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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요괴인간(妖怪人間)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2.05.12 08:18
최근연재일 :
2022.06.23 0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9,660
추천수 :
916
글자수 :
166,220

작성
22.05.25 00:27
조회
535
추천
26
글자
9쪽

용쟁호투(龍爭虎鬪),

DUMMY

***


지글지글 타들자 독액임을 깨닫고 있었다.

망독(蟒毒),

이무기가 지니고 있다는 맹독이었다.

이것은 황금 거미였던 인주보다도 독한 소화액이었다.

천하의 어떤 물체든지 한 줌의 액체로 만들어 버렸다.

그는 입안에서 거품이 일자 뱉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뜨거운 액체가 뱃속으로 들어가자 전신이 달아올랐다.

천마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커-억!

천마가 뒤늦게 뱃속에 든 액체를 뱉어내려고 할 때였다.

이무기가 여의주를 토해냈다.

그 안에는 천마의 형상이 깃들어 있었다.

천마는 옳지 싶었다.

자신의 혼백을 영입해 천신이 되고자 다가오고 있었다.

천마는 죽은 사람처럼 너부러졌다.

귀신이 숨 쉰다는 귀식대법을 펼쳤다.


숨길이 멈추자 이무기가 좋아했다.

“헤헤헤! 드디어 네놈이 죽었구나.”

이무기는 신이 났다.

천마를 죽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랐다.

이제 녀석이 죽었으니 혼백을 영입해 승천하면 그만이다.

천마가 그런 틈새를 이용했다.

손오공이 남긴 비술을 펼쳤다.

분신술(分身術),


천마의 몸에서 제삼의 천마가 튀어나왔다.

분신술을 연마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엉성했다.

제삼의 천마가 비실거리다가 곧바로 쓰러져 버렸다.

이무기는 천마가 죽자 냉큼 여의주로 끌어드렸다.

천마는 아주 쉽게 여의주에 흡입되고 말았다.

여의주를 복용해야 하는데 흡입된 상태라 주변을 훑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투명한 기체만이 넘실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이 천지에 분포된 음양의 결정체였다.

이무기가 오랜 세월이나 단련시킨 여의주(如意珠)였다.

삼천 년이나 만들어진 음양의 정기가 모인 정화였다.

천마는 곧바로 눈을 감았다.

쳐다보지 않아도 눈에 사물이 비쳤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광채가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말없이 감미로움까지 전해줬다.

빛이 생성되고 있는 그곳은 엄마의 품처럼 아늑했다.


따뜻한 느낌과 포근함이 전부였다.

천마는 서둘렀다.

사방에 분포한 기체를 피부를 통해서 섭취하기 시작했다.

오색의 빛이 단전에 몰려들고 있었다.

음양비술을 펼치면서 단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의주는 아직 완성단계는 도달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

색상이 수도 없이 변화하고 있었다.

단전이 포화상태를 이뤘다.


천마는 자신의 몸이 변화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단전을 살펴봤다.

붉게 불타고 있는 황금 덩어리,

금빛을 머금은 여의주는 찬란했다.

뜨거울 것 같으면서도 차갑고 빛은 화려했다.

그것이 단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천마는 기분이 말없이 좋았다.

조식을 취하자 몸에서 거센 저항이 일어났다.


우두둑!

천마의 뼛골이 이완되고 있었다.

말없이 감미롭던 기분이 착 내려앉았다.

꿈꾸던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사방에서 압박이 전신에 전해졌다.

이무기가 혼백을 단기화를 시키기 시작한 것 같았다.

천마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며 숨결이 막히고 말았다.

커-욱!


악마지도가 박혔던 가슴에서 기체가 새고 있었다.

유체이탈.

육신에서 영혼이 분리되는 현상이다.

그의 몸뚱이로는 참을 수가 없는 고통이 밀려들었다.

극심한 공황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천마는 끊어지는 의식의 꼬투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어림도 없다. 나는 지금보다도 더한 고통과 인고의 세월을 넘기며 살았기에 죽지 않는다. 너처럼 미물에 불과한 놈에게 내 영육을 결코 넘겨줄 수가 없단 말이다.’

천마는 소리쳤다.


가물거리는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인간이기에 그랬다.

육신에 생명이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가 잘못됐다.

저승사자가 일으켰던 법력처럼 영육이 비틀리고 있었다.

천마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런 식으로는 결코 죽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의식이 있는 한에는 방도를 찾아야 했다.

눈을 부릅떴다.


사방에는 오색의 광채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육신에 좀먹던 기체가 장기들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천마는 자연히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무기의 골격과 뼈대를 활성화를 시키고 있었다.

이건 정말 의외였다.

예상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육신의 정기마저 빼앗길 줄은 미처 몰랐다.

그는 영혼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끝까지 몸부림을 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참으로 알다가 모를 일이었다.

천마의 몸에서 심각한 변화가 생성되고 있었다.

머리가 뜨거운 열기로 인해서 폭발하듯이 열렸다.

발바닥은 반대로 차가운 냉기가 침투하면서 굳게 닫혔다.

그러니까 들어오고 나가는 것처럼 순환은 아니었다.

들어오는 것은 없고 나가는 것만 있었다.

뜨거움과 차가움의 얽힘,


인간에게 존재하는 생명체가 외부로 새는 듯싶었다.

그와 함께 뜨거움과 차가움이 번갈아 반복되고 있었다.

불구덩이에 처박힌 것처럼 온몸이 뜨거운지 몰랐다.

몸은 팽창하는 중이고 내면은 타올라서 쪼그라들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일이었다.

이무기가 원했던 것이 이거였던 모양이었다.

인간의 혼백을 통째로 뽑다니···!

이것은 거미나 백서보다는 차원이 높은 수준이었다.


“커-억!”

천마는 냉온이 회음(會陰)에서 겹쳐지자 신음이 터졌다.

살결이 갈라지고 있었다,

뼛골도 분리되고 있는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작렬했다.

여의주가 지닌 화력은 강했다.

그의 몸에 머물던 인간의 찌꺼기까지 분리되고 있었다.

육신에서 불길이 너울거렸다.

푸른 기체가 점점 거세게 생성된 다음이다.

나중에는 몸이 불길에 휩싸이고 말았다.


화르르!

천마의 뼛골에서 불길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살결은 투명하고 뼛골을 검게 변했다.

색채가 변한 사실을 봐서는 틀림없었다.

이무기가 전력으로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이 분명했다.

천마의 몸으로 진기가 샘솟듯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공간에서 몸속으로 침투한 불길,

전신을 태우던 기체가 이번에는 회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혈맥의 팽창과 육신의 수축이 번갈아 이뤄졌다.


그것 때문이다.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몸이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나중에는 뼛골까지 투명해지고 있었다.

천마가 중얼거렸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생사는 단기를 만드느냐에 달렸다.”

천마는 입술을 깨물었을 때였다.

그때쯤 뭔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이무기였다.

혼백을 영입했으니 천상으로 비천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무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중구난방으로 난리 치는 여의주를 화급히 들여다봤다.

천마의 혼백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사람이 들었다.

그것도 자신과 생사고투(生死苦鬪)를 버리던 녀석이다.

이무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고 말았다.

“저·····저! 망할 놈의 개자식아 당장에 뒈져 버려라.”

이무기의 신경은 극도로 예민했다.

여의주에서 녀석을 빼내려고 시도했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달아나고 있었다.

이무기의 눈이 뒤집히고 말았다.

허공에서 원형을 그리던 이무기의 독니가 덮쳐들었다.

끼-끼!

이무기의 독니는 악랄했다.

어둠 속에서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날카롭게 번뜩거렸다.

천마는 무의식중에 몸을 피하며 반격했다.

이무기의 녹색 뿔을 향해서 악마지도를 휘둘렀다.


타-앙!

천마는 가벼운 접촉에도 몸이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너른 공간이긴 했어도 거긴 벽이었다.

등에 충격이 전해졌다.

피할 수 없는 위치였다.

도망쳐봤자 석실 안이긴 해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는 신법을 전개했다.

무공에 관해선 그래도 일가견이 있었다.

몸을 허공으로 튕겨 올렸다.


물론 거기도 벽이라 이빨의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천마는 허공에서 재주를 넘어야만 했다.

독니가 코끝을 스쳤다.

그는 그렇게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무기의 길고 긴 혓바닥은 빗겨 가질 못했다.

철-썩!

천마는 몸에 가해진 충격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흔들리는 몸뚱이·····,

천마가 삼킨 이무기의 핏물이 뱃속에서 타들고 있었다.


그의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대로 있으면 독으로 인해 나는 죽는다.’

맹독이 그의 내면에서 거품을 남기며 타들기 시작했다.

뜨거움 때문인지도 몰랐다.

백회혈(百會穴)이 열리면서 뜨거운 기운이 솟아올랐다.

발바닥의 용천혈(湧泉穴)도 열렸는지 뼛골이 들썩였다.

그것이 가랑이 사이의 회음혈(會陰穴)로 몰려들었다.

천마의 단전이 그때부터 지글지글 끓기 시작했다.

음양으로 분리된 육신,


그는 솔직히 이런 것이 싫었다.

촌각을 다투는 시간대였다.

하지만 그는 그나마 현실의 감각을 찾았다.

손에 들린 악마지도를 힘껏 휘둘렀다.

일도양단이 허공을 갈라내고 있었다.

탕-탕!

천마는 이무기와의 대결은 처음이었다.

용으로 변신하는 힘을 실제로 느끼는 것도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밀렸었다.

두렵고 무서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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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불로주(不老酒), +15 22.06.06 310 17 9쪽
26 무영탑(無影塔), +14 22.06.04 358 12 9쪽
25 꿈(夢), +14 22.06.03 367 17 9쪽
24 이무기의 사체(死體), +10 22.06.02 358 15 10쪽
23 변신(變身), +15 22.06.01 393 16 9쪽
22 요선(妖仙)의 등장, +16 22.05.31 417 20 9쪽
21 무영단기(無影丹氣), +18 22.05.30 437 24 9쪽
20 위기의 연속(連續), +16 22.05.28 472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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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호조(蝴鳥), +13 22.05.26 509 16 9쪽
» 용쟁호투(龍爭虎鬪), +17 22.05.25 536 26 9쪽
16 여의주(如意珠), +13 22.05.24 547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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