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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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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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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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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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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밝혀지는 정체들(1)

DUMMY

계단식 관중석이 만들어진 공터. 마탑에 고여있던 마력을 풀어내어 원형 극장(Amphitheater)의 형태로 변형된 이곳은 대형 야외 강의 또는 어떤 거대한 행사가 있을 때 자주 사용되던 곳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이오니아 내 4개의 교육기관이 모여 치르는 교류제 행사를 담당하기도 했었으며, 지금은.


"내가 제자의 하수인 노릇을 한다라, 뜬소문도 이 정도라면 훨훨 날아가 이미 사라지고 말았어야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된 일인지 이런 쓰잘머리 없는 허구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쉬는 것에 대해 결국 이렇게 입장을 표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마드라드의 사방으로 퍼져나간 해괴한 소문의 당사자들이, 그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소명의 자리가 되었다.


"제가 볼티모어 어르신을 따라 옆에서 보필하였던 것,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숨기고픈 과거가 있음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렇게 모두가 보는 자리에 나와 공개적으로 말을 하는 것 또한 이번이 거의 처음이니 말입니다."


루크의 중저음은 자리에 앉은 관중들에게 너르게 퍼져나갔다.

평소에는 무관심과 약간의 귀찮음으로 점철되었던 시선 또한 지금은 그 옷을 벗어 던진 채로 나왔기 때문일까, 그의 눈은 여느 때보다 더 날카로웠지만 가장 빛이 나고 있었다.


"몇몇 장로들은 제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미 전달을 받았거나 제가 직접 대화를 나눈 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어르신께서 부탑주 자리를 하나 더 만들고, 거기에 별다른 업적이 없던 제가 올랐음에도 지금까지 큰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습니까?"

"뭐, 사실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많은 대련을 치르긴 했었지요. 그것으로 일단 제 능력을 입증하지 않았습니까."


명색이 공개 토론회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서로의 대립이 가장 끔찍한 일로 끝나버리는 일이 없도록 사회자의 존재는 필수.

사회자는 부드럽게 루크의 말을 받아 되묻는 등 최대한 온건하게 비방과 헛소문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일을 도왔다.

그 덕분인지 루크의 표정은 처음 이 자리에 나왔을 때보다는 많이 풀어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지금의 일과 연관이 있는지 이제는 말할 때가 온 것 같지 않습니까, 루크 부탑주님?"


사회자의 물음에 루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제 나이가 다른 장로들, 혹은 총장 대리를 맡고 있는 니암에 비해 적은 편인지라 저를 미덥지 않다 보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허나 저는 제 제자에게 휘둘린다 할 정도로 줏대가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마탑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다 하여 그를 허울뿐인 인물로 보지 말아달란 이야기였다.

겨우 마탑에 발을 들인 제자에게 휘둘릴 정도의 나약한 마법사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소문을 퍼트릴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앞으로 나와서 문제를 공표하라는 역으로의 선언이었다.


그와 동시에 루크는 숨겨두었던 마력을 일제히 터트렸다.

웅혼한 기세는 마법사의 격을 말해주니, 일시에 관중석과 경기장을 가르는 투명한 격벽이 루크의 마력에 반응했으나 이내 '쩌저적' 소리를 내며 금이 가 버렸다.


일거에 다가온 거대한 압박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관중도 있음을 고려할 때, 이미 그가 부탑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음은 증명하고도 남았다.


"역시 갖가지 말보다는 확실한 실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자의 마무리 발언을 끝으로 루크는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쯤 되었으면 그에 대한 의문은 풀렸으리라 생각한 사회자는 다음 차례로 넘어갔다.


앞서 있었던 니암의 발언은 그가 총장 대리로 다른 업무가 있었으므로 원격으로 간단히 진행되었었고, 그 역시 발언의 골자는 지금의 루크와 마찬가지였다.

자신은 주관을 가지고 스스로 총장의 자리에 지원하게 되었으므로, 슈테판이 그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소문은 허구에 불과하다 선을 그었던 것이다.


두 사람 다 어디에서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왔을지, 그 출처는 대강 짐작하고 있었으나, 굳이 그것을 이런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고, 또한 그럴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장현우 씨, 당신이 그런 헛소문을 지어내어 저와 선생님을 공격할지는 몰랐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리."


소명 발언이 끝난 지금, 토론회는 저 두 사람으로부터 이제 막 시작되려고 했을 뿐이니.


"글쎄요. 저는 상당히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말씀을 드리는 건데, 그것을 한낱 헛소문으로 치부하시는 것은 상당한 자신감의 발로가 아닐까요?"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시는 건지, 어디 한 번 이야기나 들어볼까요?"


상대방을 향한 날카로운 기세는 마치 마법사들의 설전이 아니라 기사의 그것과도 닮아있었다.


"우리 위대하신 에드워드 4세 전하께서 내리신 교서에 당신의 이명이 언급되었습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영광이죠. 전하께서 제 이름을 언급해주신다는 것은."

"마탑주 선거에 중요한 권리를 행사하는 장에서, 굳이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붙이신 까닭이 무엇인가."


혹여 반대 주장과 여론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건지, 슈테판은 서둘러 해명조의 말을 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전하의 말은 의심할 수 없는 진실된 것. 저도 그렇고 당신 또한 이 나라에서 가장 두터운 울타리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인 만큼, 그것을 그릇되다 보는 건 아니겠죠, 장?"

"...그럴 리가요."

"네. 그러면 전하께서는 허투루 교서에 당신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물론 루크의 이명이었던 '삭풍의 마법사'가 먼저 교서에 쓰여지고, 그 다음을 제자인 현우의 이명이 언급된 것이 맞으나, 사실 그의 이름은 없어도 무방한 것이 아니던가.


"그만큼 당신의 존재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소한 루크 선생님과 동급으로,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르죠."

"궤변에 불과합니다."

"글쎄요? 거기에 당신은 이곳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레이야마까지 직접 가서, 공약의 산물을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그 밖에도 여기저기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질적으로 루크 선생님이 한 일은 거의 전무한 상황입니다. 아, 그렇다고 루크 선생님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슈테판이 한 말은 사실만 놓고 보자면 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것은 슈테판의 발언이 줄기차게 흘러나가는 동안 현우가 딱히 그를 제지할 수 없던 이유기도 했다.

현우는 잠자코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추론해보건대, 당신이 오히려 루크 선생님을 조종하고 있다는 설은 완전히 허구에 불과한 것임은 아닐까 하지 않는 게..."

"그건 당신이 주도적으로 그걸 퍼트렸다는 것으로 간주해도 될까요?"

"...지금 소문이 퍼져나간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슈테판이 자리에 앉은 다음, 일어나는 것은 이제 현우의 차례였다.


"축복되게도 전하께서 제 이름을 언급해주신 것은, 감히 예측해보건대 격려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격려?"

"제가 국왕 전하를 알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나 미네바에서 있었던 일 때문. 제 능력이 겨우 끝에 닿은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미네바는 이미 원래의 도시로 돌아간 지 오래였다. 사람들과 해군 모두,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진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아직까지 중앙 광장에 새겨진 날개의 조각에 꽃을 놓으며 현우를 칭송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했다. 그가 레이야마에서 호향으로, 다시 호향에서 이온으로 가기 위해 미네바의 공간 이동 시설을 사용하려 했을 때 현우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이들의 수는 적지 않았다.


"아마 그것을 계속 염두에 두셨던 전하께서, 마침 의사를 표하심에 따라 앞으로도 열심히 왕국에 봉사하라는 뜻에서 그런 표현을 쓰셨던 것이 아닐까요? 저는 스승님을 열심히 보필하라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만, 슈테판 씨는 그것을 곡해한 듯 보입니다."


합리적이라는 수사는 집어 치워라, 결국 이치에 맞는다는 말로 포장하였지만 너야말로 전하의 뜻을 왜곡한 것이 아니냐는 표현이었다.

왕의 표현을 감히 비방의 근거로 사용하려 한 점을 꼬집은 현우의 반론이었으나, 슈테판에게는 전혀 타격이 없어 보였다.


"그런가요? 네, 어쩔 수 없지요. 저는 당신이 아니고, 전하께서 따로 하신 말씀이 있으시다 하여도 그것을 제가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 거짓말을 하고도 그렇게 빠져나가시려고요? 전하의 교서를 우롱한 행위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줄 알았습니까?"

"제가 그 소문을 만들었으면 모르되, 장현우 씨는 제가 모든 소문의 발원지라는 구체적인 증거라도 가지고 계신가 봅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등나무 가지처럼 얽혔다. 꼬이고 꼬여진 시선들 중 먼저 눈길을 거둔 것은 의외로 조금 더 나이가 많은 마법사 쪽이었다.


"그리고 말이죠, 이상하네요? 거짓말, 거짓말 하시는데..."

"네?"


슈테판은 고혹하면서도 짓궂은 미소를 입가에 담으며 말했다.

손을 휘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행동을 더해가며, 그는 사람들의 이목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아직도 장, 당신은 제게, 아니 마드라드의 모든 마법사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의 말에 현우는 마음 속으로 자신이 켕기는 것이 있는지를 되짚어 보았다.

없었다. 그가 다른 이들에게 숨기고 있는 사실은 더러 있었다만, 그것이 지금의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었던가? 마음 속 대답은 '아니오.'였다.


"무슨 말씀을 하는 겁니까, 슈테판 씨. 물론 제게 한 점 숨기는 것이 없이 모든 것이 다 밝혀진 사람은 아닙니다. 허나 그것이 지금의 총장 겸 마탑주를 뽑는 선거에 문제가 되는 일은 없을 텐데요."

"당신이야말로 왜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까, 장."


슈테판은 돌로 만들어진 탁자 위로 손바닥을 내려치며 벌컥 일어섰다. 목에 파란 핏줄이 돋아나며 성대는 끊임없이 울컥거렸다.

고양되는 감정을 그대로 목소리에 실은 채, 그는 현우에게 공격이자 다른 이들에게는 설득이 되는 호소를 시작했다.


"한 무리의 지배자라면 갖춰야 할 것들 중 하나를 꼽자면,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공정과 신뢰를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건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의 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

"공평하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편애가 없어야 함은 물론 정직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뢰는 거짓으로부터는 피어날 수가 없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터."


정직과 신뢰라.

또 무엇을 논하기 위해 이렇게 천천히 아래서부터 쌓기 시작하는가, 현우의 머리가 팽팽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가 숨기고 있는 매서운 칼날의 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겉으로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슈테판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진실만을 말한다는 건 책상물림의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우리 마드라드를 대표하는 마법사라면, 적어도 그 무리의 구성원들에게는 정직한 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장?"

"그래서요?"

"하지만 이런 선거에서의 발언조차 거짓부렁을 남발하는 후보가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요? 과연 그가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그가 약속한다 했던 말들을 그대로 지킬 수 있겠냐는 말입니다."


니암의 제자이자 그 스스로도 장로직에 올라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발언권과 영향력을 가진 이는 손가락을 들어 현우를 지목했다.

그리고.

그는 손가락을 풀며 손바닥을 하늘에 올린 채, 공손하게 현우를 지목하는 것으로 행동을 바꾸었다.


"...뭐 하시는 겁니까."

"원래는 콜 선생님이 나오셔야 하지만 그 분은 바쁘신 관계로 제가 이렇게 자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저와의 토론의 격을 맞추고자 루크 선생님이 아니라 당신이 이 자리에 착석했지만, 사실 당신은 저와는 격이 맞지 않습니다."


그 말에 현우의 표정이 굳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현우의 미간이 찌푸려지자 그는 정말로 당황한 듯 손을 흔들어보았다. 허나 그의 입가에 걸린 웃음은 그것이 결국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장현우, 당신이 저에 비해 부족하다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이미 그 때의 대화부터 당신을 인정했거든요."

"...다담의 일까지 꺼내시는 거군요."

"하지만 이번에 제게 들린 소식은, 당신은 사실 저보다 훨씬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지요. 그간 제가 했던 무례를 용서해주셨으면 합니다."


슈테판의 발언에 자리에 앉아있던 관중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사회자가 진정해달라는 요청이 있은 직후에야 그 소리들은 숨을 죽이고 내려앉았다.

여전히 생글거리는 얼굴로, 슈테판 리는 도무지 미간을 펼 생각을 하지 않는 현우에게 고했다.


"장현우, 미네바의 사람들을 구원하여 날개의 이명을 얻은 마법사이자."


쿵.

이것은 슈테판의 마지막 말에 현우의 가슴이 내려앉는 소리였다.


"위대한 마법사 시어도어 볼티모어의 마지막 제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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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197화. 폭풍은 두 번 몰아치나니(3) 20.03.27 31 0 13쪽
196 196화. 폭풍은 두 번 몰아치나니(2) +2 20.03.26 3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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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194화. 밝혀지는 정체들(2) 20.03.24 26 0 13쪽
» 193화. 밝혀지는 정체들(1) 20.03.23 30 0 14쪽
192 192화. 네거티브, 네거티브(2) 20.03.20 41 0 13쪽
191 191화. 네거티브, 네거티브(1) 20.03.18 36 0 13쪽
190 190화. 드러나는 결과(2) 20.03.17 33 0 14쪽
189 189화. 드러나는 결과(1) 20.03.16 38 0 14쪽
188 188화. 이합집산(3) 20.03.13 35 0 14쪽
187 187화. 이합집산(2) 20.03.12 31 0 13쪽
186 186화. 이합집산(1) 20.03.11 33 0 14쪽
185 185화. 당신을 떨어뜨리려고(2) 20.03.10 36 0 13쪽
184 184화. 당신을 떨어뜨리려고(1) 20.03.09 33 0 14쪽
183 183화. 마탑정쟁의 시작(2) 20.03.06 36 0 14쪽
182 182화. 마탑정쟁의 시작(1) 20.03.05 40 0 13쪽
181 181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3) 20.03.04 30 0 13쪽
180 180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2) 20.03.03 45 0 13쪽
179 179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1) 20.03.02 36 0 14쪽
178 178화. 은인께 드릴 것은(4) 20.02.28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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