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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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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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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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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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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화. 드러나는 결과(1)

DUMMY

술은 사람의 이지를 흐려지게 하는 것은 물론, 마법사들에게 있어서는 수면약과 더불어 평상시에 상당히 조심해야 할 물건 중 하나였다.

마나를 순환시켜 취기를 빼낼 수야 있다지만, 아무래도 동급의 기사들처럼 직접 육체를 단련하여 술에 맞설 수 있는 역치의 값이 높은 편이 아니었다. 이미 취해버릴 대로 술에 젖은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었고.


그런 마법사들 중에서도 현우는 특히나 술에 민감한 편이었다. 스물이 된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에게는 굳이 쓰고 기분이 해롱해롱 변해버리는 음료는 영 입에 맞지 않았다.

그나마 물에 타 희석한 것은 그 정도가 낮아 평상시에도 마실 수는 있었으나, 오랜만에 대학으로 돌아와 술자리를 가진 때처럼 진탕 마시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때는, 술은 별로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좋아서 꾹 참았었던 것이었는데.


"쓰, 쓰으읍... 하아..."


지금은 도리어 같이 술자리를 함께했던 사람이 떠나고, 기울인 술잔은 이미 그 수가 한 손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에휴... 말을 잘 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주려고 겨우 제롬에게 사정해서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었는데 말이야, 네 술주정이나 듣겠다고 내가 걔 말에 순종적으로 굴은 줄 아니?"


14층까지 오르는 것은 아무리 잠행에 능한 자신이라고 해도 꽤나 힘든 일이라며 에블린은 자조적인 웃음을 띠어보았지만, 이미 제 앞에 있는 마법사의 굳은 표정은 쉽게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 방의 주인인 루크 또한 '어르신께서 부르신다'는 말에 자리를 비운지라, 그의 공방 안에는 두 명의 외부인만이 그의 빈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장현우, 나한테 마력으로 물들인 두 손을 휘두르며 달려들던 그 패기는 어디 가고 이렇게 찌질이만 남아 애먼 술이나 조지고 있는 거지?"

"...누가 술로만 풀고 있는 줄 아세요?"


다행히 말이 꼬이지 않은 것으로 봐서 심하게 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우의 얼굴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붉게 달아올라있었다.

누가 보면 무슨 오크통 하나를 비운 것처럼 오해할 정도였다. 빨간색 옷을 염색할 염료를 온몸에 뒤집어쓴 것 같아 보였다.


"후우... 물론 화도 나고 짜증나고 당황스럽고 아주 머리 속이 뒤죽박죽에다가 이마도 슬슬 지끈거리긴 한데 그것보다는요, 슈테판 그 자식을 옭아맬 수 있는 수단이 아예 사라져버렸다는 게 문제라고요."

"배신은 여태껏 한번도 당해보지 않은 거야? 그런 일도 일어날 거라고 왜 생각을 하지 못한 거지?"


배신이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우를 본 에블린이 말을 이었다.


"하기야 아직 젊을 때긴 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아등바등 애를 쓰면서 제 손으로 매듭을 짓고 싶어하는 심정 아니던가?"

"그러는 에블린 씨도 저랑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는 않잖아요. 루크 씨처럼 아예 장년으로 보이지는 않던데."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세상살이를 좀 더 겪어봐야 아, 모든 사람들이 다 선한 것만은 아니구나 싶겠지."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는 역시 깨끗한 환경이 펼쳐져 있는 법. 그 순서가 뒤바뀌었을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날개의 마법사 주변에는 그 성정이 본래 선한 이들만이 곁에 머물렀으리라.

본질적으로 비틀어진 이들은 막연한 밝음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법이었다.

범죄자들이 햇빛을 우러러보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녀 또한 현우의 옆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자기비하와 시기를 억누르는 등 정신적으로 무장을 해야 하는 것처럼.


"시어도어의 사냥개 역할을 하는 아이라 했던가? 내게 어떻게든 일격을 가하려 했던 학생 말이지? 빛 속성의 마법을 흩뿌리던 마법사로 기억하는데."

"맞아요. 워낙 사고를 많이 친다고 소문이 나있지만 그래도 능력은 있는 형이라서 이번에도 협조를 부탁했었죠."

"사람 마음은 원래 모르는 법이지. 내가 시어도어에게 버림받았던 이후로 나는 어떤 행동을 하던지 간에 먼저 그 대상을 의심하곤 해."


현우에게는 항상 따스하고 자애롭게 그를 대해주던 노인이 한편으로는 비정하게 제자를 내쳐버린 스승이기도 했다.

또한 루크가 그러지 않았던가. 마법사들의 이익을 위해, 대륙 마법 학회의 회의 때 시어도어 역시 총기 연구에 대한 금지와 제제에 찬성 표를 던진 바 있다는.

그 행위가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만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둘째로 치더라도, 현우가 시어도어에게 가지고 있던 인상에 영향을 준 것은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었다.


"정말 어렵고, 어렵네요."

"내가 시어도어가 없을 때 네게 계속 말하지 않았던가? 모든 사람들이 항상 밝지는 않는다는 것. 물론 너도 말이야. 모두들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것들이 하나씩은 있는 법이지."

"제가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떳떳한 사람이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그래도..."


그것 말고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님에, 이런 고민은 차라리 깨끗이 씻어버리는 게 낫지 않나 싶어 술을 마시던 그였다.

어째서 사람들이 마시면 쓰라릴 뿐인 액체를 신이 내린 음료라 칭송하며 계속해서 제작 방법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여 지금까지도 활발히 이어져 내려오는가, 그 가치에 대해 현우는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던 것이었다.


"아예 포기한 건가?"

"아뇨. 슈테판이 이렇게 직접 말해준 이상 저희가 결선에 올라갈 겁니다. 그건 확신할 수 있어요."

"흐음, 그렇게 자신만만한 이유가 뭘까? 역시 술의 힘으로 기세가 등등해진 거니?"


에블린의 물음에 현우는 눈빛을 바로잡고는 그녀를 지긋이 응시했다.

술에 취한 것처럼 흐리멍덩한 눈빛이 아니었다. 속에 세 자루의 단검 정도는 숨기고 있을 법한, 먹잇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그것이었다.


"혹시 몰라, 제 나름대로 표를 끌어 모은 게 하나 더 있거든요."


* * *


해가 다시 포트란 산맥을 짠하게 비출 때, 마법학부 건물로 쓰이는 마탑의 일층은 평소보다 훨씬 더 분주했다.

위원회에 소속된 이들이 각기 맡은 층을 돌아다니며 마법사들의 표를 모았고, 마탑 외부에 거하는 학과 교수들의 경우에도 그들이 직접 찾아가 그 의중을 확인하여 행사한 권리를 하나하나 기록했다.


마탑의 1층은 행정업무를 보는 데 사용하는 층, 그리고 2층은 마법학부의 강의실로 사용되는 공간이었다.

마법사들의 공방은 3층부터 이어져 위로 올라갈수록 그 수준을 드러내는 바, 7층에 자신의 연구실이 마련되어있는 현우는 기꺼이 자신의 한 표를 루크에게 던졌다.

그의 스승이자 사형이기도 한 부탑주는 세 표를 던질 수 있었고, 그 사이에 끼어있는 이들 대다수는 두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마 개인의 연구실에 틀어박혀 허구한 날을 마법 연구에 힘쓰는 이들은 모르겠지만 교수직이나 강사직을 맡은 분들은 저를 많이 보셨을 거에요. 이번 선거 위원회의 위원장인 메를린입니다."


메를린이 아직 제대로 떠지지 못한 눈을 비비며 수정구에 말을 건넸다.

거진 새벽까지 항상 재무관리 등으로 여력을 털어내기에 아침 늦게 일어나는 것이 생활의 주가 된 그녀로서는 이런 아침은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의 실력은 타인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하듯이 그녀의 손에서 빛나는 완드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고 마탑의 모든 이들에게 제 주인의 목소리를 사방으로 흩뿌리고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우선 방금 전까지 마드라드 온갖 곳을 돌아다녔던 저희 위원회의 마법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들 밤에 깊은 잠을 잤을 때 우리는 열어주지도 않는 공방 문을 두들기면서 최대한 사라지는 표가 없도록 애를 썼지요."


그녀는 결과가 정리된 종이에 깃펜으로 밑줄을 쳐가며 찬찬히 그 내용을 읊었다.


"마드라드 내에서 모인 표는 총 942표가 집계되었습니다. 끝내 자신은 기권을 표하겠다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분들께서 가진 표는 31표네요. 그렇게 유효한 표의 수는 총 911표가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현우는 마탑에 마련된 자신의 공방에서 밤을 지샜다. 아침에 결과가 발표된다고 하니, 도저히 포트란의 하숙집에서 잠을 청할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침이라는 애매모호한 시각을 놓칠 수는 없었기에 내린 선택이었고, 다행히도 마탑 내부에 마련된 마력회로 덕분에 그는 별다른 조치 없이도 이렇게 메를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최대한 결집한다고 해도 애초에 우리가 다른 곳에 비해선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건 두 분 다 알고 계시죠?"


에반스의 물음에 현우와 루크는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맞불을 놓아 폭풍엔 폭풍으로 답했지만, 그들의 공약이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들을 결집할지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은 그저 기다리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결선에 올라가는 방식은 규약집에 알려드린 대로입니다. 저희는 과거에 기록되어있던 사항을 따를 뿐입니다."

"규약집에 뭐라고 되어있었죠?"


메를린의 말에 현우는 루크에게 다급히 물었다. 분명 내용을 훑긴 했었으나, 막상 그 부분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세 명 이상의 후보가 본선으로 올라왔을 경우에 관한 부분이었죠."


다행히 답은 그들의 곁에 있던 에반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결선에 올라갈 두 명의 후보는, 다른 후보들보다 스물 이상의 표를 더 얻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요?"

"그 후보끼리 다시 투표를 진행해야 합니다. 애초에 마탑주를 뽑는 행위가 그렇게 많지도 않을 뿐더러, 그 중에서도 세 명 이상이 후보로 난립하는 경우는 더 드물지 않겠습니까."


원래 마탑주의 자리는 종신직. 수명을 마치거나 전쟁 등으로 사망하지 않는 이상 다른 이에게 스스로 그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본래 적용되지 않는 자리였다.

우두머리의 자리가 급변하는 것은 결국 그 집단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꼴이 될 터.

그만큼 구성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게 선조들의 지론이었으며, 그들은 스물의 차이도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은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모양이었다.


그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수정구에선 메를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한, 만약 911표 중 삼분지 이 이상의 표를 얻은 경우에는 결선과 상관없이 바로 마드라드의 총장 겸 마탑의 주인으로 인정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제 슬슬 구체적인 숫자가 드러날 시간이었다.

현우는 침을 꼴깍 삼키며 수정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귀를 쫑긋거리며 숨을 죽였다.


"다들 알다시피 제일 먼저 결선에 진출할 후보는 니암 콜 후보님이시네요. 총 447개의 지지를 얻으셨습니다."

"447이면 총 911표의..."

"아쉽게도 과반을 넘어 절대다수의 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결선을 기대합니다, 니암 콜 후보님."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오히려 그가 과반의 표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다수의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중층과 상층의 마법사들은 대부분 니암을 지지할 것이 분명했기에,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는 마법사들의 수가 적잖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정말로 표를 몰아줬네요. 슈테판이 자기가 말한 걸 지킬 줄이야."

"원래부터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지키는 자였다. 최근에 장, 너와 부딪힘이 잦아 오히려 놀라웠을 뿐, 그는 다음 마드라드 총장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평가를 받았었지."

"남은 표는 460여 표 정도 됩니다. 그 중 저희가 얼마나 받았을까요?"


에반스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이는 이 자리에 없었다.


"두 번째로 표를 많이 얻은 후보는... 의외의 결과일까요, 혹은 예정된 결과라고 봐야 할까요. 마탑에 독점적으로 종이를 공급받는 거사를 이끌어낸 공적이 높이 평가 받은 탓인지, 루크 후보님께서 240표의 지지를 이끌어내셨습니다."


메를린이 말한 내용에 현우는 곧바로 역산을 시작했다.

남은 표는 정확히 464표. 그 중 루크와 그가 240의 지지를 얻었다는 건.


"메트리 교수가 224표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반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메를린의 말이 그를 뒷받침했다.


"루아 메트리 교수는 나머지 224표를 얻었습니다. 마탑 규정에 의거하여, 니암 콜 후보를 제외한 루크와 메트리 후보의 표 차이가 스물을 넘지 않으므로..."


갑자기 메를린의 목소리가 희미해지더니 아예 끊겨버렸다.

그 사이 에반스는 불안한 기색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루크는 그런 결과를 예상이라도 한 듯 평안한 표정이었으며, 반대로 현우는.


"축하드려요, 스승님. 이제 결선을 준비하실 차례입니다."

"...저기 날개의 마법사님, 혹시 아까 제 말을 듣지 못한 겁니까?"

"아니에요, 에반스 씨. 제 귀는 그렇게 먹지 않았답니다."


한차례 큰 고비를 넘긴 것에 조금 홀가분한 표정으로 목을 가다듬고 있었다.


"스물, 넘길 수 있어요."

"그게 무슨 소리신지."

"아직, 합쳐지지 않은 표가 남아있거든요."


그리고 갑자기, 수정구에 밝게 불이 켜지며 마력이 연결되었음을 알려주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다시 수정구로 향했다.

이내 들리는 목소리는 메를린의 곱고 높은 음성과 달리, 젊은 남성의 굵직한 그것이었다.


"마드라드의 마법사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오스문드 테일러, 여러분들께 한가지 통지를 하러 온 마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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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197화. 폭풍은 두 번 몰아치나니(3) 20.03.27 31 0 13쪽
196 196화. 폭풍은 두 번 몰아치나니(2) +2 20.03.26 3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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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194화. 밝혀지는 정체들(2) 20.03.24 26 0 13쪽
193 193화. 밝혀지는 정체들(1) 20.03.23 30 0 14쪽
192 192화. 네거티브, 네거티브(2) 20.03.20 41 0 13쪽
191 191화. 네거티브, 네거티브(1) 20.03.18 36 0 13쪽
190 190화. 드러나는 결과(2) 20.03.17 33 0 14쪽
» 189화. 드러나는 결과(1) 20.03.16 39 0 14쪽
188 188화. 이합집산(3) 20.03.13 35 0 14쪽
187 187화. 이합집산(2) 20.03.12 32 0 13쪽
186 186화. 이합집산(1) 20.03.11 33 0 14쪽
185 185화. 당신을 떨어뜨리려고(2) 20.03.10 36 0 13쪽
184 184화. 당신을 떨어뜨리려고(1) 20.03.09 34 0 14쪽
183 183화. 마탑정쟁의 시작(2) 20.03.06 36 0 14쪽
182 182화. 마탑정쟁의 시작(1) 20.03.05 40 0 13쪽
181 181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3) 20.03.04 30 0 13쪽
180 180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2) 20.03.03 45 0 13쪽
179 179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1) 20.03.02 36 0 14쪽
178 178화. 은인께 드릴 것은(4) 20.02.28 3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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