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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요괴인간(妖怪人間)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2.05.12 08:18
최근연재일 :
2022.06.23 0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9,673
추천수 :
916
글자수 :
166,220

작성
22.05.31 00:17
조회
417
추천
20
글자
9쪽

요선(妖仙)의 등장,

DUMMY

***


양보 없는 대결이다.

서로 팽팽한 접전이 이뤄진 결과는 뻔했다.

양패구상,

이무기와 황금 거미는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죽일 듯이 몸짓으로 서로는 얽혔다가 갈라졌다.

대치에 들었으나 거미가 손해를 봤던 것이 분명했다.

강한 양성을 띠고 있는 불길에 당할 수가 없었다.

황급히 허공으로 치솟아 음지로 피했다.

그래도 여의치가 않자 흑지를 건너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자 봉매인 벌과 엽의인 개미도 황급히 도망쳤다.


문제는 박쥐였다.

투명한 날개를 휘저으며 불길을 날려버렸다.

조금이라도 천마의 핏물을 빨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이무기도 만만치 않았다.

비록 여의주를 천마에게 뺏겼으나 진력은 남아 있었다.

천마를 공격하면서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희망을 놓기에는 뭔가 미련이 많다.

이무기는 오랫동안 공들인 여의주를 포기할 수 없었다.


천마를 덥석 물고 할퀴며 씹어대는데 뭔가가 이상했다.

뱉어서 가만히 살펴보니 천마가 아니었다.

천마를 닮은 녀석이 웃으면서 사라져 버렸다.

이무기가 눈알을 부라리며 사방을 훑었다.

저만큼 멀리다.

천마가 태연하게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미 여의주를 단기로 만들었는지 휘광만 비칠 뿐이었다.

이무기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대로 머리로 들이받아 버렸다.


꽝!

충격을 받은 천마의 몸이 날려가는 순간이었다.

어둠에서 누군가가 등장해 교소를 터뜨리고 있었다.

“호호호! 네놈이 기어코 해낼 줄 알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터진 여인의 음성은 곱고 고았다.

천마는 이무기와의 충격으로 정신이 없었다.

겨우 몸을 추스르다가 여인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애써서 짝짝이 눈을 번쩍 떴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여인의 형상을 잠깐 보긴 봤다.


여인은 어둠 속에서 불쑥 등장했는데 그것은 빛이었다.

그리고 천마가 여인이라고 생각했을 때쯤이었다.

벽면이 열리면서 흰색의 비단 끈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아! 저 빛은······.’

천마는 여인이 제삼의 요녀임을 알고는 놀라고 말았다.

그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빛으로부터 등장할 줄은 생각지 못했었다.

그는 빛이 침습해 오자 숨부터 죽였다.

그에게는 지금부터가 중요했다.


평생 소원하던 단기를 완성했기에 두렵진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었다.

천마는 여인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것을 초감각적으로 감지해 낼 수가 있었다.

‘으음! 저 요녀가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천마는 중얼거리고는 여인의 모습을 다시금 주시했다.

요선(妖仙),

인간과는 다른 차원의 세계에 산다고 알려진 신령들이다.

그들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바람을 타고 삼생을 넘나들고 산다는 천신이었다.

그런 요녀가 지금 천마의 눈앞에 등장해 있었다.

“뭐야? 저 녀석이 어찌 뒈지지 않고 살았단 말이더냐?”

요녀는 천마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란 듯싶었다.

“여의주를 복용해 비림을 다스리려 했는데 신통도 하다.”

비단 끈의 형상이 또렷해지더니 길게 늘어지고 있었다.

천마는 요녀가 자신을 알아보자 은빛 끈을 주시했다.

비단 끈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투명했다.

마치 어둠 속에서 갑자기 생성된 듯했다.


빛이 어둠을 가르더니 이무기의 몸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꽈-악!

이무기는 요녀의 기습을 받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꽈르르!

이무기는 비단 끈이 몸에 감기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한두 번 당한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고양이 앞에 쥐 꼴 신세였다.

그렇게 사납던 성질은 간 곳이 없었다.

빌빌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구멍 속으로 도망치려고 난리를 쳤다.

“호호! 멍청한 괴수. 도망치려 들다니 참으로 우습구나!”

요녀가 펼치고 있는 비단 끈에서 광채가 번뜩거렸다.

퍼-직!

천마가 세상에서 본 적이 없는 무기가 분명했다.

투명한 빛과 함께였다.

허공에 두둥실 뜬 상태에서 이무기의 몸을 갈라내었다.

사-각!

이무기의 녹각 뿔이 두부처럼 쉽게 베어졌다.


뜻밖에도 피는 붉지가 않았다.

비릿한 냄새와 함께 녹색 피가 튀었다.

천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무기의 피가 오색으로 분리되며 갈라지고 있었다.

빛은 천마의 몸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 분명했다.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여의주가 쉽게 갈라지고 말았다.

이건 적어도 천마에게는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황금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은근슬쩍 빠져나와 이무기의 입에 숨었다.


이젠 형체를 완성했기에 이무기 정도는 두렵지도 않았다.

이무기는 요녀의 공격에 몸부림쳤다.

자신의 결과물인 여의주만큼은 지키고 싶은 모양이었다.

꿀-꺽!

여의주를 삼켰던 이무기의 눈동자가 부르르 떨었다.

여의주에 든 천마의 형상을 빌어서 비천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무기가 삼킨 것은 황금 거미가 남긴 꼬치였다.

커-악!

이무기는 여의주를 찾기 위해서 난리를 치고 있었다.


그때쯤 다른 괴물처럼 빠르게 도망쳤다면·····,

그나마 목숨을 건졌을 것이다.

이무기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인간은 혼백이 아니었다.

천마는 살아 있었다.

생각할 줄 알고 사려가 갚은 사람이다.

그런 사실을 잊은 것이 실수였다.

‘아니 이놈의 흉수가 왜 이리 사납게 굴고 있어?’

요녀의 공격이 가혹해졌다.

비단 끈이 품고 있는 광채 속에서다.


사납기 그지없는 광풍이 일어났다.

뿌지직!

이무기의 날카로운 이빨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리고 잠시 뒤였다.

이무기의 입안에서 밖으로 떨어진 물체가 있었다.

쿵!

황금빛 둥근 원형에 사람이 들었다.

물론 빛으로 활활 불타는 물체는 천마였다.

그의 몸은 지금 빛으로부터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


몸이 떠올랐다가 이무기의 입 밖으로 나올 수가 있었다.

와장창!

요녀의 공격으로 이무기의 발버둥이 겹쳤다.

돌 더미가 와르르 떨어졌다.

천마는 탁자 밑으로 엉금엉금 기면서 숨었다.

숨결을 끊은 다음에 어둠의 저편을 쳐다봤다.

흰색의 비단 끈이 이무기의 목에서부터 휘감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비단 끈의 공세는 빨라도 엄청 빨랐다.


도망치려던 이무기의 몸뚱이를 총총 동여매고 있었다.

꽈-악!

이무기가 괴로운 듯싶었다.

구멍 속으로 기어들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꼬마 덕분에 음양녹각을 얻는 행운을 맞이했구나!”

요녀가 이무기의 뿔을 들고 석실에 등장해 있었다.

천마가 요녀를 쳐다봤을 때였다.

요녀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울 정도로 수려했다.

그녀는 마치 여우가 변신한 듯이 보였다.


빛과 빛 사이에서 불쑥 등장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는지도 몰랐다.

빛이 비쳤기 때문에 어둠에서 등장한 요녀·····!

신비할 정도로 빛을 머금고 있었다.

몸매는 어둠 속에서도 한 떨기 야화처럼 빛을 머금었다.

갸름한 얼굴에 눈꼬리는 하늘로 치솟았다.

상큼 떠진 눈동자는 백치로서 웃음이 담겼다.

등에는 쌍검을 찼다.

치렁치렁 늘어진 머릿결을 휘날렸다.


도발적으로 움직이는 몸동작은 정말 뼈도 없을 정도였다.

바람결에 옷깃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살짝 드러난 살결은 옥빛처럼 고왔다.

야들야들 몸을 움직일 때마다 환영이 일어났다.

“호호호! 기다려라. 음양녹각을 실험한 뒤에 다시 오마!”

요녀는 주목을 받기를 원하는 자세였다.

한동안 교소를 터뜨리다가 몸이 빛과 함께 흔들렸다.

이무기의 녹각을 뽑아 들더니 석문으로 사라져 버렸다.

천마는 눈을 크게 떴다.


마치 꿈을 꾼 듯 멍했다.

화려한 불빛이 눈앞에 다가왔다가 활활 타듯이 사라졌다.

그녀의 그림자를 따라서 비단 끈이 풀리고 말았다

이무기의 뻣뻣해진 몸뚱이가 탁자 위로 떨어졌다.

쿵!

천마는 이무기의 사체를 피하지 못했다.

빛줄기가 남긴 공간에 갇혔다.

비명도 지를 필요도 없었다.

그는 부서진 탁자와 함께 깔리게 되었다.


이무기의 머리통 부분이 천마의 숨통을 조였다.

탁자 위에서 옆으로 걸쳐지며 그의 몸을 내리눌렀다.

이무기의 머리 무게는 상당했다.

비단 끈이 감겼던 부분은 완전히 으스러져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생명이 완전하게 끊어지지 않았다.

구멍 속에 박혀 있던 몸뚱이는 꿈틀거리고 있었다.

녹각에서 뿜어진 선혈이 천마의 입으로 흘러내렸다.

천마는 몸을 움직이려 들었지만 어림도 없다.

여의주를 복용했기 때문인지 손가락도 까닥하지 못했다.


그는 그대로 참았던 숨결을 터뜨리고 말았다.

‘으음! 이대로 잠들면 안 되는데···.’

이무기의 머리통에서 피가 질퍽하게 흘러내렸다.

줄줄-줄줄!

이무기의 선혈은 기절한 천마의 입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는 그런 사실도 모르고 배가 터지도록 마시고 말았다.

꼴깍꼴깍!

억겁의 시간이 흐른 듯했다.

쿠-쿵!

어둠이 짙은 석실에서 번쩍하고 움직이는 물체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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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꿈(夢), +14 22.06.03 369 17 9쪽
24 이무기의 사체(死體), +10 22.06.02 359 15 10쪽
23 변신(變身), +15 22.06.01 394 16 9쪽
» 요선(妖仙)의 등장, +16 22.05.31 418 20 9쪽
21 무영단기(無影丹氣), +18 22.05.30 437 24 9쪽
20 위기의 연속(連續), +16 22.05.28 472 21 9쪽
19 용지(龍池), +13 22.05.27 491 21 9쪽
18 호조(蝴鳥), +13 22.05.26 509 16 9쪽
17 용쟁호투(龍爭虎鬪), +17 22.05.25 536 26 9쪽
16 여의주(如意珠), +13 22.05.24 547 16 9쪽
15 망이(蝄彲), +21 22.05.23 585 2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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