 고깝게 듣지는 말아주십쇼. 지금부터 제가 하려는 것은 소꿉놀이가 아닙니다. 전쟁입니다. 모래와 장난감이 아닌 피와 창칼이 오간다는 말입니다. 이건 당신을 아끼는 어른으로써 하는 말입니다. 저는 당신이 그런 위험에 빠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저야 상관없습니다. 늙은 인간의 도전은 뒤가 없기에 언제나 가벼운 법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잖습니까. 저를 돕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리버는 길버트가 말하던 중간부터 빤히 길버트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길버트가 리버의 반응에 의아함을 느낄 무렵 갑자기 리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역시 길버트씨는 거짓말이 서툴러요."


"예?"


"말은 그렇게 하지만, 지금 길버트씨는 저희가 꼭 옆에 남아 있어줬으면 하는 얼굴을 하고 있는데요."


토비가 작게 웃음소리를 냈고, 길버트의 맞은 편에 있던 루나 역시 슬그머니 미소 지었다.

길버트는 자신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길버트는 억지로 근엄한 표정을 짓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그 시도는 실패한 것 같았다. 길버트는 근엄하고 인자한 동시에 어딘가 가려운 듯한 괴상한 얼굴이 되었다. 그때 루나가 말했다.


"어차피 너희는 여기에 있어야 해."


"어차피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가지가 말랐으니, 곧 선택의 시간이 올 거야. 너흰 선택해야 해.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결과는 변하지 않을 거야. 성물을 흡수한 시점에서 운명은 이미 정해졌으니까.


토비는 설명을 요구했지만 루나는 설명해 줄 의향이 없는 듯했다. 루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침대 옆으로 이동한 루나는 침대 위에 풀썩 앉았다. 루나가 그대로 드러누울 것 같자 길버트가 말리고 나섰다.


"잠시만 기다리십쇼 루나양."


루나는 짜증스럽다는 얼굴로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길버트는 손을 내저었다.


"얘기를 더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늦은 시각이고, 또 저희는 오늘 하루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쉬어야겠지요. 하지만 여긴 북부잖습니까. 그대로 취침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꽤나 험한 꼴을 겪게 될 겁니다."


루나를 포함한 리버와 토비가 동시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길버트는 설명 대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은 접시와 음식을 치워 주십쇼."


그렇게 말한 뒤 길버트는 벽난로 앞으로 움직였다. 길버트의 요청을 잘못 이해한 리버와 토비는 즉시 폭력적으로 접시 위 음식과 격렬한 투쟁을 시작했다.

그동안 길버트는 북부의 전통에 따라 취침 준비를 시작했다. 길버트는 벽난로 옆에 있던 길쭉한 손잡이가 달린 납작한 팬을 집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루나가 물었다.


"요리라도 하려는 거야?"


"아니요. 지켜보면 알 겁니다."


길버트는 팬 위에 벽난로 가장자리에 있던, 이제는 거의 사그라든 숯 몇 개를 집어 넣었다. 길버트는 팬을 들고서 다시 루나가 있던 침대 옆으로 이동했다.


"잠시 비켜주시겠습니까."


길버트의 요청에 루나는 순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때쯤 들고 올라왔던 음식을 전부 해치운 리버와 토비가 옆으로 다가왔다. 세 사람은 침대 옆에 옹기종기 모여 길버트가 하는 양을 가만히 관찰했다.

팬이 완전히 달궈졌다. 길버트는 팬의 길쭉한 손잡이를 잡고서 팬의 밑부분으로 조심스레 침대를 문질렀다. 곧 툭- 투둑- 하는 작은 빗소리 같은 것이 팬의 아래쪽에서 들려왔다. 그제서야 세 사람은 길버트가 빈대와 이를 잡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추운 지역에서 살아남은 만큼 이 녀석들은 아주 독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북부에서 묵었을 당시 저는 거의 며칠 간 앓아 누웠습니다."


세심한 손길로 모든 침대의 작업을 끝마친 길버트는 다시 벽난로에 팬을 내려 놓았다. 그러고선 무거운 얼굴로 토비와 리버를 바라보았다.


"오늘 대답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이니 만큼 한 순간에 내릴 것은 아니지요. 다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합시다. 어차피 자드가 이곳까지 오는 데에는 한참이나 걸릴 테니 그 동안 생각할 시간은 많을 겁니다."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적잖이 피로했던 일행은 각자 제 자리로 들어갔다. 세 사람은 각자의 침대로, 토비는 침대 중앙의 바닥에 드러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비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리버와 루나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모르게 안심되는 그 숨소리를 들으며 길버트는 반쯤 눈을 감고서 대륙의 모습을 머리에 그렸다.

출정 시기와 진군 속도를 고려하자면 아마 지금쯤 남부군은 라호마 강을 건넜을 테고, 그렇다면 무벤까지는 대략 한 달이 넘게 걸릴 것이다.


길버트는 베개 위에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마침내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은 길버트는 이 층 침대의 밑 면을 바라보며 고민에 잠겼다.

방금 전 두 사람에게 세상 누구보다 그 남자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길버트는 아무리 고민해도 자드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다.

시기가 너무 미묘했다.

봄이 된 후 출정하는 것에는 많은 이점이 있다.

봄에 출정했다면, 진군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일 말 먹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테고, 추위를 막기 위한 땔감과 옷가지 등의 것들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진군 속도는 훨씬 빨라졌을 테고 전반적으로 보자면 전쟁을 치르는 비용도 훨씬 저렴하게 치렀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자드가 선택한 방법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었다.

자의로 종군한 것처럼 보이는 그 수 많은 귀족과, 또 그 귀족들 휘하의 인간들은 결국 전쟁이 끝나고 나면 모병에 따른 제반처리비용을 자드에게 청구할 것이다.

생각의 그 지점에서 문득 길버트는 조금 전 루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가지가. 말랐다?'


길버트는 그 말에 대해 고심했다. 하지만 끝내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낼 수는 없었다. 루나의 화법은 언제나 복잡한 은유로 가득 차있었고, 또 그녀는 너무 많은 설명을 축약하곤 했다.

고심하던 길버트는 어느 순간 더 이상의 사고가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푹신한 침대는 그를 거의 품으로 잡아 당기는 듯했다.

길버트는 결국 편안함에 굴복했다. 하긴, 굳이 오늘 모든 것에 대해 고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드의 방식은 여전히 의아했지만 확실한 것은 그 방식이 아주 느리다는 것이다. 따라서 천천히 생각해도 큰 탈은 없다. 내일 지롱드에게 물어볼 것들을 몇 가지 정리한 후 길버트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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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13) 24.05.07 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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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3) 24.04.22 4 0 13쪽
140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2) 24.04.22 6 0 15쪽
139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24.04.22 9 0 11쪽
138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5) 24.04.22 4 0 14쪽
137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4) 24.04.22 4 0 9쪽
136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3) 24.04.22 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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