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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님의 서재입니다.

로스트(Lost)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hanshans1234
작품등록일 :
2021.03.18 20:10
최근연재일 :
2021.05.22 19:2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847
추천수 :
13
글자수 :
135,389

작성
21.03.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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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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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8쪽

chapter.2 OP (오프닝) (9화)

.




DUMMY

로스트 9화


(카를로스 제국 김세현)


1주일이라는 시간은 금세 흘러갔다. 그리고 어느덧 졸업 시험을 보는 날이 되었다. 우리들은 초조하게 강의실에서 교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솔직히 조금 놀랐어. 네가 정말 능력을 얻고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안심이야.”


내 옆에서 예진이가 말했다.


“게다가 남의 능력을 복사하는 능력이라니. 신기한걸. 특별과외라도 받았냐?”


에릭도 거들었다. 나는 그들에게 저번 주 내가 겪은 모험담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이베리아 왕국에 잠깐 다녀왔고 이브는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여기까지만 알고 있다.


강의실 문을 열고 교수가 들어왔다. 그는 강단에 서서 우리를 잠시 보더니 입을 열었다.


“자네들이 일주일을 잘 보냈을 거라 믿는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졸업시험이다. 그리고 오늘 시험감독은 PTE 5번 부대의 잭군이 맡게 되었다.”


그가 말을 마치자 잭이 강의실로 들어왔다.


“잭?”


나는 깜짝 놀랐다. 잭이 이 시험을 감독한다고?


“자, 잭군 규칙을 설명해주게나.”


교수가 잭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후배 여러분. 저는 잭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5번 부대에서 일하고 있죠. 그러면 시험 규칙을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시험은 4인 1조로 진행 됩니다. 각 조는 국경 밖으로 나가 지정된 괴물들을 사냥하고 시간 내로 복귀하시면 됩니다. 위험한 시험이니만큼 포기 의사를 밝히면 저희들이 바로 구조하러 가겠습니다. 그러면 행운을 빕니다. 여러분들이 부대로 올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강의실은 조를 짜는 것으로 분주해졌다. 나는 에릭과 예진이와 조를 짰다. 하지만 1명이 부족했다.


“저기요. 조 못 짜신 1명 없나요?”


예진이가 말했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남들은 이미 조를 짠 뒤였다.


“이런....1명이 부족하네. 어쩌지 얘들아?”


그때 내 눈에 구석에서 홀로 앉아있는 여자애가 보였다. 그녀는 조 짜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조용히 창밖을 보고 있었다.


“저기..... 안녕 혹시 조 못 짰니?”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녀의 이름은 정서연. 얼음을 생성하는 능력을 가진 얘이다.


“응.”


그녀가 고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리랑 같이 할래?”


“응.”


그녀는 시험에 무관심해 보였다.


원래 서연이는 매사에 무표정으로 지내는 아이다.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 따위는 없었다. 지금도 속으로는 긴장해 있을 것이다. 그런 그녀를 내가 도와주어야겠다.


나는 서연이를 우리 조원들에게 데리고 왔다.


“자, 1명 데려왔어.”


“서연이? 아....그래..... 잘 부탁해.”


예진이는 살짝 꺼려하는 듯 했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응”


그녀는 짧게 대답하고 멍하게 서 있었다. 악수를 거부당한 예진이의 손은 처량하게 허공에 머물렀다.


“크흠... 어쨌든 가자.”


예진이가 우리를 이끌며 말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국경을 벗어나 한 숲에 도착했다. 다행히 버스는 남쪽이 아닌 북쪽으로 가 내가 태워버린 숲은 가지 않을 수 있었다.


“시간은 지금이 오후 3시니까 내일 오전 11시까지 시간을 준다. 그럼 출발.”


교수가 말했다. 우리는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 숲속으로 들어갔다. 20시간이라 해도 빠듯하다.


숲속에 어느 정도 들어가자 예진이가 말했다.


“얘들아, 여기서 오후 7시까지 쉬고 그 뒤에 출발하자.”


다른 팀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쉬자고?


“아니, 시간도 부족한데 잔다고? 그건 조금 무리인 것 같은데?”


내가 말했다. 하지만 에릭의 생각은 달랐다.


“세현아, 예진이를 믿어보자.”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우리 셋이 함께 다니면 언제나 예진이가 리더 역할을 맡고 우리를 이끌었다. 그녀는 현명했고 그래서 우리는 그녀를 믿었다. 그녀가 내린 결정으로 손해 본 경험은 거의 없었다.


“그래.....그러면 그렇게 하자.”


나는 결국 예진이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우리는 적당한 곳에 텐트를 쳤다.


“7시에 보자.”


예진이가 말했다. 다른 조들이 웅성웅성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을 청했다.


----------------------------------------


누군가가 내 몸을 세차게 흔들어 눈을 떴다. 눈앞에 서연이가 앉아있었다.


“벌써 7시야?”


내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그녀는 말없이 끄덕였다.


“뭐하러 잠까지 자는 거야?”


옆에서 짐 정리를 하던 에릭이 말했다. 예진이는 지도와 안내서를 보고 있었다.


“우리가 잡아야 하는 괴물은 총 6종류야. 좀비 5마리 이상, 흡혈귀 3마리 이상, 나이트건트 3마리 이상, 딥 원 3마리 이상, 날아다니는 폴립 1마리 이상, 그리고 쇼거스 1마리 이상.”


내가 일어난 것을 확인한 예진이가 안내서를 보며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서 계획을 말했다.


“우선 우리는 흡혈귀부터 사냥할 거야. 그다음 좀비와 나이트건트, 그리고 가능하면 날아다니는 폴립까지. 그리고 날이 밝으면 딥 원과 쇼거스를 마저 사냥하는 것이 우리의 작전이야.”


“쇼거스랑 딥 원인가.....”


내가 말했다. 그들과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 그들을 사냥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다.


“세현이 설마 걔들이 무서워? 딥 원은 물고기고 쇼거스는 그저 슬라임일 텐데 무섭구나. 괜찮아. 이 형님이 지켜줄게. 너는 뒤에서 응원이나 해.”


에릭이 나를 놀렸다. 나는 한심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에릭은 책으로만 배워서 전혀 모르고 있다. 쇼거스가 얼마나 무서운 녀석인지를.


“그건 그렇고 흡혈귀는 어떻게 사냥할 거야?”


내가 물었다. 예진이는 자신만만하게 대꾸했다.


“먼저 미끼를 잡을 거야.”


--------------------------------------


(카를로스 제국 5번 구역 기지 잭)


훈련학교에서의 일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왔다. 오늘따라 몸이 많이 피곤했다. 몸도 몸이지만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대장은 곧 전쟁이 일어날 거라 예견했다. 그 말을 들은 당시에는 별로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아캄지역에서 이상한 보고가 들어왔다.


깊은 밤 어딘가에서 거대한 괴성이 들렸고 항구 쪽에서는 몇 분간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빛나고 있었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항구 쪽에서 집채만한 괴물을 보았다고도 증언했다.


‘이것이 전쟁의 전조인가?’


PTE는 조사를 위해 몇 명을 아캄으로 보냈다. 그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들이 좋은 소식은 들고 오지 않을 거라고 나는 예상했다.

생각에 잠긴 채 앞을 보지 못해 나는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아 죄송합니다.”


나는 먼저 사과한 후 부딪힌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다. 내 앞에는 25번 부대 대장 로빈슨이 서 있었다. 그는 언제나 제복에 초록 망토와 초록 모자를 쓰며 큐브가 아닌 자신의 석궁만을 고집해 우리는 모두 그를 ‘로빈후드’라고 부른다.


“아 괜찮습니다. 앞을 못 본 건 저도 마찬가지니.”


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는 금발에다 잘생기기까지 했지만 말수가 적고 언제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어 그에게 다가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의 부대원들조차도 그와 친하지 않다.


그는 자신의 모자를 고쳐 쓰고 나를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나는 지나가려던 그를 붙잡았다.


“저기 혹시 당신은 전쟁이 다시 일어날 거라 생각합니까?”


“이번 아캄 일 때문입니까?”


그가 말했다.


“아니요. 그냥 물어보는 겁니다.”


“전쟁은... 아마 일어날 겁니다. 언젠가는 말이죠.”


그는 이 말을 남기고 다시 자신의 갈 길을 갔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멈춰있었다. 잠시 머릿속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대장이었다.


“잭, 통화 가능한가?”


“예, 괜찮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이번 토너먼트 말이야. 이번에는 우리 쪽으로 새로운 부대가 생긴다는군.”


“그렇습니까?”


5번 구역의 새로운 부대라..... 딱히 관심은 없었다.


“그렇게 알고 있게. 궁금한 점 있나?”


“없습니다.”


그 후로 대장과 일과 관련된 이것저것을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남은 일도 더는 없고 오늘은 조금 쉬어야겠다.


‘세현이, 5번 부대로 들어오면 좋겠네.’


소식에 의하면 그가 드디어 능력발현에 성공했다고 한다. 졸업 시험만 통과하면 PTE에 들어오는 것이다. 친한 후배가 생기면 부대 내 생활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나는 그가 우리 부대로 오길 바랬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를 응원했다.


-------------------------------


(북쪽 숲속 김예진)


우리는 지금 토끼를 잡기 위해 함정을 깔아두고 덤불에서 기다리고 있다. 물론 이것도 계획의 일부분이다. 갑자기 토끼는 왜 잡냐고?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우선 나는 우리 조에게 저녁까지 쉬라고 했다. 우리가 잡아야 하는 괴물 중 대부분은 야행성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조들은 우리 조를 보며 긴장을 풀게 되고 또한 헛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으로 우리 조는 남들보다 체력을 덜 소모하게 된다.


밤이 되면 흡혈귀를 먼저 사냥한다. 그들은 싱싱한 피를 좋아하니 미끼로 쓸 동물도 잡아야 한다. 좀비는 굳이 싱싱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므로 흡혈귀에게 쓴 미끼를 재활용해 그들을 사냥한다. 그리고 나이트건트까지. 그렇게 되면 유일한 문제는 날아다니는 폴립이다. 그것은 쉽게 인지할 수도 없을뿐더러 동시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그래서 나이트건트까지는 최대한 빠르게 잡고 나머지 시간을 날아다니는 폴립에게 쓴다.


겨우 녀석을 잡으면 아마 동이 틀 것이다. 우리는 그대로 쭉 나아가 바다까지 간다. 거기에는 딥 원들이 아침 공기를 쐬러 육지에 올라왔을 것이니 방심한 틈을 노린다. 딥 원들을 처리하고 남은 시험 시간 동안은 쇼거스를 잡는다. 이것이 내 계획이다.


계획대로만 간다면 우리는 합격이다. 아니, 무조건 합격이어야만 한다. 난 세현이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10년동안 같이 있었는데 이제와서 떨어진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이 모든 계획은 세현이 때문에 세운 것이다. 그와 함께 있으려고. 그러니 제발 중간에 방해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현이와 같은 부대에 배정받은 이후 나는 그에게 고백할 것이다. 그는 받아주겠지. 그와 예쁘게 사귀다가 몇 년 후에 결혼까지 골인~.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나 걸리는 게 있다면 이브라는 여자애일까나? 왠지 그와 친해 보여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게다가 같은 침대를 쓴 것을 봤을 때는 많이 충격을 먹었다. 일단 그 얘는 세현이에게 관심 없다고는 했지만 모른다. 언제 다시 나타나 그를 가로채 갈지.


“예진아.”


갑자기 세현이가 나를 불렀다.


“응? 왜 그래?”


나는 최대한 평범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지금 내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갑자기 웬 가식적인 표정이야? 어쨌든 토끼 왔어.”


그의 손가락은 함정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토끼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조원들에게 지시했다.


“함정에 빠진 즉시 가서 잡아. 그리고 몸에 상처를 내. 피 냄새를 흡혈귀들이 맡을 수 있도록.”


조금 뒤 토끼가 함정에 떨어지자 우리는 서둘러 토끼를 붙잡고 뒷목을 칼로 베었다. 녀석은 금세 얌전해졌다. 신경이 끊어져 움직이지 못하는 토끼를 그 자리에 두고 우리는 다시 숨었다.


예상대로 조금 있다가 흡혈귀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림잡아 열 마리 정도 되어 보였다.


흡혈귀들은 피를 흘리는 토끼에게 접근해왔다.


“섣불리 움직이지 마”


내가 속삭였다. 나는 큐브로 활을 만들어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흡혈귀를 조준했다. 우리는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 조금만 잘못해도 흡혈귀들이 우리에게 달려들 수 있는 상황이다.


나는 내 능력을 화살에 둘렀다.


‘한 번에 두 마리 이상 노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화살을 쏘았다.


내 능력인 바람을 만드는 능력 덕분에 화살에 속도가 붙어 가까이 있는 흡혈귀의 머리를 관통해 뒤에 있는 녀석의 머리까지 뚫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때문에 흡혈귀들은 우왕좌왕했다.

우리는 그때를 틈타 그들을 재빠르게 해치웠다. 결과는 우리의 압승이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흡혈귀 10마리나 잡은 것이었다.


“3마리가 아니라 10마리나 잡았네. 가산점 있는 거 아니야?”


세현이가 기뻐하며 말했다. 나는 침착하게 흡혈귀사냥의 인증사진을 찍고 학교에 전송했다.

나도 세현이처럼 기뻤다. 하지만 리더는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얘들아. 다음은 좀비야.”


“아, 그건 문제없어.”


에릭이 말했다.


“왜?”


내가 묻자 에릭이 큐브로 총을 만들어 내 뒤를 겨누었다. 뒤를 돌아보자 좀비 여러 무리가 우리 쪽으로 모여드는 게 보였다.


“아마 우리가 흡혈귀를 해치우며 벌인 소동으로 알아챈 모양이야.”


말을 마치고 에릭은 총으로 좀비의 머리를 쐈다. 머리에 총을 맞자 좀비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좀비들은 흡혈귀들과는 달리 지성이 없어. 쉽게 잡을 수 있을 거야. 너희들도 에릭처럼 머리를 맞춰.”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내가 다른 얘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활과 총으로 무장해 좀비들과 거리를 두고 싸웠다.


한 번이라도 물리면 좀비가 된다. 이것이 그들의 무서운 점이다. 따라서 근접 전투는 위험하다. 그러나 그들의 수에 비해 우리의 수는 턱없이 모자랐다. 처음 벌려놨던 거리는 점점 좁혀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다간 위험해지겠어.’


총알과 화살 세례를 퍼부어도 앞쪽의 좀비들만 쓰러질 뿐이었다. 그리고 머리를 파괴하지 않는 이상 녀석들은 다시 일어났다.


우리는 쏘고 또 쏘았다. 능력도 사용해 봤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들은 너무 많았다.

세현이는 염력으로 앞으로 나온 좀비들을 뒤로 내동댕이쳤다. 서연이는 좀비들의 발을 얼려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죽어라!!”


에릭이 허공에 총을 난사한 뒤 그 총알들을 각각 좀비 머리 앞으로 순간이동시켰다.


“숲속에 좀비가 왜 이렇게 많아. 구울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세현이가 숨을 가쁘게 내쉬며 말했다.


“무슨 계획 없어?”


에릭이 외쳤다. 나는 좀비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건 시나리오에 없었던 일인데.


“예진아!”


세현이가 좀비들을 총으로 맞추며 나에게 소리쳤다.


“듣고 있어!!”


“내가 신호하면 큰 바람을 만들어줘.”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총을 바닥에 던지고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모두들 물러서!!”


그게 신호였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양손에서 불을 내뿜었고 눈 깜작할 사이에 우리 앞은 불바다가 되었다.


나는 그의 말대로 큰 바람을 불게 했다. 그러자 불은 좀비들에게 옮겨붙었다. 그들이 빽빽이 서 있었기 때문에 불은 그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갔다.

서연이는 우리 주위로 얼음을 넓게 깔아 열기가 우리에게 오지 못하도록 했다.


“숲을 태울 셈이야?”


내가 외쳤다.


“아니, 그런 실수는 안 해.”


세현이는 불바다를 향해 여전히 양손을 뻗은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세현아...”


내가 그를 불렀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은 좀비들에게만 붙을 뿐 다른 곳에는 전혀 그을음도 가지 않았다. 세현이가 불길을 조종한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좀비들이 모두 재가 되자 불이 저절로 꺼졌다. 세현이는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


“헉...헉....그래도 이번에는 숲을 태워 먹는 짓을 안 했군.”


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도 갑자기 긴장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데....인증사진은?”


세현이가 물었다.


맞다. 인증사진을 까먹었다. 좀비들이 타고 남은 재라도 찍어야 하나?


“내가 찍었어.”


서연이가 조용히 말하며 우리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그녀는 좀비들이 불에 타고 있는 장면을 찍었다.


“휴- 다행이다. 고마워, 서연아.”


내가 말했다. 서연이는 변함없이 무표정이었다. 내가 적응해야지.


“잠시만 숨 좀 돌릴까?”


세현이가 말했다.


“그러면 내가 보초를 설 테니 너희도 5분만 쉬어.”


에릭이 말했다.


“그럴까? 5분이면 괜찮겠지?”


솔직히 좀비들과의 사투로 우리는 지쳐있었다. 충전이 필요하다. 지금이 밤 10시니 문제없을 것이다. 에릭을 믿고 우리는 나무에 기대 5분간의 휴식을 취했다.


-------------------------------------


나는 에릭이 지르는 비명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무슨 일이야?”


내가 놀라 소리쳤다. 얘들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에릭은 말을 더듬거리며 말했다.


“바,바닥을.........조,좀 봐”


바닥을 본 순간 나는 소름이 머리끝까지 돋았다.


우리가 앉아있는 자리부터 좀비가 불타던 자리까지 거기에는 수많은 세모꼴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심지어 내 바로 앞까지.


-------------------------------9화 끝------------------------------------




..


작가의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chapter,2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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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hapter.3 Tournament (토너먼트) (15화) +1 21.04.09 31 0 15쪽
15 chapter.2 OP (오프닝) (14화) +2 21.04.05 35 0 14쪽
14 chapter.2 OP (오프닝) (13화) 21.04.02 29 0 15쪽
13 chapter.2 OP (오프닝) (12화) 21.04.01 26 1 13쪽
12 chapter.2 OP (오프닝) (11화) 21.03.31 32 1 16쪽
11 chapter.2 OP (오프닝) (10화) 21.03.30 28 1 18쪽
» chapter.2 OP (오프닝) (9화) 21.03.29 26 1 18쪽
9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8화) 21.03.27 34 1 12쪽
8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7화) 21.03.26 29 1 16쪽
7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6화) 21.03.25 31 1 17쪽
6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5화) 21.03.24 37 1 15쪽
5 Eve's story(이브의 이야기) (4.5화) 21.03.23 51 1 11쪽
4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4화) 21.03.22 35 1 13쪽
3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3화) 21.03.20 59 1 16쪽
2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2화) 21.03.19 85 1 11쪽
1 chapter.1 hollow hunting(성물 찾기) +5 21.03.18 10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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