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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아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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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4.04 08:37
최근연재일 :
2016.04.14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71
추천수 :
497
글자수 :
65,097

작성
16.04.10 08:00
조회
654
추천
25
글자
8쪽

5장 - 아재, 발전하다 (3)

본 글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기분탓이거나 우연입니다.




DUMMY

장혁은 박수를 두어 번 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이 이야기는 이쯤 해 두고. 슬슬 사냥을 다시 시작해 볼까?”


그가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일어났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두 여성은 쓴웃음을 지은 채 장혁을 따라 일어났다.


“에이, 왜들 그래? 이제는 없었던 일인데 뭐.”


가볍게 말하는 장혁을 보며, 그녀들은 같은 생각을 했다.

어쩌면 저 웃음은 고통과 괴로움을 숨기기 위한 의태(擬態)가 아닐까 하고.

혹은.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마친 자의 기만(欺滿)일지도.




***




결정을 먹으면 강해진다.

고작해야 고블린의 결정이기에, 빠르게 강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먹은 결정의 수만 해도 거의 300개에 가깝다.

그는 92개를 먹었던 오전보다 확실히 강해져 있었다.


“끄히이익!”


장혁이 유일하게 자신할 수 있는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

오전까지만 해도 코뼈를 주저앉히는 정도에 그쳤던 주먹질이, 이제는 가끔 즉사시키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는 고블린의 목을, 수련의 물화살이 꿰뚫는다.


“크륵.”


몬스터들의 육체는 인간의 인지 밖의 무엇이었다.

죽으면 가루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포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주제에, 인간형 몬스터의 구조는 인간과 비슷했다.

숨을 쉬며, 음식을 먹고, 급소마저 비슷했다. 고통을 느끼는 부위마저도.


“흠. 이제야 왜 고블린이 연습 상대라고 하는지 알겠구나.”


목이 뚫린 고블린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즉사가 아니다.

과다출혈이었다.


“어, 음. 확실히 그렇기는 한데….”


장혁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연습 상대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것은 지나치게 빠르다.

장혁은 못해도 던전 내의 시간으로 15일 정도는 걸리리라 생각했다.

그것도 굉장히 빠르게 숙달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이고, 일반적으로는 한 달 정도는 걸린다.

전투가 아니고, 살해에 익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이 둘, 혹시 내가 모르는 과거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둘의 적응은 엄청나게 빨랐다.

던전에 들어와서 세 시간 만에 웃으며 고블린을 죽인다. 그것도 16세의 소녀가.


“아저씨,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해가 되는 것도 없고, 장점만 가득한 일이건만.

여전히 그는 뭔가의 찜찜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혼자 했어야 했나?’

그들의 순수함, 때 묻기 전의 일반인을 더럽힌 것 같은 기분에 잠시 후회가 들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다른 곳으로 새려는 생각을 차단했다.

‘어차피 그런 것들은 금세 사라진다. 시기를 앞당긴 것 뿐.’

그녀들에게도 지금 이 상황은 엄청난 행운이다.

다인은 부모님을 잃지 않을 수 있고, 수련은 젊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흠. 이번에는 꽤 많네?”

“여섯 마리네요. 어쩔까요?”


지금까지 한 번에 가장 많이 사냥했던 수는 넷.

고작 두 마리가 더해지는 것이지만, 넷과 여섯은 그 난이도가 하늘과 땅 차이다.


“누님. 마력은?”


각성자들이 이능을 발휘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무형의 에너지는, 마나, 에테르, 기, 포스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었다.

일반적으로는 마나가 가장 많이 이용되었지만, 어쩐지 수련이 마력이라는 이름을 강력하게 밀어붙여 장혁 일행은 마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수시(水矢) 다섯 정도?”

“그 정도면 마지막 사냥 정도는 할 수 있겠네.”

“그럼 사냥할 건가요?”

“물론.”


말을 마친 장혁은 고블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다인과 수련은 조금 떨어진 바위 뒤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정석대로라면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고블린을 기습하는 것이 맞겠지만, 장혁은 그 정석에서 벗어나 있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탱커라 보기 힘들다.

적들의 공격을 집중시켜야 하는 탱커는, 기본적으로 ‘도발’과 같은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혁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으니, 지금처럼 저돌적으로 돌진하여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것이다.


“케륵! 케륵!”


이곳은 안전지대와 다른, 가끔씩 바위 정도만 보이는 벌판이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장혁은 고블린의 눈에 쉽게 띄었다.


“덤벼! 새끼들아!”


고블린들은 귀를 쫑긋 움직이고 그를 향해 마주 달려왔다.

그는 이제 어엿한 한 명의 각성자.

장혁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옆으로 피하고, 곧장 그 옆에 있는 고블린에게 로우킥을 날렸다.


“크힉?”


그렇게 균형 감각을 잃고 비틀거리는 고블린을 놔둔 채, 이번에는 그 오른쪽에 있는 다른 고블린에게 주먹을 날렸다.


“크흣!”


그리고 그 사이, 다른 고블린이 장혁의 옆구리에 검을 박아 넣었다.

하나. 둘. 셋.

그의 몸에 검이 하나씩 박혀간다.

그 와중에도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않도록 고블린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잊지 않았다.


“슬슬 됐…, 아오! 따가! 됐어! 쳐!”

“야압!”


오른쪽으로 빙 돌아 뒤로 접근한 다인이, 장혁의 신호에 고블린들을 기습했다.

뻥-.

축구공이 날아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고블린 한 마리의 머리에 동그랗게 구멍이 난다.


“혁아! 빠지거라!”

“난 그거 맞아도 안 죽어! 쏴!”


수련은 다인과 다르게, 장혁이 고통을 그대로 느낀다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를 챈 것인지, 사냥을 할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해주고는 했다.

다인의 반대편, 왼쪽으로 달려오는 수련의 주변에 물화살 세 발이 떠올라 있다.


“빠지래도!”

“누님! 쫌!”


버럭 화를 내는 장혁의 모습에, 수련은 별 수 없이 물화살을 날렸다.


“큽.”

“케헥!”

“끄헤엑!”


수련 역시 처음보다 많이 발전했는지라, 이제는 물화살 세 발을 따로 조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한 발은 고블린의 머리에, 다른 한 발은 그 옆의 고블린의 가슴에 적중했다.

그리고 남은 한 발은 장혁의 어깨를 뚫고 나와, 그와 정면에서 대치하고 있던 고블린의 가슴을 뚫었다.


“어딜 도망가!”


어깨에 뚫린 구멍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혁은 겁먹고 도망치려는 고블린을 쫓아 달렸다.


“끄익?”


속도는 장혁이 월등히 빠르다.

어깨를 잡힌 고블린은 알 수 없는 울음소리를 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끼이익?”

“어딜 가려고?”


피칠갑을 한 채, 자신의 어깨에 양 손을 올린 인간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블린도 공포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흐압!”


장혁이 기합 소리를 내며, 양 손에 힘을 주었다.


“끄에에엑!”


고블린의 쇄골이 박살나고, 어깨가 사라진다.


“잘 가라.”


그는 어느새 구멍이 사라진 오른쪽 어깨를 들어, 공포에 떠는 고블린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후우.”


뒤를 돌아보니 남은 고블린은 두 사람이 정리를 끝낸 모양인지, 결정을 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은 이만 돌아갈까?”


조금 이르다는 느낌도 있기는 하지만, 슬슬 날이 저물어가고 있기도 하니 이쯤해서 정리를 하기로 장혁음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저녁에는 두 사람에게 확실하게 물어봐야 하는, 좀 진지한 이야기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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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4) +4 16.04.14 599 22 10쪽
17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3) 16.04.13 510 17 9쪽
16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2) 16.04.12 566 20 9쪽
15 6장 - 아재, 오거 사냥을 나서다(1) 16.04.11 593 21 8쪽
» 5장 - 아재, 발전하다 (3) +1 16.04.10 655 25 8쪽
13 5장 - 아재, 발전하다 (2) 16.04.09 655 22 9쪽
12 5장 - 아재, 발전하다 (1) 16.04.09 633 25 8쪽
11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4) 16.04.08 698 26 7쪽
10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3) +1 16.04.08 763 25 8쪽
9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2) +2 16.04.07 864 25 8쪽
8 4장 - 아재, 고블린을 잡다 (1) 16.04.07 947 31 9쪽
7 3장 - 아재, 준비하다 (2) +2 16.04.06 929 35 8쪽
6 3장 - 아재, 준비하다 (1) 16.04.06 918 31 8쪽
5 2장 - 아재, 각성하다 (2) 16.04.05 997 32 8쪽
4 2장 - 아재, 각성하다 (1) 16.04.05 1,460 29 8쪽
3 1장 - 아재, 회귀하다 (2) +1 16.04.04 1,091 37 7쪽
2 1장 - 아재, 회귀하다 (1) +2 16.04.04 1,350 40 8쪽
1 프롤로그 +5 16.04.04 1,544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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