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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의 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7 22:55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3 회
조회수 :
224,581
추천수 :
6,950
글자수 :
2,041,556

작성
20.07.23 12:00
조회
1,020
추천
32
글자
7쪽

고무보트 16

DUMMY

“너 5중대라고? 5중대 화기 김창열?”

“어! 1지역대장님 아니십니까?”

“맞어. 그런데 너 여기서 뭐해!”


“무슨 소리죠? 여기 2지역대 타깃입니다. 7번부터 13번 해안포. 지역댐이 잘못 오신 것 같은데요. 1지역대는 해안선 저 남쪽 1.5km 아랩니다!”


지역대장은 경사면에 등을 대고 눈을 감았다. 1지역대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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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중사가 사라졌다.


위성사진으로 봤던 주둔지는 가늠이 힘들었다. 우리 군대라면 창고 같은 것인데, 거기서 몇 명이 자고 몇 명이 나올 수 있는지 애매하다. 나는 2개 소대로 봤고, 다른 사람들은 중대로도 봤다. 해안포를 운영하는 포병이 터널에서 자는지 막사에서 자는지는 모른다. 난 터널에서 잔다고 봤다.


우리 공격대는 터널의 병력 출입구 말고 포탄을 들이는 대형 출입구를 발견하지 못했다. 위성으로 안 보인다. 분명히 위성 촬영에 대비해 철저히 은익한 걸로 보였고, 난 정확한 위치가 아니라, 사진을 확대해 트럭들이 자주 다닌 길을 유심히 봤고, 지점 하나를 찍었다. 모두 공감했다. 그건 3중대가 찾기로 했고, 나머지 두 팀은 확실히 알고 있는 병력 출입구로 갔다. 아마도 진입에 성공한 모양이다. 저 땅 밑에서 뭔가 쿵쿵쿵 터지고 터러러럭 총소리들이 들어온다.


조끼를 벗었다. 일단 뒤집어엎는다. 정리하자. 탄창 총 11개. 두 개는 비었고, 그리고 유탄, 포장을 다 안 뜯었네. 하긴 나도 포장 다 뜯고 작전한 적이 있나 뭐. 맨날 반납 생각했지. 유탄 14발. 작전 전에 탄포에서 실탄 클립을 꺼내 방수 주머니에 넣은 것, 그걸로 두 탄창 채우고 나머지 클립은 반은 조끼에 반은 앞에 짚기 쉽도록 나열. 양쪽 소총 모두 삽탄 사격준비.


수류탄 몇 개냐?

하나 둘 셋 넷... 10개! 이거 뭐야? 반은 2차 안전클립이 그대로 있네. 다 빼고... 클레모어 간절하네. 소이탄 하나! 아 이거 기중사가 가져가지.... 대충 세어보자. 실탄은 대략 천 발. 쏘다 총 빠가 나는 거 아냐? 201 말고 203 유탄 쏴본 것 같기도 한데, 조준기 보는 법을 까먹었다. 노안 때문에 조준기 숫자가 잘 보이지도 않아 니미. 사거리 까먹었어.


주특기 교차교육 받은 게 20년 전이니까 뭐. 하나 쏴보고 영점 잡아. 지근거리 직사는 어려울 거 없으니까. 이제 끝난 건가? 나 혼자 뭐 어쩌겠다는 거냐. 영화 찍냐. 이건 오버도 한참 오버다. 그러나 상황 어쩔 수 없고, 아무 거침없이 적 증원이 우리 작전팀 뒷다마 때리는 건 절대로 안 돼.


뭐 조용하네. 이미 상황은 터졌는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지? 북한이나 남한이나 군대 절차는 같구나. 아니면 주둔지 놈들이 늴리리 뽕 하고 있었단 소린가. 허, 이 황량한 해안에... 인공소음이 가득 차고. 과연 계획대로 두 시간 안에 모두 때려 부수고 저 멀리 있는 산악으로 갈 수 있나?


성공한다 해도 그 거리를 무사히 뚫고 산으로 들어가? 아니다. 현재만 생각하자. 긴장한 건가? 적 나타나고 내가 병신 짓 하는 거 아니겠지? 좋아. 침착하자. 손목 잡고 시계 보고 나를 30초만 측정해보자...... 맥박 존나게 높네.


작전도 빨리 종료해야 하고, 그러므로 적도 올 거면 빨리 와야 한다. 동이 트면 아군 전함이 포격을 시작한다. 우리가 완전히 파괴하기 힘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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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역대장 휘하 20명은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고 있었다. 2지역대 중대장은 가지 말라고 했다. 이미 해안선에 경계가 퍼진 상태에서 가봤자 피해만 늘 거라고. 그도 그럴 것이, 기다렸다는 듯이 저 위에서 총알이 계속 날아온다. 지역대장은 화기 저격수에게만 응사를 시켰다. 그러나 총알이 주변을 때리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자꾸 시간이 지체된다.


“화기, 또렷이 보이는 놈만 정확히 저격하고 본대와 뒤떨어지지 마.”


어느 순간부터 이 20여명은 점차 달리고 있었다. 어차피 이 해안선 북한군과의 교전은 냉정하게 말해 어떨지 전혀 몰랐다. 북한군은 총도 별로 안 쏘고 부식도 개 같고 군기도 빠졌다지만, 그건 전투 중에 목격된 것이 아니다.


지역대장은 어느 순간 불안했다. 적어도 1 대 1로 붙으면 당연히 자신 있지만, 다중 전투가 벌어졌을 때, 자신들이 이기는 것의 문제가 아닌, 북한군이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질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든 것이다. 대가리가 시뻘거니까.


위성사진으로 본 일대 적 병력은, 가까운 곳은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나 차로 30분 안 쪽에 군부대는 지천에 널려 있었다. 결국 작전완수는 시간이다. 아무리 일기당천이라고 외쳐도 그건 공군과 해군과 포병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대전에서 중요한 것은 크라브 마가로 목을 따고 폐를 정확히 찌르는 것이 아니라, 특수전부대로서 어떻게 전략 전술적으로 상대를 혼란에 몰아넣고 뼈아픈 곳을 찌르는가이다. 병력보다는 고가 장비를 부셔야 하고, 죽이려면 높은 놈을 죽여야 한다. 일개 병사 죽이는 건 보병도 한다.


또 다시 총알. 지역대장 이하 몸은 젖었고 군화도 젖었고, 보트에서 최대한 챙겨온 장비와 탄약 폭발물은 너무 무거웠으며, 백사장에 발이 푹푹 빠지고 힘을 뺀다. 척추가 휘고 발은 달리지만 발버둥질에 가깝다.


전쟁이 가까워 옴에 따라 적이 추가로 백사장에 설치한 지뢰나 BT가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금속성이 아니라 북한군 병사들이 도수로 제작한 월남전 형태 천연 BT가 있을 수도 있었다.


지역대장은 출발하면서 그래도 무게를 줄이려고, 철문을 뚫기 위해 폭파들이 공들여 제작한 3-5파운드 성형장약 모듈도 2지역대원들에게 넘겼다. 그러나 총알은 사정없이 날아왔고, 그걸 완전히 무시하고 뛸 수도 없다. 지역대장은 대열을 바라본다. 약간 큰 소리로 속삭였다.


“4중대장!...”

앞으로 나온다.

“말씀하십쇼.”


“오대위!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대 목표 도달도 못하고, 우리 1파가 지금 어려울 수도 있다. 2지역대 보니 그래. 이렇게는 못 간다. 방법 하나다. 우리가 조건만 좋으면 1.5km는 군장 80kg 지어도 죽으나 사나 갈 수는 있다. 선착순으로 뛰어도 될 거리다. 그러나 7번 포와 8번 포 사이의 화점과 축성진지를 기억할 것이다. 얼마 뒤 나타난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말씀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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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무보트 4 +3 20.07.07 1,382 35 10쪽
21 고무보트 3 +2 20.07.06 1,359 3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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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고무보트 1 +2 20.07.02 1,743 3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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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그대가 머문 그 자리 2 +3 20.06.30 1,745 36 8쪽
16 그대가 머문 그 자리 1 +1 20.06.29 1,963 4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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