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어느 가출 소년
크라테르 제국력 27년 어느 해질녘
잿빛 머리의 얄미워 보이는 인상의 소년은 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치며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씩씩 거렸다.
“에잇 이 더러운 집구석 내가 나간다. 그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그러고는 커다란 배낭에 이것저것 되는대로 서둘러 쑤셔 박아 넣기 시작했다.
“애초에 말이 통하지 않는 그런 꼰대랑 대화로 해결하려고 한 내가 미친놈이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대형 사고를 쳐버렸기 때문에 잿빛 머리 소년, 레이지 크레이크의 아버지의 귀에 금방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분노한 아버지는 자신을 잡기 위해 사람들이 올 것이 뻔했다. 그래서 레이지는 서둘러서 저택을 빠져나왔다. 저택의 담을 훌쩍 넘은 후 레이지는 지고 있는 태양 아래에서 다짐했다.
“내가 이쪽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싼다.”
치기가 섞인 이 다짐을 얼마나 오래 지키게 될지 상상도 못한 채로 말이다.
“두고 보라고!”
그리고 이 날로부터 15년 후 이야기가 시작된다.
- 작가의말
스타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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