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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글 님의 서재입니다.

만월검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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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품글
작품등록일 :
2022.07.03 19:15
최근연재일 :
2022.10.09 17:3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5,673
추천수 :
553
글자수 :
531,864

작성
22.09.30 17:30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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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마계로 향하는 청룡

DUMMY

자운이 청룡의 기운을 품지 않은 채로 원신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있었다.

정치마 숙이의 등을 타고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의 허공위에 가만히 서서 그들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선경에서 보았던 그토록 강인한 힘을 가진 이 여인을 향해 놀란 눈을 뜨고 일제히 쳐다보았다.


“자운...!"


전신과 태자 자원과 상제, 모두가 한 번에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운아, 어서 청룡의 자리로 오거라!”


상제가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딸을 불렀다.


하지만 자운은, 여전히 그들의 일에는 전혀 관심 없다는 표정이었다.


단지 그녀가 너무나 그리워하던 이들의 모습을 두 눈 속에 영원히 새기기라도 하려는 듯이, 찬찬히 이들을 한번씩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말고삐를 잡은 손에 힘을 실으며 자운이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전, 마존께 가보아야 해요! 지금 그는 혼자인 것 같아요. 귀왕마저도 이곳이 아니라 마계 쪽으로 갔을 텐데요.

여기엔 많은 분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으니, 저 하나 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거예요!"


신념이 가득 찬 그녀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운, 천계가 온전해야 세상이 온전해 질 수 있다. 어서 이곳으로 와서 청룡의 자리를 잡도록 해라!”


노기를 품은 천제의 음성이 들려왔다.


하지만 천제의 옆에 선 상제가 아무 말도 없이 딸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가야 후회를 낳지 않는다. 어서 가 보거라!"


“옥호!”





상제가 말한 '그녀의 마음이 향하는 곳' 이라는 의미는, 이내 전신의 온 몸의 기운을 흩어 내리고 있었다.

자운의 의지 앞에서 전신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만 볼 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 않을까... 그래도 가면, 차라리 아무 말도 않는 게 낫겠지...'


잠시 동안 자운의 눈길이 전신을 향해 머무는가 싶더니, 이내 숙이의 고삐를 잡아 당기며 하늘 위로 급하게 사라져 버렸다.


그녀만의 고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한 전신의 마음이 잠잠해 질 동안,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던 그에게 한껏 노기가 충전한 천제가 옥호를 나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천계의 안위를 이렇게 내 팽개친다면, 후에 일어날 일은 전혀 염려가 되지 않는단 말인가 상제!”


사실, 모두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청룡이 어떻게 황룡의 명을 받들지 않을 수 있는 것인지..


운명적으로 엮어진 오룡의 힘을 거부한다는 것은, 용으로 타고난 원신을 포기한다는 의미와 함께

이어지는 삶은 신선으로서의 모든 능력을 잃고 살아가야하는 불완전한 삶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상제와 전신의 생각으로는 이유를 알 것 같았지만 , 서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자운의 몸에 함께 깃든 마기의 힘 때문일 것이었다.

현빙화의 기운이 함께 깃든 자운의 몸은 오롯이 천제의 명을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대사형. 자원과 쌍둥이입니다...! 자원의 몸도 똑같은 청룡을 원신으로 태어났으니,

아마도 하나의 기운이 둘로 나뉘어 져서, 황룡의 명령에 완전히 반응을 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


상제의 궁색한 변명이었지만, 자운의 마성을 전혀 알지 못하는 천제의 노기를 잠시 누그러뜨릴 수는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청룡의 자리에 원이를 불러 주십시오! 사형의 몸이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룡의 힘이 하나라도 부족하면 진이 완성되지 못할 것입니다."


'음양오행' , '세상 만물의 조화' 의 힘에서 비롯된 ‘오룡광진’ 은 오룡의 궁극의 힘을 모아서 가장 올바른 방법으로 적들을 가려내어 섬멸 할 수가 있는 매우 강하지만, 적을 살필 줄 아는 다정다감한 무기였다.

세상의 조화를 위해서 무분별한 파괴는 막을 수 있는 가장 천계다운 힘인 셈이었다.


하지만 광진을 이루는 동안 오룡의 원신들은, 자신들의 선기의 능력을 서로의 힘에 의지해 몇 배나 배가된 능력치로 올려 사용했기 때문에,

진을 이루고 난 후의 이들은 한동안 선기의 힘을 사용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자원이 황룡의 부름을 받아 남은 한각에 맞추어 서자, 위대한 힘의 다섯 신들의 몸 주변으로 거대한 물살이 바닥에서부터 솟구쳐 올라와, 이들을 감아 돌기 시작했다,


물살은 진을 펼칠 동안 이들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광진의 오각 주변을 칼날처럼 매서운 속도로 휘감으며 돌아갈 것이었다.


이어, 다섯용의 원신들이 그들의 몸을 떠나, 오각형의 진 정중앙으로 모여 들어 서로의 몸통사이를 미끄러지듯이 엉켜 돌고 있었다.


점점 더 강력하게 휘감겨 돌던 오룡은 이내 하나의 커다란 여의주를 만들며, 다섯 가지 투명한 색으로 여의주 안에 그들의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투명하던 여의주가 황금빛에서 하얀빛으로, 이어 붉고 검고 푸른빛으로 순차적으로 바뀌어가며 영롱한 빛을 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한껏 웅크려들었던 영롱한 빛이 한순간, ‘파-' 하는 소리와 함께 거세게 사방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오룡이 헤엄치며 세상을 유영하듯이 강하고 자유롭게 어지러운 세상 밖으로 뻗어나가며, 룡의 현안에 비춰지는 그들이 없애야 할 적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섬멸하기 시작했다.



****



한편 진이 이루어진 순간, 우신과 나체귀와 아녕이 천수대 까지 올라올 수 있는 몇몇 요귀들을 데리고, 선불을 지키기 위해 늘어서 있는 상신들의 앞으로 나타났다.


우신을 마주한 상신들의 표정에 당혹감이 퍼졌다. 하지만 지금은 감정 따위에 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운우 상신, 이건 잘못 된 행동이오. 어서 정신을 차리고 세상을 돌아보시오!"


상신들 사이에서 운우를 향해 한마디씩 하는 소리가 그녀의 앞을 막으려고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운우의 비아냥거리는 웃음에 분노한 그들은 본능적으로 불끈 쥐어진 손끝에 선기를 모으기에 바쁜것 같았다.


“세상을 돌아보라고 했나요? 네, 세상을 너무 잘보고 왔네요. 당신네들은요? 겉모습만 보니, 모두 아름답고 평온 하던가요?

쯧쯧, 뭘 모르는 놈들이 입으로만 잘난 척 질이지!”


“이런, 정말 완전히 마기가 씌었나 보군!”


상신들이 화가 잔뜩 난 모습으로 선기의 공격을 운우에게로 겨누며, 두 손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부끄러운 부분을 대신 찔러주니까, 화난 척들이라도 해야겠지.

불쌍한 인간들을 위해서라도 윤회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하니까, 이제 그만 천계는 필요 없지 않겠어요?

천계에서 높은신 ... 상신들 이라고 하셨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한쪽에서 강력한 빛이 일며 그녀를 향해 곧장 뻗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나체귀가 얼른 운우의 앞을 막아 돌며, 수려한 몸짓과 함께 검의 날에 광선을 비껴내어 오히려 그들 쪽으로 튕겨내 버렸다.


그의 몸의 윤곽과 우아한 몸짓에 잠시 넋이 나간 상신들이 하마터면, 자신들이 쏜 선광에 먼저 목이 달아날 뻔하였다.


상황이 좀 더 예민해 지고 험한 분위기에 싸이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작된 주변은, 검광과 선광이 난무한 아수라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오룡광진을 수호하던 성운제군도, 원신인 봉황의 모습으로 현신하여 선불의 주변을 돌며 요귀들의 혼을 태우기 시작했다.


한편, 요귀들의 공격에 맞서 선기를 뿜어대던 천계의 상신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요괴들의 기운에 다급해진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옆으로 다행히 세오가 드세게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한숨을 놓으려는 찰나, ‘슈욱-' 하고 그의 심장을 파고드는 칼끝의 소리는 요괴가 아닌, 세오가 잡아 든 칼날이었다.


아픔 이라기보다는, 이해 할 수 없는 사실에 두 눈만 꿈뻑이는 채로, 한줌의 화려한 금빛가루가 되어 선불주변을 돌며 허공으로 흩어져 갔다.


이를 본 몇몇 상신들마저 흔들린 마음을 미처 다잡지 못한 사이에, 치고 들어온 요괴들의 검은 칼날 끝에 빛나는 금빛 가루를 날리며, 하나 둘 흩어지고 있었다.


천수대위에서의 상황을 지켜보던 허공위의 봉황이 기다란 꼬리를 내리고 멈춰 서서, 세오를 쳐다보고 있었다.


“세오, 이 무슨!”


성운이 위에서 바라보니, 그렇게 상신들을 공격하던 세오가, 요귀들 틈으로 섞여 들어간 후, 나체귀와 등을 맞닿아 서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자기편으로 붙어 서는 이 신선을, 곁눈으로 힐끔힐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요귀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빨리, 선불을 꺼야해!”


세오가 나체귀의 등 뒤에서 조급함을 드러냈다.


“신이공주, 별의 열이 흩어지기 직전이오. 빨리 선불을 꺼야합니다!”


나체귀도 운우을 향해 다그치고 있었다.


상신들의 공격으로 정신이 없는 가운데, 운우가 이를 악물고 앞으로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손에는 상제의 ‘궁소검’이 쥐어져 있었다.


천상염환은 천계의 신선과 천하의 선한 만물을 아끼는 터라, 천계의 상신이 궁소검을 들고 가까이 다가오는 것에는 별로 반응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체귀와 세오의 방어 속에서 어느새 운우가 궁소검을 잡은 손에 힘을 실어,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선불 앞에 마주섰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고집스러운 힘인 선불은,

마침 지금은 자성의 별의 힘에 눌린 채, 운우의 앞에서 단지 나약하고 순한 불꽃으로만 타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다급한 봉황의 울음소리가 길게 여음을 남기며, 풍신을 부르고 있었다. 더 이상은 곤란했다.


아마도 결국은 자신이 운우를 해치고, 풍신과는 더 이상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접어들 때 쯤 이었다.



“운우!”


드디어 그가 왔다. 얼굴이 잔뜩 상기된 채로 날아와 세오와 나체귀가 막고 있는 운우의 바로 뒤까지 다가섰다.


세오는 풍신을 향해 칼을 겨눌 수는 없었다. 그냥 선불만 꺼버리면 될 일이었다. 나체귀가 칼을 잡고 들썩이는 손을, 세오가 애써 누르고 있었다.


“운우, 제발...!”


하지만, 운우의 이름을 불러대는 풍신이 좀 이상했다. 정신이 나간 것처럼 사방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딨어? !”


운우와 주변을 번갈아 바쁘게 쳐다보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줄거야, 말거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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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Personacon 이웃별
    작성일
    24.01.25 23:32
    No. 1

    오룡광진이 발현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그려져요. 정말 멋진 장면이에요.
    이 상황에서 마존을 선택한 운우도 용감하고 멋지고요.

    이번 회차는 한 마디면 될 듯합니다. 멋져요! 해품글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해품글
    작성일
    24.01.26 00:49
    No. 2

    아이코.. 쑥쓰 쑥쓰…
    별님의 칭찬에.. 저 지금, 좋아서 웃고 있지용~~ㅋㅋ
    감사합니당! 좋은 기운 주셔서용~~
    홧팅 합니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이웃별
    작성일
    24.01.26 22:34
    No. 3

    앗 운우 아니고 자운이요. 알아들으셨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해품글
    작성일
    24.01.27 02:02
    No. 4

    ㅎㅎㅎ…
    그럼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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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보천귀장 +2 22.10.02 36 4 11쪽
87 아녕의 진실 +3 22.10.01 42 4 11쪽
» 마계로 향하는 청룡 +4 22.09.30 37 4 11쪽
85 천해문을 여는 운우 22.09.29 38 4 12쪽
84 선. 마의 기운 +2 22.09.28 34 4 12쪽
83 격전의 날 22.09.27 38 4 12쪽
82 마존이 선택한 여인 22.09.26 44 4 12쪽
81 보연의 거래 22.09.25 34 4 11쪽
80 회마곡에서 만난 자운과 운우 +2 22.09.24 42 4 13쪽
79 잃어버린 너 22.09.23 37 4 12쪽
78 슬픈 준비 +2 22.09.22 41 5 13쪽
77 셋이서 함께 +4 22.09.21 63 5 12쪽
76 세오의 계획 22.09.20 31 5 12쪽
75 연적의 사내들 +2 22.09.19 33 4 11쪽
74 운우의 흔적 22.09.18 44 4 12쪽
73 기억 심기 +2 22.09.17 36 4 12쪽
72 현연의 탈출 22.09.16 34 6 12쪽
71 전신의 죽 +2 22.09.15 43 6 12쪽
70 다시 제자리로 +4 22.09.14 47 6 11쪽
69 기억 소환 22.09.13 33 6 12쪽
68 현연의 윤회점 22.09.12 37 6 12쪽
67 네가 꿈꾸는 사이 +2 22.09.11 49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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