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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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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84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09 08:00
조회
633
추천
25
글자
8쪽

5장 - 아재, 발전하다 (1)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아니, 고통을 당한 것은 장혁 뿐만이 아니었다.

남성, 여성,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이 이런 고통을 당했다.

그는 사회가 붕괴된 이후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그에 대한 답을 깨우쳤다.

정답은 ‘없다’다.

악마 뺨을 때릴 정도로 사악한 인간이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살려보겠다고 피와 땀을 흘리는 천사 같은 인간도 있었다.

‘누님이 없었다면 결국 죽었겠지.’

장혁은 수련의 보호 아래에서 지내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붙잡혀 들어간 곳은 그야말로 지옥.

다시 수련에게 구출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잠시 과거를 회상하며 비릿한 미소를 지은 그는, 이내 수마에 빠지려 하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또 그 지옥을 겪을 수야 없지.”


장혁의 목표는 인류의 구원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양성 평등같이 보편적인 가치도 아니다.

생존과 복수.

그 두 가지였다.

‘뭐, 그 두 가지는 하나로 봐도 되니까.’

복수를 하면 자연스럽게 생존률이 올라가고, 각성자를 포함한 권력자들이 뒤집어 엎어놓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92마리라. 생각보다는 적지만….’

이게 다 자신이 벌인 일 때문이었다.

억울하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은 아무런 힘도 없으니, 고기방패 신세로 지내야 하는 수밖에.


“내가 억울해서라도 강해진다!”


그렇게 중얼거린 장혁은, 이내 눈앞의 보온병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총 92개의 결정이 들어 있다.

이것은 전부 그의 몫.

분배를 하기에는 장혁 자신의 앞길이 너무 불투명한데다, 두 사람 역시 차후 보상을 해 주기로 했으니 거리낄 것은 없었다.

‘92개면 그래도 좀 강해지겠지!’

뚜껑을 열어 결정을 한 입에 털어 넣는다.

‘이게 아닌 거 같긴 하지만.’

한 번에 삼키려던 결정은, 입술과 혀에 붙어 그대로 몸 안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거, 팅클 때랑은 좀….’

결정이 전부 몸 안으로 들어오자, 갑자기 그의 몸에서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실제로 몸 여기저기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크윽, 그때랑 비슷한데?’

회귀 전 그 지옥에서 겪었던 느낌과 비슷했다.

도살자 녀석들이 자신의 몸을 토치로 구워 먹던 그 때와.


“흐어-. 흐어-.”


이렇게 고통스러운데도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런 실없는 생각이 든다.


- 크르르릉-.


그렇게 고통을 애써 참아내고 있을 때, 짐승의 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알 수 있었다.

이 괴물은 자신의 내부에서 울고 있다는 것을.

그것은 환희.

기쁨에 떠는 웃음소리다.

‘아, 시끄러워. 흑염룡 새꺄!’

괴물이 울 때마다 머리가 울리는 것 같다.


“크륵. 크륵.”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온다.

정상적이지 않은 사고로 할 수 있는 것은, 어디선가 그 소리를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 정도.

‘으으. 으윽.’


- 크르르릉!


‘시끄러워! 닥쳐!’


- 크릉-. 힘을 원하는가?


짐승이 유혹한다.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대신 그 대가는 장혁 자신이라고.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정해져 있다.


“크윽. 지금이 무슨 쌍팔년도인 줄 아냐…. 지랄…말….”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정신을 잃었다.




***




“으음….”


장혁이 신음을 내뱉으며 비척비척 일어났다.

‘그렇지. 어제…. 음. 그 괴물 새끼는 대체 뭐지?’

잠시 자신의 몸을 관조해 보았지만, 그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와, 효과가 있네? 허허허….”


능력은 변함이 없었지만, 몸 자체가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깡말랐던 몸에는 튼실한 근육이 붙어 있고, 힘이 넘친다.


“오! 된다! 돼!”


무려 가슴도 움직일 수 있다.

남자 주제에 가슴 근육도 움직일 수 없냐며 뺨을 얻어맞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됐어! 이제는 나도 어엿한 각성자다!”


이제는 자신의 공격도 먹힐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안녕히 주무셨어요오-.”

“하암-.”


텐트 밖으로 나와 몸을 풀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수련과 다인이 하품을 하며 나왔다.

‘후후! 어떠냐! 이 몸의 육체미가!’


“아저씨, 뭐 해요?”


그러나 두 사람은 상의를 벗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 장혁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뭔가 바뀐 것 같지 않니?”

“뭐가요. 하암.”

“그러고 보니, 살이 좀 찐 것 같구나.”

“그러네요. 아저씨 살 쪘네요.”

“살이 아니라 근육! 근육이잖아!”

“네네.”

“배고프구나. 아침밥을 해 주지 않겠느냐.”


두 사람은 신나하는 장혁과 달리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허! 안 되겠다! 다인아! 여길 쳐 봐라!”


장혁은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손을 앞으로 내밀어 손바닥을 보였다.

복서들이 연습하는 것처럼, 다인의 공격을 받아주겠다는 뜻이다.


“에? 쳐요? 뭘요?”

“여기 말이야. 내 손바닥. 내가 좀 강해졌거든? 이제는 네 공격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다!”

“우움-. 그럼 쎄게 쳐요?”

“전력을 다 해봐.”


다인이 전날 배운 스트레이트 펀치를 장혁의 손에 날렸다.

발끝부터 시작해 허리를 통해 주먹에 무게가 실리는, 교과서와도 같은 완벽한 스트레이트다.


“케헥!”


퍼엉-.

둔탁한 소리가 안전지대를 울리고, 동시에 장혁의 비명 또한 울려 퍼졌다.


“헐. 너무 세게 쳤나 봐요. 에이 씨, 뭐에요! 나, 나는 죄 없어요! 아저씨가 치라고 해서 친 거니까요.”


그러나 다인의 말은 장혁에게 들리지 않았다.

그는 멍하니 저 멀리 날아간 자신의 팔과, 꾸물꾸물 재생되고 있는 자신의 팔을 번갈아 보았다.


“혁아. 쓸데없는 짓 말고, 아침밥이나 하려무나.”

“……그래. 그래야지.”


장혁은 멍하니 아침밥을 준비하러 터덜터덜 걸었다.


“혁이는 왜 저러는고?”

“글쎄요?”


영혼없는 발걸음으로 요리를 준비하러 가는 뒷모습을, 여성 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보았다.




***




“거봐! 맞잖아!”

“헤에-.”


아침을 먹은 후의 전투는 전날보다 더욱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92개의 결정은 헛되지 않았다.

이제는 굳이 검에 박힐 필요도, 수련과 다인이 공격하기를 바랄 필요도 없다.


“차앗!”


장혁은 자신을 향해 찔러오는 검의 옆면을 쳐내며, 동시에 고블린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크헥!”


주먹질 한 방에 코뼈가 주저앉은 고블린은, 이런 고통을 준 상대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장혁에게로 달려들었다.


“지금!”

“말 안 해도 알거든요? 야앗!”


어느새 고블린의 뒤로 돌아온 다인이 발을 들어 그 뒤통수에 내려찍었다.

‘빠각’하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의 두개골이 푹 꺼진다.


“어제보다는 나아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아직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구나.”


여전히 결정적인 공격은 다인과 수련이 전부 처리하고 있다.


“아아. 나도 알아. 조금만 더 할게.”


수련의 말이 맞다는 것은 장혁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각성자들의 사냥이란 꿈에서나 바라던 것.

지금은 이 기분을 더욱 만끽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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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0 17 9쪽
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4 21 8쪽
14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6 22 9쪽
»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4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9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4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8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9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8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1 29 8쪽
3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2 37 7쪽
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1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5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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