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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커 서재

양판소 작가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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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베르커
작품등록일 :
2014.06.01 14:24
최근연재일 :
2014.06.08 17:38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61,629
추천수 :
1,998
글자수 :
28,136

작성
14.06.01 14:25
조회
6,638
추천
217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에 도박광이었고, 어머니는 진작 집을 나갔다.

여동생은 빚 때문에 팔려갔고, 남동생은 이름 모를 병으로 죽었다.

나는 집을 나와 정처 없이 걷다가 웬 노인을 만났다.

그가 말하길 나는 천 년에 한 번 날까 말까 한 근골을 지녔다고 했다.

엄청난 마나도 느껴진다고 했다.

세계 제일의 마검사로 키워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따라갔다.

노인은 산속에서 살았다.

그는 검술도 가르쳐 주고 마법도 가르쳐 줬다.

하지만 성질머리가 더러웠다.

기대치도 너무너무 높았다.

나는 매일 욕을 처먹으며 매를 맞았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나날이 강해졌다.

20살이 됐을 때, 세계 최강의 마검사가 됐다.

확실하냐고? 확실하다. 노인이 그랬다. 너는 이제 세계 최고라고.

노인이 스승이니까 제자보다는 더 세지 않느냐고?

아,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자. 깊이 파고들어 봤자 머리만 아프다.

골치 아픈 건 질색이다.

자, 세계 최강도 됐겠다, 서로 호감이 있었던 아랫마을 세라와 결혼을 하기로 했다.

내친 김에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어럽쇼?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세라가 보이지 않았다.

스승도 보이지 않았다.

편지만 달랑 놓여 있었다.

한번 펼쳐 봤다.

<미안해요, 도날드. 난 사실 당신 스승님을 사랑했어요. 우리는 도망갑니다. 그럼 안녕.>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세라는 18살 처녀고, 스승은 70대 노인이다…….

내가 노인네한테 매력에서 밀리다니!

그 빌어먹을 노인네한테 무슨 마성의 매력이 있다고!!

그때였다.

“계십니까.”

문을 열어봤다.

외모 곱상하고 복장 반듯한 남자애가 있었다.

“너는 누구냐?”

“저는 마족입니다. 이름은 ‘장’이라고 하네요. 그럼 어서 서두르십시오.”

“서두르라니? 대체 뭘?”

“아직 모르셨군요. 우리는 지금부터 마왕을 물리치러 가야 합니다. 자, 용사님, 그럼 어서.”

“아니, 이게 무슨 꿈속에서 개풀 뜯어 먹는 소리야? 용사? 그리고 뭐? 마왕? 아니, 넌 마족이라며? 마족이 왜 마왕을 물리치는데 협조해?”

장은 검지를 내밀어 까딱거렸다.

“제가 마족인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개연성 따위는 밥 말아 드신 작가님의 역량으로 인한 것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그럼 속 편합니다.”

“작가라고?”

“아뿔싸!”

장은 두 손으로 스스로 입을 막았다. 나는 재빨리 검은 뽑아 장의 목에 겨눴다.

“아는 대로 말해! 어서!”

“아, 네……”

장의 실토에 따르면, 이 세상은 어느 양판소 작가의 작품 속이며, 나는 주인공, 그것도 비운의 주인공이고, 지금부터 마왕을 쳐부수러 가야 한단다. 하……….

“자, 그럼 서두르세요! 마왕은 아주 먼 곳에 있습니다. 거기까지 가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야.”

나는 다시 장에게 칼끝을 겨눴다.

“왜, 왜 이러세요!”

“마왕 말고 작가는 어디 있냐?”

“그, 그게 왜 궁금하신 건지…….”

“좀 알려주라,”

나는 장을 향해 씩 웃었다.

“그 새끼부터 죽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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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46 14.06.01 6,639 21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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