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국팔팔 님의 서재입니다.

밝히는 7급 공무원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국팔팔
작품등록일 :
2021.05.16 21:53
최근연재일 :
2021.05.31 23:5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3,528
추천수 :
132
글자수 :
61,101

작성
21.05.17 23:59
조회
236
추천
6
글자
8쪽

4화 11년 만에 하는 스파링

DUMMY

4화 11년 만에 하는 스파링

헤드기어를 끼지 않는다니 명백히 나를 하수취급 한 것이다. 그것도 여자를 앞에 두고. 김미진은 내 여자 친구가 될 여자인데. 살살하라는 김미진의 말은 내 가슴속에 비수가 되었다.

‘눕힌다. 이 자식. '


나와 이민호를 사이에 두고 박봉구 관장이 스파링에 간단하게 설명했다.


“자 이건 스파링이니까 가볍게 하자고. 가볍게 하자고 하는데 죽자고 하지 말고 알겠지? 민호 인마 알겠냐고?”

“알겠어요. 관장님.”


이민호의 저 거만한 표정. 저 표정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포식자가 먹이를 바라보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지만 나오는 눈 빛.


하지만


미래의 여자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김미진 앞에서 쉽게 무너져줄 생각은 없다.


“자 그럼 1라운드 시작”


- 땡


종소리가 울리고 서로에 대한 탐색이 시작됐다.


-툭툭


잽잽, 이민호와 나의 키는 일단 엇비슷해 보인다. 내 키가 182cm 이니까 리치도 비슷할 터.


‘이새끼 잽이나 맞고 기분상해라.’


-툭툭 투툭


자고로 스파링은 머리는 차갑게 주먹은 뜨거워야 하는 법, 이과형 머리인 내 머리는 한없이 차가워지며 계산적인 견제성 잽과 원투를 날렸다. 속도는 내 최고 속도의 오할. 누가보면 장난치는 속도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게 바로 나의 개미지옥이다.


-툭툭 투툭


내가 어깨를 살랑살랑 흔들며 원투를 두어번 날렸을까. 이민호도 속도는 느리지만 나의 완벽한 원투 폼을 보고 긴장했는지 아직 들어올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서로간에 견제만 이어지던 그때


-퍽


내가 원투하는 틈을 타 잽싸게 바디 블로우를 날리는 이민호였다.


‘이새끼 봐라. 살살하자더니’


이민호가 날린 바디 블로우는 찐이었다. 내가 날린 원투가 스캠이었다면 이민호가 날린 바디는 체중을 싫은 진짜 펀치였다.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지만 김미진 앞에서 바디를 허용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훗.”


입에서 나온 바람 소리가 아니었다. 이민호의 입술은 비릿하게 웃고 있었다. 아직은 함정이 완성되지 않았다.


-투툭(원투), 퍽


또 바디블로우


“야야 성우야 넌 예전에 뭐 배웠니. 왜 원투밖에 안 해?”

박봉구 관장이 원투만 날리고 있는 날 보고는 핀잔을 주는게 아닌가. 그래 조금만 기다려라.


-투툭(원투), 퍽


또 바디블로우

넌 이제 나에게 길들여 졌다. 세 번의 바디블로우를 허용하고 난뒤, 순간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린 나는 왼쪽 오른쪽 어깨 움찔움찔 페인팅을 줬다.


-픽픽


조건 반사적으로 상체를 숙이고 들어오는 이민호와 시선이 마주쳤다. 왜 원투가 아니냐고?


“후훗”


한 없이 느려진 이민호와 나의 시간 속에서 눈빛으로 말했다.


‘이것이 너와 나의 수준차이다.’


-짝


바디를 치러 상체를 숙이고 들어오는 참이었던 이민호였다. 면상에 작렬하는 킥에 눈 흰자위가 보이며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털석


“민호야! 야 임마 성우야 스파링을 이렇게 쌔게 하면 어떻게 해? ”


관장이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이민호에게 달려가고, 옆에 있던 김미진이 제자리에서 방방뛰며 외쳤다.


“관장님 민호 거품, 거품, 혓바닥 잡아요!”

“아 이새끼 민호야. 그러니까 헤드기어 좀 쓰라니까!.”



***


“아무튼 오늘 뭐 일이 있었긴 하지만 민호가 멀쩡하긴 다행이다.성우가 새로온 기념으로 낮술한잔 쭉 하고 들어가서 쉬는거야.”

“반갑습니다!! 건배!”


정신을 차린 이민호를 데리고 체육관 관원들과 함께 근처 대패집으로 대낮부터 회식이라는 명목 하에 술을 퍼고 있다. 김미진은 뭐가 좋은지 싱그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호들갑이다.


“민호씨 아까는 미안해요.”

“아니에요.”

약간 멍한 듯 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민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김미진이 옆에서 지켜보면 대인배 같은 나의 모습을 보고 분명히 호감을 살거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지.


“제가 너무 오랜만에 해서 힘조절이 잘 안됐어요.”

“뭐 스파링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죠.”


이것 봐라? 애써 체면치례를 하게 해주려고 하는데 왜인지 말투가 띠껍게 느껴졌다. 옆에 있던 김미진이 딱딱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화제를 돌렸다.


“민호랑 인하는 뭐 늘상 봤고, 여기 성우... 오빠? 오빠라고 해도 돼죠? 저보다 1살 많다고 하셨으니까.”

“아...예에... 뭐 그런 셈이죠.”


“에이 말 편하게 하세요. 이제 앞으로 성우 오빠라고 할게요. 오빠도 말 편하게 하세요.

“어... 그래...”


순간 옆으로 훅 다가오며 말을 거는 김미진 때문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근데 성우오빠 벌써 술 취했나봐요. 얼굴이 벌써 벌개졌어.”

“하하... 내가 술이 약해서...”

“에이 그래도 여기서는 술 빼기 없기!”

“수... 술은 약해도 안빼.”


“자자 무리해서 마시지는 말고. 이제 4시 밖에 안됐어 천천히 먹자.”

“관장님! 천천히는 무슨! 우리 게임해요!”

“무슨 게임?”

“그거 있잖아요! 그거...”


그렇게 시작된 게임은 어느덧 해가 질 무렵까지 이어졌다.


“꺼억... 마셔라마셔라!”

“그럼 이쁜 미쥐니가 머것으니까! 음... 여기서 연애 안해본 사람 마셔!”


관장님, 이민호, 인하... 모두 술잔을 들 기색이 보이지가 않는다. 김미진도 당연히 연애는 해봤겠지. 이건 날 노리고 분명히 한 게임일 것이다. 나에 대한 관심과 순수성에 대한 확인을 하고자 하는 것이리라. 나는 비장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어올렸다.


“어뭐! 오파도 여냉 한 번도 안 해봤어? 나도 안 해봤는데!. 관장님이랑 민호랑 인하도 다 여자 친구 사겨봤다는 거지?”


그렇지. 여기 있는 누구도 나의 순수성을 따라올 순 없지. 미소를 지으며 솔 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에 털어 넣었다.


“캬아 5년만에 먹는 술이라 그런지 마싯네요! 저 화장실좀 다녀오겠습니다.”


-솨아아아아아아


“히히히힛”


분명히 김미진은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리라. 체육관에서 오랜기간 수련한 민호를 KO시킨 나의 힘과 순수한 나의 순정을 보았겠지.


‘아이는 두명... 아니 세명이 좋을 것 같고.“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는데 아까 들어올때는 없던 발판이 보였다.


-어서오세요.


하지만 발판에 발을 놓는 순간 뭔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물컹


“아야앗 오빠앗 왜 발로 차고 그래욧”

“아니 니가 여기 왜있어? 화장실 입구 발판이었는데.”


아무리 취했지만 분명히 -어서오세요. 라는 발판의 글자까지 선명하게 봤었는데.


“아냐 오파. 나 화장실에 사람 있어서. 문이 안열려서. 술 취했는뎁. 문이 안 열려서 미진이 쪼그려 앉아 있었어.”


다시 봐도 넘어진 미진만 있을 뿐 발판은 없다. 귀신에 홀린 기분으로 자리로 돌아왔다.


“저기 미진이 화장실 앞에 쪼그려 있던데요.”

“걔 조금 취한 거 같긴 하더라. 그나저나 이제 저녁 손님들 오네. 나도 화장실 좀 다녀와서 정리하자.”

“그러시죠. 오후에 너무 많이 마셨어요.”


아까의 찝찝함을 떨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다.관장과 민호와 인하도 화장실로 가고 혼자 남아 있는 그 때, 앉아있는 테이블 건너편에서 강렬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

어제 병원에서 봤던 김 간호사가 옆에 있는 남자와 귓속말을 하며 쳐다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밝히는 7급 공무원이 강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천과 선작은 저 같은 부족한 글쟁이에게 21.05.30 29 0 -
공지 밝주는 비정기 연재입니다. 21.05.24 100 0 -
18 18화 성우 씨, 나 좋아해? 21.05.31 93 3 7쪽
17 17화 팀장님 쉬었다 가실래요? 21.05.31 96 3 7쪽
16 16화 사인존자와 소원 21.05.30 91 5 8쪽
15 15화 좀비가 아니고 강시라고? 21.05.30 102 5 8쪽
14 14화 엉덩이와 좀비 21.05.28 144 5 8쪽
13 13화 7급 공무원, 그리고 뉴월드 21.05.27 150 5 8쪽
12 12화 곷잎 단란주점에서 생긴 일 21.05.27 164 5 7쪽
11 11화 7급 공무원 어떠신가요? 21.05.25 178 6 7쪽
10 10화 변태 고블린의 최후, 뜻밖의 방문 21.05.24 211 5 8쪽
9 9화 사라진 박관장과 변태고블린 21.05.24 181 5 8쪽
8 8화 세컨드 임팩트, 제가 벗긴 거 아니에요. 21.05.23 206 8 9쪽
7 7화 제복과 골 사이 21.05.21 203 5 8쪽
6 6화 대물 VS 금정연합 그리고 각성 21.05.19 234 9 7쪽
5 5화 구멍이 작은 걸 어떻게 해? 21.05.19 289 8 7쪽
» 4화 11년 만에 하는 스파링 21.05.17 237 6 8쪽
3 3화 줄넘기 성애자 박봉구 관장 21.05.17 263 7 9쪽
2 2화 신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 21.05.16 291 15 9쪽
1 1화 프롤로그 +4 21.05.16 392 27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