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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텐스의 리루비안 연재지

기름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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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텐스
작품등록일 :
2020.08.29 17:54
최근연재일 :
2024.02.29 20:38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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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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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697,994

작성
21.11.0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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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어느 붉은 저택에서 - 2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DUMMY

며칠인가 지나고 언제나처럼 소년은 손님을 받았다. 발기가 가능해져 최상급 상품이 된 소년은 손님들의 요구가 강해지는 것을 감당해야 했다.


“이 탐스러운 엉덩이. 아아, 가져가고 싶어.”


소년이 얼굴을 기억할 정도로 자주 온 여인은 언제나 최고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소년이 있는 방을 샀다. 그리고 언제나 격이 다른 행위들을 했다.


“자, 팔을 내밀어보렴.”


다른 손님들은 한번 물고 나면 다시 무는 일이 적었다. 그러나 여인은 몇 번이고 물었다. 거기다 온 몸을 핥을 기세로 몸을 핥았고, 소년에게도 똑같은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 소년은 기진맥진한 상황에서도 몸을 움직여야 했다.


“이거 꿈에 그리고 있었는데, 정말 최고야! 자자, 여기다 넣어보렴.”


소년은 몽롱한 와중에도 여인의 지시대로 했다. 산채로 잡아 먹히는 것 같은 불쾌한 감촉이 느껴졌다.


“아아! 이제 움직여보렴. 그렇지.”


침대의 시트가 소년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와 체액으로 더럽혀진다. 그러면 여인은 연신 손으로 그것들을 훔쳐 자신의 입에 넣었다.


소년은 점차 의식이 멀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저항할 수 없었다. 저항하면 매를 맞고 벌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소녀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


“힘들어요.”


애원해 보아도 소용없었다. 흥분한 여인은 멈추지 않았다.


“괜찮을 거야. 어서 더 해줘.”


여인의 요구는 계속되었다. 긴급한 상황에서 종업원을 부르는 장치가 있었지만 소년의 손엔 닿지 않았다.


“힘들어요.”


“너무 애태우지 마. 난 이날을 위해 살았어!”


소년은 더 이상 힘이 나지 않았다. 여인의 몸 위에 엎어진 소년은 가파르게 숨을 몰아 쉬었다.


“힘들······어요.”


여인은 더욱 닦달하러 하였다. 그러나 헐떡이던 소년은 이내 숨을 멈췄다.


“미안해! 너무 흥분해버려서 그만······.”


여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곤 자신의 팔을 들어 상처를 내고, 거기서 나오는 피를 소년의 상처에 흘려보냈다.


“하지만 이러면 널 내가 가질 수 있겠지? 영원히 아름다운 모습인 채로 나한테 오는 거야. 그걸 위해서라면 돈은 얼마든지 낼 수 있어!”


숨을 멈췄던 소년은 이내 다시 호흡을 되찾고 숨을 쉬기 시작했다. 탈진해 쓰러진 채였지만 다시금 움직이게 되었다.


“같이 돌아가자.”


그런 소년을 여인은 사랑스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아, 안타깝게도.”


앞으로 5년. 마담이 생각하고 있던 소년의 가치가 가장 커지는 때였다. 그러나 다소 이른 순간에 끝이 찾아오고 말았다.


“그 여인이 지금까지 지불하던 돈이 전부 빚이었다고 합니다.”


마담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어. 계속 돈줄이 되기 때문에 놔두고 있었는데 이런 사단을 만들다니.”


소년은 철창으로 된 방에 갇혀 있었다. 더 이상 창문도 존재하지 않고 붉은 빛도 없는 방 안엔 소년의 붉은 눈만이 있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어떻게 하긴? 하던 대로 해야지. 아쉽지만 다른 아이를 찾아봐야지.”


소년은 이제 더 이상 가치가 없었다. 붉은 눈의 사람에게 붉은 눈의 사람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더 이상 가구로써 사용할 수 없었다.


“이 애의 관리는 그 아이에게 시켜.”


“네? 하지만 그 아이는 아직 미숙합니다만······.”


마담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지.”


종업원은 마담의 얘기를 듣고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종업원은 마담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갔다.


“한동안 거기서 지내주렴. 금방 나가게 될 거야. 너는 그렇게 되어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있어. 곧 간식도 다시 먹을 수 있을 거야.”


마담은 그렇게 말하고 떠났다. 홀로 남게 된 소년은 갈증을 느끼며 언제나 그랬듯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앞으로 잘 돌봐주렴.”


종업원의 목소리는 귀에 들리지 않았다. 소녀는 소년의 모습을 보자 얼어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네.”


간신히 대답만을 할 수 있었다.


종업원은 뒷일은 소녀에게 맡긴 채 떠났다. 소년과 둘만 남은 소녀는 몸을 떨며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늦어버렸어. 이렇게 되기 전에 구하려고 했는데······.”


소녀를 보고 소년은 철창이 달린 문에 다가갔다. 그리고 철창 사이로 들어온 소녀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요.”


소년은 이제 다른 집에 팔려가는 길만이 남아있었다. 그게 이곳에서의 생활보다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쪽이어도 소년에겐 좋은 길이 아니었다.


“제가 꼭 빠져나가게 해드릴게요. 꼭.”


소녀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녀는 소년을 빼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소년은 인기가 많기 때문에 절차가 끝나면 금방 팔려갈 운명이었고, 따라서 시간이 없었다. 이걸 뒤집기 위해서는 평범한 수단으로는 힘들었다.


소녀는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 간신히 때에 맞춰 소년을 탈출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느 방문객이 찾아왔다.


“나리께서 여긴 무슨 일로?”


모든 종업원이 마당에 모여 방문객을 맞이했다. 항상 고압적인 마담이 지금만큼은 굉장히 비굴했다.


“나도 이러고 싶진 않은데, 위에서 명령이 내려와서 말이요.”


“나리! 이건 얘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제가 평소에 해드린 대접을 생각해 주세요!”


제복을 입은 남성은 자신은 모르겠다는 듯 콧수염을 만지작거렸다.


“미안하지만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소?”


마담은 충격에 빠진 얼굴로 뒷걸음질쳤다. 제복의 남성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제군들.”


“다들 도망쳐!”


마담의 절규가 무색하게 제복의 남성은 무심하게 손을 내렸다.


“소탕 개시.”


우레와 같은 소리가 마당을 넘어 흘러 넘쳤다. 종업원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쳤지만, 대부분은 마당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쓰러졌다. 소녀는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소년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하윽!”


그러나 소녀는 복부에 불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의식이 멀어지고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움직였다.


“하으. 아아. 아아.”


소녀는 간신히 소년이 있는 곳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미리 챙겨두었던 열쇠로 소년의 방문을 열었다.


“괜찮아요?”


소녀는 이제 소년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어떻게든 소녀를 일으켜 세우려 했으나 소녀는 일어나지 못했다.


“이럴 줄 알았지.”


한 종업원이 둘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밖에서는 계속해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녀는 절망감을 느꼈다.


“마담은 너희가 탈출을 계획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일부러 탈출하게 내버려둔 뒤에 그걸 막아서 너희가 더 이상 저항을 못하게 하려는 계획이었지.”


소녀는 안 움직이는 다리를 초월적인 의지로 움직여 간신히 소년의 앞을 막아섰다. 그 필사적인 모습을 보고 종업원은 작게 웃었다.


“난 그걸 막는 역할이었지만, 처음부터 막을 생각은 없었어. 뛰어. 뒷문으로 나가서 남쪽으로 직진하면 강이 나와. 그 강만 건너면 아무도 너희를 쫓지 못할 거야.”


종업원은 그렇게 말하고 대걸레를 들었다.


“저 사람들은 내가 막을게. 어서.”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년은 소녀를 업고 뛰었다. 뒤에서 우레소리가 들리고 종업원의 비명이 들려도 멈추지 않았다. 소녀의 안내에 따라 뒷문을 찾아서 나갔다.


“저 이제 뛸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뒤를 볼 테니 그대로 앞을 보고 뛰어가세요.”


소녀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을 향해 뛰었다.


“계시죠?”


“네.”


“계시죠?”


“네.”


“계시죠?”


“네.”


“계시는 거 맞죠?”


“네. 있어요.”


소년은 계속해서 소녀가 있는지 확인했다. 우레소리는 이제 멀리서만 들려왔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따라오고 계시죠?”


“······네. 따라가고 있어요.”


“오시고 계시죠?”


“······네······있어요.”


“있으시죠?”


“······네.”


“무사하시죠?”


“······.”


“있으신 거죠?”


더 이상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소년은 처음으로 명령을 어기면서 뛰는 것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소년의 뒤엔 아무도 없었다.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소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따라오신다고 하셨잖아요.”


소년은 흐린 눈을 비비며 다시 앞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이윽고 급류가 몰아치는 강이 나타났다.


더 이상 우레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우레소리가 귀를 가득 매웠다.


소년은 조심스럽게 강물에 발을 담갔다. 그리고 급류에 휩쓸리지 않게 조심하며 앞으로 전진했다.


“제발.”


중간까지 가니 강물은 소년의 허리까지 불어났다. 서 있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지만 소년은 멈추지 않았다. 다시금 우레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제발.”


소년은 강을 거의 다 건넜다.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제발!”


우레소리가 지척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소년은 이제 강을 거의 다 건넜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내디딘 발이 바위를 미끄러졌다.


“하웁!”


숨이 쉬어지지 않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몸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았다. 소년은 멈추기 위해 손과 발을 이리저리 저어보았지만 기껏 잡은 바위도 금방 미끄러졌다.


점차 행동이 굼떠지던 소년은 이내 움직이는 것을 멈췄다.


세상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한편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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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붉은 저택에서 - 2 21.11.05 20 0 10쪽
84 어느 붉은 저택에서 - 1 21.11.04 19 1 17쪽
83 헬하운드가 아가씨고 인간이 야생아인 이야기 21.10.25 24 0 14쪽
82 암초의 바다 - 21 21.10.08 27 0 21쪽
81 암초의 바다 - 20 21.09.29 19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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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암초의 바다 - 10 21.07.19 18 0 14쪽
70 암초의 바다 - 9 21.07.10 20 0 13쪽
69 암초의 바다 - 8 21.07.07 19 0 11쪽
68 암초의 바다 - 7 21.07.01 19 0 14쪽
67 암초의 바다 - 6 21.06.26 16 0 13쪽
66 암초의 바다 - 5 21.06.19 22 0 12쪽
65 암초의 바다 - 4 21.06.10 19 0 14쪽
64 암초의 바다 - 3 21.06.07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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