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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크리파 - Apocryp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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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스
작품등록일 :
2020.03.23 22:18
최근연재일 :
2020.05.16 23:09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63
추천수 :
0
글자수 :
140,881

작성
20.05.1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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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Chapter 5-5. 부탁할 게 있어.

DUMMY

3


또다시 날아온 포탄이 옆에 떨어지며 커다란 물기둥과 함께 열차를 뒤흔들었다. 네 번째에서 잠깐 멈추더니 다시 시작해 이번이 여덟 번째. BOE 안이라서 조준이 정확하지 않았다면 벌써 맞고 물속으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하지만 레비의 모니터를 쳐다보는 지유의 눈동자에 불안한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키보드 위로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지금 만들고 있는 것에 집중할 뿐이었다.


“3번 마지막 삭제하고 5번 연결. 7번 필요 없어. 1번, 4번 연결하고 나머지는 순서대로 프로그램 완성시켜.”

“후아. 하여튼 터프하다니까.”


화면 가득 떠있던 여러 개의 창이 카드를 흩는 것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몇 개가 지워지고 화면 가운데로 빠르게 다시 모였다. 남은 창 하나는 까맣게 비어있고 왼쪽 상단에 END라는 단어만 하나 떠있었다.


“됐어. 오차율 0.24%. 남은 시간 19초 02.”

“그래. 가자.”


지유는 레비에게 연결된 단말기의 선을 뽑고 자리에서 일어나 흔들리는 열차에서 균형을 잡으며 4번 차량을 빠져나갔다. 지유가 나오자마자 차량 문이 잠기고 아래에서 철컥하고 3번과 4번 차량의 연결고리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따로 분리된 4번 차량은 차체방향전환 시스템을 이용해 천천히 옆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언니!!”


하나 목소리였다. 어떻게 왔는지 비틀거리며 뛰어온 하나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지유의 다리를 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열차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혼자 둔 것이 미안하고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 더 미안했다. 지유는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하나의 덜덜 떨리는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하나야 미안해. 미안해. 언니가 잘못했어.”


그때 뒤에서 치익하는 소리가 들렸다. 추진기관이 가열을 시작하는 소리였다. 지유는 하나를 안고 일어서서 조금 앞에 있는 선반 앞으로 갔다. 화장실 맞은편의 선반에는 열차 전체에 방송을 할 수 있는 마이크가 걸려있었다. 마이크를 들자 치직하는 소리와 함께 방송이 켜졌다.


“승객 여러분 들어주세요!! 곧 추진기관이 분사될 거예요!! 귀를 막거나 출발용 헤드셋을 써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 사이에도 가열되는 소리는 점점 커져서 지유의 외침이 묻힐 정도가 되어있었다. 지유는 마이크를 다시 걸고 꿇어앉으면서 하나를 벽에 붙여 앉혔다. 그리고는 귀에 방음이어폰을 꽂고 자기 손으로는 하나의 귀를 꽉 막았다.


“···한번 맞아봐.”


폭탄이 폭발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열차가 크게 흔들렸다.


임계점을 한참 넘은 곳까지 달아오른 추진기관은 프로그램으로 설정된 시간에 정확히 분사되었고 4번 차량은 무서운 속도로 앞으로 발사되었다. 그 직선궤도의 끝에 있는 것은 열차를 향해 함포를 발사한 수백 미터의 전함이었다.


가속에 가속을 더하며 물위를 날아간 4번 차량은 바닷물을 갈라놓을 것 같은 기세로 물보라를 뿜어 올리며 전함의 옆에 틀어박혔다. 전함의 외부장갑에 구멍을 뚫고 차량의 절반을 꽂아 넣은 힘에 전함은 큰소리와 함께 기울며 옆으로 크게 밀려나갔다. 그리고 3초 뒤. 폭주를 거듭한 추진기관은 결국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대폭발을 일으켰다.


“······!!”


거대한 폭음이 BOE를 뒤흔들었다. 지유가 있는 곳에서도 빨간 불꽃이 보일 만큼 큰 폭발이었다.


4


“···카나타 언니? 무슨 일이야?”

“베르타? 미리네를 찾았어! 큰 폭발이 일어난 것 같아! 미리네도, 그 배도 분명히 거기 있을 거야!”


베르타의 물음에 카나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폭발이라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희와 베르타는 눈을 마주치고는 복도로 달려 나갔다. 베르타가 앞장서고 지희가 뒤를 따랐다. 목적지는 아포크리파 하층 발진덱이었다.


“···지희야. 부탁할 게 있어.”


베르타가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부탁?”


5


정말,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조셉의 안경을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표정은 무서울 만큼 딱딱하게 굳어있지만 안경에 빛이 반사되면서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다. 구멍이 뚫린 구역은 폐쇄해서 물을 막았고 불은 자동수복장치가 잡고 있었다. 하지만 불길이 조금씩 작아지고 있어도 워낙 거대한 폭발이었기 때문에 금방 사그라질 기세가 아니었다.


레비아탄이 있다 해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있다 해도 어떻게 할 수단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포격을 한 것은 혹시나 하는 의미였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된 것이다.


“···머펫은 어디 있지?”

“로디아가 개인실로 데리고 가서 감시하고 있습니다.”


뒤에서 에이텐이 대답했다.


“박사님. 제가 당장 저 열차로 가서 승객들을 모두···!”

“됐네. 의미 없는 짓이야. 그보다 이 폭발은 분명히 아포크리파에서 감지했을 걸세. 곧 내려올 테니 그쪽 대비를 확실히 하게.”

“알겠습니다.”


에이텐은 돌아서서 갑판 위에 서있는 남자들에게 달려갔다. 남자들은 에이텐이 움직이는 것을 보자 각자의 총을 들고 전투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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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ilogue. 잘 부탁해. (1권 끝) +1 20.05.16 16 0 15쪽
29 Chapter 5-16. 아포크리파. 20.05.16 17 0 14쪽
28 Chapter 5-15. 오빠. 20.05.16 14 0 11쪽
27 Chapter 5-14. 재밌었어. 20.05.16 14 0 11쪽
26 Chapter 5-11. 됐니, 명탐정? 20.05.16 14 0 11쪽
25 Chapter 5-10. 빚 갚으러 왔다. 20.05.16 28 0 13쪽
24 Chapter 5-9. 끝까지 바보네. 20.05.16 16 0 9쪽
23 Chapter 5-7. 정말 대단해. 20.05.16 12 0 14쪽
» Chapter 5-5. 부탁할 게 있어. 20.05.16 32 0 6쪽
21 Chapter 5-1. 전투 개시. 20.05.16 16 0 10쪽
20 Chapter 4-9. 구해줄게. 20.05.16 16 0 18쪽
19 Chapter 4-7. 나도 너 좋아해. 20.05.16 12 0 9쪽
18 Chapter 4-5. 프로토 타입. 20.05.16 13 0 13쪽
17 Chapter 4-4. Leviathan Ver 7.02 20.04.19 16 0 8쪽
16 Chapter 4-3. 반한 거 아니야? 20.04.19 14 0 5쪽
15 Chapter 4-2. 건강해서 좋네. 20.04.19 18 0 10쪽
14 Chapter 4-1.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20.04.19 11 0 7쪽
13 Chapter 3-6. 그 녀석을 깨워. 20.04.19 18 0 9쪽
12 Chapter 3-5. 뭐가 들었죠? 20.04.19 14 0 9쪽
11 Chapter 3-4. 모시러 왔습니다. 20.04.08 13 0 14쪽
10 Chapter 3-3. 흥미 없어. 20.04.08 15 0 10쪽
9 Chapter 3-1. Breath of Earth. 20.04.08 14 0 13쪽
8 Chapter 2-5. 버려진 성서. 20.04.08 13 0 8쪽
7 Chapter 2-4. Extreme Charge 20.04.08 11 0 10쪽
6 Chapter 2-3. Build Up 20.04.08 18 0 7쪽
5 Chapter 2-2. 기다릴게. 20.04.03 22 0 12쪽
4 Chapter 2-1. 어웨이크닝. +1 20.04.03 41 0 13쪽
3 Chapter 1-2. 신경쓰지 마세요. 20.04.03 20 0 11쪽
2 Chapter 1-1. 오랜만이야. 20.04.03 24 0 12쪽
1 Prologue. 준비 됐나요? 20.03.23 62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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