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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님의 서재입니다.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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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작품등록일 :
2023.01.1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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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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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재하겠습니다.




DUMMY

“······.”

“이 쓰레기를 치워라.”

“알겠습니다. 마님.”

조슬린의 하인들이 더 이상 영혼을 품고 있지 않은 찢어진 가죽 자루를 끌고 나갔다. 조슬린은 로즈마리가 마치 한 겨울 추위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눈 위에 내던져진 것처럼 온 몸을 떨고 있으니 다른 말없이 몸을 일으켰다.

조슬린이 나가고 하인들이 다가와서 시체에 맺힌 이슬을 씻어냈다. 이때까지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로즈마리에게 자택을 찾아왔던 하인이 다가왔다. 여러 번 이름을 부르니 로즈마리가 영혼이 떨어져 나간 눈으로 하인을 바라보았다.

“이제 일어나십시오. 말씀 올리지 않았습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무사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

“마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프림로즈 써소는 애초에 반역을 꾀하였기 때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 죽었다. 이것입니다.”

“마님께서 결정하신 일이니 아무 말도 하지 않겠소. 일어나도 되겠소?”

하인이 원하는 대로 해도 좋다고 대답하니 로즈마리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로즈마리는 자신이 소변을 지렸음을 깨달았다. 조금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인은 세상의 감정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자택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돌아가시죠.”

“앞장서 주시게.”

“알겠습니다. 이쪽입니다.”

“가도록 하세.”

대회랑을 빠져 나오니 야간에 로즈마리를 지키기로 예정된 호위병이 하품을 하며 앉아 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하인이 등불을 가지고 앞장섰고 로즈마리는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어떻게 도착했는지 몰라도 자택에 이르니 하인은 돌아가기 전 상황을 설명했다.

“프림로즈는 애초에 죽어야 했습니다. 잘생긴 리처드 롱을 흠모했고 그래서 19살이 될 때까지 여러 구혼자와 헨드릭스 써소 경이 정한 혼처도 거부했습니다. 19세 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입니다.”

“······롱 가문이 써소 가문을 집어 삼키는 일에 프림로즈가 관여한 것인지 알고 싶군.”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프림로즈는 길랜드 도시 내부에서 동조해 롱 가문이 길랜드 도시를 장악하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자청해서 리처드와 결혼을 했죠.”

“그럼, 애초에 피더스톤으로 가지 않고 남은 것도 계략이었던 거야?”

로즈마리의 물음에 하인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프림로즈는 의도적으로 피터에게 접근해서 내부를 혼란시켰고 결정적일 때 암살을 하려 했다고 한다. 퍼시 롱의 암살도 프림로즈가 주동해서 벌인 일이기도 했다. 로즈마리가 물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알아낸 것이지?”

“피더스톤 도시에서 1백 명의 용병이 반란을 일으켜 도시를 상실한 것이 알려진 이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말씀해 주시게.”

“샘란 백작님이 여러 차례 프림로즈 써소와 성관계를 했을 수도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반역자로 처벌을 하려고 해도 여자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백작님께서 반발하실 것이 우려되었습니다.”

순간 로즈마리는 누군가 가슴을 짓누르고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막히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하인은 머리가 어지러워 겨우 서 있는 로즈마리에게 프림로즈가 여러 차례 피터에게 성관계를 하기 위해 찾아갔지만 모두 거부되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백작님께서는 매번 프림로즈를 그냥 돌려 보내셨습니다. 아예 작정을 하고 프림로즈가 백작님을 찾았지만 성관계를 갖지 않으셨더군요.”

“다행이군. 자칫 백작님께서 해를 입으셨을 수도 있었어.”

“프림로즈 써소는 롱 가문이 완전히 몰락하니 이후 추가 내분을 유도하기 위해서 스톰빌을 찾아왔습니다. 이 모든 사실이 밝혀져 국왕 전하의 명령으로 프림로즈는 정당하게 사형을 받아 죽은 것입니다. 다만 외부에 이 사실을 공표할 수 없어 그냥 조용히 망각되어 버릴 것입니다. 오늘 식사 자리는 공식적으로 조슬린 마님과 그대가 함께 한 것뿐입니다. 서로 아무 대화도 없이 그냥 침묵만이 지배했을 뿐이고 말입니다.”

“알겠소. 국왕 전하의 현명함과 마님의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여러 차례 전쟁터를 누비고 많은 강자들을 직접 죽여 본 로즈마리였다. 창과 칼이 소란을 피우고 사람이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조금 전 조슬린이 프림로즈를 죽여 버린 상황은 정말로 본능적인 공포심을 끌어내기 충분했다. 하인이 차분히 말했다.

“저도 지금 제가 말씀드릴 것 이상은 알지 못해 더욱 자세히 알려 드리지 못하는 것을 이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프림로즈 써소는 반역죄를 저질렀고 롱 가문의 반란에 상당한 역할이 있습니다. 또한 샘란 백작님을 암살하려 했으며 스톰빌에 온 것은 이곳을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서입니다.”

“마땅히 죽어야 했고 오히려 지금 이렇게 죽은 것은 마님께서 자비로웠기 때문이오.”

“그렇습니다. 그럼 편하게 쉬십시오.”

“수고했소.”

로즈마리는 미리 준비해 가지고 있던 은화 10개가 든 주머니를 하인에게 여비로 건네 줬고 실내로 들어왔다. 천천히 출입문을 닫은 로즈마리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간신히 갈비뼈를 두들겨 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문에 등을 기댔다.



한참만에 겨우 스스로를 일으킬 수 있게 된 로즈마리는 자신이 할 일을 서둘렀다. 화덕에 불을 지핀 후 무쇠 솥을 얹었다. 배달되어 있는 물을 작은 나무통으로 옮겨 담아와서 무쇠솥에 넣고 데우기 시작했다.

물이 적당히 데워지니 로즈마리는 다시 나무통에 옮겨 담은 후 미리 가져온 찬물을 섞어 온도를 맞췄다. 솥을 꺼내 화덕 옆에다 내려놓은 로즈마리는 천천히 입고 있던 의복을 벗었다. 문득 자신이 왼손을 떨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닦아내며 로즈마리는 프림로즈가 아닌 자신이 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내 고개를 저으며 피터가 있는 이상 자신의 안전은 보장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애썼다.

‘그나저나 프림로즈가 정말 모든 일에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었나?’

처음 프림로즈를 보았을 때 분명히 어디 갈 곳이 없는 사람처럼 비를 맞으며 처마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없던 동정심도 생겨나게 만드는 상황이었는데 다시 생각을 해보니 이상하기도 했다.

‘유력자들을 끌어들여 힘을 모을 정도의 사람인데 딕에게서 도망쳐 처마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야.’

프림로즈의 행동력과 성격이라면 피터 숙소의 처마 아래서 비를 맞고 있을 이유는 없었다. 분명 자신에게 도움이 줄 사람을 찾아갔을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입장에서 추측하는 것뿐이지만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속셈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분명했다.

‘나도 제대로 알지 못했어. 단지 피트가 그 여자를 마음에 담을 것을 걱정하고 질투했을 뿐이야.’

로즈마리는 자신도 몹시 어리석었다고 생각하며 어쨌든 프림로즈는 죽었고 본인은 살아 있음에 감사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 서글펐다.

처음 로즈마리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은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어릴 적에 있었던 증조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위대한 토마스 롱포드 왕과 함께 싸웠던 용사 중의 용사였다고 하는데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뒤 오스카 왕을 수행해서 서부 왕가의 한쪽에 자리 잡았고 롬지 가문을 일으켜 세웠다. 모든 기억을 뒤져봐도 굉장히 나이가 많았던 증조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아서 체스판 앞에만 앉아 있었다.

작은 체스판 안에 세상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시작한 곳을 지키는 것 이외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그 끝은 확신할 수 없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로즈마리는 자신이 태어난 롬지 성에서 묻힐 것으로 믿었다.

지금은 스톰빌에서 매일 피터와 함께 누워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조금씩 성장하면서 자신이 언젠가는 롬지 성을 떠나게 될 것임을 알고 있게 되었을 때 수많은 상상을 했고 백년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것 같았다.

누구도 자신의 끝을 알 수는 없듯 누가 자신을 이끌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말을 탄 기사들은 자신의 영주에게 복종한다. 영주들은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자식은 부모를 따른다. 하지만 지금 로즈마리는 확실히 알고 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지.’

누구와 어떤 인생을 살든 영혼만큼은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의 영혼과 함께 게임을 할 지 모른다. 왕이든 권력자든 최후의 시간이 왔을 때 신 앞에선 변명이 소용 없었다.

‘누가 시켜서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것은 통하지 않는 법이다. 언제나 명심해야 하지만 로즈마리는 자꾸 자기합리화만이 스스로를 지배하고 있음이 너무나도 화가 났다. 충분히 몸을 씻었다고 생각한 로즈마리는 몸에 묻은 물기를 닦고 깨끗한 속옷을 입고 원피스를 입었다.

밖은 뜨거웠지만 마치 차가운 눈위를 알몸으로 뒹구는 것처럼 온 몸이 떨리는 것이 멈춰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피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이 기뻤다.

‘나는 프림로즈 써소가 아니야. 나는 프림로즈가 아니야.’

로즈마리는 조용히 옛 기억을 꺼내 부서진 시간 위에서 떠오르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지워 버리고 싶었다. 명백한 운명처럼 서로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던 로즈마리는 피터와 마주하게 되었고 지금 함께 손을 잡고 있다.

‘이것만 믿자. 이것만 믿는 거야.’

아무리 힘껏 지워 버리고 닫아 버리고 싶어도 마음이 비워지지 않았다. 간절하게도 지난 시간을 멈춰 버리고 싶었다.



=========================


피곤하네요...


Next-07


●‘용갈장군’님...에궁...ㅠ.ㅠ; 요즘 계속 일 더하기 일은 더 많은 일이라서 피곤하기는 합니다...웅...;;

계속 출근하고 또 내일도 또 출근하네요...;; 어쨌든 슬금 슬금 쉬면서 일을 하기는 하지만...피곤하기는 하네요...웅....;

그나저나 오늘은 다시 감기가 슬슬 찾아오는지...콧물이 웅...; 귀가 길에 병원을 들려서 주사를 맞았습니다. 병원 찾고 주사 맞는 경우가 자꾸 늘어나니 영...;; 걱정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구요. 이제 내일부터 6월 시작이네요. 6월은 더욱 즐거운 일과 함께 하시구요. 오늘도 고생 하셨습니다.

행복함과 편안함이 함께 하는 밤되세요...^^ (부비적)(부비적)...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오타나 이상한 부분을 지적해 주실때 편수 기재를 부탁드립니다. 문피아 시스템상 댓글에 편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어느 편인지 찾아들어가기 몹시 힘듭니다. 번거롭더라도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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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용갈장군
    작성일
    24.05.31 23:03
    No. 1

    어차피 세상은 마지막까지 살아나은 사람들에 의해 역사가 만들어(?) 지는 것이지요.
    프림로즈는 그 정당화된 역사속에서 사라질 뿐이지요

    그 누구도 인간의 속됨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지요.
    누가 되었건 무엇엔가 속하고 또 그 안에서 존재함이 진리일텐데....
    벗어 나고 싶어도
    그 많은 관계속에서 존재 할 수밖에 없길래
    산다는 것 자체가 두렵지요
    낯선 새로운 관계와 관계속에서 그 낯섬에 두려움을 느끼는 로즈마리의 모습이 어쩌면 너무도 익숙한 저의 현실에서의 모습입니다.

    ' 나도 그 대륙의 일부분일텐데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냐고...
    바로 너를 위해 종은 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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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9 41 1 8쪽
46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08 38 2 8쪽
46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07 41 2 9쪽
46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6 39 2 7쪽
46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5 45 1 9쪽
460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6.04 42 2 9쪽
45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3 43 2 8쪽
45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2 42 2 8쪽
457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24.06.01 39 1 9쪽
»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5.31 46 0 11쪽
45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5.30 50 2 9쪽
45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X +1 24.05.29 4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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