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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우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하고 탑코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두둥이아빠
작품등록일 :
2021.12.13 13:54
최근연재일 :
2022.01.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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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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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하고 탑코더 19화

DUMMY

[19화]


#


PDA 개발팀 사무실 안.


직원들의 눈이 일순간 한곳으로 모아졌다.

모두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마시던 커피잔을 하나둘 책상에 내려놓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 중 가장 먼저 입을 연건 박기남이었다.


“뭐···뭣?”

“차기 PDA 제품에 대한 대규모적인 교체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박기남은 혹여나 성훈의 입에서 혹여나 ‘이직’의 ‘이’자가 나올까 내심 노심초사 하고있었다.

하지만 그의 걱정과는 달리 성훈은 차기 프로젝트에 대한 뜬금없는 주제를 꺼냈다.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박기남이 애써 태연한 척 물었다.


“으···응? 대규모 교체 작업?”

“네. "

“그게 갑자기 무슨소리야? 대규모 교체라니?”


PDA 천하시대.

개인 휴대단말기 시장이 최근 본격화 되기 시작하며, PDA 천하시대란 말이 나올 만큼 국내에서 성황리에 출시중인 PDA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제 막 높아지고 있었다.

그 중 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단연 명성전자 였다.

작년에 출시한 명성전자의 PDA의 판매량은 약 7만대가 조금 넘었고, 올해 제품은 출시한 지 한달만에 14만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수보다는 조금 못 미치는 수 였지만,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한마디로 이 손바닥만한 기기가 명성의 미래 먹거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전에 중장기 발전 방안과 전략을 모색할 시간도 부족한 이 시점에 갑자기 전체적인 교체작업이 필요하다?

박기남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성훈을 빤히 쳐다봤다.

성훈이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개발 중인 PDA는 다양한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바로···”

“핸드폰이지. 핸드폰! 나 역시도 핸드폰을 자주 이용하긴 하니까··· 물론 PDA도 항상 주머니에 넣고다니긴 하지만···”

“네. 맞습니다. 그런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위해 두 가지 모두 가지고 다닐 필요없이, 핸드폰과 PDA가 결합한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 하는 것입니다.”


그제야 무엇인가 생각났는지 박기남이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아! 그때 전시회 끝나고 회식때 말했던 그거? 그때 뭐라고 불렀더라···”

“스마트 PDA 폰 이요?”

“그래그래. 스마트 PDA 폰!”

“네. 다시말해, PDA의 터치기능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유저 인터페이스를 핸드폰에 실장하는 방식의 제품을 개발하는 겁니다.”


박기남을 제외한 팀원들이 성훈의 말을 어느정도 이해는 했지만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자신의 개발 범위를 벗어난 영역이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감이라는 것이 잡히지 않았던 터.

게다가 그를 둘러싼 두 대기업간의 ‘스카웃 전쟁’에 대한 일화들이 회사 내에 이미 쫘악 퍼지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에게 말을 붙이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들은 입을 앙 다문채 그저 말없이 고뇌하고 있던 박기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흠... 잠깐 지나가는 얘기로 했던 내용을 실행에 바로 옮기다니...역시 윤선임 다운 생각이야. 하지만, 그것들을 구체화한 계획안이 필요하지 않겠나? 너무 뜬구름 같은 얘기라··· ”

“물론입니다."

"계획은 있고?"

"네. 우선 새로운 플랫폼 시장을 저희 명성전자가 먼저 개척해나가는 겁니다.”

“음... 현재 IT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로 확대되고 있는 컴퓨팅 플랫폼처럼 말이군.”


컴퓨팅 플랫폼.

소프트웨어, 혹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하나의 운영체제에서 작동하는 프레임 워크의 종류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나노소프트사의 윈도, 유닉스 계열의 이눅스, 마크 OS X 등이 이에 속한다.

박기남도 이 정도 지식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깊이는 알지 못했던 터라 더이상 길게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사이 성훈이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뉴 플랫폼은 바로 모바일 플랫폼입니다.”

“모···모바일 플랫폼? 모바일이라면··· 무선 사업부의 MCH-700 처럼 말인가?”


‘어디서나 통화가 잘 된다’ 는 광고문구로 한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었던 애니웨어 콜의 모델명이 바로 MCH-700 이다.

실제로 이 MCH 시리즈를 개발한 개발자들은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통화상태를 점검하는 등, 핸드폰의 본질적 가치인 통화 품질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애니웨어 콜은 현재 국내 핸드폰 시장의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럴수록 무선 사업부의 덩치는 나날이 커져만 갔고, 그들의 개발 입지 또한 급격히 강화되고 있었다.

박기남은 성훈이 이런 무선 사업부에 조금의 관심을 두고 있는 건 아닌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오갔지만, 그의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보다 훨씬 고도화된 모바일 기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통화가 되는건 물론, 인터넷 검색, 화상전화, 게임, 카메라 등 다양한 응용 어플리케이션 서비스가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 개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핸드폰의 장점과 PDA의 장점을 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그야말로 ‘똑똑한’ 모바일을 개발하는 거죠.”


그제야 성훈의 말을 어느정도 이해한 박기남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하지만, 몇가지 제한되는 문제가 박기남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흠··· 윤선임 말대로 라면 먼저 그 모바일에 들어갈 임베디드 OS를 새로이 자체 개발해야 한다는 말인데··· 지금 우리가 갖고있는 기술력과 인력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을 거야. OS를 다룰줄 아는 고급 기술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기남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성훈은 기다렸다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OS 개발은 제가 전적으로 맡아 진행 할 겁니다.”

“으..응?”


박기남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성훈을 요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성훈은 한치의 흔들림 하나 없이 자신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반듯이 세우고 있었다.

박기남은 이제 이런 성훈의 당당한 태도가 어느정도 익숙해 진 듯 이내 시선을 팀원들에게로 돌리며 씁쓸한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허허··· 다들 이런걸 배우란 말이야. 윤선임의 이 뭐랄까··· 그래. 개발에 대한 이 열정!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해.”


박기남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주보고 있던 팀원들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아보였다.


“겁주는거 아니니까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말게 들. 허허.”


그 순간.

성훈과 박기남의 앞으로 2개의 검은그림자 스윽 드리웠다.


“자네. 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해보겠나?”


성훈이 흠칫 놀라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 그대로 몸을 돌렸다 .

그곳엔 미디어 디지털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사업부사장 정종찬과 그의 비서가 나란히 서 있었다.


“헛!”


그들의 갑작스런 방문에 박기남 역시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짧은 외마디를 내뱉었다.


#


같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군에 속한 한 도시, 팰로앨토 씨티.

도시 곳곳에 심어진 거대한 삼나무들은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노력이 고스란히 깃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 인가 20미터가 넘는 건물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푸른 대자연의 경관을 조금씩 파괴하고 있었다.

그 중 킹슬리 에비뉴 거리에 있는 4층짜리 건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근방 회사들의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임에도 시뻘건 적벽돌로 둘러쌓여진 건물 3층의 불은 좀 처럼 꺼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20평 남짓한 사무실 안에서는 백인 남성 4명이 원 테이블에 둘러 앉아, 6년산 버번 위스키를 마시며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중 얼굴 전체가 벌겋게 달아오른 한 남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정없이 쏟아내기 바빴다.

그의 얼굴이 벌개진 이유가 위스키에 취해서인지, 말하면서 혈압이 올라서 그런거지도 모를 만큼 그의 개발 열정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워 보였다.


“너희 생각은 어때? 가능 할 것 같지 않아?”

“오! 앤디···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인데?”


옆에 앉아 있던 그의 동료 존 대니얼이 엄지를 추켜 들며 말했다.

그러자 반대편에서 의자에 몸을 깊이 눕힌 채 눈을 지긋이 감고있던 매트 허드슨이 한마디 거들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어.”

“뭔데?”


대니얼이 고개를 홱 돌려 허드슨을 쳐다봤다.

감고있던 눈을 슬며시 뜬 허드슨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하드웨어”

“하드웨어?”

“그래. 그만한 OS를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하드웨어 사양을 충족 할 만한 장치들이 필요하지 않겠어? 불행하게도 우리는 모바일 컴퓨팅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이지, CPU와 램 따위를 만드는 Silicone lump(실리콘 덩어리, 즉 반도체) 회사가 아니란 말이야.”


그러자 여전히 벌건 얼굴을 하고 있던 남자가 검지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입을 열었다.


“No problem. 미안하지만, 그건 우리가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어. 매트.”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는 일종의 부품 회사야. 부품을 잘 만들어서, 장비회사에 우리 부품을 팔아서 적용시키면 그만인 셈이지.”

“하드웨어 업체를 타겟으로 우리는 소프트웨어만 납품하면 된다? 흠··· 염두해둔 곳이라도 있는거야?”

“잠시만···”


남자가 비틀비틀한 몸을 간신히 가누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는 주변을 둘어보더니 이내 잡지를 모아둔 바구니에서 무엇인가를 집어들어 올렸다.


“업사이드?”


업사이드.

그가 꺼내든 건 미국 실리콘 밸리 IT기업들에 종사하는 엔지니어 들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월간 기술 잡지였다.

그들의 시선을 단번에 끈건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와 회사로고였다.


[’반도체 세계제패’ 한국의 명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기적을 이끈 성공요인은?]


“며···.명송?”

“여기가 우리의 첫번째 타켓이 될거야.”

“첫번째라면···”

“말그대로야. 우리의 첫 사업을 함께할 회사 즉, 파트너사가 되는거지.”


확신에 찬 얼굴로 말하는 남자의 말에 모두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애플에서 부터 시작된 그와의 인연은 나노소프트를 거쳐 현재의 스타트업 까지 왔다.

그의 말이라면 언제나 오케이였고, 그가 해왔던 업적들을 생각하면 굳이 반박할 이유가 없었다.

모두가 약속했다는 듯 몇차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빈잔을 채웠다.

그리고는 위스키로 가득 찬 잔을 들어 진한 건배를 했다.


“앤디의 열정을 위하여!”


앤디.

풀네임 앤드류 로빈.

안드로 OS의 창시자이자 ‘안드로 아버지’라 불리우는 앤드류 로빈이 바로 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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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99 나의적은나
    작성일
    21.12.31 14:10
    No. 1

    앤디 루빈이 안드로이드 OS를 가지고 쓰리스타에 갔다 당시 디지털모바일부문장한테 문전박대당했다는 소리가 있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8 Silvers
    작성일
    21.12.31 16:38
    No. 2

    주인공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호구는 안돼겠다고 했던 장면이있는데
    회사에다가 이익을줄바에 회사주인이되어서
    개발을 하는게 더 좋은방법같은데
    답답하게 회사에 퍼주기만하는 느낌이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0 굿티처
    작성일
    22.01.01 02:13
    No. 3

    그 핸드폰이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을 주인공이 보는건데 요즘 2~3년 이면 핸드폰 바꾸잖아요. 그러면 어찌됨? 먼가 설정오류인듯~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사아
    작성일
    22.01.01 17:06
    No. 4

    1화부터 읽었는데.. 예전에 쓰셨던 글 리메이크하시는 것 같네요.
    연중없이 완결까지 가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금요일밤에
    작성일
    22.01.07 10:01
    No. 5

    와 회사에 그냥 월급 받는거로 거의 10-20년간 개발된 os를 넘긴다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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