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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81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06 08:00
조회
918
추천
31
글자
8쪽

3장 - 아재, 준비하다 (1)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이제 갓 태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다.

주인 아주머니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하연을 방 안에 업고 올 수 있었다.

물론 팅클과 싸우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들켰는지는 모르지만.


“하연아.”

“……네.”


장혁의 등에 실례를 했다는 것이 부끄러운 하연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오늘 일은 비밀로 해 주지 않을래?”

“오늘 일요?”

“사실 나도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겠거든.”


장혁은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흔들었다.


“아.”

“이거 잘못하다가 인체실험 같은 것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장혁은 진지했다.

남성, 재생 능력, 각성자, 전투력 미비.

저 네 가지 단어만 조합해도 인체실험이라는 답은 쉽게 나왔다.

저기에 돈 없음과 권력 없음까지 더하면 100%다.

물론 당장은 아닐지 모른다. 아직은 세상이 변하기 전이고,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하니까.

그러나 머지않은 미래에 인권은 반드시 소멸하게 되어 있다.

그런 미래를 알고 있는 장혁은, 자신의 세력이 확고해지고 영향력이 넓어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각성 사실을 최대한 감출 생각이었다.


“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요.”

“그래. 고맙다.”

“아뇨. 제가 더….”


자신의 방에 들어왔기 때문일까.

한결 나아진 모습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잘게 떨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보였다.


“괜찮니?”

“……아뇨.”


이럴 때에는 누군가 곁에 있어주는 편이 좋다는 것을, 장혁은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진정될 때까지 여기 있을게.”


장혁은 하연의 옆에 앉아 방긋 웃어주었다.


“고마워요……. 아니, 괜찮, 괜찮아요!”

“응?”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손사래를 친다.

장혁으로서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수밖에.


“괜찮으니까. 저, 잠시…, 혼자만….”

“……그래? 그러면 나는 방으로 돌아갈 테니까, 무슨 일 생기면 불러. 오늘은 절대 나가지 말고.”

“네에.”


장혁은 의아해하긴 했지만, 이내 그러려니 하며 방을 나섰다.

‘뭐 여자들이 저러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여성들의 변덕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 장혁이다.

이제는 보살과도 같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넘길 수 있었다.


“히잉. 어쩌지….”


한편 방에 홀로 남겨진 하연은 재빠르게 속옷을 벗었다.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것은 여전히 한 편의 꿈속 같아서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장혁의 등에 지도를 그렸다는 것은 확실하게 실감이 났다.


“망했어. 망했어어-.”


그녀는 방 안에 가득 차 있는 고약한 냄새를 빼면서도, 울상을 지으며 연신 중얼거렸다.




***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장혁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가지런히 늘어서 있는 식칼들이었다.


“쯧….”


나태.

그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외출할 때에 무기를 가지고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음에도, 아직은 여유가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에 식칼을 놔두고 갔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이 일주일간 과거임을 받아들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풀렸는지도 모른다.

장혁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 전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복기하기 위함이다.

‘25년간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오늘 전부 일어났다.’

우선 팅클.

돌연변이라지만, 고블린 급의 팅클은 처음 봤다.

‘혹시 몬스터들이 전체적으로 강해진 걸까.’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그것을 확인하려면 던전을 들어가야 했다.

‘다른 것은 알 수 없어도….’

열쇠는 장혁 자신에게 있다.

갑자기 각성을 한 것도, 그 능력도, 원정이 몸 안으로 들어온 것도.

장혁은 내면을 관조하기 시작했다.

관조.

스스로를 잊고, 자신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에게는 25년간의 경험이 있었다.

세상을 잊고, 스스로를 잊는 것은 깨우친 지 오래.

물론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배운 것이긴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는 사소한 일이다.

‘이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

관조라고는 했지만, 각성자가 아닌 이상에야 그 세계를 엿볼 수는 없었다.

25년 동안 장혁이 해왔던 관조는, 단순히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각성자가 되어 자신의 본질을 조금씩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자,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따듯한 바다에 잠겨있는 포근함과, 동시에 세상과 멀어진 듯한 외로움.

그렇게 장혁은 자신의 내면에 조금씩 침잠해 들어갔다.


- 크릉!


그러던 중, 어디선가 짐승이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어?’


- 크아아아앙!


“으아아앗!”


장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방을 살폈다.

‘뭐야! 그 울음소리는!’

그는 팔짱을 끼듯 양 팔을 올려 쓰다듬었다.

온몸에 닭살이 돋아 있다.

‘설마 내 안에….’

관조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본질을 파악하고, 능력을 개화시키거나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 본질이 한 마리 짐승과도 같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내 안에 흑염룡이?”


실없는 농담으로 애써 태연한 척해 보지만, 여전히 몸은 공포로 잘게 떨리고 있다.


“스읍-. 후우-.”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장혁은, 이내 자신이 깨달은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알아낸 것은 꽤 많았다.

장점 두 가지.

첫째, 자신의 능력은 발전형이다.

지금은 비록 ‘고기 방패’라는 보잘 것 없는 이름이지만, 그것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능력이었다.

둘째, 아직 개화하지 않은 능력이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최소 두 가지 이상의 능력이 더 있는 것 같았다.

보통 각성자는 두 가지 능력을 가지면 일반적인 수준으로, 그 이상일 경우에는 상위 능력자로 취급된다.

두 능력을 개화시켜 능력이 세 개가 된다면, 그때부터는 인체실험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고 장점만큼 큰 단점.

이 능력은 관조나 깨달음이 아닌, 원정의 흡수량에 따라 발전한다.

일견 좋아 보이는 능력이지만, 원정은 곧 돈이다.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돈은 더 중요하다.


“제길. 계획을 전부 바꿔야겠네.”


과거로 회귀하고 나서 준비했던 계획들은 전부 파기다.

각성을 한 이상, 더 빠른 길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편이 낫다.

‘아무리 그래도, 일단 만나보기는 해야겠지.’

장혁은 스마트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딩 디딩 딩-. 본 전화는 30초당 100원의 정보 이용료가 부과됩니다.]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의 생년월일을 눌러 주세요.]


수화기에서 들리는 소리에, 장혁은 당황하며 스마트폰을 보았다.


“거 참. 별게 다 있네.”


그렇게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누르고, 그 외에도 몇몇 정보들을 더 입력했다.


[연결중입니다.]

“아, 거 참. 전화 한 번 하기 힘들고만.”

[방황하는 중생이로다. 그래. 무엇이 알고 싶은고?]


전화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온다.


“할…, 아니, 수련 보살님이 맞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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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4) +4 16.04.14 600 22 10쪽
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0 17 9쪽
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4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5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3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9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8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9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8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1 29 8쪽
3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2 37 7쪽
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0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5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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