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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크리파 - Apocryp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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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스
작품등록일 :
2020.03.23 22:18
최근연재일 :
2020.05.16 23:09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85
추천수 :
0
글자수 :
140,881

작성
20.04.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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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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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Chapter 4-1.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DUMMY

1


“들어온 거야?”


가로세로길이가 5미터 정도 될 것 같은 정사각형 방이었다. 벽과 바닥은 흐릿하게 빛을 반사하는 은색의 금속재질로 되어있고 천장 가운데에 커다란 타원형 전등이 하나 달려있었다. 방 안에는 지희가 서있는 정면으로 문이 하나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문에는 손잡이가 없고 옆벽에 식별장치로 보이는 것이 달려있었다.


“···맞아.”


앞에 서있던 베르타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여기가 초공간항행함―아포크리파의 안이야.”


지희는 베르타의 옆으로 걸어가서 방금 자신이 서있던 곳을 돌아보았다. 아무 것도 없다. 그냥 평범한 바닥이었다.


아포크리파의 거대함에 놀라움과 감탄이 뒤섞인 기분으로 올려다보고 있는데 아포크리파에서 하얀 빛줄기가 아래로 쏘아져 왔다. 지희가 놀랄 틈도 없이 빛은 지희와 베르타, 헹커의 몸을 훑고 지나갔고 순간 눈앞이 까맣게 변하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여기였다. 조금 머릿속이 멍하고 힘이 없기는 하지만 몸에 이상은 없었다.


“아까 그 빛은 뭐야? 이건 공간이동이야?”

“뭐, 그렇다고 하면 되지. 순서가 생략 됐지만.”


방구석에 서있던 헹커가 씩 웃으며 말했다.


“공간이동마법이 금지마법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크리에이터군?

“···공간이동이 맞아.”


베르타가 말했다. 지희는 베르타를 보고는 다시 자기가 서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이 방에는 아무 것도 없잖아.”

“···방 전체가 하나의 전송장치야. 아까 그 빛은 우리 몸을 스캔해서 끌어당긴 다음 이 방에 다시 그린 거야.”

“하지만, 공간이동마법은 금지잖아. 사용해도 되는 거야?”


공간이동마법의 기본은 차원의 벽을 문처럼 열고 나가 다른 곳으로 들어온다는 개념이다. 차원의 벽을 강제로 열면 차원에 무리가 가고 그럼 차원 안에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게 되는데 그래서 공간이동마법은 기관에서 지정한 금지마법이었다.


“···여긴 이미 차원의 바깥이니까 괜찮아.”


베르타가 조용히 말했다.


“···차원은 혼돈 속을 떠다니고 있어. 그래서 혼돈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하는 보호벽, 즉 차원의 바깥이 차원을 둘러싸고 있는 거야. 공간이동마법은 차원에서 차원의 바깥으로 나와서 다시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 그런데 여기는 이미 차원의 바깥이야. 차원의 밖에서 차원의 밖으로 이동하는 것은 차원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아. ···그러니까 괜찮아.”

“아아···.”


지희는 갑자기 변해버린 하늘과 이질감이 느껴지던 하얀 안개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차원의 밖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지만 개념은 알고 있었다. 이곳은 차원과 혼돈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비확정 공간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로 나오게 된 걸까···.


“······?”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바로 앞에 베르타의 얼굴이 있었다. 베르타는 지희의 볼에 손을 대고 지희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빨갛고 투명한 눈동자, 볼에 닿은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 지희는 잠깐 그렇게 베르타에게 얼굴을 맡기고 있다가 빙긋 웃었다.


“왜 그래?”

“···아무렇지도 않아?”

“조금 멍하고 몸에 힘이 없어. 그것뿐이야. 아, 설마. 괜찮으면 안 되는 거야? 어디 아파야 돼?”

“···바보.”


그때 삐릭하고 문에서 전자음이 들렸다. 문이 옆으로 부드럽게 열리더니 복도에서 두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두 사람 모두 여자였다. 먼저 들어온 사람은 셔츠에 청바지, 운동화의 가벼운 차림이고 머리칼은 진한 갈색이었다. 어깨에 가볍게 닿는 정도의 단발머리로 왼쪽 앞머리는 그대로 눈앞으로 내리고 오른쪽 머리는 뒤로 쓸어 넘겨 귀 옆에서 핀으로 고정하고 있었다.


따라 들어온 사람의 머리칼은 분홍색이었다. 이쪽은 웨이브진 머리칼이 등 가운데까지 흘러내려 있었다. 앞선 여자와는 반대로 하얀 셔츠에 무릎까지 내려오며 좁아지는 정장 스커트를 입고 굽이 낮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리고 둘의 얼굴 생김새가 완전히 똑같았다. 물론 머리칼색이 다르고 표정이나 분위기도 다르지만. 갈색 머리칼의 여자는 부드러운 표정이면서도 지희를 똑바로 보고 있는 반면 분홍 머리칼의 여자는 서류철 같은 것을 두 손에 들고 생긋생긋 웃고 있었다.


“···다녀왔어, 카나타 언니.”

“응. 베르타. 수고했어.”


베르타의 말에 갈색 머리칼의 여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헹커가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그 옆을 지나 복도로 걸어 나갔다.


“당장은 무슨 일 없지? 내 방에 간다.”

“예. 일 생기면 연락할게요.”


복도를 걸어가는 발소리가 멀어져간다. 소리가 어느 정도 작아지자 갈색 머리칼의 여자는 지희에게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


“채지희군이지? 난 토모아이 카나타야. 이쪽은···.”

“토모아이 유카리. 잘 부탁해~.”


얼굴 뒤로 하트가 비쳐 보이는 것 같은 웃음이었다. 유카리는 활짝 웃으며 손가락으로 경례를 붙이고는 그대로 지희의 앞으로 다가와 아래에서 올려다보았다.


“응, 응. 우리보다 어리다더니 상당히 멋진 남자잖아? 조금 내 타입하고는 다르지만··· 이런 분위기는 카나가 좋아하는 타입이야. 그렇지?”

“유카리.”

“맞아. 아래에서 봤지? 아포크리파 처음 보고 무슨 생각했어?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커~다라면서도 곡선이···.”

“아, 네. 뭐···.”

“유우카아리이.”

“에···? ···아우우우!!!”


유카리의 뒤로 스윽 다가온 카나타가 두주먹 사이에 유카리의 얼굴을 끼우고는 무서운 기세로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유카리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흔들고 저항했지만 절대 역부족, 10초도 버티지 못하고 추욱 늘어지고 말았다.


“흑··· 카나. 너무해···.”


쪼그려 앉아서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올려다보는 유카리. 카나타는 빨개진 손을 톡톡 털고는 가볍게 그 시선을 무시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희는 그만 쿡하고 웃어버렸다. 언제나의 일상인 듯 베르타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분명히 같은 얼굴인데 느낌이 다른 것이 재미있었다. 카나타는 확실히 연상이라는 느낌이지만 유카리는 동생 같은 느낌이랄까. 실제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일 것 같았다. 생각할 것도 없이 쌍둥이고.


“여기 서서 이야기하긴 뭐하니까 자리를 옮길까?”


카나타는 더 말을 하려다 말고 문득 생각난 듯 붕대가 감겨있는 지희의 오른팔을 보았다.


“참. 다쳤다고 했지? 그럼 일단 의무실로 가자. 유카리. 계속 그러고 있으면 두고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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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ilogue. 잘 부탁해. (1권 끝) +1 20.05.16 16 0 15쪽
29 Chapter 5-16. 아포크리파. 20.05.16 17 0 14쪽
28 Chapter 5-15. 오빠. 20.05.16 15 0 11쪽
27 Chapter 5-14. 재밌었어. 20.05.16 14 0 11쪽
26 Chapter 5-11. 됐니, 명탐정? 20.05.16 15 0 11쪽
25 Chapter 5-10. 빚 갚으러 왔다. 20.05.16 28 0 13쪽
24 Chapter 5-9. 끝까지 바보네. 20.05.16 16 0 9쪽
23 Chapter 5-7. 정말 대단해. 20.05.16 13 0 14쪽
22 Chapter 5-5. 부탁할 게 있어. 20.05.16 33 0 6쪽
21 Chapter 5-1. 전투 개시. 20.05.16 16 0 10쪽
20 Chapter 4-9. 구해줄게. 20.05.16 16 0 18쪽
19 Chapter 4-7. 나도 너 좋아해. 20.05.16 13 0 9쪽
18 Chapter 4-5. 프로토 타입. 20.05.16 13 0 13쪽
17 Chapter 4-4. Leviathan Ver 7.02 20.04.19 16 0 8쪽
16 Chapter 4-3. 반한 거 아니야? 20.04.19 14 0 5쪽
15 Chapter 4-2. 건강해서 좋네. 20.04.19 19 0 10쪽
» Chapter 4-1.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20.04.19 12 0 7쪽
13 Chapter 3-6. 그 녀석을 깨워. 20.04.19 18 0 9쪽
12 Chapter 3-5. 뭐가 들었죠? 20.04.19 14 0 9쪽
11 Chapter 3-4. 모시러 왔습니다. 20.04.08 16 0 14쪽
10 Chapter 3-3. 흥미 없어. 20.04.08 18 0 10쪽
9 Chapter 3-1. Breath of Earth. 20.04.08 15 0 13쪽
8 Chapter 2-5. 버려진 성서. 20.04.08 13 0 8쪽
7 Chapter 2-4. Extreme Charge 20.04.08 11 0 10쪽
6 Chapter 2-3. Build Up 20.04.08 18 0 7쪽
5 Chapter 2-2. 기다릴게. 20.04.03 24 0 12쪽
4 Chapter 2-1. 어웨이크닝. +1 20.04.03 42 0 13쪽
3 Chapter 1-2. 신경쓰지 마세요. 20.04.03 20 0 11쪽
2 Chapter 1-1. 오랜만이야. 20.04.03 26 0 12쪽
1 Prologue. 준비 됐나요? 20.03.23 65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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