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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83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04 09:00
조회
1,350
추천
40
글자
8쪽

1장 - 아재, 회귀하다 (1)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씨, 아저씨!”

“으응.”

“아저씨! 일어나요! 쫌!”

“하암-.”


장혁은 거하게 하품을 하며 눈을 비볐다.


“……응?”


눈앞에 소녀가 보인다.

‘어? 어어?’

오래 전, 하숙을 했을 때의 주인집 딸인 김하연이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떠올리지 못했지만, 이렇게 보니 단번에 기억을 해낼 수 있었다.

그의 악몽에 수없이 등장했기에 더더욱 쉽게 떠올렸던 것인지도.


“아, 맞다.”


잠시 하연을 멍하니 쳐다보던 장혁은, 이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냈다.

‘결정을 먹었지.’


“꿈…은 아닌 거 같고. 사후 세계인가. 것 참.”


설마 사후 세계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하연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사후 세계? 아직 잠 덜 깼어요? 빨리 일어나기나 해요.”

“……그 때는 미안했다.”

“네?”

“별 수 없었잖냐.”

“뭐가요? 아저씨, 어디 아파요?”


하연은 고개를 갸웃하며 조심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


“에잉. 천국은 아닌가.”


장혁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하연이 있는 것을 보고 천국이 아닐까 내심 기대했는데, 아프냐고 물어보는 것을 보니 최소한 천국은 아닌 듯싶었다.

천국이라면 고통도, 아픔도 없을 테니까.


“엄마! 엄마아! 큰일 났어!”


그리고 그의 중얼거림을 들은 하연은, 큰 소리로 주인집 아주머니를 불렀다.




***




“장혁 씨. 정말 괜찮은 거야?”

“…네? 아, 네에.”

“검사라도 받아보는 게 좋지 않겠어?”

“괜찮습니다.”


주인집 아주머니의 염려를 건성으로 넘긴 장혁은, 입을 꾹 다문 채 생각에 잠겼다.

‘사후 세계는 아니다. 그럼, 그 일들은 뭐지? 꿈?’

이렇게 소시민적인 사후 세계는 없다. 아니, 없었어야 했다.

몬스터가 없고, 생존의 위기를 겪지 않아도 된다지만, 그래도 이왕에 사후 세계까지 왔으면 좀 풍족하고 편한 생활을 해도 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그렇게 생생한 25년짜리 꿈이라니, 그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 꿈 두 번만 꿨다가는 사람 잡겠다.’

일단 자신이 겪었던 일은 꿈이 아니다.

‘둘 중 하나인데….’

지금 상황이 꿈이거나.

‘과거로 돌아왔거나.’


“그럼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불러.”

“네.”


주인집 아주머니는 여전히 걱정되는 모양인지, 나가기 전까지 뒤를 돌아 장혁을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노숙자였던 그를 주워다 방을 줄 정도로 착한 아주머니지만, 지금은 아주머니에게 신경을 쓸 정신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게 자각몽인가 하는 것 같은 게 아니지.’

지금 상황이 꿈이든 과거든 문제는 하나다.

‘내가 알고 있는 일이 반복되는 걸까?’


그대 꿈을 꾸어요-.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그를 깨운 것은 한 통의 벨소리였다.

‘이것도 간만에 보네.’

그리운 구형 스마트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야! 권 대리! 미쳤어?]

“응? 누구세요?”

[허! 이게 진짜 미쳤나! 니 사수다! 왜!]

“사수? ……아!”


그제야 자신이 다니던 회사 생각이 났다.

사수라는 인간도.

‘누군가 했더니….’

발신자 표시가 ‘까치’라고 되어 있어 누구인지 몰랐다.

‘이 새끼!’

그는 최악의 인간이었다.

도덕이 붕괴되고, 양심이 사라진 세계에서조차 기피되던 쓰레기였다.


[아? 아아-? 이게 진짜…. 빨리 안 튀어와?]


보통 이런 일이 벌어지면, 무슨 일이 생겼는지부터 물어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상식이 무색하도록 고함부터 지르고 있었다.


“안 가. 새꺄.”

[뭐? 이게 정말 미쳤….]


쓰레기가 뭐라고 떠들어대지만, 장혁은 듣지도 않고 전화를 껐다.

‘가뜩이나 머리아파 죽겠는데.’

어차피 회사에 볼일은 없다.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최악인 회사다. 예의상 정리를 해 줄 가치조차 없는.

‘그 놈은 나중에 죽여 버리면 되는 일이고.’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스마트폰을 슬쩍 보니, 몬스터가 출현하기 일주일 전이다.

2012년 2월 22일.

2가 가득한 그 날, 몬스터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여담으로, 한 방송인이 정치인보다 더 많은 욕을 먹은 날이기도 했다.


“아아-. 모르겠다.”


무언가 대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각성자는 오로지 여성, 그 중에서도 신탁을 받은 자들만이 될 수 있었다.

‘결국 믿을만한 각성자가 필요해. 정말로 내가 알고 있는 대로 미래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힘이 없으면….’

몬스터가 출현하고 몇 년 동안은 그래도 살만했다.

아니, 오히려 삶은 더욱 풍족해졌다.

걸출한 개인 사업가들도 대거 등장한 시대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이상적인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한 후에, 영향력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수의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이다.

‘특히 남자들을.’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후손을 남겨야 한다는 본능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여성들은 시도 때도 없이 그에게 몹쓸 짓을 했다.

‘어렸을 때는 그게 천국이라 생각했었는데….’

지내고 보니 그것은 지옥이었다.

그녀들은 남성의 매커니즘을 이해해 주지 않았다.

남성이 일을 끝내면 현자가 되고, 고개를 숙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크윽.’

그 때 맞은 곳들이 아직도 화끈거리는 기분이 든다.

강자는 약자를 이해할 수 없다. 그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그를 죽도록 팼다.

그렇게 반쯤 죽어가는 장혁을 치료사가 치료하면 금세 멀쩡해진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조금 흥분해서 그런 거였다니, 장혁으로서는 트라우마가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각성자들은 힘도 좋고 체력도 좋다.

평범한 일반인, 그 중에서도 이미 고개를 숙일 대로 숙인 50대의 아저씨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절대로 혼자 죽을 수 없지!’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건장한 남성들을 규합해 자신 대신 먹이로 집어넣는 것이다.

자신이 그 고생을 했던 것은 남성이 오로지 자신 한 명이었기 때문.

남성의 수가 늘어난다면, 그만큼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각성자들에게 반항한다는 선택지는 아예 머릿속에서 떠오르지도 않았다.

어찌해볼 수단이 하나도 없는 상대에게 대드는 것은 자해행위일 뿐이니까.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역시 돈인가.’

그렇게 그는 조금씩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일주일 뒤.


- 현재 파악된 블랙홀은 총 일곱 개로….


장혁은 TV를 껐다.

‘왜 안 좋은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이렇게 되면 이건 꿈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지난 일주일 동안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결국 준비를 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이제 세상은 급변할 것이다.

이런 급변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해 볼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 전에….”


장혁은 자신의 앞에 놓인 식칼을 쥐었다.

‘이번에는 그런 실수 따위 하지 않아.’

냉정하게 생각하면 하연을 살릴 의무는 없다.

그러나 그는 몇 년이나 꾸었던 악몽을 되돌릴 기회, 자신의 과오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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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4) +4 16.04.14 600 22 10쪽
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0 17 9쪽
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4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6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3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9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8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9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8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1 29 8쪽
3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2 37 7쪽
»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0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5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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