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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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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88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12 08:00
조회
566
추천
20
글자
9쪽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이야기를 마친 뒤 세 사람은 바로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몸상태를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했다.

‘잘 하는 걸까….’

두 사람에게는 정말 백 번을 절해도 모자랄 정도로 감사하다.

특히 다인은 이제 고작해야 16세. 그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걸겠다고 한다.

‘부디….’

오거는 던전 밖에서, 그것도 다른 각성자들이 싸우는 것만 봤지, 던전 안에서 직접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다.

던전 안은 비각성자는 절대 들어갈 수 없던 곳.

장혁은 억지로 눈을 감았다.

다들 무사히 생존할 수 있기를 빌며.




***





“아저씨, 이것들은 흡수 안 해요?”


2구역으로 이동하는 도중 만난 고블린들을 죽이고 얻은 결정은, 다인과 수련의 손에 의해 보온병에 담겼다.


“응. 소용없을 것 같아.”


고블린의 결정은 효과가 없다.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오거 사냥을 제안한 것이기도 했고.


“흐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

“괜찮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조금 더 상급의 결정이다.


“그보다, 계획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거지?”

“어휴, 벌써 몇 번째에요?”

“크흠. 본 보살도 슬슬 귀가 따갑구나.”

“그래도 명심해.”


장혁은 지금까지 사냥을 주도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를 이끌어 본 적도 없다.

지금 이렇게 끝없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리더로서의 책임감 때문.


“다 왔네요.”

“으음.”

“여기서부터는 다들 긴장을 늦추지 마.”


드문드문 바위만이 보였던 평지가 끊기고, 현무암이 가득한 대지가 나타났다.

조심히 접근하기 시작하자, 이곳이 내리막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분지인가 보다. 그나마 다행인가.”


분지라기보다는 타원형의 계곡이라 해야겠지만, 눈앞에 보이는 장소는 분지라고 불러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넓었다.


“다행요?”

“위에서 아래를 볼 수 있으니까. 전투는 무조건 위가 유리해. 전쟁은 아니지만.”


오거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

고블린처럼 한 번에 여러 마리를 상대할 필요가 없으니, 지형의 유리함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여기는 숨을 곳이 거의 없나 본데.”


사실 장혁은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회귀 전에 들은 정보로는 커다란 바위가 많은 곳이라, 바위 위에서 기습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기습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하는데.’

자신의 정보가 틀렸을 리는 없다.

회귀 전에 그것을 말해준 것은 수련과 다인이니까.


“후웅-, 후웅.”


그렇게 지리를 살피던 그들에게, 어디선가 곰의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말의 울음소리 같기도 한, 요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건…, 제길!’

이 소리는 절대 단순한 오거의 소리가 아니다.


“돌아가자. 어서!”


장혁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두 사람에게 말했다.


“네?”

“무슨 일인데 그러는고?”

“혼종이다. 설명할 시간이 없어. 지금 빨리….”


장혁이 말을 마치려는 순간, 근처에서 ‘쿵-.’하는 굉음이 들렸다.

소리가 난 곳으로 재빨리 고개를 돌리니, 저 멀리서 먼지인지, 잿가루인지 알 수 없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후오오오-.”


커다란 포효 소리가 들리자, 다인과 수련은 저릿저릿한 느낌과 함께 몸이 굳어 버렸다.


“제길. 늦었다. 이 쪽을 알아챘어!”


장혁이 뒤를 돌아보며 두 사람에게 말했지만, 그녀들은 식은땀을 흘릴 뿐, 꼼짝도 하지 않고 두 눈을 굴려 장혁을 쳐다보기만 했다.


“피어?”


피어(Fear).

상위 개체의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기술로, 포효에 살기를 담아 사냥감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기술이다.

비각성자인 그는 던전 밖에서 지겹도록 당해봤던 기술이니, 지금 둘의 상태가 어떤지는 쉽사리 짐작할 수 있었다.


“젠장! 잘 들어! 몸이 자유로워지면 무조건 주둔지로 돌아가! 알았어?”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순간적으로 장혁 자신은 왜 멀쩡한지 의문이 생겼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다.


“여기다! 이 빌어먹을 놈아!”


그는 소리를 지르며 먼지가 피어오르는 곳을 향해 달렸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일부러 큰 걸음으로 먼지를 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후옹-. 후오오-.”


쿵-. 쿵-. 쿵-.

오거가 뛰어오는 소리가 진동과 함께 가까워지고 있다.

‘시선을 끌어야 해.’

이윽고 그의 시야에 오거가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혼종.

돌연변이와는 다른 몬스터다.

‘오거와…, 사이클롭스? 이런 미친!’

오거는 시력이 좋지만, 후각이나 감각, 지능 등은 상당히 떨어지는 몬스터였다.

그러나 사이클롭스는 정 반대의 몬스터다. 시력이 나쁜 대신, 그 외의 것이 예민한 몬스터.

그 둘의 혼종이라니.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꺄! 여기! 여기다!”


바닥에 널려있는 검은 가루들이 장혁의 뒤로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하필 저 둘의 혼종이라니.’

회귀 전이었다면 헌터들이 기뻐 날뛸만한 적이다.

혼종은 돌연변이보다 희귀하고, 그만큼 가치가 높은 결정을 남기니까.

2급 각성자 다섯 명이라는 파티는, 바로 이런 혼종의 출현에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보통 2급 각성자 둘 정도면 보통 오거는 사냥할 수 있지만, 돌연변이와 혼종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부오호오-.”


거리가 꽤 떨어진 곳에서 자신들을 눈치 챈 것이 의문이었는데, 그것은 씰룩이는 녀석의 코가 정답을 알려주었다.

‘사이클롭스의 성향이 강하다.’

사이클롭스는 2레벨 던전이 아닌, 1레벨 던전에 나오는 녀석이다.

1레벨의 10구역.

난이도로 따지면 2-2구역보다 훨씬 높다.

‘그나마 지능은 오거인가.’

고함을 지르며 일행의 반대편으로 도망치는 와중에도, 장혁의 머리는 기민하게 돌아갔다.

지능이 높은 녀석이라면 자신보다는 다인과 수련을 향해서 갈 것이지만, 녀석은 자신을 따라 오고 있었다.


“후우-. 후우-.”


얼마나 뛰었을까.

다인과 수련이 있는 곳에서는 이미 멀찌감치 떨어진지 오래다.

고블린의 결정을 충분히 흡수했다고 해서 체력이 무한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슬슬 내 걱정을 해야 하는데….’

혼종 오거 녀석도 지치는 모양인지, 슬슬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푸륵-. 푸오오오오!”


갑자기 변한 듯한 오거의 숨소리에, 장혁이 뒤를 돌아보았다.


“허엇!”


어디서 그런 힘이 난 것인지, 오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도로 장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은 장혁과 오거의 달리기 속도가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거의 일 보(步)와 장혁의 걸음은 차이가 컸지만, 이제는 장혁도 일반적인 각성자 수준의 속도를 가졌기에 따라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


“제길!”


부웅-.

오거의 커다란 할버드가 장혁의 몸을 향해 휘둘러진다.

어느덧 5m정도 거리까지 따라잡힌 장혁은 몸을 던져 할버드를 피했다.


“푸흥?”


자신의 공격을 피한 것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오거는 연신 콧김을 내뿜으며 장혁을 향해 다시 할버드를 휘둘렀다.


“후우. 이제 뭘 어째야…, 허엇!”


데굴데굴 구르다 간신히 멈춘 그는 연달아 휘둘러지는 할버드를 멍하니 쳐다만 봤다.

눈은 감지 않는다. 그것이 생존의 첫 번째 법칙.

그러나 버릇처럼 상대의 공격에서 눈을 떼지 않은 것뿐, 몸은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다.


“크어어엉!”

“크악!”


커다란 할버드가 장혁의 목 대신 옆구리를 찍었다.

그리고 오거 역시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 아저씨!”

“혁아! 괜찮으냐!”


‘이런 제길!’

목을 향해 휘둘러지던 할버드가 옆구리를 찍은 것은 저 둘이 오거를 공격했기 때문이리라.


“도망가라니까!”

“어떻게 우리만 도망을 가욧!”


장혁을 향해 빼액 소리를 지르는 다인의 안색이 새파랗다. 고블린을 사냥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


“기껏 살려 놨더니! 왜 죽으러 기어들어 와!”

“푸흐으으!”


자신에게 고통을 준 것이 괘씸해서일까.

오거는 고개를 돌려 두 여성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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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4) +4 16.04.14 600 22 10쪽
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1 17 9쪽
»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7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4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6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4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9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5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8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30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9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8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1 29 8쪽
3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2 37 7쪽
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1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5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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