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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팔팔 님의 서재입니다.

밝히는 7급 공무원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국팔팔
작품등록일 :
2021.05.16 21:53
최근연재일 :
2021.05.31 23:5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3,529
추천수 :
132
글자수 :
61,101

작성
21.05.31 09:30
조회
96
추천
3
글자
7쪽

17화 팀장님 쉬었다 가실래요?

DUMMY

17화 팀장님 쉬었다 가실래요?


“그걸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소원이 뭐야?”


이희선의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떠오르는 달이 맺혔다.

하지만 내 눈은 자꾸 이희선의 가슴으로 향했다.


“주말에 저... 저랑 밥 먹어요.”



***


동부센터 본부로 끌고 온 사인존자는 곧장 심문실로 데려갔다.


“어떻게 된...?”


최하영 실장이 입을 열다 먼지를 뒤집어 쓴 3팀의 꼴을 보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심문을 해보지.”


최하영이 심문실로 들어가자 기침 소리와 고성이 들려왔다.

“네 이년! 네 따위 계집과는 할 말이 없다.”

“이봐요. 성명과 주민번호를 말해요.”

“내 이름은 사인존자, 아까의 그 강한 사내, 너의 상관을 불러와라.”

“휴...”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최하영이 심문실 밖으로 나왔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은데? 그리고 아까 그 강한 사내라는 건 누구야?”

“그게 성우 씨를 말하는 거 같아요. 실장님”


이희선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최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우씨, 성우씨가 들어가서 이야기 좀 해봐요. 저 사람 말하는 게 듣기가 거북해요.”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든 최하영이 팔짱을 끼고 심문실로 턱짓을 했다.

“휴... 알겠습니다.”


-덜컥


내가 심문실 안으로 들어서자 찰나지만 사인존자의 흉험한 눈빛이 흔들리는게 느껴졌다.

후훗, 아무래도 나한테 쫀 것이겠지.


“이봐, 사인존자.”

“으... 우리 교의 대계가...”


내 말에 대답은 하지한고 부르르 떠는 사인존자였다.

기괴한 옷차림, 어디 옛날 무협지에서 입던 옷이라고 하면 믿을 만한 옷차림이었다.

갑작스럽게 내가 소리를 질렀다.


“야!”

“네...넵!”


순간적인 박력에 놀란 것일까.

사인존자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자세를 바로했다.


“일어나”


-키이잉


의자가 밀리며 사인존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앉아”

“일어나”

“앉아”


나의 박력에 압도된 탓이겠지.

눈에 힘을 주고 질문을 시작했다.


“자, 이제부터 두 번 묻지 않는다. 나이.”

“향년 58세 이외다.”

“이외다?”


되묻자 사인존자가 이내 고개를 아래로 향하며 다시 말했다.


“입니다.”

“소속”

“아수혈...”


-탕탕


또 다시 아수혈교라는 말이 나올 것 같자 내가 책상을 거칠게 두드렸다.


“아니! 똑바로 말하라고! 대한민국에 어디 각성자 집단 소속이냐고!”

“그것이... 하오나... 저는...”


사인존자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고

이후 주절주절 이야기를 풀어냈다.

아마도 사인존자는 이곳의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중 어딘가 떠 있다는 대륙에서 게이트를 타고 넘어온 것이 아닐까?


***


“아무래도 저사람 여기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무슨 소리야?”


최하영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쳐다봤다.


“자기 본인은 게이트를 타고 여기로 넘어왔다고 했어요.”

“게이트? 그렇다면 다른 대륙이겠군.”


고개를 끄덕이는 최하영.

안 그래도 세컨드 임팩트때 다른 대륙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그 여파가 아닐까.


“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꼭 무협지 속에 나오는 배경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네, 내공이니, 무림맹이니 하는 소리가 눈빛을 보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실제로 사인존자가 말한 내용은 흡사 무협지 소설 속의 배경과도 비슷했다. 단지 무협지는 가상의 중국이었지만, 사인존자가 말한 중원은 『한』대륙이라고 했을 뿐.


“흠... 안 그래도 서울 본부에서 한국에 생긴 게이트를 통해서 다른 대륙으로 정보수집 활동을 시작한다고는 들었는데... 반대 쪽도 지적 생명체가 있다면 동일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데.”


혼자 중얼거린 최하영이 생각에 골똘히 잠겼다.

이윽고 고개를 들며 물었다.


“그리고 또 다른 내용은?”

“넘어 온지는 일주일 정도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럼 세컨드 임팩트 때군.”

“네 맞아요.”


역시 최하영 또한 세컨드 임팩트를 염두해 두고 있었다.


“세컨드 임팩트 이후로 새로운 능력을 각성하는 2차 각성자가 생기고 다른 대륙으로 이동이 가능해 졌다고 했는데 그 여파인가.”

“그런가 봅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상황과 여건, 생각은 일치했다.

최하영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일단은 본부에 보고하고 지켜보지. 성우 씨는 일단 들어가서 쉬어. 오늘 3팀 고생했어.”


***

몇일 뒤 주말

이희선은 그래도 약속을 지켰다.

집 앞에 도착했다는 이희선의 전화를 받고 내려오자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빵빵


선글라스를 낀 채 이희선이 운전석 밖으로 손을 흔들었다.


“성우 씨! 여기야!”

“아... 네, 팀장님,”


이희선의 차에 올라타자 무릅 위까지 올라가 있는 흰색 원피스가 눈에 들어왔다. 아니 원피스 아래의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성우 씨, 어디 가고 싶다고 했지?”

“그게... 음... 아쿠아리움이요. 한 번도 못 가봤거든요.”


애써 못 본척 하며 정면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쿠아리움, 30살이 다 되기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아쿠아리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다면 꼭 가보고 싶었다.

이희선이 여자 친구는 아니지만 여자친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마도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다.


“흠... 아닐 텐데. 일단 가지 뭐.”


이희선이 알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삐죽 내밀곤 차를 몰아갔다.

한참 뒤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나는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팀장님, 이게 뭐에요! 여기 자갈치 시장이잖아요!”

“아쿠아리움 맞잖아! 수족관이 얼마나 많아! 생선 종류도 많고.”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희선이었다.


“아...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여기서 생선 구경도 하고, 회도 먹는 거지!”

“뭐... 그건 나쁘지 않네요.”


무릅 위까지 오늘 흰색 원피스를 나풀거리며 이희선이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자, 뒤에 내 목소리는 사람들의 호객 소리에 파묻혔다.

이희선의 옆에 따라붙어 다시 말했다.


“저기... 그럼 소주도 먹나요?”

“회에 쏘주가 빠지면 쓰나!”


이희선의 윙크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


단골집을 찾아가는지 능숙하게 골목길을 들어간 이희선을 따라간 횟집.

한 병,

두 병,

세 병,


“그래서! 그때! 성우씨가 따악! 하고@#!@#”

“네... 네...”

이미 꼬일 대로 꼬인 이희선의 혀였다.

양 볼에는 분홍색 꽃이 피어올라 흰 원피스와 잘 어울렸다.


“저기 팀장님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요.”

“고뤠? 나 안취해ㅆ!”


게슴츠레 하게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이희선이 소리를 질러댔다.

바로 지금이다.

수많은 책과 동영상에서 봤던 타이밍!


“팀장님, 지금 대낮부터 너무 취하신 것 같은데 조금 쉬었다 가실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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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성우 씨, 나 좋아해? 21.05.31 93 3 7쪽
» 17화 팀장님 쉬었다 가실래요? 21.05.31 96 3 7쪽
16 16화 사인존자와 소원 21.05.30 91 5 8쪽
15 15화 좀비가 아니고 강시라고? 21.05.30 102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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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대물 VS 금정연합 그리고 각성 21.05.19 234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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