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55B

함경도의 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7 22:55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3 회
조회수 :
224,835
추천수 :
6,950
글자수 :
2,041,556

작성
20.07.27 12:00
조회
1,012
추천
25
글자
11쪽

고무보트 18

DUMMY

사격의 현재 :


이거 이러다 18 밑인데? 19로 생각했는데 너무 바빠. 조준경을 달지 않았으면 16 이하다. 일단 가늠쇠 또렷하게 보는 게 생략됐으니까. 계속 당긴다. 십자선에 애써 들어오면 알아서 내가 하고 있다. 십자선에 꼼물락대는 사지가 물리면 자연적으로 호흡은 정지되고 몸은 정지사진처럼 그대로 멈추고 어느 순간 알아서 당긴다. 내 정신병리학적인 집착은 빗나가는 단 한 발을 두려워하기에 조금씩 지치고 있다.


이유 간단하다. 아무리 그래도 각개전투 배운 군발이들을 상대로 총을 쏘자, 바로 깨달았다. 버젓이 서거나 무릎앉아서 맞춰달라고 있는 목표는, 전장에 100에 10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다른 각도에서 은밀히 접근에 성공했을 때나 나타난다.


10에서도 3은 빠르게 달린다. 그 3은 나와 거리가 멀수록 생각을 하게 된다. 200미터가 넘어가면 저격수처럼 생각하고 당겨야 한다. 바람? 뛰는 놈 바로 앞에 당기는 것. 이미 내가 적중해 트럭에 등을 기대고 쓰러진 놈을 상대로 영점을 잡아봤다. 약간 우로 쏠린다는 걸 알았다. 교정하고 다시 사격 시작. 이 생각은 150미터 안쪽으로 들어오면 다시 원래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준비를 모두 끝내고 10분이 되지 않았을 때, 트럭이 세 대 등장했다. 난 가난한 이 군대가 행군종대로 뛰어올 줄 알았다. 아마도 포병 포탄 등에 필요한 목적으로 트럭이 있었던 것 같다. 위성사진으로 본 제대 규모에 비해서.


거리가 정확히 어느 정도였을지 모르는 가운데, 200 안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첫 트럭 앞 유리에 놓고 연속으로 당겼다. 컴컴해서 운전병이 죽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트럭은 정지했고, 병력이 트럭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 시점이 가장 짜릿했다.


그때 몇을 맞췄는지 모른다. 한 탄창을 더 썼다. 당기고 철커덕 넘어가고, 상대는 쏘는 내 정확한 방향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엄한 방향으로 엄폐하고 나에게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그건 잠시였다. 놈들이 엎드리고, 이동해서 빨리 일어나 단거리 약진하기 시작하자 순간 쏠 것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순간 깨달았다. 아 이게 내가 움직일 타이밍이구나. 그래서 처음에는 조끼를 다시 입고 포복하다가, 쟤들은 조준경 없잖아... 깨닫고 일어서 낮은 자세로 뛰었다. 그렇게 50미터 뛰고 조준경으로 보니 여전히 트럭 뒤편 엄폐가 아슬아슬했고, 다시 20미터 정도 뛰어 조준경으로 확인하니 적이 보였다. 순간 거기서 무릎쏴로 사격을 시작했다.


이 짧은 전장 경험에서 깨달은 점은, 쏠 때 못 쏘면 기회는 좀처럼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거였다. 놈들도 살려고 움직이니까. 정말 빠르게 움직인다. 3초 넘어가며 조준하면 사라진다. 놈들 약진도 빠르면 2초다.


전체 규모는 알 수 없다. 트럭은 세 대,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 엎드려 있기에 얼마나 남은지도 모른다. 첫 트럭부터 조진 뒤에 다른 트럭에 신경 썼기에 뒤 트럭 하차는 보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총구섬광은 봤을 것이고, 날 향해 기어오는 것이 불안해졌다.


일대는 거의 평평하고 풀은 무릎 높이로 풍성다. 나무는 없다. 무슨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나무는 화목으로 쓰는지 벗겨 먹었는지 거의 없다. 맞다이 벌판대전이다. 적 총구섬광과 총소리는 나지만, 날 근접해서 날아오는 총알이 별로 없다. 상대가 고성능 조준경을 달고 있었으면 난 아마도 벌써 맞았다.


시간이 흐르자, 놈들은 어딘가에 바짝 붙었고, 난 트럭 반대편을 염두에 두고 트럭의 뚫릴만한 부분에 상대의 엄폐 자세를 상상하며 간간히 당겼고 트럭 옆 수풀에도 낮게 당겼다. 중간에 조준경으로 보면서 빈 탄창에 실탄클립 삽탄도 했다.


이 존나게 많은 것을 달고 메고 다니니 지친다. 그러다 깨달았다. 심하사의 K-201. 인간적인 것도 떠올랐다. ‘유탄 쏘면 내 군장 무게가 줄어든다!’ 이때부터 201을 박격포처럼 고각에 놓고 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안 들어가다가 나중에는 트럭 근처 근접탄도 떨어졌고, 이어 그 트럭에서 내 방향으로 오는 루트에도 몇 발 쐈다. 이게 무슨 일본군 knee motar도 아니고.


사격의 화합 :


이렇게 사격이 10분이 넘어가는 가운데, 상대가 결심을 했다. 적어도 20여 명이 날 향해 갑자기 일어서 뛰기 시작했다. 소대장이든 정치장교든 명령한 것이 분명했다. 그때부터 나도 순간 긴장이 몰려왔고, 조준경에 들어온 것도 적중시키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눈으로 표적을 봐도, 눈으로 볼 수 없는 내 몸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힘이 들어간다는 증거다.


그리고 적 무리가 적어도 100미터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 깜짝 놀랐다. 저 멀리 오른쪽에서 누군가 쏘기 시작했다. 순간 감이 왔다. 한기춘. 왜 처음부터 안 쐈을까? 녀석은 내 사격을 보고 있었다. 생각하고 참은 거다. 내가 먼저 쏘는 걸 보고 쏘지 않았다. 만약 주간이었다면 이들은 광학 사이트의 우세 속에 우리 둘에게 전멸 당했을 거다. 낮에는 총구섬광 안 보이고 소리만 난다.


그리고 다른 중요한 이유, 간단하다. 조준경이 보급된 우리는, 상대도 이런 조준경으로 쏜다고 생각하며 대처가 가능하다. 그러나 가늠자 가늠쇠 사격하는 상대라면 우리가 그냥 저격수로 보였을 거다. 200미터 이상 포복해서 안 들키고 기어오지만 않는다면 그들도 방법이 없다. 벌판이다.


놈들 무리는 나와 한의 정확히 중간 정도에서, 놈들은 예상치 않은 45도 왼쪽에서 갑자기 사격을 받았다. 몇 놈이 푹 쓰러지자 놈들은 다시 엎드렸다. 그때 혼자와 비교할 때 두 명이 얼마나 안도가 되는지 뭐랄까 기분이... 갑자기 힘이 났다고 할까?


물론 사람 그림자를 거꾸러트리는 것도 일정한 쾌감이 있었다. 하여간, 그제서야 내가 유탄을 쓸 데 없이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k-201에서 탄창과 약실 총알까지 제거해 옆에 놓고 풀을 뜯어 덮었다.


‘잘 가라, 심하사. 최고였다.’


그때 처음 저 지하에서 폭음이 울려왔다. 오! 적어도 포 하나를 깼다. 그리고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나고 나서...


사수 거총 바로 :


놀랐다. 그리고 당황했다. 그들은 정면에 있는 날 두고, 왼쪽의 기춘이에게 달려들어 돌격했다. 기춘이가 했던 대로 나도 계속해서 무리를 향해 당겼다. 그러나 그렇게 빨리 달리는 무리를 모두 쓰러트리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치 아프리카에서 원주민들이 코끼리를 잡기 위해 빙 둘러싸고 창을 던지는 모습을 봤다. 자동으로 갈기는 섬광이 여러 개 하나의 점을 향해, 길게 번쩍였다. 내 심장이 정지했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런 결과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가 치사하게 그저 살려고 엎드려서 쐈다.


일어섰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즉각조치 사격처럼 움직이는 것을 당겼다. 절대로 엎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 19발에서, 하나 비어 못 맞춘 타깃이 날 조준해 죽일지라도, 그래서 서로 결투가 되더라도 엎드려 기거나 무릎쏴도 결국 비겁자란 생각이 들었다.


걸어가면서 왼쪽에 쓰러져 헐떡이는 것도 보았고, 바로 확인으로 당겼다. 탄이 떨어지면 제거 버튼을 눌러 탄창을 수직으로 낙하시켜 땅에 버리고 바로 새것을 꼽고 계속했다.


항상 너에게 피해만 주고 결국 널 이렇게 만들었구나. 난 항상 자기중심의 최고봉이었다. 그래도 넌 20년 넘게 나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부사관 선후배이자 이웃사촌이었다.


그걸 만든 건 한기춘이 너다. 난 한 게 없다. 후배의 녹을 받아먹었을 뿐. 너는 BEQ에서 같은 방을 쓰던 중사 시절부터 나를 집사처럼 존중했다. 부평의 밤거리에 너와 나가면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때 정말 재미있었지. 담치기도 몇 번 나갔었고. 도로 바로 옆의 담에서 뛰어내리다 차에 치일 뻔도 했지. 미안하다. 조금만 제거하면서 갈 테니, 일단 살아라. 살아 있어라.


사격 끝 :


그때 왼쪽 어깨에 건 무전기가 울렸다. 음은 끊겨 이어졌다.


“여기 지하~지~~~TNT~~~필~~~한원~~~님~~~조~~~사님~~~지원 부탁~~막다른~~~포위~~~실~~~탄...”


말을 듣고 바로 이해했다. TNT가 모자란다. 그건 아래 보트에 있다. 포나 다른 철문을 깰 수가 없다는 말. 망치로 부슬 것이 아니다. 물론 우린 공통교육으로 야포와 탱크를 파괴법을 일반상식처럼 배웠다. 쇠파이프로 야포 조준경만 조져도 효과가 있다. 왜냐? 군대에서 야포 조준경이 거 심심하면 하나 새로 꺼내오고 그런 게 아니니까. 그거 없으면 포는 가늠자 없는 총이다.


그러나 조준경은 포 방열 명령이 떨어질 때 포수가 들고 다닌다. 가장 좋은 건 수류탄을 포구에 넣거나, 가장 스펙타클한 스킬로, 포를 수평으로 내리고 폐쇄기를 연 뒤에 수류탄을 까 넣고 폐쇄기를 닫는 것. 굉장히 위험하다. 소총으로 따지면 약실을 아작 내는 거다. 야포 공이 부분도 아작날 수 있다. 소총은 약실이 일정 공간 넓어졌을 때 탄이 공이를 맞아 터지면, 약실의 넓어진 공간으로 폭발력이 탄피 외피를 뚫고 그 방향으로 터진다.


기중사의 교신 그 다음 가능성은, 적어도 한 포를 손 안에 넣고 파괴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적에게 몰렸다는 것이다. 어쩌면 포 일곱 개 중에서 두 개가 파괴되었고, 세 번째 포 공간에 묶였다는 대충 추론이 나온다.


외부에 지원할 사람은 나와 한원사 밖에 없다. 4중대와 지역대 본부는 어디로 갔는지 안 나타난다. 지역대와 교신할 무전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하에 들어가면 FM은 꽝이다. 그래도 나타나기만 하면 그 정도 화력이 이 상황에서 엄청난 도움이다. 우리는 이러한 전형적인 전시행정 타격명령에, 굉장히 많은 적에게 몰려 뭣도 못하고 깨지는 상상을 했다.


나는 섬광이 무더기로 튀었던 곳을 향해 조준경을 수직으로 놓고 달렸다. 달리면서 탄창을 다시 교환하고 조종간을 점사로 놓았다. 이래서 K1이 좋다. 거의 다달았을 무렵 무언가 일어서는 두어 개에 점사로 퍼버벅 퍼버벅 날렸다.


이후 엎드려야 했다. 적어도 세 명은 되는 적이 나에게 발포했다. 옆에서 보는 총구섬광은 여러 번 봤지만 나를 향해 거의 정면으로 터지는 섬광은 처음이었다. 엄청 컸다. 나는 쓰러지면서 곧바로 누워 수류탄을 뽑았다. 안전핀을 제거하고 투척. 꽈릉! 그러나 몇 초 지났을까 다시 총알이 날아온다. 다시 수류탄 하나 뽑아 투척!


그때 다시 무전기가 울렸다.

“지~~~부탁~~~지원~~~탁~긴급~~~이~~~안 좋으니....”


기중사 목소리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함경도의 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고무보트 16 +1 20.07.23 1,024 32 7쪽
33 고무보트 15 +1 20.07.22 1,034 28 8쪽
32 고무보트 14 +2 20.07.21 1,055 31 10쪽
31 고무보트 13 +1 20.07.20 1,078 28 8쪽
30 고무보트 12 +1 20.07.17 1,085 30 14쪽
29 고무보트 11 +1 20.07.16 1,097 24 12쪽
28 고무보트 10 +1 20.07.15 1,151 25 10쪽
27 고무보트 9 +1 20.07.14 1,131 29 10쪽
26 고무보트 8 +1 20.07.13 1,169 29 9쪽
25 고무보트 7 +1 20.07.10 1,235 31 9쪽
24 고무보트 6 +1 20.07.09 1,294 31 7쪽
23 고무보트 5 +3 20.07.08 1,291 28 8쪽
22 고무보트 4 +3 20.07.07 1,382 35 10쪽
21 고무보트 3 +2 20.07.06 1,359 32 8쪽
20 고무보트 2 +2 20.07.03 1,493 33 7쪽
19 고무보트 1 +2 20.07.02 1,743 32 9쪽
18 그대가 머문 그 자리 3 +2 20.07.01 1,685 36 8쪽
17 그대가 머문 그 자리 2 +3 20.06.30 1,745 36 8쪽
16 그대가 머문 그 자리 1 +1 20.06.29 1,964 40 7쪽
15 지역대가 14 +3 20.06.26 1,840 4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