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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거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2.16 22:06
최근연재일 :
2021.09.03 14:54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33,663
추천수 :
609
글자수 :
560,664

작성
21.04.22 19:36
조회
297
추천
6
글자
10쪽

룸메이트 아저씨들(6)

DUMMY

"크...헉!"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든 왼팔과 검날을 틀어 방어를 하기는 했지만 그대로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은 충격이 방어를 뚫고 들어왔고, 나는 볼품없이 공장벽에 쳐박힌 채 덜덜 떨리는 왼팔을 확인했다.


"이런 씹..."


내 왼팔은 찰흙이라도 된 것마냥 강철환의 주먹 모양이 그대로 남은 채로 찌그러져 있었다.


'정타로 맞았으면 일격에 의식을 잃었겠어. 설마 죽기야 했겠냐마는.'


살의를 품고 날린 주먹이 아니었기에 이런 압도적인 레벨 차이에도 즉사는 면할 수 있었지만, 이 상태로 저런 무지막지한 걸 한 대라도 더 맞으면 의식을 유지하기 힘들 것 같았다.


"제아무리 검성이라고 해도 한쪽 팔이 그 모양이어서야 제대로 싸울 수 없겠지. 순순히 투항하는 게 어떤가?"

"하하...미안하지만 아직 가진 밑천이 바닥난 건 아니라서 말이지. 아직 더 어울려 줘야겠어!"


솔직히 저만한 공격을 또 얻어맞을 거라고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튀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럴 수는 없다. 지금 던진 말도 완전히 허세는 아니고 말이지.


"크윽...으아아아아!"

"뭐, 뭐야? 저놈 저거 왜 저래?"


그리고 이어지는 고통에 나는 몸을 새우처럼 웅크리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남궁민의 얼빠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철환의 일격은 아슬아슬하게 용력의 전투 문신의 발동 조건을 충족시켰고, 내 육체는 산 채로 불구덩이에 빠진 것만 같은 고통과 함께 변모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 미치이인! 다시는 쓰기 싫었는데!"

"뭐, 뭐야 저거! 날개? 뿔? 저놈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저건..."


그래도 최근에 겪어본 적이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통은 생각보다는 금방 사그라들었고, 나는 온 몸에서 분노와 함께 맥동하는 힘에 전율하며 등에 돋은 날개를 폈다.


"진짜 성능 하나는 확실하군...특히 마력 쪽은 혀가 내둘러질 정도야."


레벨 대에 비해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내 마력은 110. 그리고 용력의 전부 문신에 의한 마력 스테이터스는 그 3배로 증폭된 상태였다.

이 정도면 내 전성기의 마력 스테이터스를 아득히 뛰어넘은 수준. 솔직히 효과는 미지수지만, 이 정도라면 전성기에는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고급 스킬들을 사용한 전투도 가능할 것이었다.


"제대로 써본 적은 없지만...밥값은 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검심을 사용 가능한 시간은 약 1분. 거기다가 고급 스킬들까지 사용하면 더 줄겠지만...저 단단한 아저씨의 방어를 뚫으려면 별 수가 없다.


"마검...발현!"


나는 실전에서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써본적이 없는 스킬을 사용하며 검에 마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써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숙련도를 쌓을 수 있을 리가 없었고, 그렇기에 스킬의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대부분의 활용을 던전 시스템에 의존해야 하는 게 못미덥기는 하지만...


-마검 발현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착용중인 검에 랜덤한 속성이 부여됩니다.

-번개 속성이 발현되었습니다. 사용하는 모든 스킬과 공격이 번개 속성에 의해 강화됩니다.


그런 상태창이 뜨며 내 검이 빠직거리는 스파크 튀는 소리와 함께 푸른빛 뇌전에 휩싸인 채 빛나기 시작했다.

좋아...여기까지는 아는 대로군. 예전에 썼을 때는 마력 스테이터스가 너무 허접했던 탓인지 잡아먹는 MP에 비해서 별로 변한 게 없었지만, 지금은 어떨지 한번 보자고.


"우선은 준비운동부터 해야지! 파워 스트라이크!"


나는 그렇게 외치며 다시 한 번의 능력치 뻥튀기를 위해 검심에 의해 강화된 파워 스트라이크를 사용했다.


"...음!"


이번에도 오른팔을 들어올려 내 검을 막아내는 강철환. 하지만 이번의 공격은 여태까지의 공격과는 달랐다.

내 일격과 동시에 엄청난 폭음과 함께 낙뢰가 발생해 공장의 천장을 뚫고 내 검이 강철환에게 닿는 것과 동시에 놈의 몸에 내리꽂혔다.


"크윽!"

'허...예전에는 그냥 정전기 수준이었는데 말이지. 강화된다길래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는 했다만...기대 이상인걸?'


내가 가하는 물리적 충격에는 완전 면역 수준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강철환이지만, 마력에 의한 공격에는 타격이 조금 있는지 내 검격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던 강철환이 조금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성능은 확실히 나쁘지 않지만...또 너무 기대 이상이라는 것도 좀 거슬리는데.'


여기가 좁은 공장 내부가 아니었다면 토르라도 된 것마냥 신나게 번개를 내리쳐 댔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는 작동을 멈춘 기계가 즐비한 폐공장의 내부.

방금은 운이 좋았는지 번개가 정확하게 강철환에게 내리꽂혔지만, 자칫 잘못해서 멈춰 있는 기계에 번개가 맞기라도 하는 날에는 기계가 폭발할 위험이 있었고, 나나 강철환, 그리고 어찌되는 상관없는 남궁민은 무사할 수 있겠지만 의식을 잃은 아저씨들은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지나치게 파괴력이 높은 스킬은 지양할 필요가 있었다.


"흡!"

"어이쿠! 두 번은 맞아주기 싫거든!"


내가 내려친 번개에 의한 타격이 제법 아프게 들어갔는지 강철환은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내게 주먹을 휘둘렀고, 나는 용력의 전투 문신에 의해 강화된 동체 시력에 의해 종이 한 장 차이로 강철환의 주먹을 피해낼 수 있었다.


"네놈은 여전히 괴물이로군...! 이 힘. 도저히 힘을 막 되찾은 헌터가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아닐 터인데!"

"그쪽같은 괴물을 상대하려면 이쪽도 괴물이 되어야지!"


마검 발현은 검심과 비슷하게 켜고 끌 수 있는 토글형 버프기. 또다시 번개가 내리치는 건 곤란했기에 나는 바로 마검 발현의 사용을 중지하고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며 강철환을 쓰러뜨리기 위해 사용할 스킬을 고르기 시작했다.


"흑염검!"


이번에 사용한 것은 마력 스테이터스의 수치에 비례해 성능이 올라가는 저주 디버프를 거는 검기를 씌우는 스킬. 파괴력이 지나치게 높은 스킬을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나니 사용할 만한 스킬이 그리 많지는 않았고, 내가 선택한 방침은 일단 저 끔찍하게 단단한 방어력을 낮추자는 것이었다.

흑염검의 사용과 동시에 검날에서 시커먼 불길이 솟아올라 내 검신 전체를 집어삼켰고, 나는 바로 그 검을 강철환을 향해 휘둘렀다.


"흠!"


하지만 당연하게도 강철환은 가만히 서서 내 공격을 계속 맞아줄만큼 바보가 아니었고, 범상치 않은 기세를 보이는 내 검을 뒤로 물러나며 피해냈다.


"하하하하! 드디어 물러났구만! 이 괴물 같은 아저씨!"

"어, 어?"


하지만 이것저것 제약을 떠안고 싸우는 건 나뿐만이 아니다. 강철환 또한 남궁민을 지켜야 한다는 제약을 가지고 있었기에, 강철환이 내 검을 피해낸다면 나는 강철환 대신에 남궁민을 노리면 될 뿐!


"이, 이런 미친...!"

"얌전히 있어!"

"허, 허억!"


내 외침과 동시에 내 눈동자에게 발해지는 마력의 파도.

남궁민은 쇄도하는 나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뒤로 뛰려고 했지만, 나는 용력의 전투 문신의 효과 중 하나인 드래곤 피어를 사용했고, 사용자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주변의 대상을 공포감으로 속박하는 드래곤 피어의 능력이 발동하며 남궁민은 포식자를 코앞에 둔 사냥감처럼 불쌍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흠!"


하지만 역시나 그런 광경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강철환이 아니었고, 강철환은 엄청난 속도로 내게 접근해 검날이 아닌 내 손목을 노리며 치고들어왔다. 짧은 시간에 제법 머리를 썼구만.


"하하하! 걸려들었구만!"


하지만 남궁민을 노리면 강철환이 막으러 올 것이라는 것은 당연히 예상하고 있던 바였고, 나는 남궁민을 향하던 검끝을 바로 강철환에게로 돌렸고, 강철환은 제로거리에서 갑자기 바뀐 궤적에 별 수 없이 내게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크윽...이건, 저주의 불꽃인가!"


그 와중에도 순식간에 몸을 틀어 급소가 아닌 옆구리에 검을 맞았다는 게 바로 강철환의 대단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 책상머리가 아닌 실전에서 단련되고 또 단련된 강철환의 감각은 쉽사리 내게 결정타를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급소에 맞췄다면 효과가 직빵이었겠지만 굳이 급소가 아니더라도 강철환의 신체에 달라붙은 검은 화염은 서서히 강철환의 스테이터스를 깎아내릴 것이었고, 이제 저 단단한 육체에도 칼이 조금은 들어갈 것이었다.


"이제 좀 순순히 쓰러져 달라고! 제발 부탁이니까 말이야!"


검심을 사용한 이상 폭풍같은 연격은 예정된 수순. 나는 쉴 틈도 주지 않으며 바로 강철환이 약해진 틈을 타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비, 비겁하다 류진! 속임수라니 네놈이 그러고도 검성이냐!"

"아까부터 쫑알쫑알 시끄러워! 누가 검성이냐! 그거 때려친 지 오래거든!?"


이제야 드래곤 피어에서 해방된 남궁민이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채로 고래고래 외쳐댔지만, 나는 짜증을 내며 대답했다.


"그리고 지금 누가 비겁하다는 거냐? 지금 인질을 잡고 협박하는 쪽이 누군데?"

"크윽...이 건방진 놈이...!"

"가만히 있으라고!"

"허, 허어억!"


내 말에 인질의 존재를 드디어 깨달을 듯한 남궁민이 아저씨들 쪽을 희번득거리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나는 다시 한 번 드래곤 피어를 사용했고, 약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사기라고 말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드래곤 피어는 다시 한 번 효과적으로 남궁민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작가의말

드래곤 피어!

자칫하면 밸런스 붕괴급 스킬이 될 수도 있는 스킬입니다만, 애초에 우리 거지는 앞으로도 렙차나는 던전에서 빡세게 구를 예정이기 때문에 쓸만한 일은 별로 없을 예정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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