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BeautifulWorld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061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2.03.14 21:28
조회
520
추천
6
글자
7쪽

13화. 그 남자2

DUMMY

13화. 그 남자(5)

"세리에!"

루리안의 부름에도, 세리에는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세리에는 말했다.

"이건 저의 싸움이에요."

"세리에, 무슨 짓이에요?"

"그러니까, 끼어들지 말아주세요. 설사, 내가 죽게 되더라도 끼어들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책임을 지는 사림이에요.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어요."

"루리안, 루리안은 왜 사시나요?"

"..."

"저도 그 대답은 할 수 없어요. 하지만, 그 이유에 내 눈 앞에 있는 저 사람이 들어 있다는 건 확신할 수 있어요."

세리에는 말을 엄추며 루네르파를 뽑았다. 스르릉하며 뽑히는 날카로운 검의 소리가 유달리 소름끼치게 들린다.

"책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건.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에요. 세인이 있기에 내 삶의 의미가 있는 거에요. 그 이유를 버린 채, 나는 나로써 살아갈 수 있을까요?"

"..."

"루리안, 이 번 한 번은 저만을 위해 살겠어요."

루리안은 막을 수 없었다. 저 작아보이는 어께를 감쌀 수 없었다.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남자와 세리에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세리에의 눈동자에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별다른 신호 따윈 필요 없었다. 두 사람은 전력으로 부딪쳤다. 눈으로 쫓을 수도 없는 빠르기로 두 절세의 병기는 맞붙었다. 기술을 사용할 틈 따윈 생각할 수도 없을만큼 촘촘한 공방이 이어졌다.

서로가 한치의 밀림도 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 누가 본들, 명승부라고 감탄을 할만큼 긴장감이 넘치는 명인들의 결투였다.

세리에는 세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에 담아둘 것이다. 영원히 간직해야 하니까. 이마, 눈동자, 코, 목... 숨결, 그 하나하나 무엇이든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세리에의 검격에 더욱 강한 힘이 실리기 시작한다. 마주하는 남자의 검 역시 더더욱 빨라진다. 일일이 눈으로 반응하고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해진다. 서로 감으로 느끼고, 감으로 반응한다.

주변은 싸늘할만큼 조용하다. 괴수들은 기괴한 소리를 내기는 커녕, 모두 입을 다문 채 침묵해 있다. 피에스의 병사들은, 이 슬픈 대결에 바라보며 어떤 자는 감탄하고, 어떤 자는 눈시울을 붉혔다. 제도 피에스의 평운은 침묵으로 물들어 있었다.

'Absolute Strike'는 그리 커다라 준비동작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저, 상대방을 지정하고 부위를 지정하고,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만 보내면 충분했다.

세리에는 루네르파에게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다.


남자는 전신을 죄여오는 위험을 느꼈다. 남자의 손에 들린 칼이 진공의 칼날을 토해냈다. 그리고 모든 힘을 끌어 올렸다.


-날이 없어요?

-좀 웃긴 검이지?

-후후 세인 같아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언제나 둥글둥글하지만, 필요할 때는 날카로워지잖아요?

-어이어이, 닭살 돋는다. 입바른 칭찬은 그만 둬.

-어머? 진짠데.


남자의 눈동자가 허공을 향했다. 암흑이 덮쳐온다. 도대체 얼마의 세월을 보낸 건지조차 알 수 없는 그 익숙한 암흑이 전신을 감싼다.

"호, 벌써 온 건가.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

"한 가지만 말해주지. 다음은 없다. 이번이 끝이야."

"..."

"'위대한 분'이 주는 마지막 기회야. 자, 너는 이걸 여기서 써먹을 테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

"이 싸움의 끝은 뭐지..."

"글세, 네가 이긴다면, 너는 무엇인가를 되찾게 될 거야."

"무엇인가?"

"그래, 너에게 소중한 것일 수도, 아니면 크나큰 짐일 수도 있겠지."

"그렇군."

남자는, 아니 세인은 웃었다.

"그렇다면, 나는 너를 이겼다."


암흑이 깨어졌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남자의 음성 따위는 저 멀리 사라져 있었다. 세인은 정면을 바라보았다. 세리에의 검이 날아든다. 세인은 모든 것을 멈춘 채 가만히 서 있었다.


Skill1 Absolute Strike


절대의 일격이 세리에의 검 끝에서 펼쳐진다. 단 일격. 움직임이 멈춘 세인의 몸 따위, 이 검은 가볍게 꿰뚫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루네르파는 세인의 목 옆에 머물러 있을 뿐,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세리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세리에는 세인의 품에 안겼다.

"차라리, 저를 죽여요.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좋아요. 하지만, 저는 감당할 수 없어요. 그냥 저를 죽여주세요."

세인의 손이 움직였다. 검을 든 손이다. 루리안과 발로의 얼굴에 다급함이 섞인다. 그들은 전속력으로 움직였다.

푹. 하지만, 세인의 손에서 검은 떨어져 내려 수직으로 땅에 박혔다.


아픔을 기대했다. 차라리 몸이 아픈 게 지금보다는 덜 괴로우리라. 세리에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아픔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 침묵의 순간에, 세리에는 슬며시 눈을 뜬다.

온 몸을 감사는 온기가 느껴졌다. 세리에의 눈이 세인을 향했다.

"나도...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세인!"

세인은 따스하게 웃어보였다. 세리에는 그런 세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더러운 옷가지 따윈 신경쓰이지 않았다. 멈출 수 없었다. 계속해서 눈물만이 흘러내렸다.

세인은 한 손을 들러 세리에의 머리를 쓸었다.

"크아아아!"

괴물들이 괴성을 질렀다. 세인은 느꼈다. 괴물들과의 연계가, 지금 이 순간 깨어졌음을.

"조심해요!"

비명을 지르는 루리안의 모습이 보인다. 이런, 여전하잖아.

"세인!, 세리에!"

세인은 땅에 꼽힌 류프레시아의 손잡이를 잡았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 망각했을까. 그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세인을 한가지만은 알 수 있었다. 지금 그가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것을.

그것은, 그의 품에 안긴 한 여자를 지키는 것이다.


Skill2 Wings of Boreas


세인의 등 뒤에서 연두빛의 날개가 뻗어나왔다. 형체는 없지만, 뚜렷이 보이는 연두빛의 기류로 이루어진 날개였다. 그 날개는 끝없이 좌우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거대한 연두색의 날개는 부드럽게 펄럭였다. 세리에는 뺨에 이는 부드러운 바람을 느꼈다.

하지만-

세인의 뒤에 선 괴물들에게, 그 바람은 지옥의 것이었다.


산산조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연두빛의 기류에 휩싸인 괴물들은 전신히 분해되며 사라졌다. 수천, 수만마리나 되는 괴물들은 그렇게 부질없이, 사라져 버렸다.

"세인...!"

세리에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세인은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괜찮아. 지켜줄테니까."



두 남녀는 장장 8년이라는 시간 끝에, 비로소 서로를 보듬어 안을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말

아, 아니... 제목을 생각하시라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BeautifulWorld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5 후기- BeautifulWorld를 끝내며... +6 12.03.25 596 5 1쪽
84 16화. 그 아름다운 세상은... +1 12.03.25 606 15 8쪽
83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1 12.03.25 410 7 7쪽
82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4 418 12 9쪽
81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1 12.03.24 532 11 9쪽
80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3 479 7 8쪽
79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3 545 9 10쪽
78 15화. '나'라는 사람은 참... +2 12.03.22 488 19 8쪽
77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2 12.03.21 663 6 8쪽
76 14화. 그 안개가 걷힐때... +1 12.03.20 512 7 8쪽
75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1 12.03.19 569 12 8쪽
74 외전. 그 창조 +2 12.03.17 525 10 14쪽
73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3 12.03.16 415 10 13쪽
72 14화. 그 안개가 걷힐 때... +2 12.03.15 816 8 8쪽
» 13화. 그 남자2 +3 12.03.14 521 6 7쪽
70 13화. 그 남자2 +2 12.03.13 1,150 6 8쪽
69 13화. 그 남자2 +2 12.03.12 457 8 9쪽
68 13화. 그 남자2 +2 12.03.10 561 11 14쪽
67 13화. 그 남자2 +1 12.03.09 629 9 9쪽
66 12화. 그 여자2 +1 12.03.02 574 9 8쪽
65 12화. 그 여자2 +1 12.02.29 526 8 6쪽
64 12화. 그 여자2 12.02.04 583 16 10쪽
63 12화. 그 여자2 12.02.03 627 9 12쪽
62 12화 예고& 2부 +1 12.02.02 542 7 2쪽
61 11화. 그 격변은... 12.02.02 555 11 16쪽
60 11화. 그 격변은... 12.02.02 628 7 12쪽
59 11화. 그 격변은... 12.01.25 630 6 8쪽
58 외전. 그 탄생 12.01.11 435 6 6쪽
57 11화. 그 격변은... 12.01.11 546 6 7쪽
56 11화. 그 격변은... 12.01.10 680 8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