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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우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하고 탑코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두둥이아빠
작품등록일 :
2021.12.13 13:54
최근연재일 :
2022.01.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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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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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하고 탑코더 21화

DUMMY

[21화]


#


임베디드 운영체제(OS) 자체 개발

스크린 터치 기능이 가능한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 개발

개인 정보 단말기와 이동통신 휴대단말의 융합 기술 개발


신제품 개발 기획 보고서를 보는 이길태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진지해보였다.

그의 앞에는 무선사업본부 연구소 소장 최민철을 비롯한 무선사업부의 임원급 인사들이 나란히 일열 종대로 서있었다.

이미 개발 제안내용에 대한 설명을 한차례 들은 임원진들은 숨죽여 이길태의 반응을 살폈다.

한참을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던 이길태가 이내 입을 떼었다.


“자네들 생각은 어떤가?”


이길태의 물음에 기다렸다는 누군가가 헛기침을 내뱉으며 대답했다.

이길태의 시선이 옮겨진 곳엔 무선사업부의 제품기획 부터 전략까지 총괄하고 있는 이현준 이사가 서 있었다.


“디지털 미디어 연구소에서 보낸 기획 보고서를 보고 느낀점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획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문제는··· 개인정보단말기인 PDA에 이동통신 기능이 부가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그 말은 즉, 우리 무선사업부의 모바일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침범’이란 단어에 이길태의 표정이 한순간 굳어졌다.

현재 무선사업부는 휴대전화기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사업 부문으로 PC 혹은 PDA와 같은 정보가전기기에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 미디어 사업부와는 확연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막연하게나마 앞으로의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분명 겹치는 사업 분야가 생길 거라는 걱정은 해왔었지만, 그것이 이제 막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사업 부문에 디지털 미디어 사업부가 발을 붙이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당치도 않은 소리였다.


“자네말도 일리가 있구만. 누울 자리 봐가며 발을 뻗어야지. 어딜감히···”


종이를 들고있던 이길태의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어찌나 꽉 쥐고 있었던지 종이가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만 같았다.

뒤이어 이번엔 무선사업부의 차세대개발 전략팀 송재욱 팀장이 나섰다.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아졌다.

송재욱 팀장은 한 발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어갔다.


“과연 그들과 굳이 같은 시장을 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일 필요가 있을까요?”

“계속해보게.”

“이 아이디어를 낸 친구가 현재 디지털 미디어 사업부 PDA 개발팀에서 근무중인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개발자입니다. 현재는 내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선임연구원으로 특진을 한 상태고요.”

“흠···그렇게나 실력이 출중한 친구인가?”

“네. 이 친구가 얼마전 무선사업부 사무실로 찾아와 직접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회사생활한지 20년이 지났지만, 그런 친구는 처음 봤습니다. 화려한 말솜씨 만큼이나 코딩 실력도 뛰어났습니다.”

“명성전자에 들어오려면 그만한 실력은 갖고 있어야 하는 건 기본 아니었던가?”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그것을 구체화하여 개발로드맵까지 내놓기는 팀장급들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그 친구를 스카웃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회사가 있었습니다.”

“그, 그게 어디인가?”

“삼지전자입니다.”


삼지전자라는 말에 모두가 두눈을 부릅뜬채 송재욱 팀장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길태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사, 삼지전자가 말인가? 허허··· 이제는 신입이고 경력이고 가리지 않고 데려가려고 아주 난리구만. 난리야··· 그래서 그 친구는 거기에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던가?”

“항간에 들리는 얘기로는 그쪽에서 3배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그친구가 삼지전자 빌딩으로 직접 찾아가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그 일이 있고나서 곧바로 이번 개발 기획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 놓았답니다.”


송재욱 팀장의 말이 끝나자 이길태의 굳어있던 표정이 한순간에 녹아버렸다.


“허허허···. 3배의 연봉을 그대로 걷어차버리다니. 삼지전자 애들 꼴이 말이 아니었겠구만. 들으면 들을수록 궁금해지는 친구야··· 그 친구 이름이 뭔가?”

“네. 윤성훈 입니다.”

“윤성훈··· 이 친구만 우리쪽으로 데려온다면 자연스럽게 이 신규 플랫폼 프로젝트는 우리가 차지 할 수 있다. 자네는 이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로군.”

“맞습니다. 이사님.”

“흠···”


그렇게 수초간 침묵으로 고민을 이어가던 이길태가 입을 다시 열었다.


“자네가 책임지고 그 윤성훈이란 친구를 우리 편으로 넘어오게 만들 수 있겠나?”

“맡겨만 주시면 실망시켜 드릴 일은 없을 겁니다.”


송재욱 팀장이 정장 앞 단추를 잠그며 대답했다.

그의 확신에 찬 눈빛에서 듬직함을 느낀 이길태는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책상위에 올려진 커피잔을 들어올렸다.


#


모니터를 보고있는 성훈이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fatal error: thread.h: No such file or directory]

[fatal error: array.h: No such file or directory]

[fatal error: regex.h: No such file or directory]

[fatal error: forward_list.h: No such file or directory]

···.


스마트폰에서 다운 받아놓은 안드로 OS 소스 전체를 컴파일 하니, 수백개의 컴파일 오류가 발생한 것.


“흠···역시.”


고개를 끄덕이던 성훈은 책상위에 올려진 과자 봉지를 집어 올려 입안으로 털어놓았다.

안드로 OS의 전체 플랫폼 구조는 다양한 언어와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건물로 비유하자면, 가장 높은 층에는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보이는(스마트폰의 화면에 나오는) 어플리케이션이, 가장 낮은 층에는 OS와 하드웨어를 연결시켜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커널층이, 그리고 중간층에는 커널단과 어플리케이션을 이어주는 미들웨어 층이 있다.

이 중 CPU와 메모리, CDMA, 디바이스 드라이버 등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곳, 소위 ‘모든것의 시작’으로 불리우는 커널층은 리녹스 기반으로 되어 있어 스마트폰을 통해 오픈소스만 다운받아놓으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윈도 기반인 어플리케이션.

Java와 C++로 작성된 어플리케이션 소스코드는 표준 라이브러리 버전 문제 뿐아니라, 윈도 OS 버전 문제, 상용 라이브러리 버전 문제, 라이브러리 호환성 문제 등 현재의 윈도SP 버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라이브러리 소스 코드들만 수십, 수백가지였다.

예를들어 윈도SP 버전에서 C++ 문법중 하나인 for문 만을 사용했다면, 그보다 상위 윈도 버전에는 더 쉽고 빠른 연산이 가능하도록 만든 foreach문이나 auto와 같은 것들이 추가된 표준 라이브러리가 있다.

결국은 지원하는 라이브러리가 윈도 버전차이로 인해 원했던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각종 라이브러리들을 모조리 다운받아 업그레이드라도 시켜야 하나···”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드로 OS소스 버전 문제가 주된 요인이라면 OS, 프로그램 언어 등을 전체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 없이, 하나만 다운 그레이드만 하면 될 일 이었다.

안드로 OS소스 다운그레이드.

현재 스마트폰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안드로 OS 초기소스.

그것만 확보한다면, 현재의 PC 버전에서도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으리라.


“문제는 초기 안드로 OS 소스는 클로즈드 소스, 즉 오픈이 되어있지 않은 소스였기에 쉽게 구할 수가 없다는 건데···”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

안드로 OS의 창시자.

그를 만나면 초기 안드로 OS 소스를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성훈의 머릿속을 맴들기 시작했다.

전생에서 그와 그의 회사 동료들이 명성전자에 직접 찾아와 안드로 OS를 제안한 적이 있다고 언뜻 기사에서 본적이 있었다.

당시 명성전자는 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였고, 훗날 그것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명성전자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아마 쿠글이 그의 회사를 인수할 일도 없었으니 말이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가 언제, 어느 경로를 통해서 명성전자 사무실로 찾아 오는지는 성훈도 알 길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훈은 쥐고있던 스마트폰을 키고 인터넷 기사와 같은 언론 매체를 찾아 뒤져봤지만, 그런 어플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스마트폰은 오직 본래 스마트폰 주인이 검색했던 이력의 웹 페이지만 접근 할 수 있었다.


“이왕 해주는거 뉴스기사도 볼수 있게 해줬으면 얼마나 좋아···”


그렇게만 된다면, 미래의 모든 사건과 크고 작은 일들을 미리 알고, 예측 할 수 있는 소위 예언가의 자리에 등극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섭리에 거스르는 일은 사절이었는지, 스마트폰은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성훈은 이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


“하긴 이것만 해도 어디야··· 미래의 모든 오픈소스들이 전부 내 손 안에 있는데··· 게다가 버그를 알아서 찾아주고 수정까지 해주는 기능도 있으니 뭐···”


그리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직행했다.


“오늘은 그만 여기까지···”


벌써 한달째 밤을 새다 싶이 안드로 OS 소스 전체를 분석해왔다.

밤에는 집에서 소스 분석을, 낮에는 분석한 소스를 기반으로 구조와 개발 방향성을 팀원들에게 제시했다.

성훈은 자신의 코딩실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음은 물론, 안드로 OS의 전체 소프트웨어 아킥테쳐를 바라보는 지식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체감했다.

뿌듯함과 성취감이 물밀듯이 한번에 몰려왔다.

성훈은 오늘도 코딩하는 꿈을 꾸기를 바라며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했다.


#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성훈은 의아 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평소 사무실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낯선 중년의 남성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한곳에 몰려있었다.

성훈은 서있는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게 무슨 말같지도 소리입니까! 갑자기 부서 이동 이라니요!”

“직무 특성상, 윤성훈씨는 무선 개발팀으로 발령을 받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윗선에서도 이미 얘기가 끝난 사안입니다. 그러니 바로 내일부터 그쪽으로 출근하라고 하십쇼.”


생각보다 무거운 분위기를 감지한 성훈은 자세한 얘기를 듣기위해 한발짝 앞으로 다가갔다.

그때, 사무실 문앞에서 덩그러니 서있는 성훈을 발견한 박기남은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중년의 남성에게 시선을 옮겼다.


“절대 안됩니다. 절대! 그 사안이라는게 저희 사업 본부장님과는 얘기가 된 겁니까?”

“그건 그쪽이 신경 쓸 일이 아닐텐대?”

“뭐··· 뭐요? 언제봤다고 반말이야 반말은! 당신 몇년생이야!”


일촉측발의 상황.

주위를 둘러싼 팀원들은 안절부절하게 그 둘을 쳐다보며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다.

어느정도 상황을 알아챈 성훈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두분 다 그만들 하시죠.”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는 성훈에게로 모아졌다.

먼저 입을 연건 박기남이었다.


“윤선임. 자네가 한번 말해보게.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들이 없어. 아주 막무가내야. 막무가내. 멀쩡히 잘하고 있는 사람을 뜬금없이 빼가려는 것 좀 봐봐. 으휴 속이 훤히 보인다 보여!”

“당신 말 조심해! 양아치? 막무가내?”


누구하나 멱살을 잡아채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두 사람의 신경전은 더욱 과격하게 변해갔다.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에 참다못한 성훈은 어깨에 매고있던 가방을 땅에 툭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의 단 몇마디로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다.


“두 분 다 진정하세요!"

"..."

"제가 전에도 말했듯이 이번 신규 모바일 플랫폼 OS 개발은 제가 전적으로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사내 정치 싸움안에 휘말려 개발에 지장을 준다면 저는 더 이상 진행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두 사업부 중 제가 어딜 가든 마찬가지 일겁니다."

"서...성훈..."

"사업부를 새로 창설하여 주십시오. 그곳에서 저를 포함한 소수 인원들만 모여 임베디드 OS 개발에만 매진 할 겁니다. 만약, 그게 회사측에서 원할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명성전자에서 저를 보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겁니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는 성훈의 당돌함에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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