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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78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05 08:00
조회
1,460
추천
29
글자
8쪽

2장 - 아재, 각성하다 (1)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이윽고 그의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어? 뭔가 다르지 않나.’

각성자들은 하나같이 흰 공간에 소환된 후, 여신에게서 신탁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장혁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바위산으로 가득한 풍경이었다.

‘멋있긴 한데….’

장엄하게 늘어서 있는 바위산들은 절로 감탄사가 입에서 나올 정도로 멋있었지만, 지금은 풍경을 감상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벌어진 이 현상이 정말로 각성일까 하는 기대감이 더 컸다.

‘여신! 여신님은?’

여전히 몸이 움직이지 않아 주변을 둘러볼 수는 없었다.

‘아! 저건가?’

저 멀리 허공에 떠 있는 작은 점이 보였다.

점점 커지는 것이, 공중을 날아 다가오는 모양이었다.

‘각성이 맞구나!’

여신은 확실히 여신이었다.

여성들이 입을 모아 아름다운 여신이라고 한 이유가 있었다.

사랑과 평화의 여신이라는 말에 걸맞은, 온화하고 아름다운 인상이다.

‘자, 힘을 원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각성할 수 있는지는 궁금하긴 하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각성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뻐 날아갈 듯하니까.


“히익-?”


그러나 코앞까지 다가온 여신의 반응은, 그가 생각하던 것과는 달랐다. 그것도 매우.

‘……어디선가 많이 본 반응인데.’

분명 어디에선가 본 듯한 여신의 반응에, 가물가물한 기억이 떠오른다.

‘아, 맞다. 바퀴벌레.’

집에서 바퀴벌레가 나왔을 때 보였던 동생의 반응과 비슷하다.

‘설마. 아니겠지. 뭔가 다른 일이 있었던 걸 거야.’

애써 부정해 보지만, 이어지는 여신의 말은 설마를 확신으로 바꾸었다.


“더, 더러운…!”


‘지가 불러 놓고!’

여신님이라는 단어가 격하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속였구나!”


여신은 그 말을 내뱉고 한동안 장혁을 노려보더니, 이내 휙 고개를 돌리고는 저 멀리 점이 되어 날아갔다.


‘……뭐야! 각성은? 신탁은!’

여신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땅이 지진이 난 것처럼 진동하기 시작했다.

‘으앗!’

그리고 그 진동이 멈추자, 눈앞에 처음 보는 것이 있었다.

‘던전? 아니, 아닌데.’

초창기에는 블랙홀, 웜홀이라 불리던 던전의 모습과 똑같았지만, 그 색은 그가 알고 있던 것과 달랐다.

‘황금빛의 던전?’

찬란한 황금빛이 일렁이는 던전은 처음 봤다.

아니, 들어본 적도 없었다.

황금빛의 던전은 무언가 장엄한 느낌을 주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차가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건 듣도 보도 못했는데.’

이윽고 던전에서 황금빛이 조금씩 강해지는가 싶더니, 그 빛이 줄기를 이루며 장혁의 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허억?’

그 황금빛의 던전이 그의 몸 안으로 전부 들어오자, 그의 본능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너는 각성자다. 라고.

‘각성…, 하긴 했나 본데.’

각성자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새 눈앞의 풍경이 현실로 바뀌어 있었다.

여전히 시간은 멈춘 채다.

‘좋아! 가능해!’

장혁은 이내 집중하기 시작했다.

각성자들은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관조하는 법을 알게 되고, 그것이 숙달될수록 능력이 발전하거나 새로운 능력을 익힐 수 있다.

이전에는 각성자가 아니었으니 정확한 방법은 모르지만, 그래도 보고 들은 것이 있었다.

그녀들의 말이 맞았다.

관조하는 법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강하게 염원하자 머릿속에 능력의 이름이 떠올랐다.

동시에, 멈췄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지.”


그러나 그는 제자리에서 입을 헤 벌린 채 허공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저씨! 저거! 저거요!”


하연이 장혁의 팔을 붙잡고 흔들었지만, 여전히 그는 꼼짝하지도 않았다.


“야! 이 미친 여신! 이게 뭔데!”


각성을 하며 들떴던 것이 무색할 만큼, 장혁은 여신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고기 방패가 뭐야! 뭐냐고!”


그의 능력은 ‘고기 방패’였다.


“아저씨! 아저씨!”


하연은 마음이 급했다.

일주일 전부터 조금씩 상태가 이상해지더니, 드디어 완전히 맛이 간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하필 지금 미치는 거야!’

하지만 자신이 주워 온 아저씨다.

요상한 괴물 원숭이에게 죽게 놔 둘 수도 없었다.

‘진즉 정신병원에 넣었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장혁의 뒤에서 그를 안고 문 안으로 잡아끌었다.


“씨바….”


그제야 정신이 든 듯, 장혁은 마지막으로 욕설을 한 번 내뱉고는 하연의 손을 잡았다.


“미안. 도망가자.”


자신의 능력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 명칭뿐이었다.

이것이 근접형인지, 원거리형인지는 둘째치고, 생산형 능력일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우선 도망치는 것이 최선.


“키히이이이-.”

“꺄아아아!”

“뭐, 뭐야!”


하연의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장혁은,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팅클을 보고 당황했다.

보통 팅클은 저렇게까지 빠르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는 원숭이 보다는 오랑우탄 같다고 할 정도로 느리다.


“빨리! 어서!”

“아앗!”


우악스럽게 손을 잡아당겨서인지, 하연은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넘어졌다.


“제길!”


어느덧 팅클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아저씨! 아저씨이-!”


침이 사방에 튈 정도로 다급하게 소리치는 하연이었지만, 몇 번이나 일어서려다 다시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큭!”


이대로 하연을 버릴 수는 없다.

들고 도망치기에도 늦었다.


“원숭이 주제에!”


장혁은 하연의 앞을 막아섰다.


“키힉? 키힉?”


녀석은 곧장 돌진할 것처럼 달려오다, 장혁의 외침에 그 자리에 멈춰섰다.

‘뭐지?’

돌연변이 팅클은 제자리에 선 채, 장혁을 쳐다보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흐? 크흐? 키히히히힛!”

“뭐여! 덤벼 임마!”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지만, 지지 않겠다는 듯 호기롭게 외친다.

만약 혼자만 있었다고 한다면 이렇게까지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

돌연변이 팅클이라 하더라도 고작 일반인 수준. 물론 일반인도 칼 들면 무섭긴 하다.

하지만 장혁 또한 최후까지 살아남았던 인간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에 전투 기술들을 익히는 것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던 자들의 의무와도 같았다.

그것이 설사 몬스터와 각성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해도.


“크히!”


요상한 울음을 내며 팅클이 장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팅클은 굉장히 작다.

그 키가 고작해야 장혁의 허리까지밖에 오지 않는다.

당연히 리치 또한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흥!”


정면으로밖에 달려들지 못하는 무식한 녀석인데다, 리치의 차이가 있으니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는 것은 쉬웠다.

장혁은 코웃음을 치고 팅클의 얼굴에 발차기를 날렸다.


“끄에에!”


발차기를 맞고 날아간 팅클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머리를 흔들어 금세 제정신을 찾았다.

‘……제대로 들어갔는데?’

엄마의 명품 핸드백 공격으로도 두어 방이면 소멸하는 녀석이다.

아무리 돌연변이라지만, 무게가 제대로 실린 자신의 발차기를 맞고 곧장 일어나는 것은 조금 황당했다.

‘이거 겉모습만 팅클이고, 사실 고블린 아냐?’

만약 고블린 수준의 몬스터라면 일반인은 당해낼 수 없다.

‘제길. 능력을 파악할 시간만 있었어도!’

일반적인 각성자들은 어제 밤에 던전이 생기는 것과 동시에 신탁을 받았다.

만약 장혁도 그 때 각성했다면 충분히 능력을 파악하고 사용할 시간이 있었을 것이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다.


“크힉. 크힉.”


눈앞의 팅클은 한방 먹고 나서는 경계심이 일었는지, 거리를 벌리며 접근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도망쳐야 하는데.’


“하연아! 어서! 어서 일어나서 들어가!”

“다리가….”


하연은 울먹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팅클이 갑자기 칼을 던졌다.

‘헛!’

칼이 날아가는 곳은 장혁이 아닌 하연.


“꺄아아아아아악!”

“크으윽!”


땡그랑.

하연의 비명과 함께, 바닥에 칼이 떨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아저씨! 아저씨이!”


툭-.

장혁의 팔 역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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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4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5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3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8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8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8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8 32 8쪽
»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1 2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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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0 4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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