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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후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마나군단의 습격 (개정판)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무협

하영후
작품등록일 :
2012.11.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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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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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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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DUMMY

그들은 태호가 들어서자 모두 일어섰다.


“어디서 오신 누구신지?”

“거록에 사는 장각이라는 필부올시다.”

“장각........?”


태호는 잠깐 혼란이 일었다.

눈앞에 이 노인이 내가 생각하는 바로 그 장각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혹시.......태평도의 대현량사가 바로?”

“그렇습니다. 바로 그 장각이올시다.”


태호는 순간 아찔해졌다.

책에서 보고 역사에서 배우고 듣던 바로 그 역사의 주인공을 직접 대면할 줄이야.

태호는 일시 당황했으나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장각일행에게 자리를 권했다.

태호는 직접 화로에서 끓고 있는 주전자를 들어 열 세 개의 찻잔에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우려냈다. 이윽고 그윽한 다향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태수께선 다도에 조예가 깊으신가봅니다.”

“다도랄 것 까진 없고 어께너머로 본 것을 흉내 내본 것뿐입니다. 이 차 이름이 작설차인데 찻잎이 돋아나서 까치 혀만큼 자랐을 때 수확하면 가장 좋은 맛을 낸다고 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만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고.......장복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심신이 깨끗해진다고 해서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후룩! 흐음, 역시 맛이 구수하면서도 그윽한 것이 보기 드문 명차인 듯합니다.”


한 동안 이런 저런 신변잡기에 대해 논하다가 이윽고 장각이 서서히 본론을 꺼냈다.


“오는 길에 굶어 죽은 채 길가에 버려진 시체들을 많이 봤습니다.”

“소문으로 더러 듣고 있습니다.”

“어느 고을에서는 관리가 도적보다 더 심하게 백성들의 재물을 수탈하여 마을 주민 전체가 하룻밤사이에 집을 버리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얘기도 들리더군요.”

“비일비재한 얘기지요.”

“백성들은 피죽조차 먹지 못해 굶어죽거나 유리걸식하는데 일부 지방관들은 주지육림에 빠져 흥청거리면서 먹다버린 음식 썩는 냄새가 십리에 진동한다고 하니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일부라기보다는 대다수가 그런다고 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이것이 다 부패한 위정자들의 책임이 아니겠소이까?”

“동감합니다.”

“듣자하니 태수님께서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의기를 지니신 분으로 백성들 사이에 신망이 높다고 들었는데 어찌 이 어지러운 난세를 보고만 계십니까?”

“난이라도 일으켜야한다는 소리로 들립니다만.........?”


침묵이 흘렀다.

장각과 태호는 서로의 의중을 읽으려는 듯 눈을 마주친 채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장각이 꿈에도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태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언어변환장치에 내장된 의식탐색장치가 은밀히 가동되고 있음을........

장각의 의식은 끊임없이 부르짖고 있었다.


-강태호! 적이 될테냐 친구가 될테냐? 설사 친구가 안된다할지라도 적은 되지 마라. 협조하는 것 까지는 바라지 않겠다. 다만 나의 거사를 방해하지만 말아라!-


태호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조용히 말했다.


“내가 나서기를 바라시오?”


장각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나서시겠다면 이 몸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소이다.”

“나서지 않겠다면?”

“강물은 그냥 예전처럼 흘러가겠지요.”

“나는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미 빈대가 차지해버린 초가삼간에 무슨 미련을 가지시오?”

“이미 손 쓸 여지가 없단 말씀이십니까?”

“그렇게 보입니다.”


다시 침묵이 흘렀다.

숨 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 침묵이 심연으로 깊이깊이 침잠되어갈 때 쯤, 돌연 장각이 호방한 웃음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일신했다.


“핫하하하........참으로 소문이 그른 것이 하나도 없소이다. 태수님에 대한 소문이 대강남북에 자자하기에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여 도저히 와보지 않을 수 없었소이다.”


태호는 빙그레 웃었다.


“그래. 직접 보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효웅이라 할 만 하오이다.”


태호는 미간을 찡긋했다.


(응? 이건 조조에게 해당하는 말인데? 아니 간웅이라 했던가?)


허소가 조조의 관상을 보고 조조의 면전에서 평한 말이었다.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


그 말을 듣고 조조는 무척이나 기분좋아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어쨌든 태호는 좀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요?”

“태평시대에는 다만 충성스럽고 유능한 신하이나 난세에는 불처럼 떨쳐 일어나 천하를 질타할 사납고 용맹한 장수라는 뜻이지요.”

“핫하하.......대현량사께서 제게 금칠을 덧입히시는구료. 뭐 칭찬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받아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간웅이란 것과는 좀 다른 의미겠지요?”

“핫하하.......간웅이란 세상을 속여 자신의 뜻을 관철코자하는 자를 이름이니 분명 효웅과는 다르지요. 혹 간웅이 될 만한 자를 보셨습니까?”

“아니요. 그냥 궁금했을 뿐입니다.”

“어쨌든 오늘 참으로 뜻 깊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만약 대의를 위해 나서실 의향이 계시다면 언제든 통문을 보내주십시오. 이 장모가 모든 역량을 기울여 돕겠습니다.”

“말씀은 고맙게 간직하리다.”


장각은 일행을 데리고 표표히 떠나갔다.

태호가 장각을 관청 밖에까지 바래다주고 들어오자 서림이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고민이라도 생겼나?”

“주군. 저 장각이란 자 예사인물이 아닙니다.”

“당연하지. 천하를 장악한 태평도의 대현량사가 어찌 예사인물이겠는가?”

서림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그자의 온 몸에서 진한 피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셨습니까?”

태호는 눈을 크게떴다.

“음?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에게는 그것이 느껴진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차후에는 되도록 접촉을 금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 그런 감각을 지닌 자네가 난 더 놀랍네.)


하지만 내색않고 소탈하게 웃어주었다.


“핫하하....말하는 것이 좀 극단적이긴 하더라고. 하지만 뭐 별일이야 있으려고? 자자! 들어가자구. 저녁회의 해야지.”

“정말 마나수련법을 전 병사들에게 공개할 작정이십니까?”

“그래야겠어. 지금까지는 외부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군관급 이상에게만 전수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럴 필요가 없겠어.”

“그건 중요한 문젠데요?”

“생각해 봐. 설사 마나수련법을 익힌다 해도 보통 사람으로서는 단기간에 성취를 이룬다는 것이 불가능해. 열심히 수련한다 해도 1년? 아니 3년? 이 정도는 끈기를 갖고 수련해야 뭔가 초보적인 실마리를 잡을 수가 있을거야.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 그냥 공개하자고!”

“그렇긴합니다만.....”

“설사 비결이 유출된다해도 빙곡만 내주지 않는다면 걱정할 것이 없어.”

“그렇다면 빙곡 입구를 봉쇄하는 뭔가 구조물을 하나 만들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어. 빙곡에 요새를 구축할 생각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좀 더 있다가 여유가 생겼을 때 그 때 하자고.”

“알겠습니다.”



한편, 서성을 나선 장각은 한중을 향해 가고 있었다.


“대현량사님. 태호란 자를 그냥 둬도 괜찮겠습니까?”

“무슨 의미로 하는 소리지?”

“혹, 거사를 방해한다던가...”

“그걸 알아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냐?”

“그럼, 안전하다고 보십니까?”

“염려할 것 없다. 우리가 일어나지 않으면 자신이 일어설 인물이니.”

“그런데 왜 우리에게 동조하지 않았을까요?”

“우리끼리 해보라는 의미겠지.”

“하지만 훗날 잠재적인 적이 될 수도....”

“잠재적 우군이기도 하지.”

“네.”

“어쨌든 다행이야. 그가 우리에게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우리의 거사는 반은 성공한거다.”

“정말 그가 그토록 대단한 인물입니까?”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우주의 기를 지닌 인물이다.”

“우주의 기라면........?”

“어쩌면 삼청과 소통하는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거야.”

“헉! 삼청이라니요!”

“그래. 원시천존 영보천존 도덕천존을 이름이다. 묘하게도 그에게서 그런 류의 현기를 느꼈다.”

“아아, 그럴 수도....”

“어쩌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일지도 모른다.”

“그럴 리가요.”

“이것은 너희들만 알고 절대 타인에게 발설하지 마라.”

“알겠습니다.”


장각은 태산처럼 버티고 앉아 무형의 위압감을 풍기던 태호를 다시 생각하자 일순 전신에 한줄기 오한이 일어남을 느꼈다.

(무서운 인물.....)


##


빙곡훈련장.

오늘은 포로들이 훈련을 마치고 퇴소하는 날이었다.

태호는 포로들의 훈련성과를 보고받은 후 일장훈시를 했다.


“도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평생을 쫓기며 살겠느냐 아니면 당당하게 백성과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살겠느냐? 너희들이 국가와 백성을 위해 창검을 잡는다면 과거의 죄는 일체 불문에 붙일 것이며 군공에 따라 승진과 재물을 정당하게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천하가 혼란스럽다. 나는 대의를 따라 나라를 어지럽히는 불온한 무리들을 토벌하여 엄단에 처할 것이다, 자! 결정하라! 나를 따라 대의를 위해 싸울 자들은 앞으로 나서라. 물론 고향에 돌아가 농사를 지어도 좋다. 본관은 너희들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태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원이 군인의 길을 선택하겠노라고 나섰다.

어차피 가진 것도 없고 갈 곳도 없는 포로들이었다.

포로들은 의지의 한계를 시험하는 극악한 체력훈련을 경험하며 새로운 삶에 눈 떴다. 근 한 달간에 걸쳐 피와 땀을 쏟으며 삶의 소중함을 깨우쳤고 끈끈한 전우애를 다졌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인생은 과거를 속죄하며 정말 인간답게 한번 살아보겠노라고 다짐을 했다.

개과천선.

태호는 그들의 눈동자에서 진실을 읽었다.


“좋다! 훌륭한 결정을 한 제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태호는 그들을 일일이 어께를 두드려 다독여주며 격려했다.

포로, 아니 이제는 어엿한 정예병으로 거듭난 신병들은 태호의 격려에 감동의 격한 울음을 목구멍으로 삼키며 눈물을 흘렸다.

태호는 그들 3천의 신병을 특성에 따라 분류하여 창병에 2천명, 궁병에 1천명을 배속시켰다.

이로써 서성의 정규병력은 중보병 2천에 창병 5천, 궁병 3천이 되었다.

그 날 군영에서는 떠들썩한 신병 환영식이 열렸다.



한편.

형주자사 서구의 장계를 받은 낙양조정에서는 대소신료들이 모여앉아 중신회의가 열렸다.

공융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입을 열었다.


“서군태수 강태호로 말하자면 근자에 백파적을 크게 무찔러 공을 세운 자로서 백성들 간에 신망이 높은, 매우 촉망받는 인재로 알려져 있는 자가 아닙니까? 그런 자가 갑자기 역모라니요?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대장군 하진이 크게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듣자하니 불과 500을 휘몰아 3만의 도적을 물리쳤다고?”

“그렇다고 합니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있겠지만 그래도 대단한 용력이 아니겠습니까?”


“형주자사 서구란 자가 착오를 했다는 말씀입니까?”


황보숭의 의문에 공융이 대답했다.


“제가 알기로 형주자사 서구는 그다지 평판이 좋은자가 아닙니다. 자사직책도 십상시 중 한명인 중상시 단규에게 뇌물을 바치고 얻었다는 소문이 더러 있는 걸로 압니다.”

“내가 듣기로도 최근까지 형주에서 온 사람들이 뻔질나게 단규를 찾아 왕래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때 가만히 있던 주준이 점잖게 한마디 했다.


“형주자사 서구가 비록 평판이 안좋고 무능하다고 해서 그가 올린 장계마져 무시할 수는 없는 일! 뭔가 조치를 취해야할 줄 압니다.”


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딴은 그렇군. 우선 사람을 은밀히 보내 내막을 탐문해 보는게 좋겠소.”


양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입니다.”


이렇게 해서 집금오로 있던 경환을 은밀히 불러 독우의 직책을 겸하게 하고 암암리에 형주의 사정을 살펴 낱낱이 보고하게 했다.

그리고 경환의 안전을 위해 선신교위 순우경으로 하여금 무예가 출중한 자 10여명을 가려 뽑아 인솔하게 하여 경환의 신변을 보호하게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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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제19장 삼국분립 +11 16.04.19 7,411 175 14쪽
59 제19장 삼국분립 +3 16.04.19 7,086 156 14쪽
58 제19장 삼국분립 +3 16.04.19 7,495 162 14쪽
57 제18장 불타는 낙양성 +8 16.04.17 7,175 159 10쪽
56 제18장 불타는 낙양성 +5 16.04.17 7,064 148 13쪽
55 제18장 불타는 낙양성 +4 16.04.17 7,124 151 12쪽
54 제17장 황건적 일어서다 +9 16.04.15 7,298 181 14쪽
53 제17장 황건적 일어서다 +5 16.04.15 7,132 168 14쪽
52 제17장 황건적 일어서다 +5 16.04.15 7,409 160 14쪽
51 제16장 조조와 원소 +8 16.04.14 7,401 169 11쪽
50 제16장 조조와 원소 +4 16.04.14 7,402 159 12쪽
49 제16장 조조와 원소 +3 16.04.14 7,705 154 14쪽
48 제15장 반군진압 +5 16.04.11 7,793 178 12쪽
47 제15장 반군진압 +3 16.04.11 7,517 162 14쪽
46 제14장 흑룡대의 위엄 +3 16.04.11 7,421 150 10쪽
45 제14장 흑룡대의 위엄 +2 16.04.11 7,312 155 11쪽
44 제14장 흑룡대의 위엄 +4 16.04.11 7,476 154 13쪽
»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3 16.04.10 7,309 159 12쪽
42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3 16.04.10 7,210 158 13쪽
41 제13장 대현량사 장각 +5 16.04.10 7,442 163 14쪽
40 제12장 황충을 얻다 +5 16.04.09 7,391 1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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