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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거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2.16 22:06
최근연재일 :
2021.09.03 14:54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33,680
추천수 :
609
글자수 :
560,664

작성
21.05.03 20:52
조회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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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0쪽

초능력자

DUMMY

"아무튼 지금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군. 휴대폰은...뭐, 지금 당장은 찾아 봐야 의미도 없을 것 같고."


액정이 박살났기에 아무런 조작도 못하는 스마트폰은 있어봐야 무용지물이었기에 딱히 찾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그러신가요? 그렇다면 그 누워 계셨다는 방으로 돌아가셔서 조금 쉬실래요? 복장을 보니 어딘가 편찮으신 것 같은데."

"지금은 완전히 다 나았지만 말이지. 그래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하니 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군. 너도 해야 할 일이 있을테니 언제까지고 방해한 하고 있을 순 없으니까 말이야."

"뭐...확실히 저도 시간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네요. 도련님이 돌아오시기까지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이 큰 저택을 혼자 청소하는 것도 일이니까요."

"뭐? 너 설마 이 큰 저택을 혼자 다 청소하는거야? 그거 아동 학대 아니냐?"

"누가 아동이라는 거에요? 이래뵈도 열 일곱살이라구요."

"아동 맞잖냐."

"아니거든요!"


어린애라는 말이 여간 듣기 싫은건지 양수연은 버럭 소리를 한번 치고는 혼자 민망해졌는지 헛기침을 하며 둘러댔다.


"아무튼간에, 확실히 처음 일하기 시작했을때는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도 눈앞이 캄캄했었지만 이 일도 오래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말이죠.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나름 할 만 하답니다."

"흠...그러냐? 그럼 내가 굳이 안 도와줘도 되려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거야 맞지만 굳이 어두운 방에서 궁상맞게 혼자 앉아있기보다는 단순한 쓸기닦기 정도는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본인이 괜찮다는데 굳이 나설 필요는 없겠지.

라고 생각하며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내 소맷자락을 살포시 붙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저기."

"응? 왜?"

"그...도와주실 생각이 있으시면 도와주셔도 괜찮은데요?"


그렇게 말하면서 스스로도 살짝 민망한지 슬쩍 시선을 피하는 양수연. 아무래도 호언장담을 한 것 치고는 혼자 청소하기는 싫은 모양이다.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흐음. 그렇단 말이지."


흔쾌히 수락해줘도 괜찮지만, 이녀석 반응이 여간 재밌어야 말이지. 살짝 장난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난 일단은 손님이잖아? 손님한테 일을 시켜도 괜찮나?"

"그...그렇, 긴 하지만요오? 굳이 하시고 싶은 일을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랄까...꼭 도와주시고 싶으시다면 말리지 않을 건데요오."

"헤에. 그렇단 말이지? 그럼 돌아간다? 사실 그렇게까지 도와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거든."

"에, 에에엑. 지, 진짜요? 저같이 가련한 여고생이 이 넓은 저택을 홀로 청소해야 하는 상황이 불쌍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누가 가련한 여고생이냐. 어린애 아니라면서?"

"우우..."


내 능글맞은 말에 할 말이 없는지 꽁한 표정이 되어버리는 양수연. 재밌기는 하지만 놀리는 건 이쯤 해둘까.


"뭐, 솔직히 바라는 걸 말해준다면 도와줄게."

"우우...죄송해요오...손님 앞이라서 건방을 떨었습니다아...사실 아직도 청소는 젬병이에요오...부디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아..."


이 일 한지도 제법 오래 됐다는데 이녀석 대체 잘하는 게 뭐냐? 나야 맛있게 먹었다지만 홍차도 잘 끓인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고 하고, 청소도 아직 제대로 못한다니. 박선호는 왜 굳이 이녀석을 메이드로 쓰는 걸까.


"좋아. 솔직하니 보기 좋군. 모름지기 애들은 솔직한 게 최고지."

"그, 그럼 도와주시는 건가요!?"


바로 또 기가 살아가지고는 표정이 환해지는 양수연.


"그래. 하지만 난 일단 손님이니까 세세한 장소까지 청소할 순 없거든? 그러니까 나는 이 무식하게 넓은 홀과 복도를 쓸고 닦을테니까 넌 다른 곳을 맡아 달라고."

"조, 좋아요! 아. 청소 도구는 이쪽에..."


양수연은 그렇게 활짝 웃으며 나를 청소 도구들을 모아 놓은 곳으로 안내했다.


"흠...부잣집도 청소 도구는 거기서 거기로군. 난 뭐 손잡이가 금으로 된 빗자루나 그런 거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에...뭔가요 그게. 그건 청소를 하는 데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청소해야 될 물건 아닌가요?"

"말해놓고 보니 그렇긴 하군."


내가 빗자루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중얼거린 말에 양수연이 대꾸했고, 나는 그 말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구들은 제가 챙겨서 홀에 가져다둘게요. 류진씨는 우선 그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주세요."

"오케이. 그럼 시작해볼..."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다음 순간 벌어진 일에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그 자리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어...?"


전조도 없이 구석에 있던 수도꼭지가 멋대로 돌아가더니 수도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구석에 박혀있던 걸레 여러개야 수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 저거...!"

"응? 왜 그러세요?"

"무, 물건이 멋대로 날아다니는데?"


분명 같은 광경을 보고 있는 것일텐데 어째선지 양수연은 태연했고, 놀라고 있는 것은 나 뿐이었다.


"부, 부잣집은 역시 달라고 다르군. 금으로 된 물건은 없어도 혼자 움직이는 청소도구는 있는건가."

"네, 네? 아, 아하하하! 그게 뭐에요!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아하하!"


얼이 빠진 채로 중얼거린 내 말이 어지간히도 웃긴 것인지 배를 부여잡고 웃어제끼는 양수연. 난 지금 상황이 웃기다기보단 좀 무서운데.


"그, 그럼 뭐야. 폴터가이스트나 뭐 그런 건가? 여긴 사실 귀신 들린 저택이었다던가?"

"아뇨아뇨.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런 집이었으면 잽싸게 도망갈 자신이 있다구요."

"그럼 뭐야?"


이 와중에도 걸레들은 철벅거리며 알아서 물에 헹궈지고 있었고, 이번에는 빗자루들이 양수연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건 말이죠. 제 능력이에요."

"능, 력?"

"네. 류진씨도 헌터니까 잘 알고 있죠? 어빌리티라는거요."

"호오. 어빌리티라. 그러고 보니 이런 능력을 쓰는 헌터들이 몇몇 있었지."


흔하지는 않지만, 나처럼 기초적으로 가진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어빌리티 뿐만이 아니라 전투 방식 그 자체를 바꿔버릴 정도의 활용성을 지닌 어빌리들도 존재한다. 그런 어빌리티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사이코키네시스?"

"네 맞아요. 바로 그게 제가 가진 어빌리티의 이름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바로 옆까지 날아온 빗자루를 붕붕 돌리는 양수연.


"그, 그렇다면 굉장한데. 이 어빌리티로 무려 한자릿수 랭킹에 입성한 헌터도 있잖아. 이런 곳에서 메이드나 하고 있을 인재가 아니었잖아?"

"아. 김세호씨 말이죠? 하긴, 그 사람 능력이 좀 굉장하긴 하죠."


보아하니 양수연도 알고 있는 이름인 듯 했다. 하긴,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렇게나 유명한 놈인데 모르는 쪽이 오히려 이상하다.

사이코키네시스 김세호. 해당 어빌리티를 지닌 헌터 중에 최고봉에 위치한 헌터였고, 최소한 내가 아는 사람 중엔 사이코키네시스 어빌리티를 지닌 유일한 헌터였다. 설마 똑같은 능력을 지닌 다른 헌터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런데 말이죠. 제 능력을 그런 사람이랑 비교해도 곤란하단 말이죠."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같은 능력이라며? 그렇다면..."

"에휴...저도 저한테 이런 어빌리티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땐 그런 생각을 했죠. 이걸로 나도 랭커 확정!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는 않더라구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는 양수연. 마찬가지로 옆에 둥실둥실 떠있던 빗자루도 한숨을 내쉬는 것 같이 살짝 기울어졌다.


"이 사이코키네시스라는 능력 말이죠...가진 스테이터스에도 영향을 받지만, 이름은 같은 어빌리티라도 랭크가 나뉘어져 있단 말이죠."

"어라? 그래? 그건 처음 안 사실인데."

"제 어빌리티의 랭크는 C랭크. 빈말로도 높다고는 말 못할 수치에요. 그 김세호라는 사람은...싸우는 영상만 보고 판단하자면 최소 SSS랭크는 될 것 같던데요?"

"흠...하긴, 그 괴물같은 싸움 방식을 보면 EX랭크 까지도 가능할 것 같더군."


내 검심과 같은 랭크. 검심은 당장에 발휘할 수 있는 위력만 보자면 EX랭크 미달이지만, 그건 내 레벨이 너무 낮은 탓이고 잠재능력만 보자면 충분히 EX랭크에 걸맞는 걸출한 어빌리티다. 하지만 그런 나와는 다르게 김세호의 능력은 어느 모로 보나 EX랭크에 걸맞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지닌 어빌리티였다.


"그 놈의 전투는 전투라기보다는 재해라고 불러도 될만한 수준이지."


내가 현역이었던 시절 뒤에 발굴된 인재였기에 같이 싸워본 적은 없지만, 이런 나조차도 지나가던 길에 본 뉴스 같은 곳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지명도가 높은 헌터. 얼핏 본 거라고는 하지만 이런 능력이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김세호가 가진 능력은 훌륭했다. 단순한 파괴력만으로 따지자면 전성기의 나에 비견될 정도로.


'그래도 S급 던전 이상부터는 파괴력만 가지고서는 헤쳐나갈 수 없단 말이지.'


단순히 공격력만 가지고 던전을 밀어버릴 수만 있다면 내가 속해 있던 가디언 길드가 진작에 한국 내의 모든 SSS급 던전을 밀어버렸을 것이다. 단순한 파괴력이라면 저 김세호를 능가하는 녀석들도 없지는 않았으니 말이지. 하지만 상식의 경계선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S급 이상의 던전부터는 출중한 전투력보다는 적응력, 판단력, 생존력 등등 헌터의 가진 능력 모두를 활용해야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는 마굴이었기에 SSS급 던전이 불가침의 던전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이능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능력이 바로 염동력인것 같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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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초능력자(2) +1 21.05.04 211 6 11쪽
» 초능력자 +1 21.05.03 248 4 10쪽
51 낯선 천장(3) +1 21.04.30 248 4 9쪽
50 낯선 천장(2) +1 21.04.29 234 6 10쪽
49 낯선 천장 21.04.28 270 6 11쪽
48 룸메이트 아저씨들(9) 21.04.27 26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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