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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후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마나군단의 습격 (개정판)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무협

하영후
작품등록일 :
2012.11.16 14:10
최근연재일 :
2016.05.28 07:05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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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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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
글자수 :
366,918

작성
14.11.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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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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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난세에 떨어지다

DUMMY

"그 놈 물건이네. 좋아! 패기가 맘에 들어 우리 패거리에 받아준다. 자! 그 보따리 내 놓고 형님하고 인사해봐라.”

태호는 피식 웃었다.

“비웃은 거냐?”

“그럴 걸?”

“새끼! 뒤졌어!”

산적놈이 외마디 괴성을 지르며 시커먼 도끼를 들고 태호에게 돌진했다. 하지만 그는 올 때 보다 더 빠르게 뒤로 튕겨나갔다.

-꾸엑!

태호의 앞 지르기 일권에 명치를 얻어맞고는 허공을 훨훨 날아 뒤에 있던 동료들을 깔아뭉게 버렸다.

“오메? 한 수 있는 놈인디? 모두 돌격! 조져버려!”

덩치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놈들은 사방에서 몸을 날리며 도끼와 쇠몽둥이를 어지러이 휘둘렀지만, 단 한대도 태호를 맞추지 못했다.

소용돌이 치는 온갖 무기들의 폭풍 한 가운데서 의연히 버티고 서 있던 태호가 드디어 몸을 움직였다. 그의 긴 막대기가 휙휙 바람을 가르며 몇 번 번쩍거리자 이십여명에 달하는 근육덩어리들이 순식간에 산지사방으로 비산하며 처참히 널부러졌다.

“이 새끼들이 안그래도 더운데 땀을 빼게 하네. 이 개똥같은 십장생들아 전부 이쪽으로 모여 꿇어앉아!”

태호가 쓰러져 있는 덩치들의 머리를 작대기로 툭툭치며 일갈하자 놈들이 슬슬 눈치를 살피며 어슬렁어슬렁 몸을 움직인다.

“동작봐라!”

태호의 눈꼬리가 쭉 찢어지는 순간 막대기가 눈에도 안 보일 정도로 산적들의 머리 위에서 춤을 추었다.

-따다다닥!

작대기가 머리 위에서 번갯불을 일으키고 지나가자 덩치들이 깜짝 놀라 불에 덴 듯 후다닥 몸을 날렸다.

“너부터 번호!”

“하나....”

-따악!

“컥! 왜 때려 이 씨바...세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올 때까지 맞는다. 다시 번호!”

“흐아나!”

-따악!

“똑바로 다시 해.”

“뿌득! 하으나!”

-따닥!

“다시!”

덩치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

“아우! 조또...!”

다음 순간 태호의 몸이 빙글 돌며 왼발이 허공을 날아 덩치의 면상을 가격했다.

순간, 덩치는 턱이 돌아감과 동시에 허공을 붕 날았다.

이것을 본 나머지 산적들이 깜짝 놀라더니 슬그머니 눈을 내리깔았다.

대략 1장 정도를 날아가 쳐박힌 덩치가 어질어질한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가누려는데 태호의 호통이 다시 터졌다.

“빨리 원 위치 안해?”

순간 덩치 놈은 후다닥 땅을 기다시피 뛰어 맨 앞자리로 번개같이 돌아왔다.

“잘할 수 있나?”

“네, 넵!”

“좋아! 번호!”

“하으낫!”

“두얼!”

.................................

“열아홉!”

앞 선 덩치가 얻어맞는 것을 본 산적들은 저절로 군기가 바짝 들어 고래고래 소리쳤다.

“열아홉이라.....한 놈 도망갔나?”

“그...그렇습니닷! 잡아올깝쇼?”

“됐고!”

태호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덩치들을 내려다보며 일장 훈시를 날렸다.

“여기가 자오곡이냐?”

“넵!”

“그럼 너희들이 그 말 많은 자오곡 산적놈들이로구나. 그렇지?”

“그, 그...그렇습니다.”

“이 곳에 있는 놈들 모두 몇 놈이나 돼?”

“넵! 총원 3,500명.....”

태호는 깜짝 놀랐다.

“뭐? 3,500명?”

“그중 노약자가 2,500이고 전투가능 인원이 대략 천여명 됩니다요.”

“휴! 난 또....그래도 천여 명이라니 너무 많은 것 아니냐?”

“자오곡 일대가 너무 넓어 그 인원도 부족할 때가 입습니다요.”

“어쨌든!”

태호는 본격적으로 인간의 본질과 도리를 비롯한 삼강오륜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비록 땅만 파던 시골 농사꾼 강태호였지만 나름대로 학문은 익히고 있었다. 특히, 서을 강태호는 대학교육을 받은 바 있는 고급인력으로서, 삼강오륜이나 인간과 자아의 본질 정도는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에...그리하여 공자께서 가라사대...”

하지만 결코 훈시를 길게 할 생각은 없었다. 도망간 놈이 언제 천여명에 달하는 도둑떼를 데리고 달려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너희들 앞으로 내 눈에 띄면 다 죽는다. 알았냐?”

“넵!”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해산!”

덩치들은 웅성거리며 일어나서는 엉덩이를 툭툭 털고 숲속으로 어슬렁거리며 들어가 버렸다.

“나도 어서가자. 해 떨어질라.”

사실은 해 떨어지는 것 보다. 혹 뒤쫓아올지도 모를 천여명이 더 무서웠지만 말이다.

그는,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점점 또렷해지는 중국 땅 강태호의 기억이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목적지인 서성을 향해서 걸음을 옮겼다.

“이리 사나 저리 사나 어차피 한평생이고, 뭐 새로운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듯...”

태호는 왠지 뒤통수가 간질거리는 것을 느끼며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의 우려는 얼마 안가 현실로 나타났다.

태호가 대략 십여 분 정도 걸었을까?

멀리서 천둥소리같은 고함소리가 태호의 발을 붙잡아버렸다.

-거기 멈추어라!

뒤를 돌아보니 아득히 멀리로부터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시커먼 인간이 하나 있었다.

-다다다다다다......

“헉! 엄청 빠르다!”

태호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달려오는 사람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다행히 상대는 단 한명이라 약간 안심했다.

하지만 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그가 뿜어내는 엄청난 기운에 은근히 마른침을 삼키는 태호였다.

(호오! 그 자식 보통놈이 아닌데?)

우선 덩치가 전혀 상식적이지가 않았다. 태호는 순간적으로 천하장사이자 격투기선수 최홍만 선수가 달려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지금 눈앞에 달려 오는 놈은 순발력 또한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몸은 헤라클레스급인데 스피드는 호나우두라고나 할까?

그 자는 상체를 거의 드러낸 상태였는데 얼굴이나 몸통의 피부빛깔이 구릿빛이다 못해 시커멓다. 거기에 가슴과 온 얼굴을 뒤덮고 있는 시커먼 털이라니.....

그는 어께에 거대한 언월도를 둘러맨채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이윽고 태호 앞에 멈춰섰는데 별반 숨이 가빠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흑염화다! 너는 누구냐?”

그는 다짜고짜 자기소개부터 했다.

“나는 강태호다.”

다음 순간 흑염화라고 자신을 밝힌 시커먼스키가 다짜고짜 말도없이 언월도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시간 끌 필요 있나? 창칼로 나누는 대화야말로 진정한 호걸들의 대화이지.”

태호는 어이가 없었지만 가만히 서서 원월도에 썰려줄 생각은 없었다.

(그 놈 참! 화끈한 놈일세!)

태호는 즉시 막대기를 들어 목으로 날아드는 언월도의 칼날을 쳐서 옆으로 비꼈다.

(윽! 장난이 아니군.)

태호는 손아귀가 찌르르 저리는 것을 느끼며 바짝 정신을 가다듬었다.

언월도의 충격은 엄청났다.

아마도 정면으로 부딪쳤다면 불리했을 것이다. 놈이 든 것은 날이 예리한 언월도였고, 태호가 든 것은 나무막대기였다.

십 수 합을 겨루는 동안 어느새 태호의 작대기는 언월도에 썰려 반토막이 되어있었다.

흑염화의 얼굴에서 득의의 웃음이 피어났다.

“크핫하하...어서 무릎을 꿇어라! 항복하면 내가 아우로 받아주겠다.”

흑염화는 단칼에 승부를 보려는 듯 태호의 인후부를 노리고 비스듬한 각도에서 번개처럼 언월도를 내리찍었다.

-슈아앙!

공기를 찢는 엄청난 파공성과 함께 언월도가 빛의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그 순간 태호는 중대한 결심을 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태호가 비록 15년간 창봉술을 익혔다고는 하나 실전경험과 감각은 확연히 부족했다. 그리고 첫 상대치고는 놈이 너무 강했다.

마침내 태호는 비장의 한수를 펼쳤다. 이른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동귀어진의 수법이었다.

흑염화가 언월도를 사선으로 내리치는 순간, 태호는 뭉툭해진 작대기를 그대로 흑염화의 눈으로 쏘아보냈다.

이것은 실로 누가 먼저 상대의 몸을 찌르느냐에 승패가 걸린 치명적인 모험이었다.

그런데, 보통 던진다라고 하는 것은 팔을 뒤로 젖혔다가 반동을 이용해서 앞으로 투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던지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동작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태호의 한수는 결코 던진 것이 아닌 쏘아 보낸 것이었다. 팔을 곧게 편 상태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동작을 손목 힘만으로 해낸 것이다. 그 동작은 오직 태호만 가능한 동작이며, 그게 가능한 것은 태호의 손목힘이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는 것이고, 그 손목힘은 어려서부터 착실히 익힌 호흡법과 부단한 체력단련 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헉!”

흑염화는 이 뜻하지 않은 공격에 깜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언월도를 들어 막대기를 쳐내려는 몸짓과 함께 상체를 뒤로 제쳤다.

바로 그 찰라의 순간에 태호가 번개처럼 흑염화의 앞가슴으로 파고들었으며 어느새 그의 두 손은 언월도의 창대를 움켜쥐고 있었다.

“억! 이 자식이!”

“좋아! 이제부터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구!”

언월도 하나를 두고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찰라에 불과했다. 언월도를 빼앗으려고 잔뜩 힘을 주던 태호가 갑자기 언월도를 놓으며 손바닥으로 흑염화의 명치끝을 가격해버린 것이다.

이 수법 또한 흑염화로서는 머리에 털 나고 처음 구경하는 것이었다.

-퍼엉!

-꾸엑!

흑염화는 언월도를 움켜쥔채 뒤로 붕 날아갔다. 하지만 태호 또한 멈추지 않고 그런 흑염화를 따라 붙으며 땅에 떨어지는 흑염화를 재차 덮쳤다,

이때 비로소 언월도를 갖고 있어봤자 이 상황에서는 전혀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흑염화는 언월도를 멀리 던져버리고 본격적으로 개싸움에 돌입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붙들고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네놈이 두목이냐?”

“나 이외에 감히 누가 두목을 할 수 있겠느냐? 난 이곳 자오곡의 왕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붙들고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잠시도 입을 가만두지 않고 나불거리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복창해라!”

“시끄럽고! 그만 항복하는게 어때? 내 아우로서 섭섭지않게 대접하겠다.”

“너야말로 항복해라! 할 짓이 없어서 남의 물건을 빼앗아 먹고 사냐?”

“산적의 신성한 일상을 모독하는 그 주둥이를 뭉게버리겠다!”

어느새 주위에는 흑염화의 부하들 수백여 명이 빙 둘러서서 두 사람의 개싸움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관람하고 있었다.

“야! 누가 이길 것 같냐?”

“딱 보니 막상막하로군.”

“난 저 촌놈이 이긴다에 열 냥 걸겠다.”

“뭐? 너 두목을 무시하냐?”

“무시가 아니라 냉철한 통찰력에 바탕한 지극히 객관적인 투자라고나 할까?”

“좋아! 그럼 난 두목에게 열 냥 걸겠다.”

“어이! 나도 두목에 열 냥!”

“나도 나도!”

“난 촌놈에 스무 냥!”

“나도 촌놈에.......”

졸개들이 너도나도 판돈을 거느라고 수선을 피우자 서로 붙들고 씨근덕거리던 두 사람이 슬쩍 주위를 둘러보고는 서로 뻘쭘한 시선을 교환했다.

“우리 구경꺼리 된거냐?”

“아마도...”

“계속할래?”

“흠흠! 졸개들 앞에서 이 무슨 개망신이냐? 그만 끝내자.”

“좋아.”

“하지만 나중에 우리끼리 조용히 만나서 승부를 보는게 어떠냐?”

“좋아! 날 잡아라.”

“석 달 후에 보자. 석 달 후 보름날 정오에 바로 이 자리에서 만나는 걸로.”

“좋다!”

두 사람은 미련없이 툭툭 털고 일어나서는 돌아섰다.

한 참 판돈을 걷느라 소란스럽던 장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저어기...두목님? 끝...나셨나요?”

“끝났다. 모두 돌아간다!”

“저 자는...요?”

“내비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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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20장 청파대전 +7 16.04.21 6,864 147 13쪽
61 제20장 청파대전 +8 16.04.21 7,155 150 13쪽
60 제19장 삼국분립 +11 16.04.19 7,412 175 14쪽
59 제19장 삼국분립 +3 16.04.19 7,087 156 14쪽
58 제19장 삼국분립 +3 16.04.19 7,496 162 14쪽
57 제18장 불타는 낙양성 +8 16.04.17 7,177 159 10쪽
56 제18장 불타는 낙양성 +5 16.04.17 7,066 148 13쪽
55 제18장 불타는 낙양성 +4 16.04.17 7,126 151 12쪽
54 제17장 황건적 일어서다 +9 16.04.15 7,299 181 14쪽
53 제17장 황건적 일어서다 +5 16.04.15 7,134 168 14쪽
52 제17장 황건적 일어서다 +5 16.04.15 7,410 160 14쪽
51 제16장 조조와 원소 +8 16.04.14 7,402 169 11쪽
50 제16장 조조와 원소 +4 16.04.14 7,403 159 12쪽
49 제16장 조조와 원소 +3 16.04.14 7,706 154 14쪽
48 제15장 반군진압 +5 16.04.11 7,794 178 12쪽
47 제15장 반군진압 +3 16.04.11 7,518 162 14쪽
46 제14장 흑룡대의 위엄 +3 16.04.11 7,422 150 10쪽
45 제14장 흑룡대의 위엄 +2 16.04.11 7,314 155 11쪽
44 제14장 흑룡대의 위엄 +4 16.04.11 7,477 154 13쪽
43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3 16.04.10 7,310 159 12쪽
42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3 16.04.10 7,211 158 13쪽
41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5 16.04.10 7,443 163 14쪽
40 제12장 황충을 얻다 +5 16.04.09 7,392 1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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