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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래 님의 서재입니다.

송골매 신령의 눈을 뜨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안달래
작품등록일 :
2020.05.14 08:54
최근연재일 :
2020.06.24 08:58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54
추천수 :
88
글자수 :
135,994

작성
20.05.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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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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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12화 개똥같은 프로포즈

DUMMY

12화 개똥같은 프로포즈


MK 그룹의 대회의실 강당


어제 가평 팬션으로 찾아 왔던 미란의 말에 호기심을 갖고 근무를 일찍 마치고 따라오게 된 이 곳은 그룹의 전 직원이 사용하기위해 만든 곳으로 웬만한 소규모 극장의 넓이였다.


앞 좌석 쪽으로 가니 50대 초반의 중년 제이콥이 앞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 안녕 하세요”


“ 응.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던 때랑 똑같네. 미남 학생이 그냥 미남 아저씨 됐네 하하”


“ 네. 잘 지내셨어요?”


“ 삼촌!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세요“


“ 그래. 미란이가 급하다는 거를 생각 못 했네”


나의 급한 성격을 명호 오빠한테도 이미 들켜 알고 있겠지만 오빠가 내 말만 믿고 따라 왔는데 제이콥 삼촌이 빙빙 돌려 다른 얘기만 하면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더 되었다.


제이콥 삼촌이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안 주머니에서 외할아버지 사진을 꺼내 앞 좌석 테이블책상에 올려놓았다.


“ 누군지 알지? 제임스”


“ 제시 외할아버지잖아요. MK그룹 유명근 회장님”


“ 미안한데 앞으로 어떻게 되시는지 봐줄래? 이걸 부탁하려고 온 건 아닌데 제임스 능력부터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서”


명호는 사진 속의 유 회장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사진기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비친 사진기, 그 사진기에 비치는 눈동자의 빛


명호의 눈빛이 그 조그만 빛을 쫓아간다.


명호의 눈빛으로 그 빛이 들어와 다시 병실에 누워 있는 유 회장의 눈빛을 바라본다.


눈을 감는 유회장


병실에 있던 의사가 시신 위에 시트를 덮으니 주변에 있던 미란이의 부모님과 제이콥이 울음을 쏟아낸다.


영혼이 되어 미래로 왔으면 급하게 해야할 일이 있다.


날짜와 시간 확인


둘러 본 병실에는 시계밖에 없다. 날짜는?


누군가의 폰을 엿봐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병원 복도에 나가보니 휴게실 안의 큰 시계에 날짜와 시간이 보인다.


이제 그만


눈을 다시 2초쯤 감고 눈을 떠 현실로 돌아왔다.


“ 회장님이 지금 편찮으세요?”


미란에게는 명호가 미래로 갔다 온 10초 정도의 시간도 길게 느껴졌다.


“ 응 오빠,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병원에 계셔. 다행히 병원에서는 회복 중이라고는 하던데”


“ 다음 주 수요일에 돌아가십니다”


“ 뭐? 할아버지가?”


미란의 눈에 눈물이 맺히더니 울음이 터져 주저앉았다.


제이콥이 미란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키더니 눈을 감고 뭐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외우는데 새침한 여자 목소리였던 제이콥의 목소리가 호랑이 같은 남자 목소리로 변했다.


“ 다시 한 번 확인해 줄래요. 제임스?”


무의미한 작업을 다시 시키는 제이콥이 의아했지만 다시 한 번 사진 속 할아버지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아까와 다른 것이 없는 상황.


의사가 할아버지의 시신을 시트로 덮고 주변 사람들은 울음을 쏟아내고 있는데 유심히 보니 미란의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휴게실로 가 날짜와 시간을 확인했더니 조금 전과 비교해서 무려 세 달 뒤.


“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똑같이 돌아가시는데 세 달이 늦춰졌어요.”


“ 뭐? 그럼 할아버지 다음 주에 안 돌아가시는 거야?”


“ 제가 인연을 분리해 보았습니다. 제시의 엄마와 아빠의 인연”


“ 맞다. 조금 전에는 회장님 돌아가실 때 제시의 아버지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지금은 안 계셨어요.”


“ 똑같이 이 사람도 한 번 봐주시겠습니까?”


제이콥이 양복 안 주머니에서 또 하나 꺼낸 사진은 송대식의 사진이었다.


“ 대식이 형?”


“ 네. 제임스의 수호령을 가지고 있는 분이에요.”


“ 대식이 형이요? 제시에게 우리 모임 중에 저의 수호령이 있다는 얘기를 잠깐 듣기는 했지만 수호령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 제가 소속된 팬텀이라는 조직과 수호령에 대한 설명은 제시한테 이미 얘기해 주었고 제시가 정리까지 마친 상태이니까 제시에게 나중에 확인하면 되고요. 일단 그 분의 운명을 봐주세요.”


자주 보고 만나는 송골매지만 그들의 미래의 운명을 본 적은 없었다.


미란의 운명을 보게 된 것도 현주의 부탁으로 혼자 있을 미란을 염려하여 눈빛을 바라보고 알게 되어 도왔을 뿐 다른 사람의 운명에 끼어드는 것은 전혀 관심 없었고 오히려 타고난 능력이랍시고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웬지 하늘의 순리를 거스르는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소심한 염려도 있었다.


미란에게 숨기던 능력을 들킨 것 같아 학업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도망쳤을 때도 조금도 후회가 없었다.


그런데 게임으로 친해진 우리 송골매가 우연이 아닌 능력자들이 만나게 된 인연이자 운명이었다니 너무 놀라워 확실한 사실을 알고 싶어 미란을 따라 이 자리에 와서 제이콥을 4년만에 다시 만났다.


대식이 형은 트렁크만 입고 땀에 젖은 채 라커룸의 침대에 누워서 쉬고 있었다.


흰 색 양복을 입은 누군가와 트레이너가 라커룸으로 들어오자 대식이 형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 수고했어요. 송”


이종 격투기 시합을 뛰고 온 라커룸과 대식이 형을 격려하러 방문한 사람 같았다.


쾅!


갑자기 묵직한 폭발 소리와 함께 벽과 천장이 무너졌다.


대식이 형은 날아가면서 벽과 바닥에 부딪히며 목이 꺾여 그 자리에서 즉사.


밖으로 나가 경기장 주변을 보니 아수라장이었고 이 곳은 외국 사람들이 많은 것 보니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였다.


날짜와 시간. 날짜와 시간.


사람들이 황급히 떼지어 달려나가는 곳 경기장 입구의 땅에 떨어진 포스터 발견


2년 후 9월 2일, 카타르 도하


“ 2년 후에 카타르에서 테러가 일어나는데 대식이 형이 거기에 있다가 사고로 죽어요.”


“ 송대식씨 영혼을 보지는 못했어?”


“ 나는 영혼은 못보고 미래의 상황만 볼 수 있어요.”


“ 그렇구나. 그게 신령님 혼이 분리돼서 네 개의 육체로 나뉘어 들어가셨기 때문이야. 팬텀에서 2년 뒤에 누군가가 신령의 수호령이 필요해서 송대식을 일부러 죽이는 것 아닌가 싶네.”


“ 삼촌도 거기 멤버니까 팬텀에서 반대하면 안 돼요?”


“ 그 때가 되어봐야 정확한 걸 알겠지만 분명히 신령의 수호령 정도가 필요한 엄청난 악령 집단들이 다시 한 번 몰려오려나보다. 악령에게 선한 수호령이 잡아먹히고 있는 위기상황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현실에서 사람 한 명 죽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까... 물론 지난 번 리비아에서 나도 허락했지만”


“ 그래서 대식이 형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는 거죠?”


“ 그 사람의 운명인데 어떻게 하겠어.”


“ 네? 제시의 운명도 제가 미리 확인하고 바꾼 것 아시죠? 팬텀이라는 단체에 찾아가서 부탁하면 되나요?”


“ 일단은 그 다섯 명이서 모이는 거 있잖아. 게임 동호회라고 했나?”


“ 네. 송골매요. 송골매가 동호회 이름이에요”


“ 제임스가 그 모임부터 2년 안에는 안 가지는 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야.”


“ 네? 영혼 하나가 네 개의 육체에 나뉘어져 들어가 있다면 능력을 가진 사람끼리 뭉쳐야 더 좋은 거 아닌가요?”


“ 뭉쳐 있을수록 그들이 감시하기가 쉽겠지. 팬텀 조직원들 중에서 해커를 고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각자 컴퓨터나 폰 사용도 조심해야 겠고. 그리고 제임스는 다른 사람들이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 서로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죠”


모였다하면 유일한 관심사는 게임입니다만.


“ 그래서 오히려 위험한 거야. 목표가 일치하고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그 들과 마주칠 때 큰 신령으로 대항할 수 있는데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숨기고 있으니 지금은 현실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그들의 감시를 받으면서 사는 방법밖에 없어.”


“ 송골매도 현실로 무언가가 닥쳐야 깨닫게 되면 얘기라도 나눠서 목표도 만들 수 있겠죠. 그렇다면 대식이 형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제가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가요? 아까 인연을 바꾸면 운명도 바뀌지 않았나요? 회장님처럼?”


“ 마침 제시의 엄마 아빠가 지금 안 좋은 상황이야. 아예 남처럼 따로 살고 있지. 다 아빠의 무모한 야망 때문이지만. 그렇지? 제시?”


“ 저한테 안 물어봐도 요즘 뉴스에 아빠 이름 자주 나오잖아요. 선거비리 의혹이니 정경유착이니 엄마는 외할아버지한테 혹시라도 피해 갈까봐 정치 쪽으로는 아예 상종도 안 하시려고 하고 아빠랑도 한 집에 살고는 있지만 대화도 없이 따로 사시는 거랑 마찬가지에요.”


“ 그래서 영혼의 인연 고리를 끊어 놓았던 거지. 조만간 두 분이 이혼 하실 거야. 그 덕분에 제시 엄마의 수호령인 회장님은 수명이 연장되실 거고. 제시는 그 상황에 불만 없지?”


“ 전혀요. 오히려 엄마랑 외할아버지한테 잘 됐죠.”


“ 제 인연이 바뀌면 대식이 형 운명도 바뀔 수 있나요? 대식이 형이 제 수호령 이라면서요?”


“ 물론 바뀔 수 있지. 그런데 인연을 맺거나 끊을 사람이 주변에 있어?”


“ 아저씨께서 영혼의 인연을 맺어주실 수 있는 거죠?”


“ 할 수 있지. 왜?”


명호가 고개를 돌려 미란을 바라보자 미란이 움찔했다.


“ 제시와 저를 맺어주세요. 이 상황을 같이 아는 건 제시뿐이니까. 제시 괜찮겠어?”


“ 네”


이게 무슨 개똥같은 프로포즈인가 하면서도 싫지만은 않았는지 냉큼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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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망각의 여행 (완결) +2 20.06.24 51 2 9쪽
29 29화 미래의 유토피아 +2 20.06.23 28 2 10쪽
28 28화 악마의 눈빛 +3 20.06.22 25 3 10쪽
27 27화 말고문 +2 20.06.19 25 2 9쪽
26 26화 무도인의 따귀 +2 20.06.18 24 2 10쪽
25 25화 어제 만난 인연 +2 20.06.17 28 2 10쪽
24 24화 빈집털이 +1 20.06.16 30 1 10쪽
23 23화 사탄의 인형 +3 20.06.15 29 3 10쪽
22 22화 보디가드 +2 20.06.12 51 3 10쪽
21 21화 병맛 커밍아웃 +2 20.06.11 37 2 10쪽
20 20화 물아일체의 경지 +3 20.06.10 59 4 10쪽
19 19화 원초아와 초자아 +1 20.06.09 33 1 10쪽
18 18화 높은 차원의 절대 권력자 +2 20.06.08 43 2 10쪽
17 17화 이름 없는 포비아 +1 20.06.05 39 1 10쪽
16 16화 처량한 영혼들 +2 20.06.04 39 1 10쪽
15 15화 천진난만했던 그 때 20.06.03 37 0 10쪽
14 14화 나비효과 +2 20.06.02 42 1 10쪽
13 13화 미지의 영혼 20.06.01 47 4 10쪽
» 12화 개똥같은 프로포즈 +2 20.05.29 53 2 10쪽
11 11화 날벼락 20.05.28 42 1 10쪽
10 10화 의미없는 기도 20.05.27 130 1 10쪽
9 9화 악몽의 순간 20.05.26 58 1 10쪽
8 8화 수호자의 운명 20.05.25 54 3 11쪽
7 7화 사랑의 파수꾼 20.05.22 74 1 10쪽
6 6화 계절은 없다 20.05.21 70 0 11쪽
5 5화 룰도 모른다 20.05.20 72 3 11쪽
4 4화 수평선을 바라보며 20.05.19 83 5 11쪽
3 3화 꿈을 향한 노력 20.05.18 91 4 11쪽
2 2화 소리없는 눈물 20.05.15 11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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