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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검계(劍契)이야기 첫 번째 -자객(조선, 1680)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완결

南風
그림/삽화
渡海
작품등록일 :
2020.11.10 16:49
최근연재일 :
2020.11.14 00:38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5,359
추천수 :
306
글자수 :
248,789

작성
20.11.14 00:19
조회
289
추천
2
글자
6쪽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4

DUMMY

그때였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이명주가

손을 뻗어 마성이 들고 있는 상자에

손을 대려는 순간,


바깥채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큰 소리가 들리더니

안채 담 너머로

갑자기 커다란 불길이 치솟았다.


마성과 김중선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불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약속한 시간보다는 약간 늦긴 했지만,

살주계원들이

드디어 계획대로 움직인 모양이었다.


그 순간,

김중선이 마성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중선의 신호를 받은 마성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명주의 가슴팍을 걷어차는 동시에

상자 안에서

번개같이 비수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사냥감에 달려드는 호랑이처럼

순식간에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최희수의 앞으로 몸을 날렸다.


실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으나

어느 정도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있었던지,

몸을 날리는 마성을 보면서

최희수는 반사적으로 급히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마성의 손이 훨씬 빨랐다.

마성이 휘두른 회심의 일격이

최희수의 오른쪽 눈가를 깊숙이 베었다.


“악!”


비명을 내지르며

최희수가 의자와 함께 옆으로 넘어졌다.


마성은 확실한 마무리를 하기 위해

넘어진 최희수의 목을 향해 달려들었다.


급박한 상황에 당황한

호위대의 수장 정인호가

칼을 빼 들 틈도 없이

서둘러 마성의 앞을 막아섰다.


마성은 자신의 앞을 막아선

정인호의 몸을 어깨로 강하게 밀쳤으나

정인호의 육중한 몸은

쉽게 튕겨 나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호위 몇몇이

재빨리 칼을 빼 들고

마성의 뒤를 노리며 달려들었다.


“억!”


마성의 뒤에서 달려들던

호위대 사내 하나가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을 맞고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막 안채의 담을 뛰어넘은

살주계원 중 하나가 쏜

편전(片箭)67)이었다.


화살을 날린

검은 복면의 살주계원을 선두로

두 눈을 제외한 전신을

온통 검은색으로 감싸고

각양각색의 무기를 든

다른 계원들이

속속들이 담을 넘어

마당으로 진입했다.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적들을 보고

당황한 최희수의 호위대는

혼란에 빠져 대오가 흐트러지며

우왕좌왕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안채로 침입한 열

명 남짓한 살주계원들은

각자의 무기를 빼어 들고

호위대와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호위대의 부두령 중 하나인

산포수 홍범주가

조총을 장전하자

어디선가 탄환이 날아와

그의 머리를 꿰뚫었다.


마당의 나무에 올라

저격을 맡은 살주계원이

빠르고 정확한 솜씨로

총을 가진 성가신 적부터

처리한 것이었다.


평안도에서 유명한 칼잡이라는,

또 다른 부두령 백진기가

왜도(倭刀)를 빼 들고 달려들자

아래쪽에서 날아온 사슬이

그의 발목을 묶어 넘어뜨렸고

그 위로 그물이 던져졌다.


바로 뒤이어

살주계의 조장으로 보이는,

탄탄한 체구의 사내가

신속한 찌르기로

그물에 걸린 백진기의 명줄을 끊었다.


그 모습을 본

엄청난 체구의 착호갑사 이진용이

수하와 함께 달려들자,

그는

유려한 발놀림으로

둘의 공격을 피하며

단 한 번의 찌르기와

이어지는 베기로

이진용과 그 수하의 목을 따 버렸다.


나머지 호위들이

우왕좌왕하며 맞섰으나

살주계원들의 탁월한 움직임에

수적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고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안채의 마당은 이렇게

호위대와 살주계원들의

난전(亂戰)이 벌어지며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살주계원들의 침입에

마성을 온몸으로 막고 있던

정인호가 당황하며

일순 빈틈을 보였다.


마성은 재빨리 다리를 걸어

정인호의 중심을 무너뜨려

바닥에 패대기쳤다.


앞을 막아섰던

거구의 사내가 사라지자,

마성의 시야에

안쪽으로 다리를 절며

힘겹게 도망치고 있는

최희수의 모습이 들어왔다.


마성은 한달음에 거리를 좁히고,

마음이 급했는지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최희수를 향해

다시 한 번 칼을 내리찍었다.


“악!”


최희수가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


마성의 두 번째 공격은

최희수의 오른쪽 허벅지에

깊숙이 박혔다.


마성은

최희수의 허벅지에 박힌 칼을 뽑아

다시 한 번 공격하려 했으나,

너무 깊이 박혔는지

칼이 잘 빠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다시 다급히 몸을 일으킨 정인호가

창 하나를 집어

마성의 등 쪽을 겨누고 세차게 날렸다.


그 모습을 본 김중선은

급히 창의 궤도 안으로 뛰어들어

마성의 몸을 막아섰다.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마성의 등을 향해 매섭게 날아가던 창은

김중선의 배를 꿰뚫었다.


창의 힘을 견디지 못한

김중선의 몸이 순간 붕 뜨더니

그대로 날아가

마성의 옆으로 떨어졌다.


김중선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힘없이 고개를 앞으로 떨구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김중선의 처참한 상황을 목격하고

마성이 놀라 당황하는 사이,


정인호가 칼을 빼 들고

마성에게 달려들었다.


마성은

최희수의 허벅지에 박혔던 칼을

서둘러 뽑아

정인호와 맞섰다.


마성의 단도와 정인호의 칼이

허공에서 몇 차례 부딪쳤고,


정인호가 힘으로 밀어붙이며

정면으로 달려들자


마성은

재빨리 왼쪽으로 몸을 돌려 피하며

정인호의 목덜미에 칼을 내리꽂았다.


정인호의 목에서 시뻘건 피가 솟구치면서,

곰처럼 굳셌던 그의 거구는

비명 한 마디 내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정인호가 쓰러지자

마성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다시 최희수를 찾았다.


자신에게 두 번이나 칼을 맞고도

최희수는 안간힘을 쓰며

엉금엉금 기어서

장지문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마성은 재빨리 달려가

이번엔 최희수의 상투를 틀어쥐고

그의 머리를 들어 올렸다.


베기 좋게 드러난

최희수의 목덜미 한가운데를,

돼지의 멱을 따듯

깊고 세차게 한 번에 그었다.


선지처럼 뜨겁고 끈적거리는 피가

최희수의 목울대에서

한가득 쏟아져 나왔다.


잠시 뒤,

얼마간 벌레처럼 몸을 꿈틀거리던

최희수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주석


67) 편전(片箭) :

일명 아기살이라 불리는,

작고 짧은 화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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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後日談 이장(移葬) 20.11.14 435 3 3쪽
95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6 20.11.14 336 2 1쪽
94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5 20.11.14 294 2 3쪽
»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4 20.11.14 290 2 6쪽
92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3 20.11.14 300 2 9쪽
91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2 20.11.13 306 2 3쪽
90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1 20.11.13 295 1 6쪽
89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0 20.11.13 295 1 8쪽
88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9 20.11.13 281 2 2쪽
87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8 20.11.13 276 2 7쪽
86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7 20.11.13 285 2 4쪽
85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6 20.11.13 305 2 13쪽
84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5 20.11.13 283 2 8쪽
83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4 20.11.13 330 1 8쪽
82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3 20.11.13 328 2 6쪽
81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2 20.11.13 289 2 6쪽
80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1 20.11.13 279 2 3쪽
79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0 20.11.13 286 2 7쪽
78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9 20.11.13 346 2 5쪽
77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8 20.11.13 295 2 5쪽
76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7 20.11.13 305 2 9쪽
75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6 20.11.13 283 2 3쪽
74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5 20.11.13 285 2 5쪽
73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4 20.11.13 283 2 6쪽
72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3 20.11.13 323 3 4쪽
71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2 20.11.13 309 2 6쪽
70 第 六 章 백아절현(伯牙絶絃) - 1 20.11.13 293 3 2쪽
69 第 五 章 무사(武士) 마양 - 11 20.11.13 308 2 4쪽
68 第 五 章 무사(武士) 마양 - 10 20.11.13 310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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