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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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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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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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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79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1)

DUMMY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우의 말에 후작은 고개를 돌렸다. 레이야마를 구경하겠다는 핑계로 바깥에 나가볼 심산이었다.


"그나저나 장, 자네가 그렇다면 역시 그녀를 만나는 것도 무리겠구만."

"네?"

"떠나기 전, 한 수라도 조언을 해줄까 했는데 말이지. 자네가 그 정도면 키노시타 양은 더 힘든 상태가 아니겠나. 애초에 오늘 아침식사 때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네만."

"하, 하하... 그러게요. 왜 보이지 않았을까요."


아직 젊긴 젊은 아이군. 후작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기도 저렇게 젊었을 때는, 아니 적어도 큰아들의 나이 정도만 해도 여전히 눈에 뵈는 게 없긴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가레테와 이런저런 일로 충돌도 많이 하지 않았던가. 결국엔 갈라서고 말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에 대한 생각을 아예 놓고 있지는 않은 후작이었다.


다만 콘라드 하인츠는 그런 생각마저도 한낱 지나가는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 만큼 이미 많은 나이를 셈해온 기사였다. 이미 세월의 흐름을 살짝 빗나가게 한 그에게 더 이상 충동적인 감정은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젊을 때 허리를 다치면 모든 면에서 삶이 고달파지니 조심하게나. 낮의 일이든, 밤의 일이든 말일세. 그나마 자네는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는 고전적인 마법사들보다야 훨씬 활동적이지만, 사견을 덧붙이자면 하급 기사 정도로는 체력을 단련하는 걸 추천하네."


터벅터벅. 콘라드 하인츠는 키노시타 저택의 대문을 넘기 전에 마지막으로 현우에게 충고했다.


"그래야 서로 만족할 만한 생활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야. 서로를 보듬어주는 사이가 되어야 하네. 부부의 연은 언제 맺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편지 하나 정도는 보내주면 내 생각을 해보도록 하지."

"저, 저기 후...어르신?"


그의 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마을로 향하는 후작을 바라보며, 현우는 할 말이 많았으나 그대로 꾹 눌렀다. 어차피 자기가 말을 던진다 하여 그것에 영향을 받을 사람이었으면 심계가 난무하는 왕도에서 우뚝 솟아 버티지도 못했으리라.

저런 고위 귀족에게 말을 붙일 수 있는 작금의 상황이 더 이상한 것이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생각을 지워버린 마법사는 다시 저택의 본채로 돌아갔다.


하루의 시간을 번 것, 오히려 마드라드에서는 하루의 시간을 버린 것이 될 수도 있었다.

마력을 온존하게 쌓아 올리는 것만이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는 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무래도 마력을 날 수 있을 정도로 유형화를 시키는 것은 많은 노력이 들기 때문이었다. 서서히 외부로 새어나가는 마력은 덤이었고.


"원래 오늘 간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언더우드 씨."


집안의 일을 처리하고 있던 사쿠라가 현우를 맞이했다. 그녀는 손님 방에서 현우를 대면했을 때 입었던 하늘하늘한 복장으로 옷을 바꿔 입은 채였다.


"아니, 아프신 분이 벌써 일어나시면 어떡해요. 푹 쉬셔야 하지 않으신가요? 오늘 아침 식사에도 얼굴을 안 비치시기에 많이 피곤한 줄 알았는데."

"피곤한 건 장, 당신도 마찬가지 아니던가요. 어젯밤 일을 저 혼자만 했나요. 박수는 손바닥 혼자서는 칠 수 없는 법이라고요."


농후하다 못해 걸쭉했다. 이런 쪽으로 짓궂은 이야기에 어떻게 대처를 하면 되는 건지 싶어 마법사는 애꿎은 목만 자꾸 가다듬었다.

같은 성별의 또래라고는 만나본 경험이 없던 탓일까. 호향에 살 때도 강 건너 마을에야 자기 나이의 아이들이 있었고, 아직 벤과는 그런 걸 터놓고 이야기할 정도가 되지 못했다.


지난 밤 새벽도 그러했다. 갑작스레 전개된 분위기에 당황을 금치 못하는 마법사를 바라보며 어찌나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었던지. 신지의 누나이자 현우보다도 몇 년을 더 지내본 경험의 차이가 이런 것을 만들어내는 건가 싶었다.


"그래도, 그 몸을 씻는 것 이전에 격렬한 대전이 있었잖아요."

"격렬한 대전이야 전에도, 그 후에도 있었는걸요."

"...계속 이러시면 그냥 휙 가버릴 겁니다."


콘라드 후작은 알아서 돌아오라지, 라는 위험한 생각까지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을 무렵에서야 키노시타 사쿠라는 두 손을 들며 현우에게 말했다.


"네, 네. 제가 미안해요. 그래도 마음의 짐을 덜어서 그런가 한결 나아졌거든요. 잃어버렸던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저는 어제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겁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이건 미리 말씀드릴 게요. 어차피 어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때였어요. 혹여 있을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요. 달의 모양이 저와 맞은 때는 이미 지나간 지 며칠 되었거든요."

"아, 그랬었죠. 어제 말씀하셨던 게 기억에 나네요."

"그리고 저도, 당신도 아직 달려야 할 길과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녀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몇 번이고 확인한 후에야 현우에게 다가가 그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하여 속삭였다.


"어제의 합은 거기서 끝나는 걸로."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인츠 어르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 것 같더라고요."

"네?"

"언제 부부의 연을 맺을 거냐고, 청첩장을 기대한다는 말씀까지 하시던걸요."

"그걸 정정하지도 않았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거들떠도 보지 않으시고 홱 가버리셨어요. 마을 구경을 하고 싶으신가 보네요."


후작의 영지는 변경, 그것도 왕국의 서쪽 변방이었다. 동부에 위치한 레이야마와는 거리가 상당히 먼 탓에, 여기는 어떤 상황인지를 알고 싶어서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라 현우는 보았다.


"적어도 오늘 저녁에는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네요. 괜히 루고까지 이야기가 들리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저도 내일에는 출발을 해야 루고로 돌아갈 시간이 되거든요. 하오란에서 공간 이동시설 까지 사용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밀린 일을 급하게 처리하시는 거군요."

"거의 끝나갔으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사쿠라는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현우에게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어차피 현우는 방에 돌아가서 쉴 생각이었으므로 그는 흔쾌히 사쿠라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서걱서걱 종이 위를 돌아다니는 펜촉의 소리가 점점 사그라질 때쯤, 사쿠라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현우에게 바깥으로 나올 것을 권했다.


"다 마무리 되셨나요?"

"어젯밤에 제가 말씀드렸었죠. 은인께 두 가지 선물을 하겠다고 말입니다. 그 중 나머지 하나를 드릴 거에요.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거긴 하지요."


정원에 솟아오르는 샘물. 지하수가 그대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키노시타 저택에 머물렀던 이들이 물을 길러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었던 크나큰 선물이었다.


"샘은 그렇게 깊지 않아요. 아마 무릎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에요."

"저 안에 무언가 숨겨져 있다는 건가요?"


현우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력을 사용하는 게 아깝긴 했으나, 마법사는 샘에 손을 넣은 채로 바람을 그려내었다.

현우의 손에서 뿜어지는 바람이 그의 손을 중심으로 회전에 회전을 거듭했다. 점차 반경이 커지는 회오리는 물을 위로 끌어올렸고, 거친 바람이 발걸음을 남긴 자리에는 낙엽과 흙이 켜켜이 쌓여있는 바닥만이 두 사람을 향해 속살을 보였다.


"아, 저기 있네요. 감사해요."


재빨리 몸을 날린 기사가 바닥의 중앙에 박혀있는 구슬을 꺼내서 가지고 왔다. 사쿠라의 손아귀에 쥐어진 구슬은 자두와 비슷한 크기에, 뽀얀 유백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차가운 지하수에 몸을 맡겼다 하나 낙엽과 진흙 사이에서도 전혀 색이 탁해지거나 바래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은인에게 준다고 할 정도의 보물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건 뭡니까? 그게 제게 준다는 보답인 건가요?"

"네. 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이걸 드리기로 결정했어요.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거긴 해도, 그 효용은 무시할 수 없을 거에요. 원래는 이게 가주만이 들어갈 수 있는 방에 보관되어 있던 거라 하더라고요."


아버지가 제게 알려주신 사실이라며 사쿠라는 보충설명을 했다.

현우가 보았던 벚나무 가지는 이후에 선조 중 누군가가 새로이 만든 일종의 마도구라고 했다.


"장현우 씨도 이제 아실 거에요. 아, 완전히 외인이라고 할 수는 없게 되었죠? 정신적으로든, 혹은 육체적으로든지 말이에요."

"그, 그 이야기는 좀..."


사쿠라는 피식 웃음을 흘리곤 말을 이었다.


"알다시피 저희 가문은 주술사 가문이라고 해요. 신지가 끝내 집에서 도망간 끝에 어떻게든 마드라드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그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동쪽 대륙에서 무언가의 발호를 피해 이곳으로 도망쳐 나왔을 때 제일 먼저 챙겼던 거라 하네요."


그녀는 구슬을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가지고 온 고동색 가죽주머니에 구슬을 담았다. 쳐다보기도 싫다는 듯 입구를 몇 번이고 매듭을 진 끝에야 그녀는 현우의 목에 그것을 걸어주며 말했다.


"방금 보셨는지 모르지만, 구슬 자체에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있어요. 마력을 다루는 이라면 금방이라도 혹할 정도의 것이죠. 차라리 보지 않으시는 게 나을 거에요. 꼭 써야 할 때만 그 가죽 주머니를 여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가죽 주머니도 뭔가 보물인가 보네요."

"전에 이곳에 출몰하던 마수의 가죽으로 만든 거라 하네요. 적어도 대학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당신을 보호해줄 겁니다."


그녀가 이토록 애지중지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현우는 남다른 상상력을 잠깐 펼쳐보기로 했다. 그의 목에 걸려있는 이 작은 구슬은 주술과도 관련이 있는 것. 그리고 키노시타 가문의 주술은 환상을 보여주는 것과 관련이 깊었다.

오감을 희롱하며 아예 별천지를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아직 눈이 오려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우는 티우와 함께 늑대들을 상대하던 눈 덮인 설원을 떠올렸다.


"완벽한 환상?"


현우가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그 스스로도 멋쩍은 듯 뒷머리를 살짝 긁었으나, 사쿠라는 전혀 웃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삐죽 앞으로 내놓으며 고개를 찬찬히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어요."

"...언더우드 씨도 정확한 효용은 모른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제 생각이 맞나요?"

"아직도 언더우드라고 불러주시는데, 조금 섭섭한 점도 없진 않네요.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더욱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그래야 제 입이 조금 더 빨리 열리지 않을까요?"


난데없이 여태껏 잘 불러왔던 이름 가지고는 왜 또 무어란 말인가. 가명에 불과해도 그녀가 스스로 그렇게 불러도 괜찮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우는 그녀의 뜻대로 이름을 바꿔 부르기로 결정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 그에게 도진 호기심이란 병이 다른 불만을 모조리 제압한 탓이었다.


"좋아요, 컬쉬. 이렇게 부르면 괜찮겠죠? 바깥에서도 부르려면 이게 더 나을 테니까."

"애칭으로 받아들이죠. 뭐, 아무튼 전해지는 문서에 따르면 선조분들도 이 보물의 효과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해요. 개중에 주술적으로 뛰어나신 분이 최대한 점검해본 바에 따르면, 일회용이라는 것 밖에 밝혀내지 못했다고."

"아쉽네요."


솔직하고 담백한 평이었다.


"그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건을 제게 주시는 저의가 뭔지 솔직히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시다시피 키노시타 가문은 가문의 이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가주의 성격마저 선조들이 강압적으로 바꿔놓을 정도였어요. 다른 사람들을 도와 이름값을 유지해야 한다 생각했고, 있는 재물을 팔아 구휼이나 도움에 힘을 썼죠."

"그 중 일부는 또 신지 선배가..."


사쿠라는 풋, 하고 바람에 흘러가는 들꽃 같은 미소를 지었다.


"신지가 해먹은 것도 어느 정도 되긴 하죠. 아무튼, 지금 저택에는 값어치가 많이 나갈 거라곤 이것 밖에 없어요. 남은 건 이것밖에?"

"어쨌든 쓸 데가 있겠죠. 최소한 관상용으로라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혹시 부족하다 불평을 하실 까봐 어제의 일을 벌인 감도 없진 않아요. 지금에서야 말하는 거긴 하지만."


그 말을 들은 현우는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어디까지가 계획된 것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아무리 보아도 당시의 사쿠라는 정말 지쳐 보이는 상태였다.

충동적으로 흘러나왔을 것이 분명한 물을 덥혀 달라는 권유. 설마 그것마저도 계획에 자리잡은 행위란 건지.


"화, 확실히 컬쉬도 키노시타 가문의 사람은 맞는 모양이에요."

"네?"

"이렇게 저를 혼란스럽게 할 줄은 몰랐어요."


'그것도 직접 몸으로 부대끼는 주술까지 사용해서는.'이란 말은 입에 꾹 눌러 담은 그였다.


"그래도 선조께서 남긴 글에는 한 가지 정확한 사실이 적혀있었어요. 그걸 토대로 쓰임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그게 뭔가요?"

"구슬의 이름."


현우는 가슴 언저리에 걸린 가죽 주머니로 시선을 옮겼다.


"그 보물의 이름만 전해지고 있을 따름이랍니다. 빼어난 무기나 작품에는 다들 이름이 붙는 법이잖아요?"

"그렇죠. '환상함'도 그렇게 이름이 붙은 것이지요."


잠깐 숨을 고른 그녀는 나지막이 문서의 상단에 붙어있던 구슬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그 구슬의 이름은 경화수월(鏡花水月)이라 합니다."


작가의말

깨져라 경화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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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192화. 네거티브, 네거티브(2) 20.03.20 40 0 13쪽
191 191화. 네거티브, 네거티브(1) 20.03.18 36 0 13쪽
190 190화. 드러나는 결과(2) 20.03.17 33 0 14쪽
189 189화. 드러나는 결과(1) 20.03.16 38 0 14쪽
188 188화. 이합집산(3) 20.03.13 35 0 14쪽
187 187화. 이합집산(2) 20.03.12 31 0 13쪽
186 186화. 이합집산(1) 20.03.11 33 0 14쪽
185 185화. 당신을 떨어뜨리려고(2) 20.03.10 36 0 13쪽
184 184화. 당신을 떨어뜨리려고(1) 20.03.09 33 0 14쪽
183 183화. 마탑정쟁의 시작(2) 20.03.06 36 0 14쪽
182 182화. 마탑정쟁의 시작(1) 20.03.05 40 0 13쪽
181 181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3) 20.03.04 30 0 13쪽
180 180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2) 20.03.03 45 0 13쪽
» 179화.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1) 20.03.02 36 0 14쪽
178 178화. 은인께 드릴 것은(4) 20.02.28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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