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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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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2.16 22:06
최근연재일 :
2021.09.03 14:54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33,688
추천수 :
609
글자수 :
560,664

작성
21.04.07 17:53
조회
377
추천
6
글자
12쪽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2)

DUMMY

"음. 몇 년만에 오는거라 여기가 맞는지 가물가물했었는데 제대로 작동하는군."


제단 모양의 함정 속에 발을 디딘 나는 눈 깜빡할 사이에 사방이 벽으로 되어 있는 축구장 정도 크기의 방으로 이동해 있었다.


"들어오기 전에 웬 아저씨가 뭐라고 외치던 것 같기는 한데...뭐, 상관없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들었고, 그와 동시에 사방에 깔려 있던 벽 여기저기가 열리며 몸체가 돌덩어리로 이루어진 골렘 수십 마리가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나오는 순서도 같은가보군. 오늘의 나는 그때랑은 다를거다."


내가 이 전이 함정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유는 직접 걸려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던전을 처음 개척한 것이 바로 내 파티였으니까 말이지.


"그때는 정말 고생했지. 레벨은...지금보다야 높았었지만 스테이터스는 지금과 비슷하겠군."


당시의 상황은 정말로 절망적이었다. 당시에는 아직 가디언 길드는 결성되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 제법 이름을 날리던 헌터들을 데리고 파티를 꾸렸었는데 던전의 초입부터 전이 함정에 걸려 대부분의 파티원을 잃었던 기억은...지금 생각해도 가슴 한켠이 아린 괴로운 기억이다.


"보는 사람도 없겠다, 네놈들한테는 적당히 해줄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어. 검심 발동."


나는 그렇게 말하며 전투의 초입부터 바로 검심을 발동하며 검을 치켜들었다.


"파워 스트라이크!"


선두의 골렘을 향해 휘둘러지는 내 검. 골렘의 동체가 절반으로 쪼개짐과 동시에 상태 메세지가 떠올랐다.


-검심 : 파워 스트라이크의 효과에 의해 힘 스테이터스가 2배로 상승합니다.


"소드 웨이브!"


나는 MP의 부족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스킬을 마구 난사했고, 내가 쏘아낸 거대한 검풍과 후폭풍으로 발생하는 칼바람에 의해 바위 골렘들이 무더기로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레벨 업!


"좋아. 예상대로군."


딱 레벨 업을 앞두고 있을 거라는 나의 예상은 적중했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몸에 활력이 차오르며 내 HP와 MP가 완전히 회복되었다.


"스텟은 전부 마력에 때려박아!"


힘, 기량, 마력을 골고루 올리는 것이 내가 정해둔 방침이었지만 오늘의 사냥에 있어서는 얘기가 조금 달랐다.

이 전이 함정의 특징은 쉴 틈 없이 쏟아져나오는 몬스터들에 있었고, 보통의 헌터라면 쉴 틈도 없이 몰려나오는 몬스터들의 파도에 의해 지쳐 쓰러지는 것이 보통이었고, 실제로 과거에는 그런 아픈 경험을 했었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얘기가 달랐는데, 먼저 지금의 내 실력은 그때의 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고, 또 두 번째로는 그때보다는 레벨이 놀라울 정도로 낮다는 것이었다.

레벨이 낮은 것이 왜 장점으로 작용하는지 궁금할수도 있는데, 원래대로라면 레벨이 낮은 것은 단점일 수밖에 없지만, 몬스터와의 레벨 차이라는 것은 뜻밖의 장점 또한 가지고 있었다.


"레벨 차이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보상 또한 달콤하다는 거지."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몬스터를 사냥하면 경험치 또한 적게 들어오지만,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를 사냥하게 된다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었고, 그게 바로 내가 오늘 이 던전을 사냥터로 선택한 이유였다.


"소드 웨이브! 소드 웨이브!"


소모 MP에 비해 넓은 범위를 타격하는 소드 웨이브는 밀려오는 골렘들을 처치하는 데에는 안성맞춤이었고, 나는 굳이 다른 스킬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골렘들이 뭉쳐있는 곳에 소드 웨이브를 날려주기만 할 뿐이었지만, 경험치는 몸으로 체감이 될 정도로 쭉쭉 차오르고 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일단은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가고 있는 저놈들이 나보다 레벨이 월등히 높은 놈들이기 때문이었다.


-레벨 업!


그리고 소드 웨이브를 열심히 날려대며 사냥을 하고 있자 검심이 아직 꺼지지도 않았는데도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활력이 차오는 것이 느껴졌다.

허어. 대충 예상은 했지만 경험치 쌓이는 속도가 상상 이상이다. 레벨 업을 한지 1분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이 정도라니.


"흠. 계산을 조금 고쳐야겠군. 이 정도 경험치라면...생각보다는 일찍 검심을 발동해도 문제 없겠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아직까지도 꾸역꾸역 밀려나오는 골렘들을 향해 검풍을 계속해서 날려댔고, 그렇게 딱 MP가 바닥날 때까지 검풍을 날려대고 있자 끝도 없이 계속 밀려나오던 골렘들도 씨가 말라버렸는지 바닥에 새하얀 재들과 아이템들만 남겨놓고는 한 마리도 남김없이 사라져버렸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간단하군. 쉴 시간은...얼마 없겠지만 말이야."


여기서 끝이라면 이 던전에는 오지도 않았다. 과거에 이 함정에 그렇게나 애를 먹었던 이유는 몬스터들의 무리를 막아내면 막아낼수록 더욱 상위의 몬스터가 계속해서 튀어나왔기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경험치는...아쉽지만 얼마 못 채웠군. 그럼 여기쯤에서 포션을 좀 마셔두자."


나는 중얼거리며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푸른색 약병의 마개를 따고 그 안에 들어있던 푸르딩딩한 액체를 입 안에 털어넣었고, 그러자 검심의 사용으로 바닥난 내 MP가 빠르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슬슬 오는군."


그렇게 MP를 조금 채우고 있자 조금 전에 쓸어버린 골렘보다 조금 덩치가 커지고, 팔 부분에 맞으면 엄청 아파 보일 것 같은 가시 같은 것들이 달려있는 상위의 골렘들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집중해라 류진.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이쪽이 죽을테니 말이야."


내가 체력 스테이터스에 투자한 포인트는 정말로 조금이었고, 이 경비원 복장은 전에 입고다니던 누더기보다는 튼튼한 것 같지만 그래봤자 던전 드랍 아이템의 방어력을 기대할수는 없는 수준이었기에 저놈들의 공격을 몇대라도 허용했다가는 역으로 이쪽이 당해버릴수도 있었다.

조금의 실수도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극도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이게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폭풍 레벨업의 리스크였다.


"당장은 검심도 사용할 수 없지. 바윗덩어리를 베는 건 영 까다로운데..."


지금 내 등에 메여 있는 파쇄의 대검의 착용 가능 레벨은 10. 그리고 조금 전에 레벨 업을 두 번이나 한 결과 지금의 내 레벨은 8. 즉 앞으로 두 번의 레벨 업을 거치기까지는 이 싸구려 장검으로 버텨야 한다는 소린데, 험하게 굴리면 굴릴수록 빠르게 내구도가 줄어드는 던전 드랍 아이템의 특성상, 이 싸구려 장검의 내구도가 그때까지 버텨줄지 말지는 전적으로 내 하기에 달렸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저놈들의 약점이 엄청 눈에 띄게 달려 있다는 게 다행이지."


필연적으로 골렘이라는 놈들은 몸체에 동력을 제공하는 마력핵을 가지고 있기 마련. 상위의 골렘들은 지능 같은것도 올라가기에 그 핵을 숨기거나, 잘 보이지 않게 은폐하거나 하기도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바윗덩어리들은 거의 지능이 없다시피 했고, 그 결과 가슴 한복판에 푸르게 빛나는 마력핵을 노출시킨 채로 걸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베스트는 검심을 발동하고 압도적인 위력으로 쓸어버리는 거지만...포션이 무한대로 있는 것도 아니라서."


방금 한 병을 마셔버린 결과 지금 내 주머니 안에 든 MP포션은 9병. 이것도 HP포션 대신에 MP포션으로 몰아달라고 땡깡을 부려서 얻어온 양이다. 난감해보이는 직원분이 좀 안쓰럽긴 했지만 말이지.


"뭐, 내 레벨 업이 곧 회사의 이익이니 좀 양해해 달라고!"


나는 실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는 골렘을 향해 장검을 뻗었고, 정확해 마력핵 정 중앙에 내 장검이 틀어박힘과 동시에 골렘은 전원이 꺼진 로봇마냥 돌 사이의 접합부가 뚝뚝 끊어지며 평범한 바위가 되어 허물어졌고, 나는 바로 검을 빼며 옆의 골렘을 향해 검을 그었다.

내 검격에 의해 마력핵이 두동강나며 그대로 허물어지는 골렘. 하지만 무지성이라고는 해도 언제까지고 얌전히 내 공격을 맞아주기만 할 골렘들은 아니었고, 흉악한 가시들이 잔뜩 박힌 팔을 저들 동료들에게 맞는 것은 신경쓰지도 않은 채 내 쪽을 향해 휘두르기 시작했다.


"엇차!"


나는 빠르게 뒤로 몸을 날리며 바닥에 내리꽂히는 골렘의 팔을 회피했고, 적당한 거리를 확보하고는 바로 후방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골렘을 향해 검을 내찔렀다.

지금은 어찌어찌 골렘들을 썰어내고는 있지만 저놈들이 몰려나오는 속도는 가면 갈수록 빨라질 거다.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골렘이 몰려나오는 속도를 감당하기 힘들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검심의 사용 타이밍을 정확히 재는 것. 최악의 상황은 검심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놈들에게 둘러쌓이는 것이었다.


"좋아! 지금!"


그 뒤로도 수십 마리 가까이 되는 골렘들을 무너뜨린 나는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타이밍에 검심을 발동하며 다시 파워 스트라이크를 발동함과 동시에 횡으로 검을 뿌렸다.


"만월참!"


이것도 검심 버전으로는 처음 사용하는 스킬. 보름달 같은 형상으로 360도 전방위를 베어내는 스킬인 만월참은 이런 몰이 사냥에는 소드 웨이브 이상으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었지만, 소모 MP가 부담이었기에 그리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아니었다.

그리고 검심을 사용한 채 사용한 만월참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만월참을 사용함과 동시에 내 검에 은은한 달빛 같은 검기가 서리며 내 검의 사정거리의 세 배 가까이 되는 범위를 원형으로 베어버렸던 것이다. 정말로 위에서 바라본다면 보름달 같은 형상이 되었을 것 같은 일격.

원래도 넓은 범위를 커버하던 만월참은 완전히 잡몹들 정도는 학살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스킬이 되어 있었다.


"이래놓고 위력까지 는 걸 보면 정말로 검심이라는 건 개사기라는 말이 나오는군."


내가 만든 어빌리티라지만, 참 놀라운 성능이다. 적은 레벨에 사용 가능한 스킬들이 이 정도 성능인데 이것들보다 상위의 레벨의 스킬들은 어떻게 변할지 참.


"지금은 궁금하다고 해서 막 사용할 형편이 안 되지만 말이야."


지금은 단 1의 MP도 쪼개고 쪼개서 사용해야할 정도로 MP가 절실한 상황. 당장 소모 MP가 많은 스킬을 사용해서 몬스터들이 쓸려나가는 걸 보는 것은 순간은 즐겁겠지만 분명 나중에 피를 토할 정도로 후회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었다.


"한숨 돌렸구만. 그럼 다시 소드 웨이브!"


전체 범위 자체는 만월참이 소드 웨이브보다 한참 우위에 있었지만 직선으로 나가는 사정거리 자체는 소드 웨이브가 조금 앞섰고, 소모 MP도 적었기에 나는 다시 소드 웨이브를 난사하며 골렘들을 학살하기 시작했고, 딱 검심이 꺼질 타이밍 즈음에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레벨 업!


다행히도 계산이 맞아떨어졌기에 딱 좋은 타이밍에 MP가 최대로 차올랐고, 나는 망설임 없이 순간적으로 상태창을 켜서 보너스 스테이터스를 모조리 마력에 때려박고는 바로 상태창을 내렸다.


"좋아. 계산은 대충 맞는 듯 하군. 이 페이스대로라면 아슬아슬하게 포션이 떨어지기 전에 탈출이 가능하겠어."


몬스터 웨이브 한 번에 2나 되는 레벨을 올릴 수 있었던 조금 전과는 달리 몬스터들의 수준이 올라가 제공되는 경험치도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브가 거의 끝나가는데도 레벨은 딱 1이 올랐을 뿐이었다. 그만큼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 역시도 비약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었고, 그 말인 즉슨 검심을 사용한 순간 폭딜 찬스는 앞으로 가면 갈수록 줄어들 거라는 말이었다.


"이거 페이스 배분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는걸."


페이스 조절은 기본에, MP관리까지 해야하고, 또 그 와중에 경험치까지 신경써야한다. 그리고 그런 복잡한 계산을 하는 와중에 한대라도 맞으면 치명상이라니 참...이게 게임이었으면 이딴 망겜 더러워서 안한다고 때려치고싶은 심정이란 말이지.


"뭐...딱히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하고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야."


이제와서 드는 생각이긴 한데 아무리 레벨 업을 빨리 하고 싶다지만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와서 떠올리기에는 조금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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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초능력자 +1 21.05.03 248 4 10쪽
51 낯선 천장(3) +1 21.04.30 248 4 9쪽
50 낯선 천장(2) +1 21.04.29 234 6 10쪽
49 낯선 천장 21.04.28 270 6 11쪽
48 룸메이트 아저씨들(9) 21.04.27 265 5 9쪽
47 룸메이트 아저씨들(8) 21.04.26 303 6 14쪽
46 룸메이트 아저씨들(7) 21.04.23 307 7 11쪽
45 룸메이트 아저씨들(6) 21.04.22 298 6 10쪽
44 룸메이트 아저씨들(5) 21.04.21 301 7 11쪽
43 룸메이트 아저씨들(4) +1 21.04.20 294 7 9쪽
42 룸메이트 아저씨들(3) +1 21.04.19 317 8 12쪽
41 룸메이트 아저씨들(2) +1 21.04.16 332 6 9쪽
40 룸메이트 아저씨들 21.04.15 356 6 10쪽
39 함정 너머에 있는 것(4) 21.04.14 388 5 10쪽
38 함정 너머에 있는 것(3) 21.04.13 350 7 9쪽
37 함정 너머에 있는 것(2) 21.04.12 388 7 12쪽
36 함정 너머에 있는 것 21.04.09 380 7 10쪽
35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3) 21.04.08 375 6 9쪽
»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2) 21.04.07 378 6 12쪽
33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 21.04.06 388 6 12쪽
32 휴식 끝, 폭렙 시작 21.04.05 393 8 12쪽
31 휴식(3) 21.04.02 349 7 12쪽
30 휴식(2) 21.04.01 35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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