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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065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2.03.20 22:47
조회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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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4화. 그 안개가 걷힐때...

DUMMY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4)


세인의 온몸에 새겨진 상처에서 실낱같은 피가 흘러나왔다. 느낄 수가 없다. 피할 수가 없다. 에반의 감춰진 두 자루의 검은 치명적이고 압도적이었다.

두 자루의 검이 상징하는 것은 빛과 어둠. 다른 마법검과는 다르게 이 두 자루의 검은 어둠과 빛에 각각 녹아들어 있었다. 이 세상은 어둠과 빛의 조화로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이 세상을 보고 느끼는데에 있어, 이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 검들은 바로 그 점을 노렸다. 그림자에선 어둠의 검이 솟아오르고, 빛이 있는 곳에는 빛의 검이 찔러온다.

‘막을 수 없다.’

세인은 초인적인 반사신경을 발휘해서 간신히 검을 피해냈지만, 어느새 솟아오른 또 다른 검 때문에 다른 상처를 얻고 말았다.

“넘어봐.”

에반의 저 말이 죽이고 싶을만큼 얄밉게 들린다. 어떻게, 대체 무슨수로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피하는 것만도 숨에 벅차 견디기 힘들었다.

제 아무리 공간을 비틀어도, 빛을 비추고, 어둠은 존재한다. 공간에 앞서 빛과 어둠은 존재한다. 상대가 너무 좋지 않다. 세인의 이마에서 피가 섞인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땀이 떨어지는 소리는 들려오지만, 정작 검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동요하는 것은 해가 되면 되었지, 득이 될 리는 없었다. 세인은 애써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자신은 아바타가 아니었다. 이 곳에서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거기다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SSW는 서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자신이 빠져버리면 어떤 불이익이 닥쳐올지 알 수 없었다.

“제길!”

류프레시아의 진공의 칼날은 주인의 혼잡한 마음을 반영하듯, 불규칙적이고 거센 파동을 내뿜으며 요동쳤다. 그걸 바라보며 에반은 이죽거렸다.

“그게 아니야, 왜 이해를 못하는 거냐.”

“대체 뭘?”

“그건 내가 알려준다고 될 문제가 아니잖아?”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단 거리를 벌린다. 에반은 그런 세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손을 뻗었다.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었음에도, 세인의 몸을 향해서 두 자루의 검은 물을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우아한 움직임으로 날아갔다. 류프레시아로 잘라버리려고 해도, 이 검들은 형체가 없는듯 부드럽게 휘어져 칼날을 피해냈다.

검이 절대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펼치는 것인 이상,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세인은 떨리는 손으로 류프레시아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살을 주고 뼈를 깎는다. 류프레시아의 코어로, 의지를 보낸다. 광역기는 아무래도 대인기보다 형성속도가 느리다. 그 틈을 노리고 공격이 쏟아진다.

세인은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비틀 거리며 기술을 발동시킨다.

Skill2. Wing of Boreas


퍼져 나가는 파괴적인 연두빛 기류들은 세인의 몸을 타고 퍼져 나가며 거대한 바람의 날개를 만든다. 이 기술은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너무 느렸다.

사정 없이 파고든 검날 때문에 결국 세인은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다. 흐지부지된 기술은 애꿎은 바위만 없에 버리고 지나쳤다.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제길...”

힘으론 이길 수 없다. 어떤 수를 써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기술들로도 이길 수 없다. 몇 번이나 시험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인식을 바꾸는 것.’

류프레시아는 공간의 검이다. 주된 공간은 임의의 진공을 형성하여 물체가 있는 공간에 겹쳐 그 부분을 이 세상에서 소멸시켜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류프레시아의 힘은 이게 전부일까? 공간을 다룬다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 것일까.

내가 서 있는 곳도 공간이고, 저 에반이나는 남자가 서 있는 곳도 공간이며, 저 하늘도 공간이다.

그렇다면-

바로 눈 앞에 서 있었던 에반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삽시간에 세인은 그가 서 있던 공간에서 무려 500m는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맙소사...”

감탄하고 만다. 공간을 다룬다는 건 이런 의미였던가? 하지만 그럼에도 에반의 검은 악착같이 따라 붙는다. 그렇지만 그 위협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세인의 얼굴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한 번 알게 된 이상, 그 응용은 무궁무진하다. 저 마법검의 마법이 어떻게 사용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무한의 힘을 지닌 건 아닐 것이다.

세인은 계속해서 공간의 이동을 시행한다. 검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져 있었다. 세인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곧 얼굴을 굳혔다. 저쪽도 한계가 있듯이, 이 쪽도 한계가 있다. 벌써부터 시야가 가물가물 한 것이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것 같았다.

공간, 공간이라. 결국 빛을 만들어내는 광원인 태양 역시도 공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닐까? 어둠, 어둠은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할까? 진공에는 색이 없다.

온갖 개념이 머릿속에서 회오리치듯이 뒤섞인다. 그리고 한 가지 결과를 도출해낸다. 류프레시아는 또 다른 아우레카를 만들었었다. 빛도, 어둠도 없는 그 애매한 공간을.

그렇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공간을 만들면 된다. 공간에 포함될 요소는? 별다른 건 필요 없다. 빛도 없고, 어둠도 없고, 그저 나 혼자만 존재해 있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리고- 저 상대방도 끌어당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호오?”

어둠의 검과 빛의 검이 세인의 몸에 더 이상 닿지 못하고 주위를 배회하기만 한다. 에반의 가슴에 희열이 스친다. 그래, 그렇다면!

에반은 자신의 시야가 뒤바뀌는 걸 느꼈다. 도대체 여긴 어디일까? 시각으로는 주변을 판단할 수 없는 이질적인 공간이었다. 그저 막연하게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끝이다...”

류프레시아의 검끝으로 세인의 피가 흘러 내린다. 세인 역시 에반과 마찬가지로 주변을 판단할 수다. 하지만, 그는 이 공간의 주인. 그렇기에 공간은 세인의 명령에 반응한다.

푸욱

에반의 심장을 꿰뚫은 새하얀 검. 그 하얀 검신을 타고 검은색의 피가 타고 흘렀다.

“윽.”

비명을 지른 건 에반이 아니라, 세인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악취에 세인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진다.

급조괸 공간이 깨어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피를 흘리며 웃고 있는 에반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는 엄청난 썩은 냄새를 풍기며 땅으로 흘러들어갔다.

“이건...?”

“말했잖아. 수천년을 살았다고.”

“그렇다고, 피가...”

“인간이 수 천년을 산다는 게 정상일 것 같아? 저주지. 이건 저주야.”

“...”

“자살조차도 할 수 없고. 끝없이 살아야 하지. 적의 칼에 찔려도 죽질 않아.”

에반의 목소리에서 점점 힘이 빠져 나간다.

“하지만, 한 가지... 내가 만들었던 그 검을 이용한다면 나는 죽을 수 있지.”

“이 검을... 당신이 만들었다고?!”

“그래, 그리고 신에게 검을 들이댄 장본인들 중 하나지. 그 결과가 이거다. 신이 내린 저주. 말이야.”

에반의 눈동자가 갑자기 커졌다. 그는 죽어가는 사람 같지 않은 민첩한 손놀림으로 세인의 한 손을 움켜쥐었다.

“아우레카를 지켜라!”

“...”

“겨우 하디스 놈들에게 줄 만한 행성이 아니다. 아우레카는... 지켜라!”

그리고 그 한마디와 함께 에반은 눈을 감으며 쓰러졌다.

“당신...”

세인은 혀를 찼다. 저 남자가 불쌍하다고 느껴졌다. 수천년을 산다는 건 도대체 어떤 기분인 걸까. 세인은 조용히 그 남자의 시신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죽일려고만 마음 먹었더라면 그 두검을 꺼낸 순간부터 죽일 수 있었겠지. 단지 죽기 위해서라면 그저 류프레시아에 찔려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번거로운 수단을 쓰면서까지 세인의 인식을 바꿔주었다. 그건, 바꿀 수 없는 값진 보물이었다.


작가의말

이 페턴을 앞으로 3번 반복하는 건, 고문이겠죠. 소년만화도 아니고(웃음) 다른 인물들은 약식으로 풀어내리고, 다음 화로 넘어가야지요.
서서히 다가오는 클라이막스! 달려보아요! 요번주 내로는 끝날듯 싶네요.
p.s 댓글을 주세요. ㅜㅜ 저번화부터 댓글이 끊겨서 가슴이 너무 아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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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1 12.03.24 532 11 9쪽
80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3 479 7 8쪽
79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3 545 9 10쪽
78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2 488 19 8쪽
77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2 12.03.21 663 6 8쪽
» 14화. 그 안개가 걷힐때... +1 12.03.20 513 7 8쪽
75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1 12.03.19 569 12 8쪽
74 외전. 그 창조 +2 12.03.17 525 10 14쪽
73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3 12.03.16 415 10 13쪽
72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2 12.03.15 816 8 8쪽
71 13화. 그 남자2 +3 12.03.14 521 6 7쪽
70 13화. 그 남자2 +2 12.03.13 1,150 6 8쪽
69 13화. 그 남자2 +2 12.03.12 457 8 9쪽
68 13화. 그 남자2 +2 12.03.10 561 11 14쪽
67 13화. 그 남자2 +1 12.03.09 629 9 9쪽
66 12화. 그 여자2 +1 12.03.02 574 9 8쪽
65 12화. 그 여자2 +1 12.02.29 526 8 6쪽
64 12화. 그 여자2 12.02.04 583 16 10쪽
63 12화. 그 여자2 12.02.03 627 9 12쪽
62 12화 예고& 2부 +1 12.02.02 542 7 2쪽
61 11화. 그 격변은... 12.02.02 555 11 16쪽
60 11화. 그 격변은... 12.02.02 628 7 12쪽
59 11화. 그 격변은... 12.01.25 630 6 8쪽
58 외전. 그 탄생 12.01.11 435 6 6쪽
57 11화. 그 격변은... 12.01.11 547 6 7쪽
56 11화. 그 격변은... 12.01.10 680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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