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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님의 서재입니다.

Sey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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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5.10.29 18:51
최근연재일 :
2015.11.14 07: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403
추천수 :
34
글자수 :
109,148

작성
15.1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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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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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0)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하)

DUMMY

10)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하)


하지만 어떠한 범죄가 그렇듯 완벽한 범죄는 없다. 단서는 항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우린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다시 오승선 살인사건의 파일을 살피고 있던 중,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 하나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시체 훼손이 심해 신원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피해자의 이름은 고철환, 나이 37세로 오승선이 죽고, 승천파가 방황하고 있는 것을 틈타, 일주일 전부터 철거 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사팀의 전화로 다시 회의실로 모인 우리는 한쪽 벽면에 비춰지고 있는 프로젝터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고, 조사팀 내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그의 말에 난 살을 덧붙였다.

“고철환? ‘승천파’ 놈들하고 요즘 자리문제로 트러블을 일으키고 있는 ‘강일파’ 오른팔이잖아.”

내 말을 들은 승환은 내게 물어왔다.

“재개발 지역을 담당하던 놈들이 당했다. 한 놈은 시내 한복판 골목에서 사방에 피를 튀기며 온몸이 찢어진 상태로, 그리고 한 달 뒤에 놈과 마찬가지로 그 지역을 담당하던 놈이 이번에는 근처 폐건물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어?”

“범인은 재개발 지역 주민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그것밖에 없지.”

“만약 정말 범인이 재개발 지역 주민이라면, 동기는 충분하지만, 범행 수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살인 사건은 답이 나오지 않아, 이럴 땐 말이지 그냥 그놈을 잡고 나서 물어보면 쉽게 해결될 일이지.”

녀석의 눈빛은 진심이었다. 이미 그 하나의 연관성으로 범인이 그들 중 한명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며,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거침없이 주차장으로 향해 자신의 차에 오르는 녀석을 난 다급하게 따라가 간신히 조수석에 앉아, 숨을 고르며 말했다.

“야, 근데 이건 알아야해 내가 먼저 그들을 살펴본 결과, 절대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없었어.”

“창석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증거야. 그것을 보기 전까지 아무도 그가 그럴 수 있거나 없다는 것을 추측해서는 안 된다. 선입견을 버리라고!”

녀석이 순간 무엇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을 보니 아무래도 녀석은 이제야 정신을 차리게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린 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자니 우린 어느덧 재개발 지역에 도착해 있었고, 나는 녀석을 데리고 주민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역시 녀석이나 녀석에 의해 내가 기대하고 있었던 단서는 나오지 않은 상태로 그곳을 나오는 도중 난 전에 보았던 그 젊은 청년의 존재가 생각난 순간, 그로 추정되는 인물이 처음 만났던 복장 그대로 우의를 입고, 사건현장과 떨어져 있는 폐건물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고, 난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녀석은 내 이름을 부르며 이유를 물었지만, 그때의 난 녀석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자 녀석은 곧 나를 뒤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도착한 건물 앞에서 거친 숨을 고르며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라고 묻는 녀석에게 손가락 을 입으로 가져다 대고는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자. 곧 건물의 안에서는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끔찍한 소리였다. 비명을 지르는 남자는 그의 비명이 끝까지 내질러지지 못하고 무엇인가에 의해 강압적으로 끊어진 것 같은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나와 승환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곤 조심스럽게 총을 꺼내어 건물의 입구를 향해 발을 내딛었고, 비명이 시작되었던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또 한 번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도 방금과 마찬가지로 남자의 비명이 무엇인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끊긴 듯 했다. 우린 그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우리 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두 명의 남자와 그들의 앞에는 우의를 입고 곧 쓰러지는 젊은 청년을 볼 수 있었다. 우린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고, 들고 있던 총구를 그들에게 겨누었다. 그리고 사방에 퍼져있는 혈흔과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로 보이는 것, 그것은 확실히 ‘오승선’과 ‘고철환’ 살인사건을 연상시켰다.

“멈춰! 더 이상 움직이면 총알이 네 놈들 심장을 관통하게 될 거다.”

승환이 소리치자. 곧 녀석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우리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젠장! 이게 무슨...”

난 녀석들을 주시하면서, 조금씩 주변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녀석들이 범인인가? 하지만 바로 전 사건에서 나왔던 발자국은 범인이 한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 놈들이 범인일까?”

난 승환에게만 들릴 정도로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녀석은 마찬가지로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했다.

“글쎄, 하지만 저 놈들을 잡는 게 우선이야.”

하지만 놈들은 우리에게 절대 잡히지 않는다고 말하듯 우릴 비웃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멈춰!! 더 이상 다가오면 방아쇠를 당기겠다!”

다가오는 놈들을 향해 승환이 소리쳤지만 녀석들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다가왔다. 그렇게 놈들이 우리에게 조금씩 가까워져 지자 나와 승환은 방아쇠를 잡고 있는 손가락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게 되려는 순간 우린 누군가의 목소리로 인해 몸이 얼어붙어 버렸다.

“우린 당신들이 생각하는 범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오늘부로 이 사건에서는 손을 떼시길 바랍니다.”

나와 승환의 등 뒤에서 굉장히 가깝게 들리는 남성의 목소리... 우린 그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게 되었을까. 난 눈을 떴고, 마침 옆에서 같이 정신을 잃었던 승환도 눈을 떴다.

“아, 젠장! 그 놈들은 뭐였지? 아니, 그보다 우리가 뭐 때문에 기절했던 거야?”

녀석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나에게 나조차도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했고, 난 최선을 다해 녀석에게 대답해 주었다.

“몰라.”

그리고 난 녀석에게 현재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하나의 궁금증이 더 신경이 쓰였다.

“우리 뒤에 있던 놈이 했던 말이 무슨 뜻일까?”

“글쎄...”

하지만 우린 그가 했던 말의 뜻을 다음날이 되어서 알게 되었다.

경찰청 옥상에 마련되어 있는 휴게소에서 담배를 물고 있으니, 승환이 녀석이 굳은 얼굴을 들이밀고는 나에게 한 장의 종이를 들이밀었다.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오승선, 고철환 살인 사건은 지금 이 시간부로 사건을 종결짓는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모든 부서들은 사건을 종결시키고, 다른 사건에 전념하도록...”

난 글을 끝까지 읽어보지도 않고 앞에 서있는 녀석을 올려다보고 말했다.

“이게 뭐야?”

“거기 적혀있는 그대로야.”

“그러니까 이게 뭐냐고!”

“오늘 아침에 청장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은 명령.”

“청장님이? 무슨 이유에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청장이 이러는 것을 보면...... 굉장한 구린내가 난다.”

녀석의 말대로 이다. 청장이 직접 이번 사건을 가로막고 있다. 그것도 어제 나타난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했던 말 그대로 말이다. 설마 이번 사건은 우리가 손대지 못할 계층이 연관되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지금에서야? 재개발 지역과 그들의 연관성은 뭐지? 많은 의문점을 남긴 그 사건은 그렇게 끝이 났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내 궁금증을 하나씩 해결해 주었다.

재개발 지역은 강압에 이기지 못해 끌려나온 주민들을 뒤로하고 거대한 병원 시설의 건설이 시작 되었고, 그 시설에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현재 이 나라에서 엄청난 권력을 거느리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이 들어설 지역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을 감추기 위해 언론과 경찰청을 통째로 통제한 것이다. 그렇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전국에 세워져 있는 병원의 절반 이상이 ‘그’의 소유이다. 하지만 ‘그’라는 인물은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고, 무엇 때문인지 정부는 그를 두려워하고 있다. 나 역시 승환의 말대로 이번 사건은 굉장히 구린내가 난다고 생각하지만, 명령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 명령이 ‘그’로 인한 것이라면, 그날 우리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뒤로 우린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니, 최소한 나만은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이 더 흐르고, 점심이 막 지난 시간에 승환에게 온 전화를 받고, 난 황급히 그가 있다는 백화점으로 향했다.

사건이 종결된 그 날부터 불길한 예감이 계속해서 엄습해 왔었다. 왜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해 깊게 고민하진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 승환은 그런 놈이었기 때문이다. 녀석은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뒤가 구린 것을 참지 못했다. 녀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자신의 위치보다 높은 사람이 맞다, 라고 얘기해봤자. 녀석은 전혀 듣지 않았다. 난 그런 녀석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두려웠다.

총장이 사건을 종결시키라고 한 그 날 난 알고 있었다. 녀석이 계속해서 그 사건에 집착 할 것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그것을 부정했다. 만일 녀석과 함께 종결된 사건을 조사하다 벌어질 최악의 상황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젠장! 그리고 방금 녀석에게 온 전화를 받고도 가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하지만, 어째서인지... 친구가 되었던 그 순간부터 녀석의 부탁은 거절을 할 수 없다.

“어디야?”

그리고 도착한 백화점 입구에서 난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고, 녀석의 위치를 파악하고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승환의 위치를 확인하고 천천히 다가서자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까 말했던 데로 범인은 이곳에 나타날 거야.”

“뭘 알아낸 거야?”

“재개발 지역, 그곳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누가 계획하고 있었는지 너도 알거야.”

“그...”

“맞아, 그의 계획 전국의 병원의 50%이상이 그의 소유지,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재개발 지역에 손을 뻗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그로 인해서 이득을 보려는 오승선 녀석이 그와 손을 잡고, 주민들을 내보낼 생각이었지만,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거고...”

“첫 번째 살인이야. 그의 권력으로 어떻게든 언론을 조작하면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두 번째 고철환이 살인을 당했을 때는 그도 이번 사건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겠지”

“언론과 정부를.... ‘그’라면 가능한 얘기군”

“그래, 우리가 기절하기 전 우리에게 손을 떼라고 말했던 사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라고 생각이 들어서 조사를 좀 해봤지.”

“알아낸 건가?”

“그래 잘 알고 있지. 결정병원 이민성 의사, 와이프 때문에 그 사람과는 자주 얘기를 해봐서 기억하고 있었지.”

“그가 가지고 있는 병원 중에 하나.... 도대체 그들의 정체는 뭐지?”

“일단, 정부가 그들을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범인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들어났어.”

“범인이? 누군데?”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쓰러져있던 사람.”

“그 젊은 청년이?”

“그들이 왜 그곳에 직접 나타났겠어?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로는 그들은 절대 범인이 아니야. 그렇다면 그들이 직접 살인을 막아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설 정도라면 이미 그들은 살인사건의 범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는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하지만 어떻게? 그 젊은 청년이...”

“글쎄, 그건 놈을 잡고 나서 물어보는 게 빠를 것 같은데.”

“그런데 넌 그 청년이 여기에 나타날 것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낸 거야?”

“봤거든... 여기로 들어오는 걸. 저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잠시 놓쳤을 뿐이야. 그래서 널 부른 거고.”

승환이 말했던 데로 정말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그와 그의 아래에 있는 그들의 정체는 뭘까? 재개발 지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뭔가 더 굉장한 것들이 개입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자. 백화점 중앙에서 어떤 남성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그 비명소리를 듣자 반사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자리에 주저앉는 사람, 도망치는 사람들에 의해 넘어지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 소란의 중심에는 우리가 기다리던 그 청년이 아닌, 다른 중년의 남성이 고함을 지르며 서있었고, 그의 손에는 권총이 한 자루 쥐어져 있었다.

우린 먼저 안전을 위해 그의 행동을 저지할 필요가 있었다. 승환이 총을 꺼내 그에게 겨누며 “움직이지 마!” 소리를 질렀고, 그의 목소리를 들은 중년의 남성은 승환을 바라보더니 소리치며 말했다.

“웃기지마!! 아무도 날 죽이지 못해!!”

저 남자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천성아! 일단 내가 저 사람을 잡고 있을 테니까. 넌 사람들을 밖으로 대피시켜!”

“뭐? 범인은 어쩌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젠장! 갑자기 나타난 저 남자는 뭐지? 하지만 승환의 말대로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난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왔고, 백화점 앞에 세워놓은 차를 향해 달리고 있을 때, 빠르게 지나가는 도로 위, 차들 사이로 익숙한 모습의 사람을 보고 걸음을 멈춰 섰다. 그는 바로, 젊은 청년 이었다. 그렇다 바로 범인이다. 하지만 난 그의 특이한 행동에 그를 체포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뭐야? 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를 잠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 젊은 청년은 백화점을 바로 바라보며, 오른손을 앞으로 뻗고는 손바닥을 펼쳤고, 곧 왼쪽 눈을 감았다. 그리고 펼쳐진 손가락을 모아, 마치 백화점을 잡으려는 행동을 보이자... 내 등 뒤에 있던 건물에서 ‘쩌적!’ 하며, 벽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난 직감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것은 내 눈앞에 바로 일어났으며, 그것은 내 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었다.

난 총을 꺼내어 그 청년에게 달려가며, “멈춰!” 소리를 질렀지만, 내 목소리는 그에게 닿지 않았다. 그리고 그 청년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힘겹게 손가락을 오므렸고..... 건물은 무너져 내렸다.


“고천성씨 당신이 본 것은 잊으십시오. 당신과 이승환씨가 맡았던 살인사건은 이것으로 완전히 종결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잊으십시오. 그렇다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하루가 지났다. 승환이 녀석이 건물 사이로 모습을 감춘 뒤 하루가 지났다. 범인이 도저히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는 방법으로 건물을 무너트리고 하루가 지났다.

난 지금 경찰청 조사실에서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닌, 그가 보내온 사람의 반대편에 앉아 그가 하는 얘기를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얘기로는 건물이 무너져 내린 것의 원인은 부실공사로 끝낼 것이라고 한다.

이번의 건물 붕괴 사건으로 살인사건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혀 버렸다. 여전히 그들이나 사건에 관해서 궁금한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았지만, 난 더 이상 물을 수가 없었다. 겁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그 믿을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이정도면 고천성씨가 잘 이해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그렇다면 버, 범인은 어떻게 됐죠?”

하지만 겁을 먹고 있는 내가 최대한의 용기를 끌어내어 입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최소한 승환이 이루고자 했던 목적과 제일 근접하게 그에게 궁금해 할 것을... 난 승환을 대신하여 그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다. 아마도 그것에 내가 아마도 마지막일지도 모를 승환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우리에게서 도망쳤습니다. 지금 그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그 두려움을 앉고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는 나를,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가 내려다보고 있는 시선이 제대로 느껴진다. 심장이 얼어붙을 것 같다. 그런나를 뒤로하고 그가 조사실 문을 열고 나가며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이 아직까지 가슴 한구석에 지독할 정도의 공포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날 건물 잔해 속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승환은 내 가슴에 자리 잡고 있는 공포심에 못을 박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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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5) 그의 능력(하) (도움편 끝) 15.11.14 514 1 10쪽
16 14)그의 능력(중) 15.11.13 354 1 14쪽
15 13)그의 능력(상) 15.11.12 392 1 15쪽
14 12)공포 그리고 분노 15.11.11 291 1 13쪽
13 11)나랑 싸우자 15.11.10 370 1 18쪽
» 10)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하) 15.11.09 455 1 17쪽
11 9)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상) 15.11.08 552 1 22쪽
10 8)관계의 시작. 15.11.07 443 1 12쪽
9 7) 3번째 붕괴. 15.11.06 443 1 16쪽
8 6)집착의 이유. 15.11.05 489 1 15쪽
7 5)그녀의 과거(후) 15.11.04 473 2 13쪽
6 4) 그녀의 과거(전) +1 15.11.03 423 3 17쪽
5 3) 그들의 하루. +1 15.11.02 416 3 16쪽
4 2)이야기의 시작. +1 15.11.01 469 3 16쪽
3 1)시작, 그 전. +1 15.10.31 573 3 13쪽
2 0)시작, +1 15.10.30 752 3 12쪽
1 프롤로그. +2 15.10.29 995 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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