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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s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어딘가로부터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흑우b
작품등록일 :
2019.04.01 23:20
최근연재일 :
2019.05.02 21:47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265
추천수 :
16
글자수 :
83,580

작성
19.04.29 22:10
조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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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4

DUMMY

도적단장은 어이가 없었다. 자신을 포함해 도적들은 스무명이 넘었다. 그런데 무기도 들지 않은 마부 나부랭이가 자신들을 보고 겁에 질리기는커녕 갑자기 개소리를 하더니 실실 쪼개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친놈이네.’

미친놈과 말을 섞을 필요 없다. 그렇게 판단한 도적단장은 손에 쥔 석궁을 그대로 레이지에게 쐈고, 곧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어쭈? 건방지게 반항을 하네.”

미친놈이 실실 쪼게면서 5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쏜 화살을 마편으로 쳐낸 것이다. 그는 무언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너무 늦은 깨달음이었다.

레이지는 말이 매우 예민한 동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원래 겁이 많은 동물인 말은 전투에 적합한 종이 아니다. 예외적 존재, 인위적인 교배와 훈련으로 전투에 적합하게 개량된 군마는 매우 비싸서 도적들이 끌고 다닐만한 물건이 아니다.

레이지는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도적단장이 눈치 챈 낌새를 보이자마자 말들에게 살기를 내뿜은 것은 그래서였다.

-히히히힝

“뭐야 갑자기 왜 이래.”

말들이 갑자기 거품을 물면서 쓰러졌다. 다행히도 멈춰 있던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몇몇 멍청한 도적을 제외하고는 말에 깔리는 것은 모면한 도적들이 당황했다.

레이지는 그 당황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퍽퍽퍽

그는 갑작스런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멀쩡하게 착지해 자신을 경계하는 이들을 먼저 정리했다.

“젠장 다 도망쳐.” 레이지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깨달은 도적단장이 외쳤다. 그러나 레이지가 너무 빨랐다. 한 번 휘둘러지는 마편에 한명씩 나가 떨어졌다. 제일 먼저 도망을 쳤던 도적단장이 레이지에게 따라 잡히자 무릎을 꿇고 얼굴을 바닥에 박고 애원했다.

“가, 가진 건 다 드리겠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흥, 이미 늦었어.”

레이지는 자비 없이 도적단장의 정수리를 마편으로 후려쳤다. 도적단장을 마지막으로 스무명이 넘는 도적들이 완전히 제압되었다.

“아저씨 이제 나와도 되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마차 밖으로 얼굴을 조심히 내민 찰스는 흉악하게 생긴 도적들과 말들이 하나같이 입에 거품을 물고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광경에 입을 쩍 벌렸다.

“세상에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딱 보면 몰라?”

“제가 어떻게 압니까? 설명을 안 해주셨는데.”

“쯧쯧 경비병이란 양반이 그것도 몰라서야.”

레이지는 혀를 차더니 선심 쓴다는 태도로 그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바로 인간사냥이지.”

“!?”



인간 사회에서 돈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며 그밖에 여러 가지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이러한 돈을 버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집에서 쫓겨난 레이지는 고민했다. 그가 떠올린 당장 돈을 벌기 위한 가장 편한 방법은 던전을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 열린 던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레이지는 주저하였다.

‘또 무슨 변수가 벌어질지 모르는데.’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은 그가 향한 곳은 레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여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여관의 주인인 그라면 쓸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리란 기대였다.

아침이라서 그런지 여관은 한산했고 여관 주인, 한스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레이지를 발견한 그의 표정이 더욱 찌푸려졌다.

“무슨 일이오?”

“하하, 아저씨 아직 삐졌어요?”

“헛소리를 하는 군.”

한스가 레이지에게 호의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후, 레온은 어쩌고 혼자 온 것이요?”

그것은 바로 레온 때문이었다.

“그 녀석은 지금 한창 훈련 중이지.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하나 뿐이 없는 자식을 갑자기 나타난 웬 양아치가 데려갔는데, 어찌 걱정을 안할까?”

“하하하, 농담도.”

한스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레이지를 한참 노려보았다. 그 부담스러운 시선에 레이지가 두 손을 들며 말했다.

“아저씨 무섭게 왜 이래.”

“나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아. 레온은 평범한 아이요.”

“그건 아저씨 생각이지.”

“평생을 단련해도 하위기사 나부랭이를 벗어나지 못하겠지.”

그는 작은 목소리로 “나처럼”이라고 덧붙였다.

“원래는 그랬겠지. 하지만 내 제자가 된 이상 그럴 일 없어. 내가 그렇게 두지 않아.”

“당신이라면 평범한 그 아이보다 더 뛰어난 아이를 제자로 받으면 될 일인데, 왜 레온에게 집착하는 거요?” 한스는 지난번 설전에서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에

“난 레온이 마음에 들어. 내 마음에 드는 아이와 인연이 닿았어. 그 외에 뭐가 더 필요하지?”

레이지는 지난번과 같은 대답을 들려주었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결론이 나지 않는 설전이 벌어지기 전에 레이지가 화제를 바꿨다.

“그런데 아저씨 혹시 돈 벌이 될 만한일 알고 있어? 던전 들어가는 것 말고.”

“...”

“좋은 일 있으면 숨기지 말고 알려줘 봐. 우리 사인데!”

“후...”

한스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앞에서 깝죽거리는 저 얄미운 자식의 재수 없는 상판으로 주먹을 날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참을 속을 삭히고 겨우 진정한 한스가 카운터 아래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건넸다.

“이건 뭐에요?”

“현상 수배서다.”

“호오.”

현상 수배서를 받아 든 레이지는 여관을 빠져 나와서 스탄을 찾았다. 그리고 마차와 마차를 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자기 한 몸 지키는 것은 가능할 병사 하나를 빌렸다. 그 뒤는 알다시피였다.

마차에 제압한 도적들을 가득 실은 레이지는 가까운 도시를 찾았다. 도시 초입에서 포박 된 사람들과 수십 마리의 말을 보고 놀란 경비병들로 인해 소란이 벌어졌지만 수배서와 레이지의 신분패(누나에게 새로 받았다.)로 인해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레이지는 헌터 길드에 수배범들을 넘기고 받은 현상금과 마사에 말을 팔아 넘겨받은 돈을 세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하나, 둘, 셋 헤헤헤.”

“레이지님 인간사냥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잖습니까?”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뻔뻔한 레이지의 대답에 찰스는 열이 받았다. 그러나 힘도 세고 자기 고용주의 동생인 그에게 뭐라 할 수 없어서 속으로 화를 삭일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저택 경비병인 그가 이곳에서 고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 존경하는 기사단장, 스탄이 부탁을 해서 묻지도 않고 하겠다고 대답한 것이 후회됐다. 그래도 목적을 달성했으니 크레이크시로 돌아가면 저 인간이랑 같이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떠올리며 기분을 전환했다.

“이제 돌아가는 겁니까?”

“아니 이제 시작이구만 무슨 소리야.”

“아니 그게 무슨!?”

레이지는 찰스의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고 그저 음흉하게 웃었다.


단원 수 40명의 중형 도적단, 붉은 늑대 도적단 단장은 몹시 기분이 좋았다. 그것은 눈앞에 서있는 세대의 마차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무언가 함정이 아닐까 의심했다. 마차들이 호위하는 병력도 하나 없이 겁 없게 자신들의 영역을 지나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심 많은 도적단장은 그 즉시 주변 일대를 탐색했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혹시 마차 안에 병사들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했다.

확인 결과 주변에 매복하거나 마차에 숨은 병사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빈 마차를 마부 셋이서 이동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빈마차인 것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괜찮았다. 빈마차라고 해도 말 6마리에 마차 2대면 거저먹는 것 치고는 엄청난 수입이다. 도적 생활을 하면서 쉽게 오지 않는 호재였다.

도적단장은 부하들을 시켜서 마차를 포위했다. 마부들은 그들을 발견하고 겁을 먹고 포기한 것인지 순순히 마차를 멈췄다.

그는 멍청하게 도망치기는커녕 짐칸으로 숨어들어간 두 마부를 비웃고는 공포 때문에 마부석에 얼어붙어있는 마부를 보았다.

“하하하, 그렇게 겁먹지 말아라. 이렇게 직접 찾아오는 수고를 들이며 선물을 가져다 바쳤으니 목숨은 살려줄 테니.”

“하하하하.”

도적단장의 농담에 도적단원들이 다 같이 웃었다.

그 때 얼어붙어 있던 마부가 입을 열었다.

“십 실링...”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 도적단장은 호쾌하게 웃으며 마부에게 다가갔다.

“뭐라고? 목소리가 쥐꼬리만해서 잘 안 들리는데?”

“하하하하하.”

“내가 친히 귀한 몸을 이끌고 다가왔다. 자 이번엔 크게 말해봐라 이놈아!”

회색머리를 지저분하게 가린 마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두 손으로 입 앞에 모아 확성기 모양으로 만들고 크게 외쳤다.

“가진 거 다 내놔아아아아!”

-히히히힝

갑작스런 큰 소리에 말들이 놀라 일제히 날뛰었다.

“워워워. 젠장 저 미친놈이!”

놀란 말을 진정시키던 도적단장은 보았다. 갑자기 소리를 지른 마부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웃고 있었다. 날 뛰는 말위에서 쩔쩔매고 있는

“뒤져서 나오면 십 실링에 한대야.”

자신을 보며 사악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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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1 19.04.18 84 0 14쪽
11 1-10 19.04.16 89 0 11쪽
10 1-9 19.04.15 89 0 10쪽
9 1-8 19.04.13 104 0 8쪽
8 그리고 레이지는 19.04.10 111 1 9쪽
7 남겨진 레온은 19.04.09 113 1 11쪽
6 마룡 등장! 19.04.08 136 1 12쪽
5 도망을 쳤다. 19.04.05 152 2 14쪽
4 던전으로 (190420 수정) 19.04.04 194 2 13쪽
3 돌아왔으나 19.04.02 222 2 11쪽
2 어딘가로부터 19.04.01 221 2 9쪽
1 프롤로그 - 어느 가출 소년 19.04.01 266 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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