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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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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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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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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5.01.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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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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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22쪽

하트의 반(VAN) - 2-22 반향(17)

DUMMY

조금 전, 나루터를 정면으로 향하는 쪽에서 봤을 때 열 개도 넘는 둑이 나루터와 평행하게 이어졌다. 정면의 둑이 가장 길고 그 옆과 뒤쪽 방향으로도 제방과 함께 강물을 막는 둑이 다시 몇 개씩 놓여 있다.


“엘리어트.”

뒤쪽을 개방할 수 있을지 엘리어트와 마찬가지로 둑이 묻혀 있는 흙벽 위를 확인하다가 뭔가를 발견한 시라가 그를 불렀다.


바로 넘칠 듯 출렁거리고 있는 강물 바로 옆에서 발 아래를 확인하던 엘리어트는 시라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가 쳐다보고 있는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저기 멀리서 이제 두올린 기를 가진 기사단이 말을 타고 달려 오고 있는 게 보였다.


“이제 오네.”

생각보다 늦은 도착이라고 생각하다가 멀리서보이는 병사들의 규모에 시라는 한 번 더 의아해졌다.

“아까랑 다른데.”

병사들의 수는 처음 봤을 때보다 줄어 있었다.

“나머진 어디 갔지?”

궁금한 듯 중얼거리는데 앞쪽에서 둑이 터져나가는 소리가 다시 또 들려왔다.

“저쪽이 도착하기 전에 이쪽이 먼저 겠군.”

두올린 병사가 여기까지 오려면 아직 좀 여유가 있었으니 지금 이 둑을 어떻게 해야할 지 그것이 더 문제였다. 흙벽 위를 걸어 엘리어트는 아까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되겠어?”

그런 엘리어트를 따라 오며 시라가 물었다.


엘리어트는 가동 둑을 조절할 수 있는 손잡이쪽을 보고 있었다. 둑을 열고 닫기 위해 연결되어 있는 손잡이는 두꺼운 나무 기둥으로 정교하게 맞물려 있었는데 그 한 쪽이 이미 썩어 문드러져있었다.

둘이서는 여는 것도 쉽지 않은 둑인데 조절하는 손잡이마저 그 지경이다.


“손대는 건 포기하는 게 낫겠는데?”

뒤쪽 둑이라도 가급적 열어둘 심산이었지만 이걸 보니 잘못하면 차라리 안 건드는 것 만 못하겠다고 생각하며 시라가 말했다.

“이 상태론 그러네.”

동감이라는 듯 끄덕이며 엘리어트가 기둥 가까이 다가섰다.


“왜?”

왜 다가가나 싶어 시라가 물었다.

“직접 손을 못 대면 다른 걸 써봐야지.”


둑의 높이는 사람 키의 서너 배 정도. 나무 기둥으로 된 손잡이는 그 제일 윗부분에서 수직으로 연결되어 있고 거기서 다시 수평으로 긴 회전 손잡이가 연결되어 있다. 수직 수평으로 연결되어 있는 두꺼운 두 개의 기둥 모두 중간이 썩어 있다.


들고 있던 검을 수직 기둥의 한 가운데 부분으로 엘리어트가 정확히 찔러 넣었다. 검날이 한 가운데로 들어가 둑까지 이어졌다. 날카로운 검이 둑의 한 쪽을 찔렀는데도 어디가 터져 나가거나 물이 새지 않는다.


중간에 삭아서 부러지기 직전인 곳을 통과해 둑의 안쪽까지 깊이 들어가 검이 마치 가운데를 철로 보강한 것 같다. 그러나 둑을 움직일 손잡이 역할을 하는 기둥은 아직 그대로다.


“제대로 될까 모르겠네.”

엘리어트가 무슨 생각인지 알고는 가지고 있던 검을 들어 올리며 시라가 말했다.


이번에는 옆에서 그가 손잡이 역할을 하는 기둥에 검을 꽂아 넣었다. 수평으로 그대로 찔려 들어간 검이 엘리어트의 검과 십자 모양을 형성하며 기둥 단면에 팽팽히 꽂혔다.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바로 빠져 나가는 거다?”

“그래야지.”

둑이 자꾸 터져나가고 있었으니 한 번에 열리지 않으면 더 이상 꾸물거릴 시간이 없었다.


시라의 검손잡이가 튀어 나와 있는 나무 기둥을 두 사람이 붙잡았다. 사력을 다해 두 사람이 기둥을 옆으로 밀기 시작했다. 둘이서는 꼼짝 안 할 둑이지만 둘 다 웬만한 사내 서넛 정도의 악력을 가지고 있었다.


계속해서 기둥을 밀어내자 흙벽에 고정된 둑 한 쪽에서 흙이 떨어져 내렸다. 두 사람이 다시 있는 힘껏 힘을 주었다. 잠시 후, 끼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둑이 느리게 그리고 조금씩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씩 내려가며 둑이 열리자 강물이 그대로 둑을 넘쳐 아래로 쏟아져 내려갔다. 강줄기의 한 쪽일 뿐인데 쏟아져 내리는 양이 어마어마했다.


“그만 가는 게 좋겠어.”

둑 위쪽을 부서뜨리며 쏟아져 내리는 강물을 보고 시라가 말했다. 생각보다 위력이 세서 둑을 더 열었다가는 이쪽으로 물이 한꺼번에 빠져 나오며 그대로 자신들을 덮칠 것처럼 보였다.

“그래.”

그렇게 대답하는데 앞쪽에서 다시 또 둑이 터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들려온 소리에 이제 둑이 한계까지 왔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며 두 사람이 그대로 둑 위에서 몸을 돌렸다.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달려 둑에서 나루터에 이르는 곳의 중간쯤 왔을 때 땅이 우르릉거리며 울리는 느낌과 함께 사방의 공기가 진동했다. 둑이 터지며 강물이 이쪽을 향해 덮쳐 오고 있다는 것은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에 두 사람은 미친듯이 말을 몰았다.


“엘리어트!”

준비를 끝내고 배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시즈와 아비크는 저쪽에서 전속력으로 배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닻을 올려요!”

두 사람 뒤에서 느리게 이쪽으로 덮쳐오고 있는 거대한 물줄기를 보고 시즈가 기겁을 하며 선장을 향해 외쳤다.

“빨리요!”


내리고 있던 닻을 거둬들이고 수평 돛대 위에서 세 개의 돛이 동시에 커다랗게 펼쳐졌다. 바람에 배가 조금씩 앞으로 밀리는 순간 두 사람이 말을 탄 채로 그대로 배위로 뛰어 들었다.


“노를 저어!”

두 사람이 배에 뛰어 들자 마자 조타륜 앞에서 키를 잡고 있던 선장이 외쳤다. 조타륜 옆, 아래 갑판으로 이어진 계단에 서 있던 선원이 배 선체 하부에 대고 크게 외쳤다.

“노를 저어!”


선장의 명령이 하부 갑판으로 전달되자 아래쪽 자리에 열을 지어 앉아 있던 사람들이 노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미 인원이 배치된 배의 하부에서는 선원들 뿐 아니라 산채 사람들 백 정도가 열을 지어 앉아 있었다. 가슈와 아비크도 끼어 있던 그곳에 선장의 명령이 전달되자 마자 그들은 손을 움직였다.


커다랗게 펼쳐진 돛이 조금씩 바람을 안는 것과 비슷하게 백 개의 노가 나란히 움직였다. 배가 앞으로 나가는 동안 엘리어트와 시라가 말에서 내려 갑판 위로 내려섰다.


배가 빠져 나오고 있는 나루터 뒤를 보니 저쪽에서 강물이 낮은 울림과 함께 이쪽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아직 거리가 있었지만 배가 나가는 것보다 강물이 덮쳐오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더 세게!”

선장의 명령이 다시 하부 갑판으로 전달됐다.


안에 가슈와 아비크가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노를 저어본 사람이 별로 없는 것치고 백개의 노는 나름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씩 속도를 내며 배는 강에서부터 바다로 나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강에서 바다로 이어진 곳을 배가 느리게 통과하려는 찰나 범람한 강물은 이제 배의 바로 뒤까지 와 있었다.


하구의 높이 차이가 있었는지 뱃머리가 살짝 위로 솟아오다 싶더니 이윽고 배가 바다로 빠져 나갔다. 강물을 피하기 위해 조타륜을 우현으로 돌리며 선장이 방향을 바꿨다.

바다로 이어지며 폭이 갑자기 넓어지자 뒤에서 쫓아오던 강물이 옆으로 퍼져 나가며 하얗게 물보라를 냈다.


강물이 떨어져 내리며 일어난 파도가 배 위로 쏟아져 들어왔다. 배가 크게 출렁거렸다. 갑판 위에 있던 사람들이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넘어지지 않게 배의 난간에 꼭 붙어 있다가 조금 잠잠해 지는 것 같자 시즈가 배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나루터 쪽이 어떻게 됐는지 보려고 고개를 옆으로 꺽어 방금 빠져 나온 쪽을 보다가 시즈는 저기 바다 한 쪽에 떠 있는 배를 발견했다. 언제 나타났는지 커다란 돛을 가진 배 한 척이 나타나 있었다.


그 돛대 끝에 꽂혀 있는 깃발에 새겨진 문양을 보고 시즈는 소리 높여 엘리어트를 불렀다.

“엘리어트 봐요!”


외치는 소리에 엘리어트가 고개를 돌렸다. 바다 한 쪽에 떠 있는 범선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느린 것 같았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로 범선은 이쪽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어쩐지 적다했더니..”

그와 마찬가지로 범선을 발견한 시라가 두올린 깃발을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양 쪽에서 협공할 모양이었군.”

육로를 이용해 병사들이 나루터로 향하는 동안 나머지는 배를 타고 뒤를 막을 준비를 한듯했다. 그래서 나루터에도 늦게 도착한 것 같다.


“저렇게까지 준비한 걸 보니 아무래도 그냥 보내줄 건 아닌 모양인데?”

시라가 그렇게 말하는 동안 엘리어트는 헨터만 쪽을 보았다. 헨터만 역시 여기 타고 있다.


“이 배 화력을 갖추고 있습니까?”

“그것까진 모르겠는데요.”

멀리서 나타난 두올린 범선을 보며 헨터만이 서둘러 대꾸했다.

“내려가서 확인해봐 시즈.”

“싸울 거에요?”

이미 상당히 가까워지고 있는 범선을 보며 엘리어트가 대꾸했다.

“그래.”


시즈가 갑판 아래로 뛰어 내려가는 동안 이번에는 엘리어트가 배의 함수 쪽으로 몸을 내밀었다. 아직 육지에서 멀어지지 않아 군데군데 작은 섬 같은 곳이 몇 군데 보였다.

“선장은..”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그는 헨터만을 향해 물었다.

“실력이 어떻습니까?”

“실력이고 뭐고 그런 거 따지면서 데려올 생각도 못했습니다.”

헨터만이 대답했다.

“어떻게 알고 쫓아왔는지 모르겠군요.”

자신이 여기로 올 거라는 걸 두올린이 알았다는 게 살짝 기분이 상한 듯 헨터만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 함수에서 몸을 돌려 엘리어트는 조타륜을 잡고 선원들에게 뭐라고 소리치고 있는 선장 쪽으로 뛰어갔다.





“엘리어트!”

아래로 뛰어 내려갔던 시즈가 돌아왔다. 뒷갑판 쪽에서 선장과 뭐라고 말하고 있는 엘리어트를 향해 그는 서둘러 말했다.

“포문도 있고 노포랑 화약도 있어요. 하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배의 규모로 봤을 때 저쪽에 타고 있는 병력은 대략 천 정도 될 것이다.

“그 정도 가지고는 못 싸워요.”

그 정도 수를 상대하기엔 배에 상비되어 있는 화력이 너무 보잘 것 없었다.


“다른 이용할만한 건 없어?”

“이용할 만한 거, 별로 없어요.”

배가 떨어져 있는 상태로 싸우니 해상전은 항상 화력이 기본이었다.

“가까이 접근할 거야.”

엘리어트는 말했다.

“두올린 병사들이 이 배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돼.”

“엘리어트 저쪽으로 가게요?”

“응.”

배의 속도를 보니 따라잡히는 건 금방이다. 원거리 무기가 없다면 접근전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배의 크기부터 현저하게 차이가 나니 그것도 쉽지 않았다. 두올린 병사들이 이 배로 넘어오는 것을 막고 일단 싸움은 저쪽에서 치루며 배가 멀어지도록 하는 게 지금으로선 유일한 방법이었다.


“비누라도 있나 찾아볼게요.”

양 손으로 머리를 벅벅 문지르다가 이윽고 시즈가 말했다.




시즈가 다시 아랫 갑판 쪽으로 뛰어 가는데 이번에는 티에리와 렌스가 엘리어트를 향해 다가왔다.

“엘리어트.”

시즈가 부산하게 왔다 갔다 하는 걸 두 사람 다 아래 갑판에서 보고 무슨 일인가 싶어 올라왔다.

“두올린에서 쫓아오는 거지?”

그리고 갑판 위로 올라오자 다가오고 있는 두올린의 범선을 볼 수 있었다.

“도울 일 있으면 나도 도울게.”

굳어진 얼굴로 티에리가 말했다.

“저도 돕겠습니다.”

산채로 찾아와 잡혀 갔던 얘길 해줬던 렌스 역시 엘리어트를 향해 말했다. 그도 돌아가지 않고 일단 따라왔는데 용병이라선지 이런 상황에 가만 있는 사람은 아닌 듯 했다.


엘리어트가 끄덕였다. 최대한 막는다고 해도 이쪽으로 넘어오는 기사들이 있을 것이다. 산채 사람들이 훈련 받은 병사가 아니니 여기서 그들을 대적할 사람은 몇 안됐다.

“아비크랑 길더를 데려와. 여기서 두 사람 지시에 따라.”

“응.”

가슈는 하부 갑판에 남아 배의 움직임을 지휘해야 했으니 아비크와 길더에게 이 배 위에서의 싸움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따돌릴 거야?”

아비크랑 길더를 찾아오기 위해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하부 갑판으로 이어진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동안 지금껏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던 시라가 물었다.

“그래야지.”

쫓아오고 있어도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 지는 모를 것이다. 행선지를 알리지 않으려면 바다에서 따돌려야 한다.


"그래도 결국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낼 텐데요."

이제 상당히 가까워진 두올린 범선을 뱃전에서 쳐다 보며 헨터만이 말했다.

"그렇더라도 지금 당장 알려 줄 필요는 없습니다."

엘리어트가 대꾸했다.



선장에게 말해둔 대로 배는 육지 가까이 붙어 움직였다. 그러다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섬을 끼고 배는 갑자기 속력을 줄였다. 노를 젓는 속도가 느려졌다.


“돌려!”

범선이 바로 뒤까지 접근했을 즈음, 그리고 섬에 근접해 바다의 깊이가 얕아졌을 때쯤 선장이 크게 말하며 키를 옆으로 돌렸다.

“빨리 빨리 빨리..!”

선장을 비롯한 세 명의 남자가 사력을 다해 조타륜을 옆으로 빨리 돌렸다.


작은 섬을 옆에 두고 배가 우현으로 큰 폭으로 돌았다. 물살을 밀어내며 바닷물에 매다 꽂을 듯 기울어진 선체가 옆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방으로 튀는 물보라에 배의 선체가 일순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앞에 있던 배의 방향을 예측 못하고 선체 측면이 거의 부딪칠 듯 가까워지는 순간 속도를 줄인 범선이 겨우 충돌을 피하며 옆을 가까스로 스쳐갔다.


“돌려 돌려!”

그러는 동안 선장과 남자들이 다시 또 조타륜을 사정없이 돌렸다. 그 자리에서 배의 선체가 한바퀴 회전했다.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배의 함수가 범선의 측면에 부딪칠 듯 닿았다.


얕은 바다에서 두 척의 배가 함수 부위를 맞닿은 채 멈춰 섰다. 서둘렀지만 그래도 준비할 수 있었던 통 몇 개를 가지고 돛대 위에 올라와 있다가 그 순간 시즈가 신호를 했다.


그와 같이 돛대 위로 올라와 있다가 배가 방향을 틀 때부터 밧줄에 몸을 매단 채 돛대를 바짝 끌어안고 있던 남자들이 몸을 일으키며 아래로 작은 나무통 들을 힘껏 집어 던졌다.


나무통이 두올린 갑판 안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통이 산산조각 나며 안에 들어 있던 비눗물이 갑판 위에 퍼졌다. 바닥이 젖은 것 만도 미끄러운데 비눗물까지 사방으로 쏟아지자 갑판 위에서 난간 가까이 오려던 병사들이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엘리어트와 시라 역시 돛대 위에 올라와 있었다. 두올린 병사들이 미끄러운 바닥을 피해 이쪽으로 넘어오려고 준비하는 동안, 돛대 위에서 밧줄을 붙잡은 채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그들은 두올린의 배위로 뛰어 내렸다.


쾅-하고 선체 바닥을 울리며 엘리어트와 시라가 두올린의 배 바닥으로 떨어졌다.

난간 쪽에서 맞닿은 배 저쪽으로 넘어가려고 미끄러운 비눗물과 사투중인 병사들 뒤로 떨어져 내려와 그대로 앞을 보자 기사와 병사들이 이쪽으로 오다말고 자리에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에게 덤벼들기 전 그들은 그대로 엘리어트와 시라를 주시했다. 그러다 먼저 달려든 것은 두올린의 기사들이었다.


엘리어트의 검이 그들의 검과 창을 막았다. 같이 달려들던 병사들을 향해 시즈가 나무통을 내던졌다. 나무통이 깨어지며 바닥을 적신 비눗물에 병사들이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넘어졌다.


그러는 사이 기사들이 배 저쪽으로 넘어갔다. 함수에 널빤지를 대느라 병사들은 애를 먹고 있었지만 기사들은 어렵지 않게 지금 저쪽 배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쪽에서는 아비크와 길더, 그리고 티에리를 비롯한 자들이 있었으니 일단 싸움은 그들에게 맡겨 둘 수 밖에 없었고 여기서 할 일을 하기 위해 엘리어트와 시라는 달려드는 기사와 병사들을 쓰러 뜨리며 아래 갑판 쪽으로 향했다.


아래 갑판으로 이어진 계단까지 병사들을 뚫고 뛰어와 두 사람은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계단 아래에서도 위를 향해 올라오고 있던 병사들을 아래로 떨어 뜨리며 두 사람은 그대로 중갑판으로 내려섰다.


시라가 먼저 중갑판 저쪽으로 뛰어가며 달려드는 병사들을 상대하는 동안 엘리어트는 계단을 더 내려가 하부 갑판으로 향했다.






배의 하부 갑판까지 내려오자 내부는 더욱 좁아졌다. 배의 가장 밑창이었는지 양 옆으로 좁아지는데다 천장이 고개를 숙여야 할 것처럼 느껴질 만큼 낮았다.


마실 물이라도 들었는지 오크통만 잔뜩 쌓여 있는 배의 하부 밑창 한 가운데로 들어가다가 엘리어트는 문득 돌아섰다.


어느새 뒤에 나타나 있는 키히스를 엘리어트가 마주 보았다. 이쪽으로 내려가는 걸 본 건 그 뿐이었는지 다른 병사들 없이 그는 혼자였다. 오크통만 잔뜩 널려 있는 배의 제일 하부 갑판에서 두 사람이 서로 마주섰다.


“여기로 올 것 같았어.”

일렌 키히스가 그를 보다가 입을 뗐다. 위에서 또 무슨 일이 있는지 그러는 동안 고정되어 있던 배가 옆으로 또 느리게 기울어졌다.

“명령도 명령이지만 신세진 게 많아서 한 번은 마주 치고 싶었지.”

두 사람 사이로 오크통 몇 개가 바닥을 굴러갔다. 오크통이 굴러다닐 정도로 배가 기우는데도 두 사람 다 자리에서 꿈쩍 안했다.

“신세는 꼭 갚고 싶어서 말이야.”

아젠에서부터 군도까지. 그로서는 엘리어트에게 갚아야 할 게 많았다.


지금 엘리어트와 마주 서 있는 키히스의 손에는 단검보다 조금 더 길고 두꺼운 검 두 자루가 쥐어 있었다.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검의 움직임을 막는다면 얘기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한 듯 했다.


“잘하면 이번엔..”

주절주절 말하는 소리를 다 들어줄 마음은 없었는지 다음 순간 엘리어트가 단숨에 키히스에게 접근해 들어왔다. 천장이 닿을 듯 바로 머리 위에 있는 낮은 배의 하부에서 두 사람의 검이 맞부딪쳤다.


팔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면 좀 다를 거라고 키히스는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 앞에서 엘리어트의 검은 지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낮은 천장이 몇 번씩 두 사람의 머리를 스쳤다.

일렌 키히스는 역시 뛰어난 검사였다. 그러나 그를 상대하는 엘리어트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검사였다. 그리고 지금 이 좁은 배의 하부에서 엘리어트의 움직임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빠르고 정확했다.


봐줄 생각은 없었는지 움직임이 점점 빨라져 어느 순간 키히스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이 튕겨져 배 바닥에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다른 손에 들려 있던 검 역시 튕겨 나갔다. 키히스가 멈칫하는 찰나 엘리어트가 그의 배를 뒤로 걷어찼다.

바닥으로 넘어진 키히스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어느새 엘리어트가 그 위에 서서 키히스의 목에 검날을 들이 댔다. 날카로운 검 끝이 그의 목에 닿았다.


검에 움직임이 봉쇄당해 배 바닥에 드러 누운 채 키히스는 엘리어트를 올려다 보았다.

“잔꾀는 안 통하는 군.”

혹시나 생각했지만 역시 통하지 않는 걸 보고 일렌 키히스가 입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차가운 눈으로 그런 키히스를 내려다 보다가 엘리어트가 말했다.

"세 번째야."

오늘로 세 번째 그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다.

“몇 번을 해도 넌 마찬가지다.”


자신을 봐주고 있다는 뜻에 치욕을 느끼며 키히스가 웃었다.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그냥 죽이지 그래?"

"너 따위를 뭐하러."

일렌 키히스는 랭더발 영주의 하수인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또한 지금은 병사들을 이끄는, 표면적으로나마 두올린 영주의 대리인이었다. 그것은 엘리어트 입장에서는 당장 손대기 곤란한 위치란 뜻이 되기도 했다.


"가서 네가 목숨 거는 자에게 전해. 공연한 짓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나직하게 엘리어트가 말했다.


주군을 위협하는 소리에 키히스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조금 전과 다른 종류의 웃음이었다.

“도망치는 주제에 그런 말은 웃기는군.”

그런 말을 했다간 자신이야 말로 그 자리에서 죽은 목숨일 거라고 생각하며 키히스는 말했다.

“너야말로 결국 그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엘리어트는 쓰러져 있는 키히스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 시선에 키히스가 다시 야비하게 웃었다. 그를 향해 엘리어트가 검을 내리 찔렀다. 검이 키히스의 얼굴 바로 옆을 스치며 바닥으로 꽂혀 들어갔다.


“내 걱정은 할 거 없어.”


엘리어트가 검을 빼냈다. 잠시 후 바닥의 틈으로 느리게 물이 고여 들어왔다.

배의 하부인 이곳은 배의 가장 밑창이기도 했다. 천 명 정도가 타고 있는 배는 무게로 바깥에서 보면 하부 갑판과 중갑판의 중간까지 바닷물에 잠겨 있다. 여기보다 넓은 중갑판 쪽에서 시라가 지금 배에 구멍을 내고 있을 것이다.


“영영 도망가는 게 아니니 서운해 할 것도 없고.”


여전히 자신을 보고 있는 키히스를 향해 말하고 엘리어트는 배의 측벽에 검을 찔러 넣었다. 검을 빼내자 물줄기가 안으로 터져 들어왔다.

배 밑창과 중갑판 여기저기에 구멍이 생기면 배가 가라앉는 걸 막기 위해 부지런히 보수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키히스에게서 떨어지며 엘리어트는 뒤로 물러 났다. 여러 번 다시 배의 측면에 검을 찔러 넣고는 곧 엘리어트가 하부 갑판에서 사라졌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키히스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측면에서 뿜어져 들어오는 물줄기가 점점 바닥을 흥건히 채우는 동안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이 생겨서.. 새해 첫날부터 액땜 좀 하고 왔습니다 ㅠㅠ


2015년. 여러분들 모두 평온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_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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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5.01.01 21:07
    No. 1

    흠 살려주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엘리어트도 생각이 있겠죠... 아마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5.01.01 21:43
    No. 2

    두올린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는 키히스가 일단 두올린 영주의 대리인이기도 하고 그 정도는 앞으로 얼마든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겠죠.. 아마도.. ^^;

    도둑들하고 같이 있다고 해도 엘리어트는 어쨌든 기사고 결국 아스드에 속해 있으니 표면적으로도 어느 정도 선을 지키면서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상태고 그러니 가급적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5.01.01 21:57
    No. 3

    그 부분에 설명이 더 필요한 거 같아 댓글의 내용을 본문에 조금 첨가하였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무협좋아
    작성일
    15.01.01 23:10
    No. 4

    이해못할것은 엘리어트는 수상에서 싸워본적없고 지상전에 장점이있는데...굳이 두울린을 피해서 애써 쌓아올린 산채를 도망치고 수상전에서 하는지~~~~~~ㅎㅎ작가님 숨은 뜻이있겠지만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5.01.02 07:31
    No. 5

    엘리어트가 굳이 수상전을 유도한 게 아니라 싸우다보니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무협좋아
    작성일
    15.01.01 23:12
    No. 6

    그리고 둑에 무너질듯한 장면은 그냥~~~~~~~~결국 아무것도 아닌 무대 한장면일듯해서~~~~~~~~아쉬움~~ㅎㅎ작가님의 숨은뜻이있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5.01.02 07:30
    No. 7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일을 키울까 하다가 그냥 넘어가긴 했습니다 사실. 그 장면을 왜 집어 넣었는지는 다음편에 설명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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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반(VAN)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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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하트의 반(VAN) - 2-30 듀셰(12) 17.12.05 248 9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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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하트의 반(VAN) - 2-22 반향(2) +6 14.12.09 1,213 43 11쪽
211 하트의 반(VAN) - 2-22 반향(1) +6 14.12.07 1,221 4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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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하트의 반(VAN) - 2-21 필센(8) +6 14.12.04 967 37 9쪽
208 하트의 반(VAN) - 2-21 필센(7) +2 14.12.04 1,148 37 15쪽
207 하트의 반(VAN) - 2-21 필센(6) +4 14.12.02 1,108 36 7쪽
206 하트의 반(VAN) - 2-21 필센(5) +6 14.12.01 1,478 39 19쪽
205 하트의 반(VAN) - 2-21 필센(4) +2 14.11.28 1,059 37 11쪽
204 하트의 반(VAN) - 2-21 필센(3) 14.11.27 952 39 8쪽
203 하트의 반(VAN) - 2-21 필센(2) 14.11.26 1,044 42 22쪽
202 하트의 반(VAN) - 2-21 필센(1) +2 14.11.25 2,019 44 10쪽
201 하트의 반(VAN) - 2-20 균열(13) 14.11.23 1,222 44 19쪽
200 하트의 반(VAN) - 2-20 균열(12) +2 14.11.21 1,600 3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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