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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058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2.02.0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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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추천
7
글자
12쪽

11화. 그 격변은...

DUMMY

“저들이 키아기사단인가...”

어둠 속에서 달빛에 비치는 은색의 갑옷이 눈에 띄었다. 거의 자신의 키만한 타워실드를 움켜지고 다른 손에는 길다란 장검을 한 손으로 들고 있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기세는 생각보다 굳건했기에, 나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아클리스가 빠른 기동력과 공격력을 장점으로 한다면 반대로 저들은 방어력과 지구력을 장점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개개인의 실력은 분명히 아클리스보다 뒤떨어지지만 이들은 놀랄만큼 집단전에 능했다. 전방의 인원이 타워실드를 펼쳐들자, 뒤의 인원들이 그 위로 자그마한 틈을 남겨둔채 방패를 쌓았다. 그리고 그 틈으로는 쉴틈없이 화살이 빗발쳤다.

“곤란한걸...”

본래 기사의 방어력만을 극대화한 그들의 모습은 누가봐도 대 아클리스 용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전시 상황만 아니라면, 이를 깨부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전쟁은 언제 어디서 어떤 공격이 날아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 방패의 탑을 부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별 수 없지. 세인.”

“예이.”

나는 어께를 으쓱하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화살 한 대라도 맞으면 마법의 방향이 바뀔지도 몰라요.”

“그 순진하던 놈은 어디로 가고. 알았다 임마.”

“제가 지켜줄게요.”

“취소다, 임마.”

소심하긴, 난 세리에에게 마주 미소를 지어주며 검에 집중했다. 주변에서 들려오던 함성소리도, 화살 소리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내가 느낄 수 있는 건. 오직 공기의 떨림과, 그 흐름을 파고드는 류프레시아의 검날 뿐.

-Skill1. Gail buster

무형의 원들을 무수하게 검에 걸어 놓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 원들은 회전을 하며 서로 마주쳤고, 그건 또다른 진동을 나아 내 손목을 괴롭혔다.

주문도, 마력도 필요없는 이상한 마법. 하지만 내 몸은 그 작동원리를 기억하고 있는듯, 거침없이 움직였다.

바람의 송곳. 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구석에 숨어 있었기에 별로 주목하지도 못한 공격에 적들의 방어벽은 흔들렸다. 이 마법이 저 타워실드들을 한 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건 아니지만, 한 두 개의 방패를 뚫어버리기엔 충분했다.

믿어왔던 방어벽이 깨져서 그런 것일까, 적들 사이에 술렁이는 기색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칠 아클리스가 아니었다. 미친듯이 달려들어서, 이빨을 새우고 적을 베어간다.

구원병으로 온 키아기사단이 힘을 쓰지 못하자, 적들은 힘없이 무너졌다.

“퇴각했나.”

“하기야, 이런데서 소모시킬 벙력은 아니었죠.”

“없에지 못한 게 신경쓰여.”

“언젠가 다시 만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아에니스 제국은 진격을 거듭했다. 상상 이상의 강력한 힘에 연합군은 패퇴를 거듭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빛의 왕이라 불리우는 루리안과, 패왕이라 불리는 발로의 힘이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적병에겐 공포로 아군에겐 승리의 신으로 보였을 것이다. 두 줄기로 갈라진 아에니스의 병력은 한차례의 패퇴도 없이 승리를 거듭했다.

“이제 일단락이군요.”

“그렇군요. 후후후, 제깟놈들이 그래 봤자지요.”

“라이돌리아 공화국이 어떻게 나올 지가 중요한 변수이겠지만, 지금전술가은 그들의 병력은 자국을 지키는 것에 급급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파일로스 왕국이라...”

“이곳에서 저들이 항복을 한다면 더 이상 공격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만... 그럴 리는 없겠죠.”

루리안의 피곤해 보이는 미소에, 데말크 공은 쓴웃음을 지었다.

“애초에 화평은 성립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겠죠, 내일은 결전입니다. 오래 끌어서 좋을 것도 없으니, 단번에 밀어 붙이기로 하죠.”

“키아 기사단은 저희 아클리스에서 전담하기로 했습니다. 가급적 교전을 피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발로의 말에 각 지휘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단기간에 만들어진 기사단이라기엔, 그 힘이 실로 강력하지만 아직 그 수나 질에서 아클리스에 따라오지는 못합니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상당히 처치 곤란한 적이 되었을 거에요. 자,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죠. 모두들 푹 주무세요.”

루리안의 말에 회의는 끝났다.

발로의 옆에서 조수노릇을 하고 있던 나는 찌뿌드 한 몸을 일으키며 하품을 했다.

“피곤하죠?”

“아, 아니에요.”

“쇠도 씹어 먹을 나이인데 뭘.”

“어련하시겠사옵나이까.”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 양반은 아직 농담할 기운도 남아 있는 거냐. 나는 지난 몇 번의 전투에서 그 위치를 꽤나 높이는데 성공해서 지금은 소대장을 맡고 있었다. 발로의 부관이나 다름 없었던 사람이 내일 전투 준비에 골몰해 있었기에 내가 대신 참석한 것이다.

하지만 부관의 할 일은 뭐가 이렇게 많은 건가.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지시하고,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도와줄까요?”

루리안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손을 가로저었다.

“주무세요, 주무시는 게 돕는 거에요.”

“어차피 잘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네요.”

“따지고 보면, 너희 나라의 수도인데 너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거냐.”

“당연히 있죠. 그런데 그게 왜요.”

“너무 멀쩡한 거 아니야.”

“그럼 지금 훌쩍이기라도 할까요.”

“쯔, 왜 이렇게 재미없는 녀석이 된 거냐.”

“그러는 당신은 너무 능글 맞아졌죠.”

팽팽하게 대립하는 우리둘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루리안은... 아니 왜, 왜 흐뭇하게 바라보는 건데! 세리에가 어딨는지 나에게 물었다.

“자고 있을... 아니 검술이라도 연습하고 있을 거에요.”

“역시 성실하군요. 세리에는.”

“모범생의 표본 같아서 거북하다구요.”

“호오 , 그 말은 전해주어야겠군.”

“어이, 당신. 그렇게 비겁하게 나올 거에요?”

“세리에를 불러 올게요.”

황제의 막사에서 펼쳐지는 야간의 티파티라. 뭐 운치는 있는데 솔직히 나 지금 졸리다. 내일이 걱정되는데...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국화차에요.”

“아함, 잘 마실게요.”

흑, 이렇게 좋은 찻잔이라니, 겨우 2년인데 벌써 루리안의 집에서의 삶이 꿈만 같다. 우리 두 사람이 ‘이 비싼 걸’ 하며 찻잔을 보며 감탄하자, 루리안은 귀엽다는 듯이 쿡쿡 웃었다.

“국가 간의 전쟁이라는 게 이T렇게까지 힘든 거였군요.”

“정확하게 말하면 지휘관이 힘든 거지.”

음 맞는 말이다. 괜히 돈을 많이 받는 게 아니야. 지휘관의 말 한마디의 영향은 아군의 생사를 바궈놓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오히려 93부대를 지휘할 때보다, 마음은 지금이 더 편하니, 확실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젠 끝이네요. 세인, 세리에.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잘해줬어요.”

“아니요 두분이 더 고생하셨죠.”

부드럽게 웃는 세리에의 모습에 저절로 시선이 끌린다.

“힘들겠지만, 앞으로 조금만 힘내주세요.”

세리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찻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네.”

그녀의 아버지. 에쉬에일 공작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의 원수이자, 나의 장인.

그리 쓰지 않은 국화차인데도 어쩐지 입에 쓰게 느껴졌다.



결전의 날. 이라고 하기에는 이 쪽의 우세가 너무 컸다. 병력의 수만 어언 4배. 해가 밝자마자 전투의 막이 올랐다.

고슴도치 같은 방어력을 자랑하며 필사적으로 본성을 지키는 키아기사단에게 아클리스는 소모전을 펼쳤다. 이 쪽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하책이지만, 수성전의 위치에서 저들이 유리하기에 어쩔 수 없이 펼친 방법이다.

어차피 양 쪽의 무력집단을 제지할 병력은 없었기 때문에, 외성의 남쪽은 온전히 두 단체의 대결만이 펼쳐졌다.

발로가 직접 이끄는 아클리스는 사자처럼 용맹했으나, 여우처럼 교활했다. 돌진하는 것 같으면서 흩어지고, 흩어진 듯 보였으나, 다시 하나로 똘똘뭉쳐 적의 품으로 돌격했다.

하지만 적의 방어는 좀 터무니없다 싶을 정도로 강해서, 우리는 혀를 내둘렀다. 은근슬쩍 틈을 노려봐도 적은 너무도 굳건했다.

“별 수 없나. 전군 100보 후퇴.”

빗발처럼 쏟아지는 화살에 발로는 후퇴명령을 내렸다.

“100보? 그 정도면 아직 사거리 안이잖아.”

“생각이 있겠지.”

“앞으로 30초, 알아서 피해라.”

“네?”

나도 모르게 멍청한 표정이 되었다. 도대체 뭘 하려고 하기에?

-Skill1 Transform

뭐? 하는 소리가 내입에서 튀어나왔다. 저 소리가 또 들린단 말이야? 도대체 저건 뭐지.

하지만 내 고민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두 눈에 있을 수 없는 광경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내 머리는 저 장면을 끊임없이 부정했지만, 내 눈은 믿으라고 강요했다.

공성검.

이라고 말한다면 옳을까. 가히 몇십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검을 발로는 손에 쥐고 있었다. 핏줄이 돋아나올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는 팔. 이지만 그건 도리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인간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무리였다. 아니 그 이전에 도대체 저 칼을 어디서 튀어나온 물건이라는 말인가. 평상시 발로가 쓰던 칼과 꽤나 닮아 있긴 했지만, 두 검을 연관 짓기에는 , 그 크기의 차이가 너무 극심했다.

“하-”

짧은 기합소리. 그리고 발로는 팔을 휘둘렀다. 원을 그리듯, 충분히 힘을 분배한 움직임을 따라 그의 거검이 따라 움직였다.

“환상이다, 믿지 마!”

아 그래 그게 가장 현실성 있는 대답이다.

하지만 그와 나의 믿음을 배신하며, 발로의 검은 성벽을 ‘갈랐다.’

“여기까진가.”

거대한 검은 망루를 쪼개고 성벽에 반쯤 틀어박혔지만, 그 순간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발로?”

“아, 이건 좀 무리란 말이지. 성을 가른다니 확실히 무리라고.”

그는 헛웃음을 지어보였지만, 나는 도저히 그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는 내 표정에 혀를 찼다.

“따지고 보면 니 검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잖아.”

“아무리 그래도 스케일이 다르잖아요! 스케일이.”

“그러니까, 자주 못써. 한 번 했다하면 실신이지.”

“하지만 지금은...”

“중간에 멈췄으니까 그래도 오른팔 쓰기는 힘들겠는 걸.”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오른팔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 처럼 불끈 불끈 요동치고 있었다.

“징그러워...”

“매정한 놈. 어쩼든, 이걸도 충분하지 않냐.”

그의 말에 시선을 돌리자, 적병들의 혼이 ‘나 나갈테야!’ 하고 가출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노련한 아클리스의 지휘관들은 멈추지 말고 돌격할 것을 명령했다. 나도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는 성벽안으로 돌입했다.


한 쪽 성문이 무너지고 나자, 장난감 블록이 우수수 무너지듯이 다른 성벽들 역시 힘없이 무너졌다.

“세인!”

“세리에는 나를 부르며 나에게 다가왔다.”

“루리안을 찾자.”

“예?”

“결판을 지어야지.”

“하지만...”

“언제까지 도망다니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

나는 세리에의 떨림을 무시하며 그녀의 팔을 잡아 끌었다. 파일로스의 국왕. 그리고 에쉬에일 공작. 이 둘을 마주하는 것은 분명, 루리안일 테지.

루리안은 일단의 무리를 거느리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검을 뽑은채 나아가는 그녀는 마치 전쟁의 여신처럼 흉험한 기세를 붐어내고 있었다.

“루리안...”

“세인, 세리에. 휴... 세리에, 각오는 되어 있겠죠?”

세리에는 땅을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어께는 애써 힘을 내며 떨림을 감추고 있었다.

“아버지가 어떤 선택을 내리시던, 그걸 봐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세리에가 가지 않았으면 해요. 하지만, 각오가 되어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요.”

루리안이 세리에의 뺨을 쓰다듬었다.


왕성의 진입로 그 앞에는 화려한 황금사자의 문양이 상감된 갑옷을 입고 있는 에쉬에일 공작의 모습이 보였다. 몇 안되는 에쉬에일 가의 기사들과 함께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위명 그대로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버지...”

나는 세리에의 어께를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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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3 545 9 10쪽
78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2 488 1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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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14화. 그 안개가 걷힐때... +1 12.03.20 512 7 8쪽
75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1 12.03.19 569 1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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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3 12.03.16 414 10 13쪽
72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2 12.03.15 816 8 8쪽
71 13화. 그 남자2 +3 12.03.14 520 6 7쪽
70 13화. 그 남자2 +2 12.03.13 1,150 6 8쪽
69 13화. 그 남자2 +2 12.03.12 457 8 9쪽
68 13화. 그 남자2 +2 12.03.10 561 11 14쪽
67 13화. 그 남자2 +1 12.03.09 629 9 9쪽
66 12화. 그 여자2 +1 12.03.02 574 9 8쪽
65 12화. 그 여자2 +1 12.02.29 526 8 6쪽
64 12화. 그 여자2 12.02.04 583 16 10쪽
63 12화. 그 여자2 12.02.03 627 9 12쪽
62 12화 예고& 2부 +1 12.02.02 542 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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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그 격변은... 12.02.02 628 7 12쪽
59 11화. 그 격변은... 12.01.25 629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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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11화. 그 격변은... 12.01.11 546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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