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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요괴인간(妖怪人間)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2.05.12 08:18
최근연재일 :
2022.06.23 0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9,674
추천수 :
916
글자수 :
166,220

작성
22.05.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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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
추천
16
글자
9쪽

여의주(如意珠),

DUMMY

***


천마가 일도양단을 펼쳐서 이무기의 입을 둘로 갈랐다.

투명했던 복사의 몸뚱이가 이빨 사이에서 둘로 분리됐다.

머리와 꼬리가 각기 따로 움직였다.

바짝 치켜든 꼬리에서 붉은 침이 불쑥 나왔다.

천마를 공격하는 이무기의 혀끝에 팍 박아 넣고 있었다.

이무기가 먹잇감에 만족한 듯싶었다.

고개를 쳐들고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을 때이기도 했다.

갑자기 쥐방울처럼 생긴 눈동자가 모이는가 싶었다.

삼켰던 복사의 머리를 토해냈다.


커-억!

이무기의 입이 딱 벌어졌다.

여의주가 밖으로 나왔다.

황금빛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불타는 기체에 매달린 복사의 머리통을 볼 수가 있었다.

복사가 여의주를 노렸으나 애만 태웠던 것 같았다.

그래도 복사는 마지막 저항을 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무기의 황금빛 여의주에 흔적을 남겼다.

상처가 남겨진 이상에는 비천은 물 건너간 상태였다.


이무기는 이것이 분했는지 난동을 부렸다.

석벽이 갈라지고 바윗돌이 부서지고 있었다.

박쥐는 찰나의 순간에 기회를 잡았는지 공격했다.

복사와 똑같은 방식으로 여의주를 향해 돌격했다.

번-쩍!

박쥐가 여의주에 달라붙자 인주가 덤벼들었다.

거미줄로 이무기를 포박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몸부림을 칠 때면 거미줄이 힘없이 끊겼다.

이것을 분하게 여기던 인주가 기회를 잡았다.


여의주가 밖으로 나온 이상에는 희망이 있었다.

덤볐다.

무섭게 달려들었다.

거미줄을 뿜으면서 여의주를 감쌌다.

여의주에 달라붙어서 물고 늘어졌을 때였다.

벌과 개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달려들었다.

개미는 물어뜯었고 벌은 벌침으로 쏘아대고 있었다.

그러자 이무기는 당할 재주가 없었다.


몸을 배배 꼬면서 몸부림을 쳤다.

천마는 그들이 달려들자 희망을 엿보았다.

그들의 호기에서 약간의 힘을 얻었다.

천마가 신형을 드러냈다.

저벅저벅!

천마가 다가서자 이무기가 급하게 여의주를 걷어드렸다.

둘이 마주 섰다.

시선과 살기가 얽혀들었다.

천마도 이무기도 눈치를 살피며 잠시 대치에 들어갔다.


이무기는 악마지도의 광채가 싫은지 인상이 일그러졌다.

천마도 여의주에서 뿜어지는 화기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렇게 잠시 멈칫하는 순간이었다.

박쥐는 벌과 함께 줄행랑을 놓았다.

거미는 뒤늦게 물러서는데 박쥐가 따라붙었다.

모두가 여의주의 진액을 섭취했는지 도망쳤다.

천마와 복사만이 남았다.

이무기가 천마를 향해 기어 오고 있었다.


사르륵!

한순간에 서로 딱 멈춰 섰다.

악마지도가 풍기는 한기가 공간을 넓혀놓았다.

이무기가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마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차가운 한기가 분명했다.

음의 지기를 기반으로 양의 기운을 생성한 이무기였다.

악마지도에서 풍기는 한기가 싫은지 멈춰 섰다.

천마도 한기가 싫기는 마찬가지였다.

온기가 없는 동굴은 얼음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었다.


천마가 몸을 부스스 떨었다.

이무기도 황소처럼 커다란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머리에 솟아 있는 금관 뿔이 어둠에서 번뜩거렸다.

이무기는 먹잇감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다가왔다.

쉬-쉭···.쉬-쉭!

이무기의 공격은 독기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천마는 비릿한 콧바람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독기로 인해서 전신에서 마비가 왔다.


허-음!

위기일발의 순간이 아닐 수가 없었다.

마비된 몸으로 불안감이 스치며 지나감을 느꼈다.

천마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호흡을 길게 했다.

그러나 냉기보다는 다른 이질적인 냄새가 먼저 느껴졌다.

후덥지근하고 끈끈한 냄새,

이무기가 풍기는 냄새가 분명했다.

바람결에 비린내가 ‘확’하고 풍겨왔다.

이무기의 다음 행동은 소리였다.


꽈-아악!

귀청을 울리는 소리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소리만으로도 그의 몸을 흔들어 놓기에는 충분했다.

검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이무기의 눈빛이 번뜩거리는 곳을 노렸다.

악마지도를 천천히 쳐들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을 만큼 적당한 속도였다.

손오공의 비술인 일도양단이란 절기를 펼쳤다.


번-쩍!

악마지도에서 악마처럼 시퍼런 살기가 피어올랐다.

피장파장인 셈이다.

일수씩 주고받으며 단점을 파악한 상태였다.

차가운 한기와 독기가 어우러지며 사방으로 퍼졌다.

꽈-악!

천마는 또다시 몸을 부르르 떨게 되었다.

‘망할 놈, 소리로 혼백을 분리하려 들다니 제법이다.’

이무기는 영물답다.


소리와는 반대로 기습이 행해졌다.

여의주에 침입한 복사의 머리통을 암기로 날려 보냈다.

휙!

천마의 몸이 흐릿해졌다.

허공에서 재주를 넘고 뒤로 비켜서며 발검을 시도했다.

검을 뽑을 때까지 몰랐지만 공격하는 자세는 틀림없었다.

방어를 무시한 공격이 분명했다.

치-적!

이무기의 공격은 만만치가 않았다.


천마가 악마지도로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하지만 방어가 늦었다.

복사의 이빨이 천마의 목에 박히면서 흔들리고 있었다.

아-음!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무기의 은밀한 기습을 대비치 못했다.

그의 목에서 핏빛이 비쳤고 몸은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쿵-쿵!

찰나의 순간에 해당했다.


천마가 호흡을 끊자 뭔가가 얼굴을 더듬고 있었다.

점액질과 함께 느껴지는 깔깔한 느낌이었다.

그때부터였다.

천마는 어린애들이 가지고 노는 공깃돌처럼 되었다.

몸이 허공에 던져졌을 무렵에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렇게는······,

천마는 기습할 기회를 노렸다.

악마지도가 손에 잡혀 있는 한에는 어림도 없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바닥에서 뒹굴고 말았다.


천마는 장난감처럼 처절하게 마음대로 유린당했다.

희롱당하는 모습을 여태껏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뒤늦게 악마지도를 휘둘렀지만 때는 늦은 뒤였다.

천마는 점액질이 흘러넘치는 혓바닥에 휘감기고 말았다.

아-아!

천마는 신음을 삼켰다.

아파서가 아니었다.

자존심이 문제였다.

무림을 대표하는 천마다.


악마지검을 연성했고 천하를 명성을 떨치던 무사였다.

천마답지 못했다.

한낱 미물에 불과한 뱀에게 농락을 당하다니·····,

짜증스러웠다.

인간의 자존심이 입술을 깨물게 했다.

아직은 용기가 남았으니 완전히 승복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고통이 느껴지는 순간에 입은 벌어지고 말았다.

온몸에 서서히 조이는 압박감이 상당했다.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다.

천마가 도리질을 쳐봤다.

뭔가가 입안으로 진입했다.

캐-캑!

천마는 이무기의 혓바닥이 입으로 침입하자 놀란 듯했다.

차가운 물체가 뱃속까지 깊이 들어와 위장을 헤집었다.

그것이 이무기의 혀란 사실을 깨닫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천마는 애초부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천년에 해당하는 요괴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데 삼천이나 수도했다면 상대가 강하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천마도 천신을 꿈꾸는 인간이다.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었다.

천마는 독이라면 무섭지는 않았다.

소아 시절부터 독기를 먹고 자랐다.

하지만 이무기의 혀가 내장까지 훑자 문제가 심각했다.

천마는 이제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 몸부림쳤고 반항했다.

어쩌면 인간으로서 마지막 저항일지도 몰랐다.


인간은 나약했다.

하지만 천마는 강한 인간이다.

강력한 몸부림·····!

이무기에게 둘둘 말려진 몸이나 거세게 반항했다.

입으로 삼켜진 차가운 물체를 뱉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생각뿐이었다.

내장을 훑자 참지 못하고 죽을힘을 다해 깨물고 말았다.

푸-직!

천마가 깨문 곳은 복사의 이빨이 박혔던 곳이기도 했다.


떨떠름한 피가 입안으로 왈칵 쏟아져 들어왔다.

이무기의 피에서 여의주의 냄새를 맡았다.

떫었고 비릿한 액체였다.

삼키고 싶지 않았으나 별수가 없었다.

목구멍을 통해서 넘치듯이 흘러든 피를 삼키고 말았다.

꿀꺽꿀꺽!

천마는 이미 배고픔과 목마름에 지쳐있는 상태였다.

이것저것 따질 처지도 물론 아니었다.

차갑고 비릿한 냄새 따위에는 상관없었다.


천마는 이무기의 피도 보혈이란 생각에 질리도록 삼켰다

꽈-악!

이무기의 울부짖음이 전신을 뒤흔들었다.

머리가 저절로 흔들거렸다.

입에 물린 혓바닥이 꿈틀거려도 그는 상관치 않았다.

아릿했지만 피가 주는 맛은 신선하도록 달았다.

차가운 느낌은 늘어진 몸의 감각을 깨워주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오히려 좋았다.

내장이 터지는 느낌 때문에 오히려 악착같이 매달렸다.


짐승처럼 물고 늘어지면서 배가 터지도록 빨아 먹었다.

끄르륵!

천마는 이무기의 피를 얼마나 마셨는지 몰랐다.

배가 터질 지경이 돼서야 깨물린 곳을 풀어줬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몰랐다.

확 하는 뜨거운 느낌과 함께였다.

쓰디쓴 액체가 목구멍 속으로 넘어가 내장을 뒤집었다.

천마는 뜨거운 액체가 무엇인지 구별치 못했다.

다만 입안에서 불길이 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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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사장(祭司長), +10 22.06.11 223 12 9쪽
31 망아정실(忘我正室), +11 22.06.10 237 12 9쪽
30 실종(失踪), +13 22.06.09 247 1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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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걸귀(乞鬼), +17 22.06.07 295 18 9쪽
27 불로주(不老酒), +15 22.06.06 310 17 9쪽
26 무영탑(無影塔), +14 22.06.04 358 12 9쪽
25 꿈(夢), +14 22.06.03 369 17 9쪽
24 이무기의 사체(死體), +10 22.06.02 359 15 10쪽
23 변신(變身), +15 22.06.01 394 16 9쪽
22 요선(妖仙)의 등장, +16 22.05.31 418 20 9쪽
21 무영단기(無影丹氣), +18 22.05.30 437 24 9쪽
20 위기의 연속(連續), +16 22.05.28 472 21 9쪽
19 용지(龍池), +13 22.05.27 491 21 9쪽
18 호조(蝴鳥), +13 22.05.26 509 16 9쪽
17 용쟁호투(龍爭虎鬪), +17 22.05.25 536 26 9쪽
» 여의주(如意珠), +13 22.05.24 548 16 9쪽
15 망이(蝄彲), +21 22.05.23 585 26 9쪽
14 오행검진(五行劍陣), +15 22.05.21 626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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