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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요괴인간(妖怪人間)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2.05.12 08:18
최근연재일 :
2022.06.23 0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9,663
추천수 :
916
글자수 :
166,220

작성
22.06.02 07:34
조회
358
추천
15
글자
10쪽

이무기의 사체(死體),

DUMMY

***


트림까지 하면서도 손에 들린 시커먼 살점을 물어뜯었다.

이번에 들린 것은 무척이나 질겼다.

이빨이 비틀릴 정도로 잘 씹혀지지도 않았다.

억지로 반쯤은 먹어 치웠다.

푸-직!

그는 이상하다 싶어서 손에 들린 물건을 쳐다봤다.

시꺼멓고 야들야들해 보이는 것은 이무기의 생식기였다.


이런···!

천마는 피실 웃었다.

“생긴 것과는 달리·····너무나 작군.”

이무기의 생식기를 안개에 쌓인 구덩이에 던져버렸다.

휙!

천마는 먹을 것을 찾아서 석실을 기웃거렸을 무렵이었다.

“으음! 뭔가 좀 이상하군.”

천마는 눈을 치떴다.

흑백 눈동자에서 광채가 번뜩했다.

그리고 그의 미간에 아롱진 도형이 바르르 떨었다.


천마는 그때쯤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석벽에서 이상한 입자가 휘날리는 정경이 눈에 잡혔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었다.

발견하기도 전에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영롱한 입자를 구별해 낼 수가 있었다.

그것에 불꽃이 튀기며 서서히 타드는 것이었다.

왜일까?

천마로서는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년석균은 한기가 강한데 어째서 발화가 일어났지?”

고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는 빛을 머금고 흔들리는 불빛을 관찰하게 되었다.

중요한 순간에 해당했다.

만년석균이 빛으로 사라지는 것을 생각했다.

몸이 움직임과 동시에 불빛이 강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확산과 명멸,

천마는 오래지 않아 변화를 읽었다.

불빛은 어떤 지점으로 움직인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물론 거긴 백서가 남겼던 발자국이 있는 지점이었다.

“생쥐가 남긴 저주인가?”

천마는 피실 웃었다.


백서는 자신의 피를 머금은 뒤에 큰절까지 했다.

그리고는 형상을 갖췄고 삼생을 운운하며 사라졌다.

그렇다면 적어도 저주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물이라도 해코지를 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발화하는 불빛은 뭐란 말인가?

‘생쥐의 보은치고는 너무 고약하군.’

그는 뭔가 분명히 변화가 있다고 생각했다.

원인이 존재하는데 그게 뭔지를 몰랐다.

조심스럽게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신의 몸에서도 광채가 치솟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푸-식!

천마는 사려가 깊은 사람이었다.

그는 곧 입자가 발화하고 있는 원인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 내 몸에 형성된 단기 때문에 기화되고 있구나!”

탄다는 것은 몸에 형성된 기체에 반응한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도 타고 있다는 뜻도 되었다.

허-억!

천마는 화들짝 놀란 상태였다.

“몸이 타고 있다.”


천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만년석균이 불길에 타오르며 연기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타버린 입자의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었다.

“제기랄! 만년석균으로 비술을 익히려 했는데 틀렸구나!”

그는 얼른 손길을 거두었다.

어떻게 해야만 지분을 거둬둘 수가 있을까를 생각했다.’

만년석균이 남긴 입자는 많지가 않았다.

이제 대부분 거의 사라졌다.

아직 움푹 파인 석벽에 조금 모여 있을 뿐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벽 쪽을 세세히 훑고 있었다.

회색 분말,

‘아! 그래, 저것은 만년석균이 남긴 만년지분이다.’

불빛에 피어난 광채는 보기에 따라서 아름답기까지 했다.

‘생각보다 은원이 확실한 놈이군.’

천마는 백서를 고맙게 생각했다.

지금 지분을 거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생각과는 달리 함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빛이 유난히도 강하게 타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천마는 호흡을 멈췄다.

그러나 미풍이 일었던 모양이다.

불길을 머금은 입자가 어딘가로 사라지고 있었다.

저대로 두면·····,

짧은 시간대에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 것은 자명했다.

저것만이라도······,

천마는 숨을 살살 몰아쉬었다.

그는 금방 깨달았다.

만년석균이 자신의 배꼽으로 모인다는 사실을····,

그는 자신의 배꼽을 쳐다봤다.


움푹 파인 배꼽에는 피딱지가 잔뜩 엉켜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곳이다.

만년석균이 불길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천마가 호흡을 멈췄다.

진기가 차단되자 불길이 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 태식(胎息) 호흡만이 석균을 뭉치게 할 수가 있다.’

태식 호흡은 그에게 있어서 너무나 익숙했다.

그이 모친이 죽어서 무덤에 묻혔을 당시였다.

썩은 몸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랑을 베풀었다.


그때 숨결을 터준 호흡법이 바로 그거였다.

천마는 배를 움츠리며 배꼽을 통해서 호흡을 시도해봤다.

사지백해에 머물던 진기가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후-흡!

천마는 조금 더 배를 움츠렸다.

기체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고 전신에 머물기 시작했다.

‘그래, 단기를 가두기 위해서는 태식 호흡만이 최고다.’

천마의 아랫배가 그때부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그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만년석균이 배꼽에 잔뜩 몰려들어서 뭉쳐지기 시작했다.


천마는 그것을 단단히 뭉쳐서 호두알처럼 만들었다.

숫자를 세어보니 백팔 개나 되었다.

그것을 염주처럼 만들어 목에 걸었다.

그리고는 태식 호흡으로 석균을 원하는 만큼 모았다.

배꼽에 만년석균이 석벽에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졌다.

천마는 기식을 멈추고 영력을 배꼽으로 끌어들였다.

만년석균에서 불이 붙으며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머리 꼭대기에서 푸른 기체가 떠올랐다.

영롱한 기체에 그의 형상이 깃들어 있었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악마지도가 만든 원형의 고리였다.


그는 지금 원형의 고리에 자신의 심도를 심고 있었다.

번쩍!

빛이 어둠 속에서 빛을 가르기 시작했다.

검인(劍人)은 천마다.

비술을 펼쳐야만 도선에 입문할 수가 있었다.

천마는 악마지도를 두 손으로 포개 잡았다.

호흡을 가다듬기도 전에 일은 벌어졌다.

사-각!

악마지도에서 광채가 뿜어지고 있었다.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심기로 인도된 도기였다.

이-얏!

악마지도에서 발생한 빛만으로도 벽이 갈라지고 있었다.

천마의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살기가 스친 곳은 어김없이 어둠마저도 갈라졌다.

악마지도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았다.

그의 맥박과 함께 서로 장단을 맞추기까지 했다.

직격과 회전,

환원의 고리에 부닥쳐서 떨어지기도 하고 비상도 했다.

천마가 소리쳤다.


“지금부터 시작한다.”

천마는 눈을 크게 부릅떴다.

배꼽에서 만년석균이 바짝 타는 순간까지 기다렸다.

이윽고 불씨가 지글지글 타오르자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천마는 그런 순간에 악마지도로 일도양단을 펼쳤다.

번-쩍!

섬광이 반짝이며 폭풍처럼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치-쩍!

무형의 도기가 석벽을 갈라냈다.

그때부터였다.


천마는 미친 사람처럼 도법을 연성했다.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몰랐다.

섬광이 사라지기도 전에 살기가 사방을 휩쓸어 버렸다.

그래도 뭔가가 부족했다.

이것으로는 요녀는 물리칠 수 없을 것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몸을 유연하게 만들지 못하면 일도양단의 비법은 영원히 깨닫지 못한단 말이다.”

천마는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까지 연성했던 일도양단의 도법을 모두 잊었다.


악마지도를 들고 새롭게 연성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힘과 부드러움의 조합에 중점을 두었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근력과 뼛골이 유연하게 만드는데 말을 듣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일도양단이 취하는 이상한 자세들 때문이었다.

머리와 몸통이 상반되게 비틀렸다.

악마지도를 들고 천하를 효시(梟示)하는 자세였다.

자세를 취하면 뼛골은 어느새 욱신거리기 일쑤였다.

이것이 바로 악마지도에서만 생성된다는 무형살기였다.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천지를 조각으로 내듯이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가슴 속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덩이가 치밀어 올랐다.

소리라도 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활활 타오르는 정염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욕망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신체의 변화에만 매달릴 수도 없었다.

“이건 천신이 되기 위한 과정이니 이겨내야 하는 거야.”

천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다.


성공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은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몸속의 핏방울은 펄펄 끓었다.

뼛골은 반대로 얼어붙었다.

욕망의 불꽃은 근육까지 꿈틀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이것이 신경계를 자극했는지 떨림은 가속되었다.

멈출 수 없는 지경까지 순식간에 도달하고 말았다.

성욕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심상을 괴롭게 만들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심하던 눈동자는 지글지글 타들며 광채가 번뜩였다.


꽉 다물린 입술은 핏빛이 보였다.

굵직한 목덜미에는 시퍼런 힘줄이 돋아나 꿈틀거렸다.

이윽고 악마지도가 번개처럼 내려쳤다.

빛이 사방으로 갈라지면서 회오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천마의 그림자는 사방팔방에서 늘어났다.

춤추는 신법이 얼마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에 억겁의 시간이 흘러간 듯싶었다.

신나게 도법을 펼치다가 그만 중도에 딱 멈추고 말았다.

천마가 돌연 일도양단의 자세를 취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했다.


눈을 부릅뜬 상태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아! 요녀를 만날 때까지 잠들면 안 되는데·······.”

천마가 졸면서 눈을 부릅뜨자 눈동자가 변했다.

왼쪽 눈동자는 온통 검었다.

오른쪽 눈동자는 백치로서 흰색의 광채가 머물고 있었다.

그는 반쯤 감긴 눈동자를 껌벅거렸다.

졸린 눈동자.

그가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깨물어도 소용이 없었다.

“안 돼! 이대로 잠들면 영원히 깨어날 수 없어.”

그는 결국 깜빡했다.

눈을 부릅뜬 상태로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드르릉······푸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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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꿈(夢), +14 22.06.03 368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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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호조(蝴鳥), +13 22.05.26 509 16 9쪽
17 용쟁호투(龍爭虎鬪), +17 22.05.25 536 2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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