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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크리파 - Apocryp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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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스
작품등록일 :
2020.03.23 22:18
최근연재일 :
2020.05.16 23:09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90
추천수 :
0
글자수 :
140,881

작성
20.04.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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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Chapter 2-3. Build Up

DUMMY

3


베르타와 헹커가 창고로 돌아왔을 때 지하는 조용했다. 난간 아래의 바닷물도 철문이 완전히 가라앉아 잠잠해져 있었다. 예상대로 거기에 그 경찰의 모습은 없었다. 베르타는 아래를 살펴본 다음 난간에서 물러서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래에는 없어요. 찾았어요?”

“저 안쪽 문 뒤에 있군. 시작할까?”


헹커는 코드를 빠르게 입력한 뒤 탁하고 엔터를 쳤다.


그 순간 주변이 변하기 시작했다.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점점 하얗게, 부옇게 변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 곳과 모든 것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은 하얀 안개가 공간 전체를 채워나간다. 아래에서부터 가득히 고이던 안개가 베르타와 헹커의 발부터 감싸면서 올라가 마지막에는 그들의 모습도 안개 속으로 잠기는 것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그 안개는 일순간에 사라졌다.


“클리어.”


헹커가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주변 건물과 사물에 외견상의 변화는 조금도 없었다. 다만 원래의 모습을 차원이라는 거울에 비춘 또 하나의 진짜일 뿐. 피부가 차갑게 식었지만 몸의 움직임은 정상이었다. 베르타는 눈을 감고 긴 머리칼을 한 번 쓸어내리고는 오른팔을 똑바로 앞으로 뻗었다.


“···강화(Build Up).”


뻗은 오른팔 주위로 빨갛게 빛나는 빛덩어리가 몇 개 떠올랐다. 모양과 크기가 각각 다른 빛덩어리들은 서서히 빛이 약해지다가 다음 순간 붉은 색의 금속으로 바뀌었다. 금속은 저절로 조금씩 움직이다가 모두 제자리를 찾자 그대로 베르타의 팔을 향해 내려가 팔을 감싸는 것처럼 빈틈없이 맞물렸다. 금속과 금속의 접선에 까만 선이 떠오르고 찰칵하고 잠기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팔꿈치까지를 감싸는 빨간 금속재질의 장갑이었다.


“상태는 어때?”

“···괜찮아요. 시작하죠.”


헹커는 노트북을 그대로 들고 발을 양쪽으로 벌려 섰다. 헹커가 눈을 감았다가 뜨자 그의 양옆과 머리 위로 파랗게 빛나는 원이 공기 중에 떠올랐다. 원의 테두리를 따라 시동어가 촘촘히 적혀있고 가운데에서는 팔각형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마력 방사용 진, 즉 마법진이었다.


“온다.”


기척을 느낀 것 같다. 쿵소리가 나면서 건너편의 안쪽 문 가운데 하나가 찌그러지며 튕겨 나오고 그 뒤에서 시커먼 덩어리 하나가 엄청난 기세로 뛰쳐나왔다.


그것은 마치 전갈이 사람같이 2족 보행을 하는 것처럼 생긴 생물이었다. 몸을 숙이고 달리고 있어 키는 잘 모르겠지만 머리에서 꼬리 끝까지의 길이가 5미터를 넘었다. 보랏빛이 감도는 검은 바깥껍질은 기분 나쁜 광택을 흘리고 있고 입으로 추정되는 부분에서도 회백색 점액질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입 위에 있는 것이 눈이라면 연녹색으로 빛나는 둥근 것이 가로로 네 개. 각각이 따로 움직이면서 적―베르타를 인식하고 있었다. 뛰어나온 괴물은 똑바로 달려 나와 폭 50미터를 가운데 두고 그대로 이쪽을 향해 도약했다.


“슈트!”


헹커의 외침과 함께 주위에 떠있던 세 개의 마법진이 축구공 정도 크기의 빛구슬로 바뀌었다. 빛구슬은 둥실하면서 살짝 흔들리더니 일제히 공중에 뜬 괴물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하나는 직선, 나머지 두 개는 양쪽에서 곡선을 그리며 옆을 노리고 있었다.


괴물은 빛구슬이 자신에게 날아드는 순간 공중에 뜬 그대로 커다란 몸을 엄청난 속도로 회전시켰다. 정면에서 날아간 빛구슬은 갈고리처럼 돌아가는 앞발에 걸리면서 아래로 튕겨나가 바닷물에 처박혔다. 물소리가 터지는 것처럼 울리면서 솟아오른 물보라가 괴물을 덮어버렸다. 그 물보라 속으로 옆에서 날아간 두 개의 빛구슬이 연속으로 꽂혀 들어갔다.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솟아오른 물이 터지는 것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지면서 빛구슬 두 개는 천장을 향해 튕겨 올라갔다. 빛구슬은 똑바로 쏘아져 올라가 그대로 창고 천장을 뚫어버리고 사라졌다. 빛 구슬 세 개를 모두 튕겨낸 괴물은 그 대신 날아오던 도약력을 잃어버리고 바닷물 위로 떨어져 내렸다.


“······.”


그 아래로, 베르타가 날아들었다. 괴물은 포물선을 그리며 점프했고 그게 중간에 가로막혀 떨어지게 된다면 방향은 수직이다. 베르타는 괴물이 빛구슬을 받아치는 순간 반대쪽 끝에서 수조의 벽을 차고 직선으로 도약한 것이다. 계산은 정확하게 맞아 들어갔다. 떨어지는 괴물의 선과 똑바로 날아간 베르타의 선이 공중의 한 점에서 일치했다.


베르타는 도약한 기세를 그대로 실어서 허리를 돌리며 붉은 장갑으로 감싼 오른손을 괴물을 향해 휘둘렀다. 순간 장갑의 접선에서 옅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깨끗한 궤적을 그린 주먹에 괴물의 머리가 정확하게 걸려들었다.


쇳덩어리를 후려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괴물의 몸은 공중에서 다시 한 번 방향을 바꿨다. 괴물은 완전히 직각으로 꺾이며 뒤로 날아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수조의 뒷벽을 부수면서 깊숙이 틀어박혔다. 커다란 머리가 부자연스럽게 좌우로 몇 번 움직이더니 곧 괴물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베르타는 아래로 비스듬히 떨어지면서 괴물의 아래 벽에 닿아 오른손을 벽에 박고 매달렸다. 머리 위에서 부서진 돌조각이 떨어져 내려왔다.


“어어이. 괜찮아?”


반대편에서 헹커가 내려다보며 물었다. 베르타는 다리를 들어서 벽에 발을 디딘 다음 오른팔에 힘을 실어 당기면서 훌쩍 뛰었다. 똑바로 날아오른 베르타는 괴물이 박혀있는 곳을 순식간에 지나 난간 위로 내려섰다. 긴 머리칼이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헷. 괜찮은 것 같군.”


베르타는 손목을 가볍게 움직이면서 헹커를 향해 돌아섰다. 금속장갑인 지금은 대체되어있는 신경이지만 그래도 손목이 약간 뻐근했다.


그 순간, 베르타의 뒤편의 벽이 부서졌다. 창고 전체가 흔들리는 충격과 함께 벽이 부서지며 커다란 돌덩어리 몇 개가 그대로 베르타를 향해 날아왔다. 베르타는 진동에 몸의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면서 가까스로 돌을 쳐냈다. 하지만 돌을 모두 쳐낸 순간, 쓰러진 베르타의 위에는 방금 벽에 박아 넣은 것과 똑같이 생긴 괴물이 떠있었다. 발끝의 커다란 갈고리와 점액을 흘리는 이빨이 똑똑히 보였다.


이 거리라면 마력을 모을 시간이 없다. 하지만 단순히 오른팔을 휘두르는 것만으로는 저걸 막아낼 수가···


베르타는 눈을 감았다. 쾅하는 충격과 함께 바로 귓가에서 와작하고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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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ilogue. 잘 부탁해. (1권 끝) +1 20.05.16 16 0 15쪽
29 Chapter 5-16. 아포크리파. 20.05.16 17 0 14쪽
28 Chapter 5-15. 오빠. 20.05.16 15 0 11쪽
27 Chapter 5-14. 재밌었어. 20.05.16 14 0 11쪽
26 Chapter 5-11. 됐니, 명탐정? 20.05.16 15 0 11쪽
25 Chapter 5-10. 빚 갚으러 왔다. 20.05.16 28 0 13쪽
24 Chapter 5-9. 끝까지 바보네. 20.05.16 17 0 9쪽
23 Chapter 5-7. 정말 대단해. 20.05.16 13 0 14쪽
22 Chapter 5-5. 부탁할 게 있어. 20.05.16 33 0 6쪽
21 Chapter 5-1. 전투 개시. 20.05.16 16 0 10쪽
20 Chapter 4-9. 구해줄게. 20.05.16 16 0 18쪽
19 Chapter 4-7. 나도 너 좋아해. 20.05.16 13 0 9쪽
18 Chapter 4-5. 프로토 타입. 20.05.16 13 0 13쪽
17 Chapter 4-4. Leviathan Ver 7.02 20.04.19 16 0 8쪽
16 Chapter 4-3. 반한 거 아니야? 20.04.19 14 0 5쪽
15 Chapter 4-2. 건강해서 좋네. 20.04.19 19 0 10쪽
14 Chapter 4-1.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20.04.19 12 0 7쪽
13 Chapter 3-6. 그 녀석을 깨워. 20.04.19 19 0 9쪽
12 Chapter 3-5. 뭐가 들었죠? 20.04.19 15 0 9쪽
11 Chapter 3-4. 모시러 왔습니다. 20.04.08 16 0 14쪽
10 Chapter 3-3. 흥미 없어. 20.04.08 18 0 10쪽
9 Chapter 3-1. Breath of Earth. 20.04.08 15 0 13쪽
8 Chapter 2-5. 버려진 성서. 20.04.08 13 0 8쪽
7 Chapter 2-4. Extreme Charge 20.04.08 12 0 10쪽
» Chapter 2-3. Build Up 20.04.08 19 0 7쪽
5 Chapter 2-2. 기다릴게. 20.04.03 24 0 12쪽
4 Chapter 2-1. 어웨이크닝. +1 20.04.03 42 0 13쪽
3 Chapter 1-2. 신경쓰지 마세요. 20.04.03 20 0 11쪽
2 Chapter 1-1. 오랜만이야. 20.04.03 26 0 12쪽
1 Prologue. 준비 됐나요? 20.03.23 65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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