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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74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04 21:00
조회
1,091
추천
37
글자
7쪽

1장 - 아재, 회귀하다 (2)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장혁은 밖으로 나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잘 되어야 할 텐데.’

계획은 총 세 단계.


첫째, 설득한다.

이유를 어떻게든 만들어 등교를 하지 못하도록 설득한다.

당연히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좋게 말하면 자식 바보고, 안 좋게 말하면 딸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사람이다.

어떤 이유를 대던 당장 학교에 확인 전화부터 할 것이다.


둘째, 감금한다.

가장 효율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많은 계획이다.

신고를 당하고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래도 싹싹 빌면 합의 정도는 해 줄 것이고, 형량도 낮아질 터.

게다가 몬스터들 때문에 걱정되었다는 합당한 이유도 있으니, 잘만 하면 신고 자체를 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셋째, 몬스터를 없앤다.

일이 틀어져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경우에 해야 할 일이다.


‘돌연변이만 아니었어도….’

잠시 후 등장하는 몬스터는 팅클이라 불리는 원숭이다.

원숭이의 몸에 긴 송곳니가 나 있어서 상당히 무섭게 보이는 녀석이지만, 실제로는 몬스터들 중에 가장 약한 놈이다.

일례로, 어떤 아주머니는 들고 있던 핸드백으로 자신의 아이를 노리는 팅클을 때려잡았다.

물론 그 아주머니는 각성자도 아닌 평범한 주부였다.

그래서 팅클이 대량으로 뛰쳐나온 첫 날에도 사상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십 수 명이 적은 수는 아니겠지만, 아무런 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 치고는 굉장히 적다.

그러나 장혁과 하연이 처음 조우한 것은 일반적인 팅클이 아니었다.

아주 가끔 볼 수 있다는 돌연변이 몬스터.


“지금 보면 웃긴단 말이지….”


장혁은 씁쓸하게 웃었다.

저번 생에서 한국 최초의 사망자는 하연이었다.

정부에서는 하연을 포함한 몇몇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대응을 시작했지만, 이미 일반인들과 각성자들이 팅클을 전부 없앤 뒤였다.

회귀 전 각성자들이 공개한 정부 문서를 보면, 정부는 이미 팅클에 대해 알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미 지구 반대편에서는 팅클이 출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몬스터는 낮에만 나타나고 밤에는 갑자기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아직 볼 수 없는 것뿐이다.

‘역시 뉴스에서는 다루지 않나….’

제보를 하긴 했지만,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 뿐, 몬스터에 대한 것은 일절 보도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원숭이의 폭주로 인해 난리가 났지만, 새벽 방송에서 보도되는 뉴스는 경제 관련으로 가득이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반드시?”

“흐억?”

“깜짝이야! 왜 그렇게 놀라요.”


하연의 목소리에 장혁은 펄쩍 뛸 듯 놀랐다.


“너…, 하아. 놀랐잖냐. 이 시간까지 안자고 뭐 하냐?”

“낮잠을 너무 잤나 봐요. 눈이 일찍 떠지네요.”


장혁은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5시 30분.

일출까지는 1시간 정도가 남았다.


“…뉴스 봤니?”

“아뇨.”

“지금 던전, 아니, 블랙홀이라는 게 여기저기서 나오는 모양이다. 그 중 하나가 여기 근처에 나왔어. 오늘은 위험한 거 같으니까, 학교는 쉬도록 해.”


지금 하연의 학교는 봄방학 기간이지만, 무슨 행사인가 뭔가를 한다고 3학년만 불렀다고 했다.


“잠시만요.”


하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자신의 스마트폰을 누르며 무언가를 보기 시작했다.


“어? 진짜네?”

“그럼 진짜지 가짜겠니.”

“그런 말을 어떻게 믿어요.”

“……그것도 그렇지. 아무튼, 오늘은 학교 가지 말고 집에 있어.”

“그런데 이거 안 위험하다는데요?”

“뉴스를 믿지 마. 나를 믿어.”

“…….”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말이다.

자신이 말해놓고도 민망했던 그는 멋쩍게 뺨을 긁적이며, 몇 마디를 덧붙였다.


“아니, 그러니까, 너 방학이잖아. 방학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어.”

“봉사활동인데요.”

“봉사활동을 빠지는 것도 청춘이야.”

“……대체 무슨 소리에요.”

“미안. 나도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일출 시각이 가까워 올수록, 그는 점점 초조해지고 있었다.


“흐음-. 그럼, 아저씨가 놀아 줄래요?”

“응?”

“오늘 학교 빠지면, 아저씨가 뒷일 다 책임지는 거죠?”

“어? 야! 그건 아니지.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렇게 말을 하던 장혁은, 이내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면 이게 가장 좋은 일일수도 있다.

경찰에 불려갈 필요도 없고, 하연이도 구해낼 수 있다.

물론 아주머니에게 혼나기야 하겠지만, 그 정도는 피해 축에도 끼지 못한다.


“그래! 내가 놀아 준다!”

“으엑?”


설마 정말로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는 듯, 하연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장혁을 보았다.


“……너, 표정이 어째 좀 그렇다?”


잔뜩 구겨진 하연의 얼굴을 본 장혁의 표정 역시 일그러졌다.


“아뇨, 뭐…. 음. 아저씨랑 데이트하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요?”

“하긴 너랑 나랑 나이 차이가…, 어?”


문득 회귀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현재 장혁 자신의 나이는 고작해야 33세.

한창때다.


“하연아.”

“네.”

“서른 세 살이면 오빠 아니냐?”

“네?”

“오빠잖아.”

“아저씨죠.”

“…….”


순간 이걸 구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에이, 이게 뭐가 이쁘다고….”

“누가 저 예쁘대요?”

“시끄러. 얼른 들어가.”


장혁은 툴툴대며 말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6시다. 일출까지 남은 시각은 30분.

아직은 시간에 여유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찍 들여보내는 편이 낫다.


“아, 왜요. 들어가도 할 것도 없는데.”

“말 좀 들어라. 들어가라면 들어 가.”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장혁을 보며, 하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기는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안 좋은 일 있어요? 뭐, 아무튼 알았어요.”


하연이 들어갈 것 같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그래. 어서 들어….”


그러나 그는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키히-. 키히-.”


어디선가 가래 끓는 소리가 났다.

‘벌써?’

그에게는 익숙한 소리다.

저 앞에서 팅클 한 마리가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검을 든 팅클. 돌연변이다.

‘제길. 역시.’


“들어가! 어서!”

“어? 어어?”


하연 역시 팅클을 보고 당황한 모양인지, 입을 벌리고 ‘어?’하는 소리만 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외친 그는, 이내 묘한 감각에 휩싸였다.

‘이거….’

시간이 멈췄다.

‘각성?’

들어본 적이 있다.

처음 신탁을 받아 각성을 할 때에는,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각과 함께 시간이 멈춘 채, 여신의 환상을 보게 된다고 했다.

‘……과거로 오면서, 여자가 된 건가?’

이 일주일동안 서서 볼일을 봤지만, 혹시나 여자가 된 것이 아닌가 싶어 움직이지 않는 동공을 어떻게든 내려 보려 했다.

각성자는 오로지 여성만이 될 수 있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현상은, 각성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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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4) +4 16.04.14 599 22 10쪽
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0 17 9쪽
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3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5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3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8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7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8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7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0 29 8쪽
»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2 37 7쪽
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0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5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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