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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79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08 21:00
조회
698
추천
26
글자
7쪽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이렇게 죄를 지은 것은 장혁이 자초한 바가 컸다.


3시간 전.

뻐억.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 한 마리가 목이 돌아가서는 안 될 방향으로 돌아간 채 절명했다.


“벌써 일곱 마리. 상당히 빠른데?”

“흥!”

“그만 화 풀어. 이제 상당히 익숙해 졌잖아?”

“흥흥!”


확실히 다인은 전투에 재능이 있었다.

회귀 전 그가 배웠던 것들을 조금 가르쳐주었을 뿐인데,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벌써 실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

물론 그녀의 신체능력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굉장히 빠른 축에 속했다.


“아, 누님, 그거 챙겨 왔어?”

“그거? 아…. 일단 챙겨는 왔다만.”

“곧 필요해질 거니까 잊지 않게 조심하라고.”

“으으음. 본 보살은 쓰이지 않길 바란다만.”

“아, 저기 한 마리 보인다. 가자.”


장혁은 다시 뛰어가 고블린의 검을 몸으로 받았다.


“큽. 다인아! 이 녀석은 죽이지 말고 손발만 부러뜨려!”

“네?”

“으으. 그냥 싸우지만 못하게 하라고.”

“네, 네.”


다인은 장혁의 말에 고블린의 손발을 부러뜨렸다.


“히잉. 감촉이 이상해요.”


한 방에 머리를 날리는 것보다, 힘을 조절해서 뼈를 부러뜨리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욱 이상한 감촉으로 느껴졌다.

뼈가 부러질 때의 소리와 감촉이 발을 타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익숙해져야 한다니까.”


장혁은 소녀의 섬세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심하게 말했다.


“이씨!”

“왜 굳이 살려두는 거지?”

“가끔은 몸으로 배워야 하는 법. 말로 알려줘서는 모르는 것들이 있지.”

“흐음. 그러한가.”

“뭔데요?”


두 사람의 물음에, 장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인아.”

“네.”

“저 녀석이 쓰던 검 있지? 그걸 잡아봐라.”

“저 검요?”


다인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소검을 가리키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소검을 잡았다.


“이게 왜…, 꺄아앗!”


다인이 검을 잡자마자, 갑자기 발작이라도 온 듯 몸을 바르르 떨더니, 이내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졌다.


“다, 다인아! 이게 무슨 일이야!”


수련이 당황하며 다인과 장혁을 번갈아봤다.


“몬스터가 쓰던 무기를 잡으면 저렇게 돼. 물론 몬스터가 잡고 있을 때나, 던졌을 때에는 예외고. 이유는 나도 몰라.”

“지금 그게 중요한가! 다인아! 다인아!”


수련은 검을 다인에게서 떼어놓기 위해 다인의 팔을 잡았다.


“꺄아악!”


그러나 수련 역시 다인의 팔을 잡자마자, 다인의 옆에서 부르르 떨며 넘어졌다.


“그럴 줄 알았지.”


장혁은 머리를 휘휘 젓고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고블린의 목을 수십 차례 밟아 부러뜨렸다.


“아오, 힘들어.”


각성은 했지만 힘은 일반인 수준인 장혁으로서는, 반항도 하지 못하는 고블린을 잡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흑…, 흐윽….”

“하아. 하아-.”


고블린이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동시에, 다인이 잡고 있던 검도 사라졌다.

두 사람은 이내 떨림을 멈추었다. 여전히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는 있었지만.



“후-. 후-.”


두 사람의 숨이 진정되기를 기다린 장혁이 입을 열었다.


“던전에서 바닥에 떨어진 무기를 잡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행위지. 그래서 본인의 무기가 그만큼 소중한 것이고.”


장혁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그는 살기 위해 바닥에 떨어진 무기를 엉겁결에 주운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그 행동은 생존은커녕, 죽음을 앞당긴 행동이 되었다.

몬스터들의 무기를 잡는 순간, 몬스터의 목표 1순위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그런 사람이 보이면, 주변 몬스터를 먼저 처리하도록 해. 알겠지?”


그의 말에, 두 사람이 힘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누님, 나는 뒤돌아 있을 테니까.”


장혁은 뒤로 돌았다.

이 일을 대비해 수련을 통해 챙겨온 것.

속옷 두 벌이다.

뒤로 옷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들이 일어서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장혁이 다시 그녀들을 향해 돌아보는 순간.


“……어?”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두 마리의 좀비였다.


“왜, 왜들 그래.”

“너어-. 왜 진즉 알려주지 않았누우?”

“누님, 저기, 눈이, 왜, 왜!”

“아저씨이?”

“아니, 정말로 이거 중요한 거라니까? 말로 해도 본능적으로 잡는 사람들이 꼭 있단 말이야!”

“그래서-. 지리게 만들었다 이거지?”

“흐응-. 이게 말로만 듣던 수치 플레이?”

“아냐, 진짜, 아니, 그보다 다인이 너는 그런 단어를 어디서….”


장혁에게는 흐느적흐느적 다가오는 두 사람을 당할 힘이 없었다.




***




“오늘은 이만 할까요?”

“끄응-.”

“그러자꾸나.”


던전 안에도 낮과 밤은 존재했다. 태양은 보이지 않았지만.


“진짜 너무한 거 아닌가? 내가 능력만 강해지면 진짜!”

“강해지면 뭐요?”

“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더냐!”

“아니, 그건 그런데…, 솔직히 너무 심하긴 했잖수.”

“어차피 바늘로 찌르는 정도라면서요. 남자가 엄살은?”

“너! ……에이, 말을 말자.”


안전지대에 도착한 셋은 즉시 저녁을 준비했다.

물론 야영 경험이 없는 둘은, 장혁이 시키는 것만 해야 했다.

장혁은 헬퍼 출신이다.

그것도 20년이라는 시간동안 온갖 잡일을 다 했던 베테랑.

그가 만든 저녁은 겉보기에는 초라해 보였지만, 그 맛은 최상이었다.


“우와아아-.”

“음. 음.”


다인은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며 음식을 먹었고, 수련 역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저녁을 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 먹으면 그릇은 저기에 버려.”


던전에서는 물을 구하기가 힘들다.

물론 음식도 마찬가지기는 하지만, 소모량에서 그 차이가 매우 심하다.

따라서 던전에 올 때에는 일회용 식기를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움-. 꿀꺽. 아저씨는 안 먹어요?”

“나는 먼저 가서 잘게.”


장혁은 상당히 지쳐 보였다.


“네에-. 주무세영-.”

“내일 보자꾸나.”


뒤로 돌아선 채, 손을 휘휘 저은 그는 자신의 텐트 안으로 들어와 털썩 엎어졌다.

‘끄응.’

죽을 맛이다.

사실 그 외에는 이런 전투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재생이 된다지만, 자신의 몸에 검을 박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의심 정도는 해 봐야 하는 거 아냐?’

처음 고블린에게 찔린 후, 지나치게 걱정하는 두 사람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

‘고통은 느껴지지만, 바늘로 찌르는 정도의 따가움’이라고.

그 이후부터 둘은 그를 방패로 사용하는 데에 거침이 없어졌다.

‘그래도 나 외에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이런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루에 수십 번씩 칼질을 당하는 것은 고문과 차이가 없었으니까.

“킥-.”

문득 웃음이 새어나왔다.

장혁 자신이 이렇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익숙하니까. 그리고 미쳤으니까.

회귀 전, 그는 이런 고통을 수도 없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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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4) +4 16.04.14 599 22 10쪽
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0 17 9쪽
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4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5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3 25 8쪽
»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9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8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8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8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1 29 8쪽
3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2 37 7쪽
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0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5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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