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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s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어딘가로부터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흑우b
작품등록일 :
2019.04.01 23:20
최근연재일 :
2019.05.02 21:47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258
추천수 :
16
글자수 :
83,580

작성
19.04.02 20:27
조회
221
추천
2
글자
11쪽

돌아왔으나

DUMMY

스탄과 만난 뒤에 레이지는 다시 한차례 커다란 소동을 겪으며 저택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삼촌 안녕하세요! 레일리 크레이크입니닷!”


얼이 빠진 얼굴로 레이지는 눈앞의 소녀를 한 번 쳐다보고 스탄을 다시 한 번 쳐다봤다.


“나이는 이제 아홉 살 이구요. 아빠한테 엄마 동생이 있다고 얘기는 들었었는데···.”


레이지는 자신이 이 잿빛 머리에 푸른 벽안을 가진 귀여운 소녀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품었던, 아니 스탄이 자신을 스탄 크레이크라고 소개할 때부터 품고 있었던 의혹이 사실로 들어났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머리를 쥐어 뜯고 비명을 지르며 절망했다.


“으아아아, 형 도대체 왜! 진짜로 우리 멧돼지랑 결혼한 거야? 정말? 진짜?”


갑작스런 레이지의 행동에 놀랐는지 자신의 뒤로 숨는 레일리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진정시킨 스탄이 입을 열었다.


“나랑 에밀리가 서로 좋아하던 건 너도 알고 있었잖아.”


“아니 어렸을 땐 얼굴 보고 좋아할 수도 있겠는데 그 미친 돼지랑 결혼까지 하다니 도대체 제정신이야?”


경악하는 레이지를 보던 스탄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글쎄 ? 내게 에밀리는 예전에도 귀여웠고 지금은 더 귀여운 여잔데.”


“우웨웨웩.”


이제 긴장이 좀 풀린 건지 아니면 자기 엄마를 욕하는 것을 듣고 화가 나서 그런 건지 스탄의 말에 역겹다는 듯이 토하는 시늉을 하는 레이지를 레일리가 쌍심지를 켜고 노려보고 있었다.


“어쭈, 이 쪼그만 게 날 째려보네?”


“삼촌! 삼촌은 우리 엄마 동생인데, 왜 우리 엄마 나쁘게 말해요?”


레일리가 스탄의 등 뒤에 숨어서 얼굴만 살포시 내민 채로 심통난 얼굴로 말했다. 자신의 누나를 닮은 외모로 하는 귀여운 모습이 신기하던 레이작 장난기가 발동해서 능글맞게 웃으며 레일리를 놀려댔다.


“아닌데! 진짜 사실대로 말한 건데? 돼지 보고 돼지라고 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우씨 우리 엄마보고 돼지라고 하지 말아요! 우리 엄마 완전 마르고 예쁘거든요?”


“응 너희 엄마 멧돼지. 멧돼지 중에 왕 멧돼지.”


“아니야아아아!”


이제는 아예 스탄 앞으로 나와서 레이지를 앙증맞은 두 손으로 내리치기 시작하는 레일리를 바라보며 스탄은 그야말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레일리를 방으로 돌려보낸 후 스탄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디 있었길래 15년 동안 연락 한번을 안 한 거야?”


레이지는 그 말에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돌렸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몇 번 입을 열려는 듯 움찔움찔 하기는 하였으나 그 뿐 이었다.


“나에게도 말하지 못하는거야?”약간 서운해 하는 스탄의 목소리에 레이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딘지는 말하기가 좀 그래. 형을 믿고 못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만 믿어 줬으면 해.”


“···. 그래 알았다. 그래도 대충 뭐하고 살았는지는 대답해줄 수 있겠니?”


레이지는 그제야 스탄을 바라보고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뭐 형도 나 알잖아? 여기저기 시비 붙고 쌈박질이나 하고 다녔지 뭐.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하더니 완전 개고생만 했어.”


“하하하 넌 진짜 여전한가 보네. 하긴 자기 가문 문장이 떡하니 박혀있는 것도 못 알아봐서 돌아오자마자 이런 사고를 치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


그 말에 레이지는 귓불까지 빨개져서는 허둥지둥 변명을 시작했다.


“아니 시간이 많이 흘렀잖아.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야 오랜만이라서···.”


“푸하하하 그 머리로 아카데미는 어떻게 들어 갔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자기 집 문장 못 알아보는 녀석이.”


“후 누나랑 아버지는 어디 있길래 아직도 안 오는거야?”


“너희 누나는 잠깐 밖에 나가있어 금방 돌아올 거야. 그리고 아버님은···.”


“?”


그때였다 갑자기 커다란 소리 들려온 것은 말이다.

-쿵

그리고 그 소리를 들으며 레이지의 사색이 된 채로 말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만”


-쿵쿵쿵 콰과과과광


커다란 굉음이 점점 자신에게 다가올수록 레이지의 얼굴은 점점 더 새하얗게 질리고 있었다. 마침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날아가고 소음을 만들어낸 주인공을 마주 보고는 레이지가 조그맣게 읊조렸다.


“저게 귀엽다는 형은 제정신이 아니야.”


정문에서부터 자신의 앞을 가리는 모든 사람을 제외한 장애물들을 말 그대로 분쇄해온 존재는 놀랍게도 가녀린 체구의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만들어 낸 파괴의 현장들과 흉신악살과도 같은 그녀의 표정을 본다면 누구도 그녀를 가녀리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친 숨을 겨우 가라앉힌 그녀는 자신에 의해 부러지고 찌그러진 채 땅에 떨어져있는 문을 발로 차서 레이지에게 날려 보냈다. 레이지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볍게 날아오는 문을 손으로 밀어 냈다. 그리고 문으로 인해 가려진 시야가 드러나고 그 뒤에서 나타난 자신의 왼쪽 뺨을 향해 날아오는 에밀리의 주먹을 보게 된 레이지는 자신이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실수의 대가로 쾅! 하고 울려퍼지는 도저히 사람의 살과 살이 부딪혀서 나는 소리라고 믿기 힘든 굉음과 함께 날아갔다. 레이지가 제대로 자세를 다 잡고 일어나기도 전에 그의 앞에 도착한 에밀리는 일어나려는 레이지를 로우 킥으로 다시 넘어트린 후 그 위에 올라타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파운딩을 시작했다.


“잠깐만 누나! 타임! 타임!”


레이지는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애원했지만 문답무용으로 나오는 에밀리의 공격에는 자비가 없었다. 에밀리는 여전히 자신을 향해 대화를 시도하는 레이지를 향해 주먹을 계속 해서 날렸고 그 충격파만으로도 바닥에 금이 갈 정도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소름 돋는 살벌한 진심이 담긴 주먹질이었다.


레이지도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자신을 향해 내려쳐지는 주먹을 피하고 팔로 쳐내고 필사적으로 막아냈으나 불리한 포지션에서 그러는 것에도 결국 한계에 다다랐다. 퍽하는 소리와 최초의 한방 이후로 두 번째 타격이 성공하자 레이지도 슬슬 화가 나서 반격에 나섰다.


“이 미친년이 진짜! 그만 좀 하라니까.”


한참을 달려온 뒤 숨도 제대로 가다듬지 못한 후에 자신의 위에 올라타서 파운딩을 에밀리의 호흡이 흔들린 순간을 놓치지 않은 레이지는 두 다리로 힘껏 그녀를 밀어냈다. 괴력을 소유한 그녀였지만 가진 힘에 비해서 체중이 적었기에 그대로 튕겨 나가다가 공중제비를 돌며 안정적으로 착지에 성공했다.


“말 좀 하자! 대화 몰라? 컨버세이션!”


그 말에 에밀리가 처음으로 반응을 보였다.


“대화는 사람이랑 하는 거지. 개새끼랑 대화는 무슨 대화!”


레이지에게는 다행히도 다시 달려드는 에밀리를 스탄이 뒤에서 끌어안으며 막아냈다.


“스탄 놔! 저런 개새끼는 더 쳐 맞아야해. 아직 덜 맞았어, 한 3일 밤낮은 묶어놓고 패야 돼.”


“에밀리 너무 흥분했어. 조금만 진정해봐.”


“놓으라고! 놔! 이거 놔!”


레이지는 찢어진 입술에 나는 피를 소매로 대충 닦으면서 혀를 차면서 듣고 열 받으라는 듯 크게 외쳤다.


“형은 진짜 미쳤어? 저러는데도 저 미친 돼지가 귀여워 보이면 형은 진짜 문제 있는데. 지금이라도 도망치고 싶으면 말해 내가 도와줄게.”


“여보 저 개새끼 말하는 것 좀 보라고! 저 바다에 빠져도 주둥이만 둥둥 떠서 나불거릴 새끼 다시는 주둥이를 나불거릴 수 없게 만들어줄 테다!”


“어디 한 번 해보시지!”


결국 스탄을 뿌리친 에밀리가 레이지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처럼 레이지를 잡을 수 없었고 둘의 남매 싸움에 애꿎은 저택만 부서져 나갔다. 다행인 것은 이 모든 사태를 예상한 스탄이 일부러 잘 쓰지 않는 별관으로 레이지를 데려왔던 것이 신의 한 수라면 한 수 였다.


‘그래도 별관을 아예 허물어 버릴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지.’


남매 싸움이 멈춘 것은 그로부터 한 참이 지나 에밀리가 체력이 떨어져 레이지에게 더 이상 달려들 수 없을 때 까지 계속 됐다. 에밀리는 결국 두 대 밖에 맞지 않은 레이지를 무척 분하게 쳐다보면서 거칠게 숨을 씩씩 거리며 드디어 대화를 시작했다.


“이 개새끼 왜 돌아왔어?”


“아 됐고, 망할 꼰대는 어디 갔어? 다 모여 있을 때 할 말 있으니까 빨리 좀 불러와봐.”


순간 레이지는 자신이 말을 꺼낸 순간 분위기가 묘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에밀리의 뒤에 서 있던 스탄은 씁쓸하게 웃으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고 방금 전까지 그를 패 죽이려고 달려들던 그의 누나는 그녀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그에 그는 불안감을 느꼈다.


“갑자기 왜 그래? 꼰대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어?”


레이지는 불안감을 억누르며 물었다.


“레이지 그게···.”


“아니야 스탄 내가 얘기할게.”


스탄을 말을 자른 에밀리는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하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3년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어.”


“······뭐라고?”


레이지는 지금 에밀리가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과 에밀리, 스탄과 마찬가지로 초인인 기사였다. 철벽의 기사라고 불릴 정도로 강했던 남자가 병으로 죽었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런 레이지의 생각을 알아챈 스탄이 추가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 영지에 던전이 생긴 건 알고 있지? 오년 전에 있었던 던전 폭주 때 부상을 입으셔서 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거든.”


“······.”


레이지는 침묵했고


“이 개새끼야! 조금만 더 빨리 오지 그랬어. 아버지가 너를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에밀리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이 철없는 새끼 나쁜 새끼.”


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한 레이지는 한 쪽 구석에 쳐 박혀있던 자신의 배낭을 들었다.


“레이지 무슨?”


“또 떠나려고? 이 개새끼 네가 사람 새끼야?”


또 흥분해서 달려들려는 에밀리를 스탄이 겨우 막아섰다.


“떠나려는 거 아니야.”


그 말에 흥분이 좀 가라앉은 에밀리는 불안한 표정으로 레이지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

다.


“진짜지? 이번에도 그렇게 말없이 우릴 남겨두고 떠나 버리려는 건 아니지?”


레이지는 힘들게 미소 지어보이며 그녀를 달랬다.


“정말이야. 잠시 할 일도 있고 마음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해서 그래 누나.”


에밀리는 확인 받고 나서야 잡고 있던 소매를 놓아주었다. 레이지는 시선을 스탄에게 돌리며 말했다.


“형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돌아올게.”


고개를 끄덕이는 스탄이 자신이 누나를 잘 달래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해줄 것을 알기에 사족을 달지 않은 레이지는 15년 만에 힘겹게 돌아온 자신의 집을 다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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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왔으나 19.04.02 22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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