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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래 님의 서재입니다.

송골매 신령의 눈을 뜨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안달래
작품등록일 :
2020.05.14 08:54
최근연재일 :
2020.06.24 08:58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49
추천수 :
88
글자수 :
135,994

작성
20.06.01 09:51
조회
46
추천
4
글자
10쪽

13화 미지의 영혼

DUMMY

13화 미지의 영혼


명호는 사진에 있는 대식의 눈빛으로 다시 들어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밖을 향해 도망쳐 달리는 대식이 형과 옆에서 대식이 형을 보호하며 같이 달리고 있는 트레이너들과 수 많은 관중들.


뒤로는 경기장 건물의 콘크리트들이 도미노 블록처럼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달리고 있는 중에 앞에서 히잡을 쓴 여자가 넘어지자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 그녀를 도와주려는 대식이 형.


“ 안돼! 위험해. 대식아”


커다란 돌이 머리위로 날아 왔지만 간신히 대식이 형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고 그녀를 안아 고개를 숙인 대식이 형은 다시 그녀를 번쩍 안고 일어나 뛰기 시작하여 건물 밖 멀리까지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여자가 수크란을 연신 외치며 대식이 형이 마치 그녀의 히어로인 것처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감사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발 밑을 바라보니 아까 보았던 경기장 밖 땅에 떨어진 날짜가 적힌 포스터가 보였다.


“ 대식이 형이 테러가 있었던 경기장에서 빠져나와서 살았어요”


“ 다행이야. 오빠”


너무 기쁜 나머지 명호는 함께 기뻐하는 미란을 꼭 안아주었다.


인연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진리지만 인연이 바뀌면 나의 영혼과 수호령의 운명이 바뀐다는 증명 작업은 명호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상율과 정규가 부산의 해운 홈쇼핑 사옥에 도착한 건 저녁 7시가 넘어서였다.


이틀 전, 상율이 방문했던 회장실로 들어가니 할아버지 한 명과 비서로 보이는 듯한 안경을 쓰고 차가운 인상을 가진 남자가 양복을 입고 서서 두 명을 반겼다.


“ 또 뵙네요. 김상율 씨. 이 분이 이번에 같이 봉변을 당했던 전정규 씨라는 분이군요. 반갑습니다.”


자리에 앉고 나서 김 회장이라는 할아버지가 해 준 이야기는 사이비 종교 교주의 말과 다름없이 들렸다.


“ 사고 얘기에 앞서서 두 분이 서로 이승에서 만나야 하는 운명이라는 것은 아시나요?”


“ 네?”


“ 두 분의 영혼은 같은 영혼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영혼이라 이승에서 때가 되면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영혼들 그러니까 귀신의 세계에서도 계급이 있거든요. 지구에서도 몇 만 광년이 떨어진 우주에서 오신 절대자의 영혼, 그 미지의 영혼을 지구 안에 있는 저 같은 미천한 영혼들은 신령이라고 부르고요. 두 분이 그 신령의 영혼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가 순진한 대학생들한테 뭘 팔려고 이러시나


“ 신령님이 만들어 놓은 지구의 영적 세계의 질서를 바로잡고자 여러분들이 만든 송골매처럼 팬텀이라는 심령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생겼고 저도 그 중에 한 명입니다. 아마 그 중에 한 명 일본의 라요라는 여자가 신령님에 대한 신앙이 깊은데 신령님의 영혼을 꺼내어 확인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 여자는 잠들어 있는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서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두 분을 마취도 시켰던 거고. 연락해보니 신령님께 결례를 범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어요.”


“ 그럼 그 여자를 신고해도 되는 거죠? 회장님이 참고인도 해 주실 거고?”


“ 네. 신령님들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세요. 하지만 제가 경찰 앞에서 심령 능력, 신령, 팬덤 같은 이야기는 못 합니다.”


김 회장이 능글맞은 미소를 짓고 있다. 우리가 신고 못 할 줄 알고?


“ 정규야. 어떻게 할까?”


“ 그 일본 여자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영혼을 꺼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건가요?”


이 새끼 김 회장 얘기에 이미 빠져있다.


“ 아니요. 팬텀에서 영혼을 볼 수 있고 보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명 있어도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필리핀 사람 로날드가 유일해요. 그는 영적 능력이 있는 팬텀 사람들이 영혼들끼리 대화할 수 있게도 해 줄 수 있죠. 왜 그게 갑자기 궁금해지신 거죠?”


“ 아닙니다. 라요 라는 사람에 대해서 그냥 궁금해서요.”


같은 능력을 가진 로날드란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어졌다.


엄마가 물려주신 무당 병이 아니라면 그런 능력을 어떻게 가졌는지 물어보면서 만나서 동병상련이라도 하고 싶어진 거였을까?


“ 그럼 회장님의 능력은 뭐죠?”


상율은 갑작스런 궁금증에 던진 질문이었지만 아차 싶었다.


대답하고 내 능력은 뭐냐 되물으면 이 영감한테 거짓말을 해야 할지, 진실을 얘기해야 할지 판단이 서 있기 전이었다.


“ 저는 별자리나 구름 모양을 보고 미래의 명운을 읽을 수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지요”


“ 그럼 저희는 신고를 할지 어떻게 할 지 같이 고민하면서 돌아가 보고 결정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상율은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도록 선수 쳤다.


“ 멀리까지 오셨는데 저녁 식사 전이시면 식사라도 같이 하고 서울로 올라가시죠.”


“ 아닙니다. 저는 내일 또 다른 약속이 있어서요.”


올라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돈까스를 먹는 게 할아버지랑 어색한 식사 자리보다는 낫다는 정규의 먹부심에 의한 판단.



상율 선배가 사준 명품 양복을 입고 상율 선배가 운전하는 고급 외제차를 타고


빈부 격차가 이렇게 큰 같은 대학의 같은 영혼이라니


“ 팬텀이라는 데서 신령님을 믿고 추종한다는 소리고 그게 우리라는 말인가?”


고속도로에 접어들어서야 상율 선배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까 김 회장의 말을 생각으로 정리하고 있었는 듯하다.


“ 선배는 그래서 그 교주가 하고 싶어요?”


“ 내가 하고 싶을 거 같아? ”


“ 아니지. 형이 돈이 아쉽겠어. 명성이 아쉽겠어. 뭘 위해서?”


“ 어디서 우리가 들은 얘기 하면 사이비로 은팔찌 차기 딱이야. 그런데 송골매 다른 사람들도 다 운명으로 만났다는 거지?”


“ 그 영적 세계를 누가 알겠어요. 입으로 만들어 내면 그만 인거고 육체로는 느낄 수도 없는건데.. 컨테이너에 갇혀 있었던 일은 그냥 넘어가는 거죠?”


“ 조금 더 생각해보자.”


상율은 영혼의 세계에 대해 같이 웃어넘기고 정규와 헤어졌지만 김 회장의 말을 들으며 유체이탈을 하여 육체를 빠져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나의 또 다른 자아가 높은 계급의 영혼이었구나 생각해 보게 된 날이었다.



다음 날 저녁, 상율을 만난 대식은 여름이 지나 쌀쌀해진 날씨에도 짧은 팔 티셔츠를 입고 나와 울퉁불퉁한 근육질 상체가 그대로 드러났다.


상율은 정규와 자신이 납치 되었었던 상황과 어제 김 회장을 만나 들었던 얘기를 대식에게 전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듣고 있는 대식


“ 이제 내가 형한테 물어봐야 되는 거죠? ”


“ 아니야. 내가 다 얘기할게. 나에 대해서 너한테 깊이 얘기 안 했는데 사실 난 탈북자야.”


“ 네? 형님 뭐야? 운동 하면서 노가다하고 세신사하고 가끔씩 일 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간첩이었어?”


“ 응 그건 진짜 해. 운동 하면서 돈 필요할 때.. 넌 모르겠지만 전국에 공사판이랑 사우나는 많다.”


“ 그런데 어떻게 김 회장 알아요? ”


“ 나 탈북할 때 도와주신 분이야.”


“ 네?”



송 대식의 어린 시절 추억의 아버지는 노동당 행정부 출신으로 여느 북한의 당 간부의 집이 그렇듯 평양의 도심 한복판의 집에서 남부럽지 않은 환경으로 살아왔었다.


10살이 채 안 되었던 어린 대식은 어느 날 마당 한 가운데에 서서 건너편 집의 마당에서 담장에 두 발을 걸치고 자신을 바라보는 커다란 개와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개와 자신과의 거리는 10미터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서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 그 10미터 안의 공간이 양 쪽으로 조금씩 휘어지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 파동을 나를 도발하는 저 개한테 날리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어깨와 팔에 힘을 주고 눈으로 저 파동을 앞으로 보내고 싶었는데 힘을 줄수록 그 파동은 오히려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곧 빠른 속도로 그 파동이 일직선의 빛으로 바뀌더니 내 몸 전체로 그 파동을 흡수했다.


그러자 건너편 담장에 앉아 나를 노려보던 개가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꼬리를 내리고 자기 집 마당으로 도망갔다.


그 때가 이 세상이라는 공간에 에너지와 기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고 나는 그 에너지와 기를 빨아들이고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 그런데요? 김 회장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기껏 어렸을 때 능력을 가지게 된 무용담을 들려주었더니 리액션이 미지근한 상율을 잠깐 바라보다가 대식은 탈북할 때의 무용담을 다시 얘기하기 시작했다.


“ 그 때 비가 온 다음날이라 압록강 강물이 거셌지. 나와 브로커는 그 물살을 뚫고 뒤에서는 총 소리가 들리는데... ”


“ 브로커를 김 회장이 보내준 거에요?”


“ 아니 한국에 먼저 와 있었던 친구가.. 그 친구와는 북에 있을 때 어렸을 때부터 레슬링을 했었는데 함께 세계 대회 나가는 게 꿈이었지. 그래서 남에 오자마자 그 친구가 있는 체육관으로 가서...”


“ 그래서 김 회장은 어떻게 만난 건데요”


다른 얘기는 듣기 싫어하고 궁금해 하는 것 같지도 않아 상율이 에게는 김 회장 얘기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같은 시기에 탈북 했던 사람이 세 명 있었는데 중국에서 태국으로 가니까 김 회장이 전세기를 띄워서 나만 남한으로 데려왔어”


“ 왜요?”


“ 그 때 들었던 얘기가 상율이 니가 어제 들은 얘기야. 팬텀, 영혼의 계급, 그리고 내가 한반도에 오신 신령을 지켜야 하는 수호령을 가진 사람이라는 허무맹랑한 얘기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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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 공지입니다. 20.06.24 29 0 -
30 30화 망각의 여행 (완결) +2 20.06.24 51 2 9쪽
29 29화 미래의 유토피아 +2 20.06.23 28 2 10쪽
28 28화 악마의 눈빛 +3 20.06.22 25 3 10쪽
27 27화 말고문 +2 20.06.19 25 2 9쪽
26 26화 무도인의 따귀 +2 20.06.18 24 2 10쪽
25 25화 어제 만난 인연 +2 20.06.17 28 2 10쪽
24 24화 빈집털이 +1 20.06.16 30 1 10쪽
23 23화 사탄의 인형 +3 20.06.15 29 3 10쪽
22 22화 보디가드 +2 20.06.12 51 3 10쪽
21 21화 병맛 커밍아웃 +2 20.06.11 36 2 10쪽
20 20화 물아일체의 경지 +3 20.06.10 59 4 10쪽
19 19화 원초아와 초자아 +1 20.06.09 32 1 10쪽
18 18화 높은 차원의 절대 권력자 +2 20.06.08 43 2 10쪽
17 17화 이름 없는 포비아 +1 20.06.05 39 1 10쪽
16 16화 처량한 영혼들 +2 20.06.04 39 1 10쪽
15 15화 천진난만했던 그 때 20.06.03 37 0 10쪽
14 14화 나비효과 +2 20.06.02 42 1 10쪽
» 13화 미지의 영혼 20.06.01 47 4 10쪽
12 12화 개똥같은 프로포즈 +2 20.05.29 52 2 10쪽
11 11화 날벼락 20.05.28 42 1 10쪽
10 10화 의미없는 기도 20.05.27 130 1 10쪽
9 9화 악몽의 순간 20.05.26 58 1 10쪽
8 8화 수호자의 운명 20.05.25 54 3 11쪽
7 7화 사랑의 파수꾼 20.05.22 73 1 10쪽
6 6화 계절은 없다 20.05.21 70 0 11쪽
5 5화 룰도 모른다 20.05.20 72 3 11쪽
4 4화 수평선을 바라보며 20.05.19 83 5 11쪽
3 3화 꿈을 향한 노력 20.05.18 91 4 11쪽
2 2화 소리없는 눈물 20.05.15 11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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